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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기술 우위는 끝나버렸다’ GOS 사태의 본질
입력 2022.03.19 (08:01) 취재K
GOS 사태를 통해 삼성전자의 모바일·파운드리 경쟁력 위기를 조명한다. GOS 사태는 한 편에선 삼성의 스마트폰 시장 ‘기술 우위가 끝나버렸음’을 상징하고, 다른 한 편에선 미래 먹을거리로 손꼽히는 파운드리 역시 기술적인 난관에 부딪혀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기술 자신감 넘치던 과거의 삼성

삼성 스마트폰 사업의 과제는 늘 '사용자 경험'이었다. 2013년 갤럭시S4를 뉴욕에서 처음 선보일 때도, 17년 S8을 선보일 때도 화두는 늘 '하드웨어 스펙 보다 사용자 경험'이었다. 이는 삼성리서치 E&I 랩장 페데리코 카살레뇨 전무의 지난해 6월 기고문에도 잘 드러난다.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의 사양과 기능만으로 구매를 결정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과 진정으로 도움이 될만한 것을 선제적으로 찾아, 기술이 그 답을 제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기술 개발에 돌입해야 한다.

기술이 아무리 인상적이어도, 고객이 원하는 경험을 주지 못한다면 그것을 과감히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


기술보다 사용자 경험이 중요하다.

삼성이 이런 다짐을 반복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술은 자신 있기 때문이다. 기술 자신감, 특히 하드웨어 기반 기술력만 보면 우리가 애플보다 낫다는 자신감이 있다.

기술력은 문제가 안된다. 즉, 앞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에서, 사용자 경험에서 뒤쳐지는 부분을 메워야 한다는 자기 암시다.

■ 그런데 '삼성의 기술 우위는 끝나버렸다'


게임 할 때 스마트폰이 뜨거워지는 '발열' 문제를 제어한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휴대전화 성능을 최대 60% 수준까지 제한하고, 이 제한을 선택할 자유까지 박탈한 점이었다.

세계가 반발했다. 고성능이라고 광고한 건 '사기'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휴대전화 성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 앱 회사들은 최신 제품인 갤럭시S22 시리즈를 비교 대상에서 아예 제외해버렸다.

모욕적이고 충격적인 사태였다. 결국,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사과했고, GOS 사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그러나 GOS 사태는 단순한 프로그램 문제가 아니다.

한 편에선 삼성의 스마트폰 시장 '기술 우위가 완전히 끝나버렸음'을 상징하고, 다른 한 편에선 미래 먹을거리로 손꼽히는 파운드리 역시 기술적인 난관에 부딪혀 있음을 보여준다.

■ '고작' 발열이 아니다, 발열은 성능의 상징

발열은 전력 소모의 문제다. 같은 작업을 하면서도 전력을 더 잡아먹는다면 발열이 더 많아진다.

PC 시대에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해법은 간단했다. 팬을 단다. 방열구조를 추가한다. 부피는 좀 커져도 무관하고, 전력은 계속 공급되니까.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에 발열은 치명적 문제다. 우선 '무조건 작아아 하는' 스마트폰에 팬을 달거나 방열구조를 추가하는 건 쉽지 않다.

또 전력효율이 떨어지면 배터리가 더 커져야 하는데, 배터리가 커지면 무거워질 뿐 아니라 폭발 등 위험이 더 커진다. 가격도 비싸진다. 벽에 연결된 전력선을 통해 전기가 공급되는 PC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래서 스마트폰에서 발열은 반드시 제어해야 한다. 최선의 방법은 기술이다.

같은 성능을 더 적은 전력을 사용해서 구현하는 하드웨어(칩셋)를 설계하고 만드는 것. 그러니까 성능이 좋은데 효율도 좋아야 한다. 이른바 '전성비(전력 성능 비율)'라는 개념은 여기서 출발한다.

■ 성능과 효율을 모두 잡은 애플… 발열은 삼성의 몫

이 그래프는 아난드텍이 지난해 10월 살펴본 '전성비'다. 세로축은 '성능'이고, 가로축은 '전력소모량'이다. 즉, 높이 있으면서 왼쪽으로 붙어있을수록 전성비가 좋다.


복잡하다. 일단 CPU와 그래픽, 5G 통신 모뎀을 다 합친 모바일 AP 제품 자체가 많다. 또 한 AP 안에 여러 개의 서로 다른 성격의 코어(효율 코어-성능 코어 : 빅리틀 구조)가 있어서 이를 다 다루니 복잡해 보인다.

우리는 간단하게 한 가지만 알고 가자. 애플의 2020년 제품인 아이폰12(A14)와 2021년 제품인 아이폰13(A15)의 성능 코어는 전성비가 압도적이다.

퀄컴의 스냅드래곤이나 삼성의 엑시노스(모두 지난해 제품이다) 성능 코어에 비해 성능은 훨씬 뛰어나고, 게다가 전력 소모도 적게 한다. 퀄컴이나 삼성이 올해 내놓은 새 제품도 이 추세를 크게 바꾸진 못했다.

이제 애플은 성능도 압도적인 회사가 됐다. 하드웨어도 경쟁자들을 압도한다. A15 칩을 단 아이폰은 대부분의 고사양 게임을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2는 일부 고사양 게임에서 아이폰과 같은 수준의 성능을 제공하려면 아이폰 보다 훨씬 뜨거워진다.

삼성이 애플의 칩셋처럼 성능은 최고수준인데 전력 효율도 뛰어난 칩셋을 썼다면 일부러 성능을 제한하는 소프트웨어를 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GOS 사태의 본질은 이제는 넘사벽 수준으로 커져 버린 애플 제품과 삼성 제품 사이의 성능 격차, 기술 격차에 있다.

한 때 하드웨어는 분명 삼성이 애플에 한 수 앞서 있다고 평가받았지만,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삼성은 하드웨어에서도 비교우위가 없다.

삼성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어가고, 중국 시장 점유율이 0%대로 떨어지고, 중저가 제품을 계속 내놓아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반면 애플은 오히려 점유율을 더 높여가고, 중국 시장에서도 판매 1위를 6년만에 탈환하고, 20%도 안되는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7-80%를 가져가고 있다.

디자인과 브랜드, 성능과 사용자 환경... 거의 모든 면에서 '절대우위'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GOS는 삼성 파운드리 앞의 기술적 난관도 비춘다


①퀄컴, 삼성 대신 TSMC를 택했다

GOS 사태의 주인공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8 gen1> 칩셋(AP)이다. 4나노 공정. 삼성 파운드리가 위탁생산해 갤럭시에 탑재했다. 하지만 발열문제가 부각돼 차세대 칩으로 빠르게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다음 칩은 퀄컴이 TSMC에 생산을 맡겼단 점이다. 외신들은 그 이유가 삼성 파운드리의 낮은 수율 때문이라고 본다. 삼성의 4나노 공정의 수율이 30~35%대로 낮다고 추정하는데, 이는 제품 100개를 만들면 불량품이 60개 이상이라는 이야기다.

반면 TSMC는 수율이 70%대로 안정적이다. 삼성 파운드리의 낮은 수율과 발열 문제 등에 부딪힌 퀄콤이 파트너사를 바꿨다는 이야기다.

삼성 파운드리가 TSMC와 함께 7나노 이하 공정에 진입한 유일한 파운드리 기업이긴 하지만, 낮은 수율이 보여주듯 여전히 프로세스와 생산 기술 면에서 상당히 뒤쳐져 있어 보인다. 인텔도 애플도 차세대 3나노 공정 제품은 모두 TSMC에 맡긴다.

중국의 한 IT 전문가는 트윗을 통해 "올 하반기 이후 TSMC가 생산할 새로운 스냅드래곤의 소비전력과 성능이 확실히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삼성 파운드리의 평판은 크게 손상될 수 있다.


②삼성 자체 칩셋 '엑시노스'의 실패

파운드리의 문제는 스냅드래곤 만의 문제는 아니다. 삼성에는 엑시노스라는 자체 AP 칩도 있다. 이 칩은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삼성은 엑시노스를 장착한 스마트폰도 다량 출고 해왔다. 비슷한 성능에 자체 칩셋을 사용하는 전략은 삼성 파운드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왔다. 초미세 공정 투자에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공장 라인을 돌릴 물량을 엑시노스로 확보해놓으면 투자 부담이 줄어든다. 삼성 파운드리가 성장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그런데 이 엑시노스의 경쟁력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2020년 출시된 엑시노스990은 발열문제가 워낙 심각해 스냅드래곤으로 교체됐다.지난해 출시된 2100 역시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이때문에 GPU 협력사를 AMD로 바꾸고 완전히 새로운 설계의 2200을 올해 발표했지만, 성능도 기대 이하였고 수율도 낮아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갤럭시 S22에 탑재할 계획이었지만 생산량 부족으로 일부 유럽 제품에만 탑재했다.

반면 한 수 아래, 중저가 칩셋을 만들던 타이완 미디어텍은 승승장구 하고 있다. 미디어텍의 '디멘시티'는 주로 중국제품, 중저가 제품에 탑재되는 칩셋이었지만, 최근에 만든 디멘시티9000은 다르다. TSMC 4나노 공정을 사용한 고사양 칩셋이다.

벤치마크 점수로만 보면 스냅드래곤8 gen1보다 뛰어난 성능에 전력효율도 높다. 안드로이드 역사상 최고의 칩셋이란 평가를 내리는 사람들도 있다.

미디어텍이 삼성을 앞서가고 있다. 삼성은 기술적 한계에서 멈춰서 있다.


■ GOS 사태가 정말로 상징하는 것

GOS 사태는 물론 삼성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보다 더 깊은 위기를 상징한다.

모바일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과 시장지배력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단순 점유율은 여전히 세계 1등이지만 매출액과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애플과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주관적 충성도와 사용자 경험의 차이를 넘어서, 이제는 삼성이 자신있던 하드웨어 성능으로도 뒤쳐지고 있다.

다른 한편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쫒아가야 할 TSMC와의 간격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같은 4나노 공정에서 경쟁하고는 있지만 불량 없이 제품을 생산하는 '수율'의 차원에서 큰 격차가 있고, 그래서 점점 더 많은 고객을 빼앗기고 있다. 자체 칩셋 역시 경쟁력을 잃어 생산이 줄고 있다.

그래서 GOS 사태를 사과하고 물러선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별로 없다. 이 근본적 경쟁력 상실을 극복해낼 수 없다면 고객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 ‘삼성의 기술 우위는 끝나버렸다’ GOS 사태의 본질
    • 입력 2022-03-19 08:01:20
    취재K
GOS 사태를 통해 삼성전자의 모바일·파운드리 경쟁력 위기를 조명한다. GOS 사태는 한 편에선 삼성의 스마트폰 시장 ‘기술 우위가 끝나버렸음’을 상징하고, 다른 한 편에선 미래 먹을거리로 손꼽히는 파운드리 역시 기술적인 난관에 부딪혀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기술 자신감 넘치던 과거의 삼성

삼성 스마트폰 사업의 과제는 늘 '사용자 경험'이었다. 2013년 갤럭시S4를 뉴욕에서 처음 선보일 때도, 17년 S8을 선보일 때도 화두는 늘 '하드웨어 스펙 보다 사용자 경험'이었다. 이는 삼성리서치 E&I 랩장 페데리코 카살레뇨 전무의 지난해 6월 기고문에도 잘 드러난다.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의 사양과 기능만으로 구매를 결정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과 진정으로 도움이 될만한 것을 선제적으로 찾아, 기술이 그 답을 제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기술 개발에 돌입해야 한다.

기술이 아무리 인상적이어도, 고객이 원하는 경험을 주지 못한다면 그것을 과감히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


기술보다 사용자 경험이 중요하다.

삼성이 이런 다짐을 반복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술은 자신 있기 때문이다. 기술 자신감, 특히 하드웨어 기반 기술력만 보면 우리가 애플보다 낫다는 자신감이 있다.

기술력은 문제가 안된다. 즉, 앞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에서, 사용자 경험에서 뒤쳐지는 부분을 메워야 한다는 자기 암시다.

■ 그런데 '삼성의 기술 우위는 끝나버렸다'


게임 할 때 스마트폰이 뜨거워지는 '발열' 문제를 제어한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휴대전화 성능을 최대 60% 수준까지 제한하고, 이 제한을 선택할 자유까지 박탈한 점이었다.

세계가 반발했다. 고성능이라고 광고한 건 '사기'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휴대전화 성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 앱 회사들은 최신 제품인 갤럭시S22 시리즈를 비교 대상에서 아예 제외해버렸다.

모욕적이고 충격적인 사태였다. 결국,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사과했고, GOS 사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그러나 GOS 사태는 단순한 프로그램 문제가 아니다.

한 편에선 삼성의 스마트폰 시장 '기술 우위가 완전히 끝나버렸음'을 상징하고, 다른 한 편에선 미래 먹을거리로 손꼽히는 파운드리 역시 기술적인 난관에 부딪혀 있음을 보여준다.

■ '고작' 발열이 아니다, 발열은 성능의 상징

발열은 전력 소모의 문제다. 같은 작업을 하면서도 전력을 더 잡아먹는다면 발열이 더 많아진다.

PC 시대에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해법은 간단했다. 팬을 단다. 방열구조를 추가한다. 부피는 좀 커져도 무관하고, 전력은 계속 공급되니까.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에 발열은 치명적 문제다. 우선 '무조건 작아아 하는' 스마트폰에 팬을 달거나 방열구조를 추가하는 건 쉽지 않다.

또 전력효율이 떨어지면 배터리가 더 커져야 하는데, 배터리가 커지면 무거워질 뿐 아니라 폭발 등 위험이 더 커진다. 가격도 비싸진다. 벽에 연결된 전력선을 통해 전기가 공급되는 PC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래서 스마트폰에서 발열은 반드시 제어해야 한다. 최선의 방법은 기술이다.

같은 성능을 더 적은 전력을 사용해서 구현하는 하드웨어(칩셋)를 설계하고 만드는 것. 그러니까 성능이 좋은데 효율도 좋아야 한다. 이른바 '전성비(전력 성능 비율)'라는 개념은 여기서 출발한다.

■ 성능과 효율을 모두 잡은 애플… 발열은 삼성의 몫

이 그래프는 아난드텍이 지난해 10월 살펴본 '전성비'다. 세로축은 '성능'이고, 가로축은 '전력소모량'이다. 즉, 높이 있으면서 왼쪽으로 붙어있을수록 전성비가 좋다.


복잡하다. 일단 CPU와 그래픽, 5G 통신 모뎀을 다 합친 모바일 AP 제품 자체가 많다. 또 한 AP 안에 여러 개의 서로 다른 성격의 코어(효율 코어-성능 코어 : 빅리틀 구조)가 있어서 이를 다 다루니 복잡해 보인다.

우리는 간단하게 한 가지만 알고 가자. 애플의 2020년 제품인 아이폰12(A14)와 2021년 제품인 아이폰13(A15)의 성능 코어는 전성비가 압도적이다.

퀄컴의 스냅드래곤이나 삼성의 엑시노스(모두 지난해 제품이다) 성능 코어에 비해 성능은 훨씬 뛰어나고, 게다가 전력 소모도 적게 한다. 퀄컴이나 삼성이 올해 내놓은 새 제품도 이 추세를 크게 바꾸진 못했다.

이제 애플은 성능도 압도적인 회사가 됐다. 하드웨어도 경쟁자들을 압도한다. A15 칩을 단 아이폰은 대부분의 고사양 게임을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2는 일부 고사양 게임에서 아이폰과 같은 수준의 성능을 제공하려면 아이폰 보다 훨씬 뜨거워진다.

삼성이 애플의 칩셋처럼 성능은 최고수준인데 전력 효율도 뛰어난 칩셋을 썼다면 일부러 성능을 제한하는 소프트웨어를 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GOS 사태의 본질은 이제는 넘사벽 수준으로 커져 버린 애플 제품과 삼성 제품 사이의 성능 격차, 기술 격차에 있다.

한 때 하드웨어는 분명 삼성이 애플에 한 수 앞서 있다고 평가받았지만,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삼성은 하드웨어에서도 비교우위가 없다.

삼성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어가고, 중국 시장 점유율이 0%대로 떨어지고, 중저가 제품을 계속 내놓아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반면 애플은 오히려 점유율을 더 높여가고, 중국 시장에서도 판매 1위를 6년만에 탈환하고, 20%도 안되는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7-80%를 가져가고 있다.

디자인과 브랜드, 성능과 사용자 환경... 거의 모든 면에서 '절대우위'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GOS는 삼성 파운드리 앞의 기술적 난관도 비춘다


①퀄컴, 삼성 대신 TSMC를 택했다

GOS 사태의 주인공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8 gen1> 칩셋(AP)이다. 4나노 공정. 삼성 파운드리가 위탁생산해 갤럭시에 탑재했다. 하지만 발열문제가 부각돼 차세대 칩으로 빠르게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다음 칩은 퀄컴이 TSMC에 생산을 맡겼단 점이다. 외신들은 그 이유가 삼성 파운드리의 낮은 수율 때문이라고 본다. 삼성의 4나노 공정의 수율이 30~35%대로 낮다고 추정하는데, 이는 제품 100개를 만들면 불량품이 60개 이상이라는 이야기다.

반면 TSMC는 수율이 70%대로 안정적이다. 삼성 파운드리의 낮은 수율과 발열 문제 등에 부딪힌 퀄콤이 파트너사를 바꿨다는 이야기다.

삼성 파운드리가 TSMC와 함께 7나노 이하 공정에 진입한 유일한 파운드리 기업이긴 하지만, 낮은 수율이 보여주듯 여전히 프로세스와 생산 기술 면에서 상당히 뒤쳐져 있어 보인다. 인텔도 애플도 차세대 3나노 공정 제품은 모두 TSMC에 맡긴다.

중국의 한 IT 전문가는 트윗을 통해 "올 하반기 이후 TSMC가 생산할 새로운 스냅드래곤의 소비전력과 성능이 확실히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삼성 파운드리의 평판은 크게 손상될 수 있다.


②삼성 자체 칩셋 '엑시노스'의 실패

파운드리의 문제는 스냅드래곤 만의 문제는 아니다. 삼성에는 엑시노스라는 자체 AP 칩도 있다. 이 칩은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삼성은 엑시노스를 장착한 스마트폰도 다량 출고 해왔다. 비슷한 성능에 자체 칩셋을 사용하는 전략은 삼성 파운드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왔다. 초미세 공정 투자에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공장 라인을 돌릴 물량을 엑시노스로 확보해놓으면 투자 부담이 줄어든다. 삼성 파운드리가 성장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그런데 이 엑시노스의 경쟁력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2020년 출시된 엑시노스990은 발열문제가 워낙 심각해 스냅드래곤으로 교체됐다.지난해 출시된 2100 역시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이때문에 GPU 협력사를 AMD로 바꾸고 완전히 새로운 설계의 2200을 올해 발표했지만, 성능도 기대 이하였고 수율도 낮아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갤럭시 S22에 탑재할 계획이었지만 생산량 부족으로 일부 유럽 제품에만 탑재했다.

반면 한 수 아래, 중저가 칩셋을 만들던 타이완 미디어텍은 승승장구 하고 있다. 미디어텍의 '디멘시티'는 주로 중국제품, 중저가 제품에 탑재되는 칩셋이었지만, 최근에 만든 디멘시티9000은 다르다. TSMC 4나노 공정을 사용한 고사양 칩셋이다.

벤치마크 점수로만 보면 스냅드래곤8 gen1보다 뛰어난 성능에 전력효율도 높다. 안드로이드 역사상 최고의 칩셋이란 평가를 내리는 사람들도 있다.

미디어텍이 삼성을 앞서가고 있다. 삼성은 기술적 한계에서 멈춰서 있다.


■ GOS 사태가 정말로 상징하는 것

GOS 사태는 물론 삼성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보다 더 깊은 위기를 상징한다.

모바일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과 시장지배력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단순 점유율은 여전히 세계 1등이지만 매출액과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애플과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주관적 충성도와 사용자 경험의 차이를 넘어서, 이제는 삼성이 자신있던 하드웨어 성능으로도 뒤쳐지고 있다.

다른 한편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쫒아가야 할 TSMC와의 간격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같은 4나노 공정에서 경쟁하고는 있지만 불량 없이 제품을 생산하는 '수율'의 차원에서 큰 격차가 있고, 그래서 점점 더 많은 고객을 빼앗기고 있다. 자체 칩셋 역시 경쟁력을 잃어 생산이 줄고 있다.

그래서 GOS 사태를 사과하고 물러선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별로 없다. 이 근본적 경쟁력 상실을 극복해낼 수 없다면 고객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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