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다시 생각하는 통일…북한학 청년들의 외침
입력 2022.03.19 (08:20)
수정 2022.03.1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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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에는 인터넷으로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e-북이 활성화되면서 서점들이 운영난을 겪다가 문을 닫는 경우가 많은데요.
네. 대신 개성을 잘 살린 동네 책방들이 최근 통계에서 7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효은 리포터! 북한 관련 서적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동네 책방도 있다고요?
[답변]
네. 북한학을 전공한 청년들이 서울에서 운영하는 작은 책방인데요.
북한 관련 서적 판매뿐 아니라 출판까지 겸하고 있었습니다.
북한에 특별히 관심이 있는 손님이 아니라면 책방을 찾아오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일에 뛰어든 걸까요?
북한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그리고 통일 형태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까지 제시하려는 건데요.
당연히 통일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 이 분들은 ‘통일만이 답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지금부터 책방으로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서울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도림천.
그곳을 따라 걷다 보면, 작은 책방에 발길이 닿습니다.
지난해 여름에 문을 연 동네 서점인데요.
안으로 들어가자 다양한 북한 관련 서적들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자본주의의 끝을 (자녀가) 축구하면서 느껴가지고 가끔 보는데 되게 좋더라고요."]
[이정연/책방 손님 : "북한 하면 이상하다거나 어렵게 생각하거나 뭔가 특이하다 이렇게 느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북한학에 관련해서 책방을 하신다고 해서 오게 됐어요."]
책방 주인인 이나영 씨는 북한학 박사인데요.
통일과 북한에 대해 자극적인 정보들이 넘쳐나는 상황이 평소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갖기를 바라며 책방 문을 열었습니다.
[이나영/이나영 책방 대표 : "아무래도 젊은 세대들 같은 경우는 북한에 대한 관심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게 가장 크다고 생각하고 대중의 눈높이에서 재미있고 더 객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정보를 담은 책이 적은 것도 문제가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나영 씨는 9명의 북한학 학자들을 인터뷰한 책을 출판하기도 했는데요.
북한학이 딱딱한 학문이 아니라는 걸 주변에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나영/이나영 책방 대표 : "북한학이라는 비주류 학문을 소개하고 싶은 것도 컸고요. 지역학의 일종으로서 북한이란 나라 자체를 다각도로 볼 수 있고 남한을 비롯해서 한반도 관계 국제 관계까지도 깊게 볼 수 있는 시각을 갖추는 그런 학문이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제가 들고 있는 이 책은요.
이 책방의 주인인 이나영 씨가 직접 집필한 책인데요.
그리고 그녀와 함께 북한학이라는 다소 낯선 영역의 책을 만드는데 함께 뛰어든 청년들이 있다고 합니다.
책방 옆에 위치한 작은 사무실.
바로 이나영 씨의 책이 완성된 곳인데요.
‘힐데와 소피’라는 북한 관련 전문 출판사입니다.
[김애란/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소피의 세계라는 책이 있습니다. 철학을 쉽게 풀어주는 책이거든요. 저희도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으로 소피의 세계에 나오는 두 주인공의 이름을 가지고 왔어요."]
통일과 북한이라는 주제로 뭉친 세 사람.
서로 도와가며 책방과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흔치 않은 북한 관련 일을 하면서 주변 시선이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오주연/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어른들한텐 이 질문 안 물어보잖아요. 북한학과 교수님한테 ‘교수님 북한에 어떻게 관심 갖게 되셨나요?’ 이런 거 안 물어보는데 우리 세대한텐 너무 당연하지 않구나 이런 생각에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하게 되는 거 같고요."]
뿐만 아니라 획일화된 통일 교육에 대한 한계도 느꼈다고 합니다.
[김애란/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하나센터에서 일할 때) 통일 교육을 종종 나갔어요. (그런데) 학생들하고 와닿지 않는 느낌 그리고 당위적으로 설명하고 주입식으로 한다는 게 진짜 우리가 원하는 대화와 통일을 만들 수 있는 통일 교육인가 그런 의구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2019년에 출판사 문을 열고,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담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2020년에는 통일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담은 ‘나는 통일을 땡땡합니다’라는 책을 출판했습니다.
[오주연/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통일이라고 얘기하지 않고 미래 남북 관계 형태라고 얘기하고 6가지 형태가 나와요. 3가지는 통일에 찬성했을 때 선택하는 입장 이 중의 3가지는 통일에 반대하는 사람도 선택할 수 있는 입장 이렇게 담고 있는데 근데 (현재) 이런 친구들의 얘기를 담아낼 프레임이 없어요."]
게임북 형태로 된 책을 직접 살펴보니 누구나 통일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는데요.
이 청년들은 통일에 대해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굳이 통일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는 건데요.
[오주연/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남북이 충분히 친하게 지내고 안정적으로 외교관계를 맺고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평화적인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면 굳이 하나의 국가라는 형태가 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거는 이렇게 볼 수도 있겠다는 유연한 시각을 갖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요."]
통일에 대해서 다양한 시각을 전해주고 싶었다던 청년들.
지금까지 배워온 것들과는 다른 통일과 북한의 모습을 전하기 위해서 또 다른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북한 관련 논문들은 일반 사람들이 읽으려면 내용도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는데요.
그래서 논문들을 읽기 쉽게 풀어낸 북한학 서적을 펴낼 계획입니다.
[김애란/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저희가 이번에 선정한 논문 같은 경우에는 통일이 당위적인 목표가 아니라 남북의 상황을 두 개의 체계로 봤을 때 분단을 어떻게 다시 해석할 수 있을까에 관한 논문입니다."]
청년들은 코로나19로 진행하지 못했던 독서 모임이나 통일 교육도 준비하고 있는데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면, 꽉 막힌 남북 관계를 풀 새로운 생각들이 생겨날 거라 믿고 있습니다.
[이나영/이나영 책방 대표 : "다양한 목소리들 사이에서 비슷한 합의점들을 찾아가고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나가는 것 그런 것들이 바탕이 돼야 하니까. 남북 관계에서도 다양한 시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지점이죠."]
통일만이 답이 아니다!
작은 책방 청년들의 외침에 우리 사회가 귀를 귀울여 보는 건 어떨까요?
요즘에는 인터넷으로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e-북이 활성화되면서 서점들이 운영난을 겪다가 문을 닫는 경우가 많은데요.
네. 대신 개성을 잘 살린 동네 책방들이 최근 통계에서 7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효은 리포터! 북한 관련 서적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동네 책방도 있다고요?
[답변]
네. 북한학을 전공한 청년들이 서울에서 운영하는 작은 책방인데요.
북한 관련 서적 판매뿐 아니라 출판까지 겸하고 있었습니다.
북한에 특별히 관심이 있는 손님이 아니라면 책방을 찾아오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일에 뛰어든 걸까요?
북한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그리고 통일 형태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까지 제시하려는 건데요.
당연히 통일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 이 분들은 ‘통일만이 답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지금부터 책방으로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서울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도림천.
그곳을 따라 걷다 보면, 작은 책방에 발길이 닿습니다.
지난해 여름에 문을 연 동네 서점인데요.
안으로 들어가자 다양한 북한 관련 서적들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자본주의의 끝을 (자녀가) 축구하면서 느껴가지고 가끔 보는데 되게 좋더라고요."]
[이정연/책방 손님 : "북한 하면 이상하다거나 어렵게 생각하거나 뭔가 특이하다 이렇게 느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북한학에 관련해서 책방을 하신다고 해서 오게 됐어요."]
책방 주인인 이나영 씨는 북한학 박사인데요.
통일과 북한에 대해 자극적인 정보들이 넘쳐나는 상황이 평소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갖기를 바라며 책방 문을 열었습니다.
[이나영/이나영 책방 대표 : "아무래도 젊은 세대들 같은 경우는 북한에 대한 관심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게 가장 크다고 생각하고 대중의 눈높이에서 재미있고 더 객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정보를 담은 책이 적은 것도 문제가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나영 씨는 9명의 북한학 학자들을 인터뷰한 책을 출판하기도 했는데요.
북한학이 딱딱한 학문이 아니라는 걸 주변에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나영/이나영 책방 대표 : "북한학이라는 비주류 학문을 소개하고 싶은 것도 컸고요. 지역학의 일종으로서 북한이란 나라 자체를 다각도로 볼 수 있고 남한을 비롯해서 한반도 관계 국제 관계까지도 깊게 볼 수 있는 시각을 갖추는 그런 학문이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제가 들고 있는 이 책은요.
이 책방의 주인인 이나영 씨가 직접 집필한 책인데요.
그리고 그녀와 함께 북한학이라는 다소 낯선 영역의 책을 만드는데 함께 뛰어든 청년들이 있다고 합니다.
책방 옆에 위치한 작은 사무실.
바로 이나영 씨의 책이 완성된 곳인데요.
‘힐데와 소피’라는 북한 관련 전문 출판사입니다.
[김애란/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소피의 세계라는 책이 있습니다. 철학을 쉽게 풀어주는 책이거든요. 저희도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으로 소피의 세계에 나오는 두 주인공의 이름을 가지고 왔어요."]
통일과 북한이라는 주제로 뭉친 세 사람.
서로 도와가며 책방과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흔치 않은 북한 관련 일을 하면서 주변 시선이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오주연/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어른들한텐 이 질문 안 물어보잖아요. 북한학과 교수님한테 ‘교수님 북한에 어떻게 관심 갖게 되셨나요?’ 이런 거 안 물어보는데 우리 세대한텐 너무 당연하지 않구나 이런 생각에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하게 되는 거 같고요."]
뿐만 아니라 획일화된 통일 교육에 대한 한계도 느꼈다고 합니다.
[김애란/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하나센터에서 일할 때) 통일 교육을 종종 나갔어요. (그런데) 학생들하고 와닿지 않는 느낌 그리고 당위적으로 설명하고 주입식으로 한다는 게 진짜 우리가 원하는 대화와 통일을 만들 수 있는 통일 교육인가 그런 의구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2019년에 출판사 문을 열고,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담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2020년에는 통일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담은 ‘나는 통일을 땡땡합니다’라는 책을 출판했습니다.
[오주연/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통일이라고 얘기하지 않고 미래 남북 관계 형태라고 얘기하고 6가지 형태가 나와요. 3가지는 통일에 찬성했을 때 선택하는 입장 이 중의 3가지는 통일에 반대하는 사람도 선택할 수 있는 입장 이렇게 담고 있는데 근데 (현재) 이런 친구들의 얘기를 담아낼 프레임이 없어요."]
게임북 형태로 된 책을 직접 살펴보니 누구나 통일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는데요.
이 청년들은 통일에 대해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굳이 통일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는 건데요.
[오주연/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남북이 충분히 친하게 지내고 안정적으로 외교관계를 맺고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평화적인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면 굳이 하나의 국가라는 형태가 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거는 이렇게 볼 수도 있겠다는 유연한 시각을 갖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요."]
통일에 대해서 다양한 시각을 전해주고 싶었다던 청년들.
지금까지 배워온 것들과는 다른 통일과 북한의 모습을 전하기 위해서 또 다른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북한 관련 논문들은 일반 사람들이 읽으려면 내용도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는데요.
그래서 논문들을 읽기 쉽게 풀어낸 북한학 서적을 펴낼 계획입니다.
[김애란/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저희가 이번에 선정한 논문 같은 경우에는 통일이 당위적인 목표가 아니라 남북의 상황을 두 개의 체계로 봤을 때 분단을 어떻게 다시 해석할 수 있을까에 관한 논문입니다."]
청년들은 코로나19로 진행하지 못했던 독서 모임이나 통일 교육도 준비하고 있는데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면, 꽉 막힌 남북 관계를 풀 새로운 생각들이 생겨날 거라 믿고 있습니다.
[이나영/이나영 책방 대표 : "다양한 목소리들 사이에서 비슷한 합의점들을 찾아가고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나가는 것 그런 것들이 바탕이 돼야 하니까. 남북 관계에서도 다양한 시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지점이죠."]
통일만이 답이 아니다!
작은 책방 청년들의 외침에 우리 사회가 귀를 귀울여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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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에는 인터넷으로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e-북이 활성화되면서 서점들이 운영난을 겪다가 문을 닫는 경우가 많은데요.
네. 대신 개성을 잘 살린 동네 책방들이 최근 통계에서 7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효은 리포터! 북한 관련 서적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동네 책방도 있다고요?
[답변]
네. 북한학을 전공한 청년들이 서울에서 운영하는 작은 책방인데요.
북한 관련 서적 판매뿐 아니라 출판까지 겸하고 있었습니다.
북한에 특별히 관심이 있는 손님이 아니라면 책방을 찾아오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일에 뛰어든 걸까요?
북한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그리고 통일 형태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까지 제시하려는 건데요.
당연히 통일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 이 분들은 ‘통일만이 답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지금부터 책방으로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서울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도림천.
그곳을 따라 걷다 보면, 작은 책방에 발길이 닿습니다.
지난해 여름에 문을 연 동네 서점인데요.
안으로 들어가자 다양한 북한 관련 서적들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자본주의의 끝을 (자녀가) 축구하면서 느껴가지고 가끔 보는데 되게 좋더라고요."]
[이정연/책방 손님 : "북한 하면 이상하다거나 어렵게 생각하거나 뭔가 특이하다 이렇게 느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북한학에 관련해서 책방을 하신다고 해서 오게 됐어요."]
책방 주인인 이나영 씨는 북한학 박사인데요.
통일과 북한에 대해 자극적인 정보들이 넘쳐나는 상황이 평소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갖기를 바라며 책방 문을 열었습니다.
[이나영/이나영 책방 대표 : "아무래도 젊은 세대들 같은 경우는 북한에 대한 관심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게 가장 크다고 생각하고 대중의 눈높이에서 재미있고 더 객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정보를 담은 책이 적은 것도 문제가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나영 씨는 9명의 북한학 학자들을 인터뷰한 책을 출판하기도 했는데요.
북한학이 딱딱한 학문이 아니라는 걸 주변에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나영/이나영 책방 대표 : "북한학이라는 비주류 학문을 소개하고 싶은 것도 컸고요. 지역학의 일종으로서 북한이란 나라 자체를 다각도로 볼 수 있고 남한을 비롯해서 한반도 관계 국제 관계까지도 깊게 볼 수 있는 시각을 갖추는 그런 학문이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제가 들고 있는 이 책은요.
이 책방의 주인인 이나영 씨가 직접 집필한 책인데요.
그리고 그녀와 함께 북한학이라는 다소 낯선 영역의 책을 만드는데 함께 뛰어든 청년들이 있다고 합니다.
책방 옆에 위치한 작은 사무실.
바로 이나영 씨의 책이 완성된 곳인데요.
‘힐데와 소피’라는 북한 관련 전문 출판사입니다.
[김애란/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소피의 세계라는 책이 있습니다. 철학을 쉽게 풀어주는 책이거든요. 저희도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으로 소피의 세계에 나오는 두 주인공의 이름을 가지고 왔어요."]
통일과 북한이라는 주제로 뭉친 세 사람.
서로 도와가며 책방과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흔치 않은 북한 관련 일을 하면서 주변 시선이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오주연/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어른들한텐 이 질문 안 물어보잖아요. 북한학과 교수님한테 ‘교수님 북한에 어떻게 관심 갖게 되셨나요?’ 이런 거 안 물어보는데 우리 세대한텐 너무 당연하지 않구나 이런 생각에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하게 되는 거 같고요."]
뿐만 아니라 획일화된 통일 교육에 대한 한계도 느꼈다고 합니다.
[김애란/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하나센터에서 일할 때) 통일 교육을 종종 나갔어요. (그런데) 학생들하고 와닿지 않는 느낌 그리고 당위적으로 설명하고 주입식으로 한다는 게 진짜 우리가 원하는 대화와 통일을 만들 수 있는 통일 교육인가 그런 의구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2019년에 출판사 문을 열고,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담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2020년에는 통일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담은 ‘나는 통일을 땡땡합니다’라는 책을 출판했습니다.
[오주연/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통일이라고 얘기하지 않고 미래 남북 관계 형태라고 얘기하고 6가지 형태가 나와요. 3가지는 통일에 찬성했을 때 선택하는 입장 이 중의 3가지는 통일에 반대하는 사람도 선택할 수 있는 입장 이렇게 담고 있는데 근데 (현재) 이런 친구들의 얘기를 담아낼 프레임이 없어요."]
게임북 형태로 된 책을 직접 살펴보니 누구나 통일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는데요.
이 청년들은 통일에 대해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굳이 통일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는 건데요.
[오주연/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남북이 충분히 친하게 지내고 안정적으로 외교관계를 맺고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평화적인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면 굳이 하나의 국가라는 형태가 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거는 이렇게 볼 수도 있겠다는 유연한 시각을 갖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요."]
통일에 대해서 다양한 시각을 전해주고 싶었다던 청년들.
지금까지 배워온 것들과는 다른 통일과 북한의 모습을 전하기 위해서 또 다른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북한 관련 논문들은 일반 사람들이 읽으려면 내용도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는데요.
그래서 논문들을 읽기 쉽게 풀어낸 북한학 서적을 펴낼 계획입니다.
[김애란/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저희가 이번에 선정한 논문 같은 경우에는 통일이 당위적인 목표가 아니라 남북의 상황을 두 개의 체계로 봤을 때 분단을 어떻게 다시 해석할 수 있을까에 관한 논문입니다."]
청년들은 코로나19로 진행하지 못했던 독서 모임이나 통일 교육도 준비하고 있는데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면, 꽉 막힌 남북 관계를 풀 새로운 생각들이 생겨날 거라 믿고 있습니다.
[이나영/이나영 책방 대표 : "다양한 목소리들 사이에서 비슷한 합의점들을 찾아가고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나가는 것 그런 것들이 바탕이 돼야 하니까. 남북 관계에서도 다양한 시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지점이죠."]
통일만이 답이 아니다!
작은 책방 청년들의 외침에 우리 사회가 귀를 귀울여 보는 건 어떨까요?
요즘에는 인터넷으로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e-북이 활성화되면서 서점들이 운영난을 겪다가 문을 닫는 경우가 많은데요.
네. 대신 개성을 잘 살린 동네 책방들이 최근 통계에서 7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효은 리포터! 북한 관련 서적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동네 책방도 있다고요?
[답변]
네. 북한학을 전공한 청년들이 서울에서 운영하는 작은 책방인데요.
북한 관련 서적 판매뿐 아니라 출판까지 겸하고 있었습니다.
북한에 특별히 관심이 있는 손님이 아니라면 책방을 찾아오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일에 뛰어든 걸까요?
북한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그리고 통일 형태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까지 제시하려는 건데요.
당연히 통일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 이 분들은 ‘통일만이 답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지금부터 책방으로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서울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도림천.
그곳을 따라 걷다 보면, 작은 책방에 발길이 닿습니다.
지난해 여름에 문을 연 동네 서점인데요.
안으로 들어가자 다양한 북한 관련 서적들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자본주의의 끝을 (자녀가) 축구하면서 느껴가지고 가끔 보는데 되게 좋더라고요."]
[이정연/책방 손님 : "북한 하면 이상하다거나 어렵게 생각하거나 뭔가 특이하다 이렇게 느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북한학에 관련해서 책방을 하신다고 해서 오게 됐어요."]
책방 주인인 이나영 씨는 북한학 박사인데요.
통일과 북한에 대해 자극적인 정보들이 넘쳐나는 상황이 평소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갖기를 바라며 책방 문을 열었습니다.
[이나영/이나영 책방 대표 : "아무래도 젊은 세대들 같은 경우는 북한에 대한 관심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게 가장 크다고 생각하고 대중의 눈높이에서 재미있고 더 객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정보를 담은 책이 적은 것도 문제가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나영 씨는 9명의 북한학 학자들을 인터뷰한 책을 출판하기도 했는데요.
북한학이 딱딱한 학문이 아니라는 걸 주변에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나영/이나영 책방 대표 : "북한학이라는 비주류 학문을 소개하고 싶은 것도 컸고요. 지역학의 일종으로서 북한이란 나라 자체를 다각도로 볼 수 있고 남한을 비롯해서 한반도 관계 국제 관계까지도 깊게 볼 수 있는 시각을 갖추는 그런 학문이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제가 들고 있는 이 책은요.
이 책방의 주인인 이나영 씨가 직접 집필한 책인데요.
그리고 그녀와 함께 북한학이라는 다소 낯선 영역의 책을 만드는데 함께 뛰어든 청년들이 있다고 합니다.
책방 옆에 위치한 작은 사무실.
바로 이나영 씨의 책이 완성된 곳인데요.
‘힐데와 소피’라는 북한 관련 전문 출판사입니다.
[김애란/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소피의 세계라는 책이 있습니다. 철학을 쉽게 풀어주는 책이거든요. 저희도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으로 소피의 세계에 나오는 두 주인공의 이름을 가지고 왔어요."]
통일과 북한이라는 주제로 뭉친 세 사람.
서로 도와가며 책방과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흔치 않은 북한 관련 일을 하면서 주변 시선이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오주연/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어른들한텐 이 질문 안 물어보잖아요. 북한학과 교수님한테 ‘교수님 북한에 어떻게 관심 갖게 되셨나요?’ 이런 거 안 물어보는데 우리 세대한텐 너무 당연하지 않구나 이런 생각에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하게 되는 거 같고요."]
뿐만 아니라 획일화된 통일 교육에 대한 한계도 느꼈다고 합니다.
[김애란/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하나센터에서 일할 때) 통일 교육을 종종 나갔어요. (그런데) 학생들하고 와닿지 않는 느낌 그리고 당위적으로 설명하고 주입식으로 한다는 게 진짜 우리가 원하는 대화와 통일을 만들 수 있는 통일 교육인가 그런 의구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2019년에 출판사 문을 열고,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담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2020년에는 통일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담은 ‘나는 통일을 땡땡합니다’라는 책을 출판했습니다.
[오주연/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통일이라고 얘기하지 않고 미래 남북 관계 형태라고 얘기하고 6가지 형태가 나와요. 3가지는 통일에 찬성했을 때 선택하는 입장 이 중의 3가지는 통일에 반대하는 사람도 선택할 수 있는 입장 이렇게 담고 있는데 근데 (현재) 이런 친구들의 얘기를 담아낼 프레임이 없어요."]
게임북 형태로 된 책을 직접 살펴보니 누구나 통일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는데요.
이 청년들은 통일에 대해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굳이 통일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는 건데요.
[오주연/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남북이 충분히 친하게 지내고 안정적으로 외교관계를 맺고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평화적인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면 굳이 하나의 국가라는 형태가 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거는 이렇게 볼 수도 있겠다는 유연한 시각을 갖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요."]
통일에 대해서 다양한 시각을 전해주고 싶었다던 청년들.
지금까지 배워온 것들과는 다른 통일과 북한의 모습을 전하기 위해서 또 다른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북한 관련 논문들은 일반 사람들이 읽으려면 내용도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는데요.
그래서 논문들을 읽기 쉽게 풀어낸 북한학 서적을 펴낼 계획입니다.
[김애란/힐데와 소피 공동대표 : "저희가 이번에 선정한 논문 같은 경우에는 통일이 당위적인 목표가 아니라 남북의 상황을 두 개의 체계로 봤을 때 분단을 어떻게 다시 해석할 수 있을까에 관한 논문입니다."]
청년들은 코로나19로 진행하지 못했던 독서 모임이나 통일 교육도 준비하고 있는데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면, 꽉 막힌 남북 관계를 풀 새로운 생각들이 생겨날 거라 믿고 있습니다.
[이나영/이나영 책방 대표 : "다양한 목소리들 사이에서 비슷한 합의점들을 찾아가고 옳은 방향 좋은 방향으로 나가는 것 그런 것들이 바탕이 돼야 하니까. 남북 관계에서도 다양한 시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지점이죠."]
통일만이 답이 아니다!
작은 책방 청년들의 외침에 우리 사회가 귀를 귀울여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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