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한다” 택시기사 어깨 툭툭 쳤다가…경찰, 강제추행 송치

입력 2022.03.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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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택시 안을 비추는 블랙박스 카메라에 녹화된 화면입니다.

뒷자리에 탄 여성 승객이 손을 앞으로 뻗어 화면 왼편에 보이는 택시기사의 어깨를 툭툭 칩니다. '화이팅 하시라'는 격려의 말도 합니다.

여성 승객의 이런 행동은 서너 차례 가량 이어집니다.

택시기사 62살 이모 씨는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하지 말라'는 경고를 했지만, 승객들은 이 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습니다.

■ 택시기사 "불쾌하다"…계속되는 여성의 어깨 '툭툭'

이 씨의 경고에도 이 여성 승객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한번 어깨에 손을 갖다댔습니다.

이 씨 : "또 몸을 만지셨어요, 저를."

여성 승객 : "제가요? 응원하는 거죠."

이 씨 : "응원한다고 택시기사의 몸을 자꾸 만지시면 되나요?"

남성 승객 : "제가 사과드립니다. 하지 마세요."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남성 승객이 대신 이 씨에게 사과를 했습니다. 하지만 여성 승객은 이 직후에도 남성 승객에게 말을 건네며 웃는 등 대수롭지 않다는 듯 상황을 넘겼습니다.

결국 이 씨는 "제가 분명히 거부를 했는데도 계속 몸을 만지지 않았느냐"며 참았던 화를 터뜨렸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남성 승객이 이 씨에게 "오버하지 말라"며 여성 승객의 편을 들고, 여성 승객도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실랑이 끝에 이 씨는 갓길에 차를 세우고 여성 승객에게 추행을 당했다며 112에 신고를 했습니다.

■ 3개월간의 고민…경찰, '강제추행' 혐의로 여성 송치

사건을 접수 받은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고민이 깊었다고 합니다. 이 여성이 어떤 목적으로 택시 기사의 어깨를 만졌는지를 판단하는 게 관건이었습니다.

이 여성은 "택시기사의 신체를 성적 의도 없이 응원하기 위해 가볍게 톡 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개월 가까운 조사 끝에 경찰은 해당 여성을 강제 추행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경찰은 "성적 의도 없이 만졌더라도, 상대방이 성적 수치심을 느낀다면 강제 추행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씨는 "손님 중에 택시 기사의 몸에 쉽게 손을 대는 경우가 있는데, 용기를 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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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원한다” 택시기사 어깨 툭툭 쳤다가…경찰, 강제추행 송치
    • 입력 2022-03-15 07:00:10
    취재K

지난해 12월, 택시 안을 비추는 블랙박스 카메라에 녹화된 화면입니다.

뒷자리에 탄 여성 승객이 손을 앞으로 뻗어 화면 왼편에 보이는 택시기사의 어깨를 툭툭 칩니다. '화이팅 하시라'는 격려의 말도 합니다.

여성 승객의 이런 행동은 서너 차례 가량 이어집니다.

택시기사 62살 이모 씨는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하지 말라'는 경고를 했지만, 승객들은 이 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습니다.

■ 택시기사 "불쾌하다"…계속되는 여성의 어깨 '툭툭'

이 씨의 경고에도 이 여성 승객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한번 어깨에 손을 갖다댔습니다.

이 씨 : "또 몸을 만지셨어요, 저를."

여성 승객 : "제가요? 응원하는 거죠."

이 씨 : "응원한다고 택시기사의 몸을 자꾸 만지시면 되나요?"

남성 승객 : "제가 사과드립니다. 하지 마세요."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남성 승객이 대신 이 씨에게 사과를 했습니다. 하지만 여성 승객은 이 직후에도 남성 승객에게 말을 건네며 웃는 등 대수롭지 않다는 듯 상황을 넘겼습니다.

결국 이 씨는 "제가 분명히 거부를 했는데도 계속 몸을 만지지 않았느냐"며 참았던 화를 터뜨렸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남성 승객이 이 씨에게 "오버하지 말라"며 여성 승객의 편을 들고, 여성 승객도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실랑이 끝에 이 씨는 갓길에 차를 세우고 여성 승객에게 추행을 당했다며 112에 신고를 했습니다.

■ 3개월간의 고민…경찰, '강제추행' 혐의로 여성 송치

사건을 접수 받은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고민이 깊었다고 합니다. 이 여성이 어떤 목적으로 택시 기사의 어깨를 만졌는지를 판단하는 게 관건이었습니다.

이 여성은 "택시기사의 신체를 성적 의도 없이 응원하기 위해 가볍게 톡 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개월 가까운 조사 끝에 경찰은 해당 여성을 강제 추행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경찰은 "성적 의도 없이 만졌더라도, 상대방이 성적 수치심을 느낀다면 강제 추행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씨는 "손님 중에 택시 기사의 몸에 쉽게 손을 대는 경우가 있는데, 용기를 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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