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세기의 미남’ 알랭 들롱 안락사 결정…“가지마오”

입력 2022.03.21 (18:01) 수정 2022.03.2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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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 콕입니다.

내 인생 가장 잘 생긴 배우, 적어도 지금의 5, 60대에게 미남 배우의 대명사는 이 남자 '알랭 들롱'입니다.

프랑스 배웁니다.

한국에서는 '아랑 드롱'이라고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어릴 적부터 남다른 외모 때문에 그의 어머니가 "만지지 마세요"라고 쓴 종이를 아들 등에 붙이고 다녔다죠.

'알랭 들롱 닮았다'는 말은 동시대 연예인들에게도 최고의 찬사로 통했습니다.

[박근형/배우 : "처음에 제가 배우한다고 그래서 좀 활동하고 있을 때, 바람 맞은 알랭 들롱이라고 그랬어요. 바람 맞은, 약간 뭔가 부족한..."]

알랭 들롱의 첫 히트작 '태양은 가득히'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래도 역시 들롱 하면 떠오르는 건 코트의 깃 세우고 중절모 눌러쓴 냉혹한 범죄자 연깁니다.

장폴 벨몽도와 같이 나온 '볼사리노', 장 가뱅과 함께한 '암흑가의 두 사람'이 특히 인기가 있었습니다.

"어느 각도로 카메라를 들이대도 깔끔하게 선이 떨어지는 수려한 윤곽'(영화평론가 유지나)을 자랑하던 들롱이지만, 그도 이제 한국 나이로 여든 여덟입니다.

그 멋진 얼굴에도 세월의 흔적은 내려앉았습니다.

늙으면 주름과 흰머리야 자연스런 것이지만, 그래도 들롱은 더 안타까운 느낌입니다.

2019년 뇌졸중 수술을 받은 뒤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추억 속 배우를 소환시킨 건 그의 '뜻밖의 선택' 때문이었습니다.

알랭 들롱이 "건강이 더 나빠지면 안락사를 선택하기로 결심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자신이 세상 떠날 순간을 정하면 임종을 지켜봐 달라고 아들에게 부탁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현재 스위스에 살고 있습니다.

안락사가 가능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납니다.

전 부인 나탈리 들롱도 안락사를 희망했지만 프랑스 법이 허용하질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했습니다.

나탈리가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그해, 들롱은 인터뷰에서 "누구나 병원을 거치지 않고 수술 자국 없이 조용히 사라질 권리가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환자 뜻에 따라 무의미한 연명 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 일명 '존엄사법'을 시행 중입니다.

하지만 알랭 들롱이 선택한 것 같은 적극적 안락사를 허용하는 나라는 여전히 극소수입니다.

들롱이 안락사를 선택할 거란 소식에 한국의 올드 팬들 반응은 뜨겁습니다.

"내 첫사랑인데", "괜히 마음이 허전", "왕년의 오빠가 벌써", 그를 회상하고 안타까워하는 글들이 온라인을 달굽니다.

새삼 떠오르는 숫자가 있습니다.

'9988234'.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삼일 정도 앓고 세상을 떠나는 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가벼운 운동이라도 꾸준히 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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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세기의 미남’ 알랭 들롱 안락사 결정…“가지마오”
    • 입력 2022-03-21 18:01:31
    • 수정2022-03-21 18:29:40
    통합뉴스룸ET
이어서 ET 콕입니다.

내 인생 가장 잘 생긴 배우, 적어도 지금의 5, 60대에게 미남 배우의 대명사는 이 남자 '알랭 들롱'입니다.

프랑스 배웁니다.

한국에서는 '아랑 드롱'이라고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어릴 적부터 남다른 외모 때문에 그의 어머니가 "만지지 마세요"라고 쓴 종이를 아들 등에 붙이고 다녔다죠.

'알랭 들롱 닮았다'는 말은 동시대 연예인들에게도 최고의 찬사로 통했습니다.

[박근형/배우 : "처음에 제가 배우한다고 그래서 좀 활동하고 있을 때, 바람 맞은 알랭 들롱이라고 그랬어요. 바람 맞은, 약간 뭔가 부족한..."]

알랭 들롱의 첫 히트작 '태양은 가득히'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래도 역시 들롱 하면 떠오르는 건 코트의 깃 세우고 중절모 눌러쓴 냉혹한 범죄자 연깁니다.

장폴 벨몽도와 같이 나온 '볼사리노', 장 가뱅과 함께한 '암흑가의 두 사람'이 특히 인기가 있었습니다.

"어느 각도로 카메라를 들이대도 깔끔하게 선이 떨어지는 수려한 윤곽'(영화평론가 유지나)을 자랑하던 들롱이지만, 그도 이제 한국 나이로 여든 여덟입니다.

그 멋진 얼굴에도 세월의 흔적은 내려앉았습니다.

늙으면 주름과 흰머리야 자연스런 것이지만, 그래도 들롱은 더 안타까운 느낌입니다.

2019년 뇌졸중 수술을 받은 뒤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추억 속 배우를 소환시킨 건 그의 '뜻밖의 선택' 때문이었습니다.

알랭 들롱이 "건강이 더 나빠지면 안락사를 선택하기로 결심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자신이 세상 떠날 순간을 정하면 임종을 지켜봐 달라고 아들에게 부탁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현재 스위스에 살고 있습니다.

안락사가 가능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납니다.

전 부인 나탈리 들롱도 안락사를 희망했지만 프랑스 법이 허용하질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했습니다.

나탈리가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그해, 들롱은 인터뷰에서 "누구나 병원을 거치지 않고 수술 자국 없이 조용히 사라질 권리가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환자 뜻에 따라 무의미한 연명 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 일명 '존엄사법'을 시행 중입니다.

하지만 알랭 들롱이 선택한 것 같은 적극적 안락사를 허용하는 나라는 여전히 극소수입니다.

들롱이 안락사를 선택할 거란 소식에 한국의 올드 팬들 반응은 뜨겁습니다.

"내 첫사랑인데", "괜히 마음이 허전", "왕년의 오빠가 벌써", 그를 회상하고 안타까워하는 글들이 온라인을 달굽니다.

새삼 떠오르는 숫자가 있습니다.

'9988234'.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삼일 정도 앓고 세상을 떠나는 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가벼운 운동이라도 꾸준히 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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