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韓 위성 빨간불?
입력 2022.03.18 (14:18)
수정 2022.03.1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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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24일)가 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한달이 됩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 경제 불안정성은 커지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보유하고 있는 천연가스와 원유 등 원자재 공급에도 차질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경제 불안과 원자재 수급난은 이미 침공 전부터 어렵지 않게 예측된 것들입니다.
그런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예상치 않게 불똥이 튄 곳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의 위성 발사 계획입니다. 위성을 쏘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로켓에 의지하는 부분이 적잖기 때문입니다.
■ 올해 발사 예정 위성 2기 모두 러시아의 로켓 사용
우리나라는 올해 하반기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6호'와 '차세대중형위성 2호' 등 위성 2기를 발사할 예정입니다.
두 위성은 지상 정밀 관측을 통해 다양한 공공임무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2021년 3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차세대중형위성 1호’ ( 사진 자료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아리랑 6호'는 러시아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차세대중형위성 2호'는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각각 발사할 계획으로 정부가 오랜 기간 준비하던 것입니다. 두 위성 모두 러시아 로켓을 추진체로 사용합니다.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미국 등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인해 우리 위성 발사 계획이 예정대로 될 지 예측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지난 17일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사태가 국내 우주항공 분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러시아의 공습이 얼마나 길어질 지, 이후 신(新) 냉전 구도가 지속될 지 여부가 향후 일정에 주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러시아 로켓을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 다른 국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러시아, 일부 국가 향해 '우주 분야 협력 중단' 명시화
러시아는 이미 서방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협조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습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위성 기업 '윈웹'은 러시아의 거부로 인해 올해 9월 예정했던 인터넷 위성의 발사 시기를 연기했습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유럽우주기지국에서 진행 중인 소유즈 로켓발사 계획도 중단됐습니다. 러시아는 유럽우주국에 있던 자국의 과학자 87명을 귀국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우주국(ESA)은 러시아와 함께 추진해온 화성 탐사 '엑소마스'(ExoMars) 미션을 중단한다고 현지시각 17일 밝혔습니다.
러시아를 향해 강력한 제재를 단행한 서방 국가에 대해 러시아도 로켓과 기술 지원 등 우주 분야 협력을 중단하는 식으로 맞대응하면서 인류가 우주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걸음이 늦춰지고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 역시 국제 사회 공조에 맞춰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가 우리나라의 위성 발사 계획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목적실용(아리랑) 3A호가 2015년 발사를 앞두고 진행한 우주 환경 적용 시험 (사진 자료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 "우주 협력·공동 연구 다변화해야"…국제 정치와 과학 구분할 필요도
러시아 사태는 우리나라의 우주 분야 연구개발에 전환점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로켓 기술이 앞선 러시아에만 의존하기보다 기술 격차를 줄여가고 있는 다른 국가들과도 교류를 확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KISTEP 국제협력정책센터는 우리나라가 우주항공분야 연구개발을 안정적으로 지속하기 위해 인도나 브라질 등으로 협력 국가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아울러 국제 정치와 과학 협력은 별개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국제적 정세로 인해 과학 교류까지 영향을 받는 것은 국가간 이해를 떠나 과학 발전과 탐구의 본질에 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과학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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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韓 위성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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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3-18 14:18:07
- 수정2022-03-18 15:41:59
다음주(24일)가 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한달이 됩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 경제 불안정성은 커지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보유하고 있는 천연가스와 원유 등 원자재 공급에도 차질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경제 불안과 원자재 수급난은 이미 침공 전부터 어렵지 않게 예측된 것들입니다.
그런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예상치 않게 불똥이 튄 곳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의 위성 발사 계획입니다. 위성을 쏘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로켓에 의지하는 부분이 적잖기 때문입니다.
■ 올해 발사 예정 위성 2기 모두 러시아의 로켓 사용
우리나라는 올해 하반기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6호'와 '차세대중형위성 2호' 등 위성 2기를 발사할 예정입니다.
두 위성은 지상 정밀 관측을 통해 다양한 공공임무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아리랑 6호'는 러시아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차세대중형위성 2호'는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각각 발사할 계획으로 정부가 오랜 기간 준비하던 것입니다. 두 위성 모두 러시아 로켓을 추진체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미국 등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인해 우리 위성 발사 계획이 예정대로 될 지 예측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지난 17일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사태가 국내 우주항공 분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러시아의 공습이 얼마나 길어질 지, 이후 신(新) 냉전 구도가 지속될 지 여부가 향후 일정에 주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러시아 로켓을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 다른 국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러시아, 일부 국가 향해 '우주 분야 협력 중단' 명시화
러시아는 이미 서방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협조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습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위성 기업 '윈웹'은 러시아의 거부로 인해 올해 9월 예정했던 인터넷 위성의 발사 시기를 연기했습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유럽우주기지국에서 진행 중인 소유즈 로켓발사 계획도 중단됐습니다. 러시아는 유럽우주국에 있던 자국의 과학자 87명을 귀국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우주국(ESA)은 러시아와 함께 추진해온 화성 탐사 '엑소마스'(ExoMars) 미션을 중단한다고 현지시각 17일 밝혔습니다.
러시아를 향해 강력한 제재를 단행한 서방 국가에 대해 러시아도 로켓과 기술 지원 등 우주 분야 협력을 중단하는 식으로 맞대응하면서 인류가 우주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걸음이 늦춰지고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 역시 국제 사회 공조에 맞춰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가 우리나라의 위성 발사 계획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 "우주 협력·공동 연구 다변화해야"…국제 정치와 과학 구분할 필요도
러시아 사태는 우리나라의 우주 분야 연구개발에 전환점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로켓 기술이 앞선 러시아에만 의존하기보다 기술 격차를 줄여가고 있는 다른 국가들과도 교류를 확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KISTEP 국제협력정책센터는 우리나라가 우주항공분야 연구개발을 안정적으로 지속하기 위해 인도나 브라질 등으로 협력 국가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아울러 국제 정치와 과학 협력은 별개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국제적 정세로 인해 과학 교류까지 영향을 받는 것은 국가간 이해를 떠나 과학 발전과 탐구의 본질에 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과학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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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 기자 km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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