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톡] 우크라이나로 쏟아지는 암호화폐 기부 행렬

입력 2022.03.18 (07:00) 수정 2022.03.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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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우크라이나 정부는 특별한 웹사이트 하나를 개설했습니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고통받는 자신들을 도와달라며 암호화폐 기부 공식 사이트를 개설한 겁니다.

방문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10여 가지 암호화폐 가운데 원하는 코인을 선택해 기부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기부 사이트우크라이나 기부 사이트

이번 개설은 전 세계서 우크라이나로 암호화폐 기부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암호화폐 업체인 에버스테이크(everstake) 등과 협력해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 직후인 지난달 말부터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암호화폐 기부를 받아 왔습니다. 처음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테더로만 기부를 받았지만, 이후 테라, 솔라나, 도지코인 등 다른 코인으로 범위를 넓혔습니다.

암호화폐 기부 게시글 / 출처:우크라이나 정부 트위터암호화폐 기부 게시글 / 출처:우크라이나 정부 트위터

암호화폐 특성상 손쉬운 기부 절차로 인해 전 세계서 기부가 이어졌습니다. 기부자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보유한 코인의 주소를 확인한 뒤 자신의 코인을 해당 주소로 전송하기만 하면 됩니다.

특히 암호화폐 기부는 주소만 알면 자금 내역 추적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일례로 우크라이나 정부의 이더리움 기부 주소(0x165CD37b4C644C2921454429E7F9358d18A45e14)를 추적한 결과 현재 640만 달러(약 77억 원)가 넘는 이더리움이 모금돼 있습니다. 또 670만 달러(약 81억 원)가 넘는 다른 이더리움계 코인도 모금돼 있습니다.

기부자들의 기부 내역 / 출처: 이더스캔기부자들의 기부 내역 / 출처: 이더스캔

기부에는 특히 암호화폐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캔들 코인(CNDL) 재단은 약 2억 개 캔들 코인을 한 번에 기부했는데, 시세로는 620만 달러(약 75억 원)가량입니다. 이밖에 대체 불가능 토큰(NFT) 업체 'Bored Ape Yacht Club'은 100만 달러가량의 이더리움을 기부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암호화폐 주소에 쌓인 모금액을 정기적으로 우크라이나 암호화폐 거래소 'KUNA'로 전송해 예치하고 있습니다.

알렉스 보르냐코프 우크라이나 디지털 전환부 차관에 따르면, 현재까지 우크라이나가 모금한 기부금은 1억 달러(약 1,200억 원) 이상입니다. 이 가운데 최소 1,500만 달러(약 121억 원) 이상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로 군용 장비나, 시민들을 위한 보급품 등에 쓰였습니다.

공개된 기부금 사용처는 방탄 재킷, 도시락, 열화상 카메라, 헬멧, 의약품, 무전기 등입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외 군용 장비에도 기부금을 사용하지만 정확한 사용처는 보안상 밝힐 수 없다고 했습니다.

공개된 기부금 사용처 / 출처: 알렉스 보르냐코프 트위터공개된 기부금 사용처 / 출처: 알렉스 보르냐코프 트위터

우크라이나의 암호화폐 모금 과정에선 다소 잡음도 있었습니다.

애초 우크라이나 정부 측은 기부자들에게 특정 코인을 에어드랍(무료 배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내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대신 기부자들에게 NFT를 나눠주기로 했는데, 정확히 어떤 NFT를 어느 시기에 배포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암호화폐 기부를 발 빠르게 준비할 수 있었던 건 전쟁 전부터 암호화폐 합법화에 노력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암호화폐를 제도권 내에 편입하고 전적으로 합법화하기 위한 법안을 지난해부터 준비했고, 지난 2월 국회가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이후 지난 16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디지털혁신부 장관은 "암호화폐 기부액이 우리 군인들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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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크톡] 우크라이나로 쏟아지는 암호화폐 기부 행렬
    • 입력 2022-03-18 07:00:16
    • 수정2022-03-18 07:00:46
    취재K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정부는 특별한 웹사이트 하나를 개설했습니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고통받는 자신들을 도와달라며 암호화폐 기부 공식 사이트를 개설한 겁니다.

방문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10여 가지 암호화폐 가운데 원하는 코인을 선택해 기부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기부 사이트
이번 개설은 전 세계서 우크라이나로 암호화폐 기부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암호화폐 업체인 에버스테이크(everstake) 등과 협력해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 직후인 지난달 말부터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암호화폐 기부를 받아 왔습니다. 처음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테더로만 기부를 받았지만, 이후 테라, 솔라나, 도지코인 등 다른 코인으로 범위를 넓혔습니다.

암호화폐 기부 게시글 / 출처:우크라이나 정부 트위터
암호화폐 특성상 손쉬운 기부 절차로 인해 전 세계서 기부가 이어졌습니다. 기부자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보유한 코인의 주소를 확인한 뒤 자신의 코인을 해당 주소로 전송하기만 하면 됩니다.

특히 암호화폐 기부는 주소만 알면 자금 내역 추적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일례로 우크라이나 정부의 이더리움 기부 주소(0x165CD37b4C644C2921454429E7F9358d18A45e14)를 추적한 결과 현재 640만 달러(약 77억 원)가 넘는 이더리움이 모금돼 있습니다. 또 670만 달러(약 81억 원)가 넘는 다른 이더리움계 코인도 모금돼 있습니다.

기부자들의 기부 내역 / 출처: 이더스캔
기부에는 특히 암호화폐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캔들 코인(CNDL) 재단은 약 2억 개 캔들 코인을 한 번에 기부했는데, 시세로는 620만 달러(약 75억 원)가량입니다. 이밖에 대체 불가능 토큰(NFT) 업체 'Bored Ape Yacht Club'은 100만 달러가량의 이더리움을 기부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암호화폐 주소에 쌓인 모금액을 정기적으로 우크라이나 암호화폐 거래소 'KUNA'로 전송해 예치하고 있습니다.

알렉스 보르냐코프 우크라이나 디지털 전환부 차관에 따르면, 현재까지 우크라이나가 모금한 기부금은 1억 달러(약 1,200억 원) 이상입니다. 이 가운데 최소 1,500만 달러(약 121억 원) 이상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로 군용 장비나, 시민들을 위한 보급품 등에 쓰였습니다.

공개된 기부금 사용처는 방탄 재킷, 도시락, 열화상 카메라, 헬멧, 의약품, 무전기 등입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외 군용 장비에도 기부금을 사용하지만 정확한 사용처는 보안상 밝힐 수 없다고 했습니다.

공개된 기부금 사용처 / 출처: 알렉스 보르냐코프 트위터
우크라이나의 암호화폐 모금 과정에선 다소 잡음도 있었습니다.

애초 우크라이나 정부 측은 기부자들에게 특정 코인을 에어드랍(무료 배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내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대신 기부자들에게 NFT를 나눠주기로 했는데, 정확히 어떤 NFT를 어느 시기에 배포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암호화폐 기부를 발 빠르게 준비할 수 있었던 건 전쟁 전부터 암호화폐 합법화에 노력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암호화폐를 제도권 내에 편입하고 전적으로 합법화하기 위한 법안을 지난해부터 준비했고, 지난 2월 국회가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이후 지난 16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디지털혁신부 장관은 "암호화폐 기부액이 우리 군인들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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