“안녕, 현아야…엄마, 다시 만나야 돼”

입력 2022.03.12 (21:13) 수정 2022.03.12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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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보름이 넘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계속해서 무고한 민간인이 목숨을 잃고 있고, 가족간 생이별도 겪고 있는데요.

극적으로 키이우에서 탈출했지만 곧바로 이런 이별을 해야만 하는 한 모녀의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김귀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국경을 통과해 들어오는 차량.

차에서 내린 두 여성이 포옹을 합니다.

아빠가 한국인인 17살 현아, 그리고 우크라이나인 올가, 현아의 엄마입니다.

전투가 치열한 키이우 인근에서 살던 두 사람.

우리 대사관의 도움으로 겨우 폴란드 땅을 밟았습니다.

[올가/현아 엄마 : "키이우는 끔찍했어요. 러시아군에 도시가 포위됐어요.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요."]

안전한 곳에 왔지만 두 사람, 이제 이별입니다.

아픈 외할머니를 두고 올 수 없었던 엄마 올가, 타고 온 차로 곧바로 우크라이나에 돌아갑니다.

현아만 보내야 하는 엄마.

[올가/현아 엄마 : "현아가 안전해야 하니까요. 아빠와 함께 있으면요. 한국사람들이 우리를 도와줄거라 확신해요."]

바르샤바에서 기다리는 아빠와 함께 현아는 한국으로 갑니다.

현아는 전쟁터로 돌아가는 엄마가 걱정입니다.

[현아 : "(엄마가 돌아가는게) 정말 걱정돼요. 엄마는 러시아군의 공격이 계속되는 키이우에 있어야 해요."]

엄마는 오히려 현아가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지가 걱정입니다.

[올가/현아 엄마 : "안전하게 있고, 한국 문화하고 한국말 공부 잘해."]

작별의 순간, 안녕이라는 말을 꺼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현아 : "엄마, 안전하게 있어줘."]

[올가 : "약속할게. 꼭 다시 만날거야."]

애써 눈물을 참는 엄마, 차는 다시 우크라이나로 향했습니다.

폴란드 코르초바 국경검문소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앵커]

보신 것처럼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현지 연결해 현재 상황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국경에 특파원 나가 있습니다.

김귀수 특파원, 러시아군의 공세가 다시 거세지고 있는데요.

지금 수도 키이우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잠시 주춤했던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로 다시 진격을 시작했습니다.

영국 국방부는 대규모 러시아 지상군이 키이우 도심에서 약 25㎞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다고 밝혔습니다.

서북부 체르니히우, 동북부 하르키우와 동남부 마리우폴 등이 주요 도시들이 러시아 군에 포위된 채 격렬한 포격을 받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최대 항구 오데사와 인접한 남부 미콜라이우 주도 상황도 마찬가집니다.

중부와 서부 지역도 포격을 당하는 등 전선은 우크라이나 전역으로 확대됐습니다.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러시아 침략군의 행위는 ISIS 테러리스트들의 행위와 다르지 않습니다."]

[앵커]

상황이 또 위태로운데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협상은 계속되고 있지만 현재로선 어떤 것도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만 일부 긍정적 신호가 보이고는 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게 얘기했다는 겁니다.

이 긍정적 변화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없고 전쟁은 치열해지고 있어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 수위도 더 강해지고 있죠,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들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 EU도 러시아에 대한 4차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폰데어라이엔/EU 집행위원장 : "내일(12일) 우리는 러시아를 더욱 고립시키고 야만적인 전쟁에 투입하는 자원을 고갈시키기 위한 4차 제재 조치를 하겠습니다."]

미국 등 동맹국들과 함께 세계무역기구에서 최혜국 대우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 4차 제재의 내용입니다.

이 조치가 취해지면 EU는 러시아 수입품에 관세를 높이거나 쿼터를 설정할 수 있게 돼 러시아는 수출에 타격을 입게 됩니다.

[앵커]

전쟁이 길어지면서 난민도 계속 늘고 있는데요.

피란민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전쟁이 3주째 접어들면서 피란민은 23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됩니다.

전쟁이 계속되면 최소 400만 명에서 6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할 거란 예상도 나옵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세계 각국의 인도적 지원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어제 우리 정부가 보낸 긴급 의료품이 폴란드 국경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전달됐습니다.

지금까지 폴란드 메디카 국경검문소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영상편집:고응용/자료조사:김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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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 현아야…엄마, 다시 만나야 돼”
    • 입력 2022-03-12 21:13:16
    • 수정2022-03-12 22: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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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보름이 넘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계속해서 무고한 민간인이 목숨을 잃고 있고, 가족간 생이별도 겪고 있는데요.

극적으로 키이우에서 탈출했지만 곧바로 이런 이별을 해야만 하는 한 모녀의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김귀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국경을 통과해 들어오는 차량.

차에서 내린 두 여성이 포옹을 합니다.

아빠가 한국인인 17살 현아, 그리고 우크라이나인 올가, 현아의 엄마입니다.

전투가 치열한 키이우 인근에서 살던 두 사람.

우리 대사관의 도움으로 겨우 폴란드 땅을 밟았습니다.

[올가/현아 엄마 : "키이우는 끔찍했어요. 러시아군에 도시가 포위됐어요.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요."]

안전한 곳에 왔지만 두 사람, 이제 이별입니다.

아픈 외할머니를 두고 올 수 없었던 엄마 올가, 타고 온 차로 곧바로 우크라이나에 돌아갑니다.

현아만 보내야 하는 엄마.

[올가/현아 엄마 : "현아가 안전해야 하니까요. 아빠와 함께 있으면요. 한국사람들이 우리를 도와줄거라 확신해요."]

바르샤바에서 기다리는 아빠와 함께 현아는 한국으로 갑니다.

현아는 전쟁터로 돌아가는 엄마가 걱정입니다.

[현아 : "(엄마가 돌아가는게) 정말 걱정돼요. 엄마는 러시아군의 공격이 계속되는 키이우에 있어야 해요."]

엄마는 오히려 현아가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지가 걱정입니다.

[올가/현아 엄마 : "안전하게 있고, 한국 문화하고 한국말 공부 잘해."]

작별의 순간, 안녕이라는 말을 꺼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현아 : "엄마, 안전하게 있어줘."]

[올가 : "약속할게. 꼭 다시 만날거야."]

애써 눈물을 참는 엄마, 차는 다시 우크라이나로 향했습니다.

폴란드 코르초바 국경검문소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앵커]

보신 것처럼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현지 연결해 현재 상황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국경에 특파원 나가 있습니다.

김귀수 특파원, 러시아군의 공세가 다시 거세지고 있는데요.

지금 수도 키이우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잠시 주춤했던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로 다시 진격을 시작했습니다.

영국 국방부는 대규모 러시아 지상군이 키이우 도심에서 약 25㎞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다고 밝혔습니다.

서북부 체르니히우, 동북부 하르키우와 동남부 마리우폴 등이 주요 도시들이 러시아 군에 포위된 채 격렬한 포격을 받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최대 항구 오데사와 인접한 남부 미콜라이우 주도 상황도 마찬가집니다.

중부와 서부 지역도 포격을 당하는 등 전선은 우크라이나 전역으로 확대됐습니다.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러시아 침략군의 행위는 ISIS 테러리스트들의 행위와 다르지 않습니다."]

[앵커]

상황이 또 위태로운데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협상은 계속되고 있지만 현재로선 어떤 것도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만 일부 긍정적 신호가 보이고는 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게 얘기했다는 겁니다.

이 긍정적 변화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없고 전쟁은 치열해지고 있어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 수위도 더 강해지고 있죠,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들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 EU도 러시아에 대한 4차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폰데어라이엔/EU 집행위원장 : "내일(12일) 우리는 러시아를 더욱 고립시키고 야만적인 전쟁에 투입하는 자원을 고갈시키기 위한 4차 제재 조치를 하겠습니다."]

미국 등 동맹국들과 함께 세계무역기구에서 최혜국 대우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 4차 제재의 내용입니다.

이 조치가 취해지면 EU는 러시아 수입품에 관세를 높이거나 쿼터를 설정할 수 있게 돼 러시아는 수출에 타격을 입게 됩니다.

[앵커]

전쟁이 길어지면서 난민도 계속 늘고 있는데요.

피란민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전쟁이 3주째 접어들면서 피란민은 23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됩니다.

전쟁이 계속되면 최소 400만 명에서 6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할 거란 예상도 나옵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세계 각국의 인도적 지원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어제 우리 정부가 보낸 긴급 의료품이 폴란드 국경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전달됐습니다.

지금까지 폴란드 메디카 국경검문소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영상편집:고응용/자료조사:김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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