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총동원에도 ‘최장 진화’…이유는?

입력 2022.03.15 (07:24) 수정 2022.03.15 (07:2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대형 산불을 끄는데 핵심 역할을 하는 게 산림 진화 헬기인데요.

하지만 이번 동해안 산불의 경우 산림청 헬기는 물론, 군과 지자체 헬기까지 총동원됐지만,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 이유를 김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발 천 미터 골짜기, 산불 연기에 짙은 안개가 뒤섞여 산 전체를 휘감았습니다.

진화 헬기가 한참 헤맸지만 연무에 가려 불길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런 날은 헬기 투입이 거의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최병암/산림청장/지난 9일 : "다시 시계가 안 좋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헬기 작업을 원활히 못 해서 이 화선에서 소강 상태로 지금 있는 상황입니다."]

남서풍에 동풍, 서풍까지 수시로 방향을 바꾸는 거센 바람도 헬기 진화를 방해하는 장애물이었습니다.

[제해용/경북 소방본부 119항공대 기장 : "바람 때문에 많이 힘들었죠. 흔들림 때문에, 좌우나 전후로 바켓(물주머니)이 흔들리거든요."]

올해 들어 평년의 2.5배나 많이 발생한 산불.

이를 감당하기에 진화 헬기가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였습니다.

열흘 간 누적 투입된 헬기는 683대, 이중 산림청 헬기는 22%에 불과합니다.

산불 진화에 최적화된 산림청 대형급 헬기는 운행 50시간마다 정비를 받아야 하는데, 울진 산불이 시작된 날 산림청 헬기 36대 중 40%인 14대가 정비를 받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이렇다 보니 물탱크를 탑재한 산림 헬기가 아니라, 물주머니를 단 군과 지자체 헬기가 대체 투입됐습니다.

[고기연/산림항공본부장 : "봄철 산불 조심 기간이 3월 1일부터 시작되는데, 겨울철에 (헬기를) 이미 썼기 때문에 가동률이 목표만큼 나오지 않는 이유는 주요 산불이 발생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이미 대형 산불 위험이 상시화된 상황, 대형 산불 대응을 위해 당장 10대 넘는 헬기가 더 필요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한꺼번에 투입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고석훈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헬기 총동원에도 ‘최장 진화’…이유는?
    • 입력 2022-03-15 07:24:32
    • 수정2022-03-15 07:29:24
    뉴스광장
[앵커]

대형 산불을 끄는데 핵심 역할을 하는 게 산림 진화 헬기인데요.

하지만 이번 동해안 산불의 경우 산림청 헬기는 물론, 군과 지자체 헬기까지 총동원됐지만,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 이유를 김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발 천 미터 골짜기, 산불 연기에 짙은 안개가 뒤섞여 산 전체를 휘감았습니다.

진화 헬기가 한참 헤맸지만 연무에 가려 불길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런 날은 헬기 투입이 거의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최병암/산림청장/지난 9일 : "다시 시계가 안 좋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헬기 작업을 원활히 못 해서 이 화선에서 소강 상태로 지금 있는 상황입니다."]

남서풍에 동풍, 서풍까지 수시로 방향을 바꾸는 거센 바람도 헬기 진화를 방해하는 장애물이었습니다.

[제해용/경북 소방본부 119항공대 기장 : "바람 때문에 많이 힘들었죠. 흔들림 때문에, 좌우나 전후로 바켓(물주머니)이 흔들리거든요."]

올해 들어 평년의 2.5배나 많이 발생한 산불.

이를 감당하기에 진화 헬기가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였습니다.

열흘 간 누적 투입된 헬기는 683대, 이중 산림청 헬기는 22%에 불과합니다.

산불 진화에 최적화된 산림청 대형급 헬기는 운행 50시간마다 정비를 받아야 하는데, 울진 산불이 시작된 날 산림청 헬기 36대 중 40%인 14대가 정비를 받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이렇다 보니 물탱크를 탑재한 산림 헬기가 아니라, 물주머니를 단 군과 지자체 헬기가 대체 투입됐습니다.

[고기연/산림항공본부장 : "봄철 산불 조심 기간이 3월 1일부터 시작되는데, 겨울철에 (헬기를) 이미 썼기 때문에 가동률이 목표만큼 나오지 않는 이유는 주요 산불이 발생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이미 대형 산불 위험이 상시화된 상황, 대형 산불 대응을 위해 당장 10대 넘는 헬기가 더 필요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한꺼번에 투입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고석훈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