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말하는 정전협상…“국민의 눈물 하나하나가 비극”

입력 2022.03.22 (15:44) 수정 2022.03.2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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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가 스테파니쉬나 우크라이나 부총리 단독 인터뷰...정전협상 상황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 지 한 달이 다 돼 가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발발한 지 닷새 만인 2월 28일부터 정전 협상에 들어갔지만, 현재까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협상에 임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의 입장은 정리된 상태의 발표 외에 배경을 자세히 듣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KBS는 올가 스테파니쉬나 현 우크라이나 부총리와 단독으로 화상 인터뷰를 갖고 협상의 진전 상황과 우크라이나의 구체적 요구 사항, 그 배경 등을 물었습니다. 러시아의 핵 공격 가능성 등 우크라이나 정부가 보고 있는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들어봤습니다. 스테파니쉬나 부총리와의 인터뷰 내용을 자세히 공개합니다.

■ 현재 전쟁 상황을 평가한다면?

"러시아는 작전에 따라 활동하고 있고, 민간인을 직접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전쟁 초반엔 군사 시설과 항공 시설을 공격했지만 우크라이나가 놀라운 저항과 억지력을 보여주자 대량 학살과 민간인 공격으로 전략이 바뀌었습니다. 지금까지 민간인 희생자 수는 군인보다도 많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80여 개 이상의 마을과 도시가 인도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적십자와 유엔 등 국제기구의 지원과 도움으로 인도주의 통로에 대한 양자 회담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지만 상황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가능한 거의 모든 전쟁범죄를 자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류가 2차대전 이후 본 적 없는 것들입니다."


KBS와 화상 인터뷰하고 있는 올가 스테파니쉬나 우크라이나 부총리 (촬영:KBS)KBS와 화상 인터뷰하고 있는 올가 스테파니쉬나 우크라이나 부총리 (촬영:KBS)

러시아는 협상 기간일 지라도 휴전은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입니다. 휴전을 한다면 그 기간 중에 우크라이나가 군사 재정비를 할 거라는 이유에서입니다. 한 달 째 포위 중인 남부 마리우폴에 집중 포격을 쏟아부으며 최후 통첩을 했고, 우크라이나는 명확한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대체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걸까요?

■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전 협상 어디까지 진행?

"협상은 상당히 치열하고 심도있게, 항구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협상은 정전에만 관련된 것은 아닙니다.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평화 회복, 그리고 1991년 우크라이나가 독립을 선언한 이후의 국경과 관련한 다양한 이슈가 관련돼 있습니다. 그래서 매우 복잡한 과정입니다. "

"그러나 이 과정이 군사적 침략을 어떤 형태로든 합법화하거나 거래로 이어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저는 이 협상이 러시아의 양보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휴전은 협상의 더 넓은 요소들에서 합의에 도달했을 때만 일어날 수 있습니다"

"매우 복잡한 협상입니다.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우크라이나의 민간인들을 사살할 목적을 가진 국가와 진행 중인 협상입니다. 협상이 쉬운 과정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우크라이나 국민 하나하나의 생명과 피, 눈물 한 방울이 모두 비극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전쟁을 멈추는 데 큰 관심이 있고 일정 기간 또 다른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보 보장을 받는 데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스테파니쉬나 총리가 언급한 '1991년 이후의 국경'이란 이미 러시아가 사실상 점령한 크림 반도와 러시아가 분리 독립을 요구하고 있는 동부 돈바스 지역 일부가 우크라이나의 것이라고 다시 한번 규정하는 것입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의 러시아 영토 인정은 물론 친러 주민이 많은 돈바스 분리주의 지역의 독립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말하는 '협상의 최소 조건'은?

때문에 영토 문제는 양국이 협상에서 가장 접점을 찾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합니다.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영토에 대해선 러시아에 절대 내줄 수 없는, 양보할 수 없는 문제(unconditional)라며 아예 처음부터 선을 그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영토 보전은 무조건 보장돼야 합니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구 소련에서 독립했을) 당시의 국경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사실 지금의 전면적인 군사 침략이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에 대한 이슈를 완전히 지워버렸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하나입니다."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정전의 조건으로 넘어갔습니다.

러시아가 요구하는 것은 영토 외에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 중지 ▼ 우크라이나 내 서방 무기 반입 금지 등이 있습니다. 러시아식 표현으로는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절대적 군사력이 러시아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이를 받아들이면 벨라루스처럼 러시아의 위성 국가로 전락하게 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협상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요구의 하한선을 묻는 말에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단연 '안보 보장'을 1순위로 꼽았습니다.

■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하한선은?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무엇인가?

"다양한 이슈들이 협상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이 협상의 하한선은 '안보 보장'입니다. 러시아로부터의 안보 보장 뿐 아니라 더 넓은 범위의 국가 집단으로부터의 보장도 포함되는 개념입니다.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서명한 국가들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안보 보장을 제공할 수 있는 다른 국가들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어떤 협상이든 기준점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에 대한 보장을 받고 나면 협상의 다른 요소들에서 추가 진전이 있을 것입니다."

(*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1994년 12월 체결. 우크라이나·벨라루스·카자흐스탄에 배치된 구 소련의 핵탄두와 ICBM 등을 폐기하는 대가로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4개국이 경제 지원과 안전 보장을 해준다는 내용)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열망해 왔습니다. 나토 가입은 아직도 우리의 의제 내에 있습니다. 하지만 나토는 현재 우크라이나는 물론 확장에 대해 어떤 논의도 하지 않고 있는 입장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도 우리 영토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나토 회원국들에 주어지는 것과 동일한 안보 보장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나토와의 양자 관계에서 이런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안보 보장의 수준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30년 넘게 자주 독립, 러시아로부터의 독립을 계속 추구해왔다는 것부터 얘기해야겠습니다. 우리는 각서와 협약 등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로 안전 보장을 요구해왔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안보 보장은) 견고하고 확실한 형태여야 합니다. 최소한 나토 조약 5항과 동등한 수준이어야 하며, 명확하게 지정된 국가들이 보장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나토 조약 5항: 나토 회원국들이 공격받을 시 다른 회원국들이 자동개입한다는 '집단 안보'를 담은 항목)

사실상 나토 가입과 동등한 조건의 안보 보장 수준을 언급한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대화 중간중간 나토의 지원 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전쟁이 시작된 24일 전으로 돌아가보면,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 가입을 요청했고 유럽 연합 회원국들이 이를 지지하는 정치적 움직임을 보여줬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점입니다. 유럽연합위원회는 처음 24시간 동안 모든 국가가 국경을 열고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인도주의적 도움을 제공할 거라고 밝혔고, 이는 우크라이나로부터 몸을 피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좋은 신호였습니다. 역사적으로 이례적인 일이었죠."

"하지만 24일이 지나는 동안 나토와의 협력에는 별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건 어떤 측면에서는 일종의 퇴보라고 봐야 합니다. 근본적으로 우리의 나토에 대한 열망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고 최우선 가치가 조금 달라진 겁니다. 왜냐면 나토에 관한 어떤 논의도 몇 년 안에는 광범위한 이슈가 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죠."

"(그럼 우크라이나 헌법에 규정된 '나토 가입 추진' 조항은 바뀌지 않는 건가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자꾸 미루는 건 우리가 아니라 나토입니다."


러시아 전투기에 포격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 시내 (촬영=AP)러시아 전투기에 포격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 시내 (촬영=AP)

■ '비행금지구역' 없는 영공, 협상 중에도 포격 계속...푸틴은 '전범'인가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부터 현재까지도 자국 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노플라이존·No-fly zone)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적의 전투기가 침입할 경우 격추할 수 있는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될 경우 확전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미국과 나토는 반복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마다 비행금지구역 설정 요구를 빼놓지 않고 있습니다. 줄기찬 요구의 이유를 물었는데, 스테파니쉬나 총리는 절박한 호소와 함께 '유엔'이라는 새로운 해법을 제안했습니다.

■ 우크라이나 영공 '비행금지구역' 설정 요구, 멈추지 않는 이유는?

"이 점에 대해선 유엔이 취할 수 있는 노력에 집중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유엔총회가 무엇보다 인도주의적 목적을 위해 이 결정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군사적 목적으로 이걸 요구하는 게 아니에요. 누구도 러시아를 자극하고 싶지 않다는, 모든 우려들을 다 이해합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요청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임을 모든 사람들이 이해하는 게 우리에겐 중요합니다"

"우리가 비행금지구역을 요구하는 건 공항 내 군사시설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섭니다. 이 결정이 내려지지 않고 있는 하루하루마다 공습으로 점점 희생자가 늘어갑니다. 이들은 탱크나 군인에 의해 죽음을 당하는 게 아닙니다. 하늘에서 날아온 포탄에 의해 죽임을 당합니다."

"저와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결정이 전례없는 조치라는 걸 이해합니다. 이 조치가 갈등을 유발하고 저항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 결정이 내려지지 않는 매일 수많은 사망자들이 나오고 있고, 저는 어느 정도 수준으로는 이 결정이 받아들여질 것임을 확신합니다. 결정을 너무 늦게 내린다는 미안함은 갖지 않아도 됩니다."

이번 사태에서 국제기구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하지만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국제기구가 여러 국가들을 추동할 수 있는 역할을 지금이라도 해주길 바란다고도 말했습니다.

"전 세계 다양한 대륙, 다양한 국가들이 정상 수준에서 논의를 벌이고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어떤 종류든 상황을 완화할 권한을 갖고 있는 국제기구들이 주저없이 권한을 사용하는 겁니다. 우리는 유엔과 적십자, 여타 국제공동체들의 사안의 이해에 대한 변화가 있기를 요구합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논의를 하고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데 용기를 보여주거나, 또 안 보여주는 동안 모든 국제기관들이 전적으로 이에 영향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러시아, 늘 상상 이상의 잔혹 행위...'전쟁범죄' 이미 확인된 사실"

러시아는 침공을 강행한지 불과 닷새 만에 핵무기 운용 부대의 경계 태세 강화를 지시한 바 있었습니다. 이틀이면 함락될 줄 알았던 수도 키이우 상황을 포함해 전쟁이 생각만큼 진전을 보지 못하자 초강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왔습니다. 이에 더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현지 시간 21일 푸틴 대통령이 생화학무기 사용을 고려한다는 명확한 징후를 포착했다고도 말했습니다.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당사자에게 하는 질문이라 먼저 양해를 구한 뒤 러시아의 핵·생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을 물어봤습니다. 여기서 스테파니쉬나 총리는 질문에도 없던 '중국'을 언급했습니다. 중국은 부정하고 있지만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뒤로 돕는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핵 공격·생화학무기 사용 가능성 어떻게 보나?

"전쟁의 첫 사흘 동안 우리 국토에서 발생했던 일들이 그 전에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것들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가 전세계를 위협하며 국경 제한 없이 우크라이나의 핵발전소를 점거할 것이라는 것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으니까요."

"근본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합니다. 중국과 전 세계 지도자들의 관여가 뒤따른다면 러시아의 공격을 억지할 수 있을 것이고 이 전쟁범죄는 예방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더 많은 노력과 관심, 전쟁과 테러에 반대하는 전세계적 협력이 있어야 하고, 한국 역시 전쟁과 우리 나라에서 일어나는 범죄의 예방에 강력한 옹호자가 돼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월 16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이라고도 칭했습니다. 그간 전범이라는 용어 사용에 대해선 '검토해봐야 한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었던 터라 주목을 받았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주러 미 대사를 불러들여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공식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지 시각 16일 대국민 연설 뒤 기자들에게 “푸틴은 전쟁 범죄자”라고 언급하고 있다.(촬영=AP)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지 시각 16일 대국민 연설 뒤 기자들에게 “푸틴은 전쟁 범죄자”라고 언급하고 있다.(촬영=AP)

하지만 푸틴 대통령에 대한 '전범' 규정은 아직 미국의 공식적 입장은 아닙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고, 백악관은 아직 미 국무부가 '전범' 규정에 대한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사실은 사실 그 자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푸틴 대통령 '전범' 규정 주저하는 미국 등 태도 어떻게 보나?

"이미 국제 기구들에 대해 규정됐고, 국제사법재판소(ICJ)의 지휘로 확인된 점은 이 전쟁이 유엔 원칙에 어긋나며 전쟁 범죄가 자행됐다는 겁니다. 이미 많은 민간인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누군가 이 점을 인정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크라이나는 이 점을 공개적으로, 법적으로 분명히 했고, 이미 많은 기관과 기구들이 이를 확인했으며, 명백한 사실입니다.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말하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 중 하나는 기본적으로 미국과 다른 세계 정상들이 러시아와 그 지도자를 테러집단, 테러 국가, 테러범으로 인정하는 겁니다."

(*우크라이나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러시아 침공에 대해 집단 학살 혐의를 물어 제소했으며, 국제형사재판소(ICC) 역시 러시아의 전쟁 범죄 혐의에 대한 증거 수집에 착수했다고 밝힘.)

■ 우크라이나는 많은 나라에 대러 제재 동참을 촉구해왔다. 제재가 정전 이후에도 계속 돼야 한다고 보나?

"물론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경제 제재 뿐 아니라 테러와 독재, 21세기 유럽에서 일어난 대량 학살에 대해서도 경제 제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도주의 원칙과 국제법, 그리고 2차대전 이후의 모든 민주적인 가치와 평화 협정을 위반한 데 대해서도 제재가 부과돼야 한다고 봅니다."

"러시아에 대한 고립은 단지 우크라이나 침공 뿐 아니라 더 광범위한 맥락에 걸쳐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제재는 러시아가 여전히 그 상황에 머물러있고 세계질서를 위반한다면 계속 부과돼야 한다고 봅니다.

푸틴이 사라질지라도, 전쟁이 우크라이나에서 멈춘다 할 지라도, 러시아가 민주주의 세계와 여러 나라들의 평화로운 공존에 위협을 가하지 않게 될 때까지 제재는 계속돼야 합니다."



■ "아시아 국가들이 나서주세요"...한국에 당부한 것은?

인터뷰 말미에 한 마디를 부탁하자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한국, 그리고 아시아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부총리 4명 가운데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유럽을 담당하고 있어서, 그가 밝히는 '아시아 역할론'의 근거가 궁금했는데, 그는 '이 사태가 특정 대륙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증명할 존재'가 아시아라는 답을 내놨습니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아시아 국가 정상들이 목소리를 내 준다면 이것이 단지 한 국가에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라는 걸 절대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가치의 문제이자 원칙의 문제이고, 단지 한 대륙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을 말입니다."

"21세기에 누구도 어떤 목적에서라도 다른 나라의 사람들을 함부로 죽여선 안 된다는 걸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목소리가 (러시아에) 압박과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하고, 러시아의 예산으로 이뤄지는 테러리즘을 후원하지 않는 것 역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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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말하는 정전협상…“국민의 눈물 하나하나가 비극”
    • 입력 2022-03-22 15:44:27
    • 수정2022-03-22 15:45:48
    특파원 리포트

■ 올가 스테파니쉬나 우크라이나 부총리 단독 인터뷰...정전협상 상황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 지 한 달이 다 돼 가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발발한 지 닷새 만인 2월 28일부터 정전 협상에 들어갔지만, 현재까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협상에 임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의 입장은 정리된 상태의 발표 외에 배경을 자세히 듣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KBS는 올가 스테파니쉬나 현 우크라이나 부총리와 단독으로 화상 인터뷰를 갖고 협상의 진전 상황과 우크라이나의 구체적 요구 사항, 그 배경 등을 물었습니다. 러시아의 핵 공격 가능성 등 우크라이나 정부가 보고 있는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들어봤습니다. 스테파니쉬나 부총리와의 인터뷰 내용을 자세히 공개합니다.

■ 현재 전쟁 상황을 평가한다면?

"러시아는 작전에 따라 활동하고 있고, 민간인을 직접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전쟁 초반엔 군사 시설과 항공 시설을 공격했지만 우크라이나가 놀라운 저항과 억지력을 보여주자 대량 학살과 민간인 공격으로 전략이 바뀌었습니다. 지금까지 민간인 희생자 수는 군인보다도 많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80여 개 이상의 마을과 도시가 인도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적십자와 유엔 등 국제기구의 지원과 도움으로 인도주의 통로에 대한 양자 회담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지만 상황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가능한 거의 모든 전쟁범죄를 자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류가 2차대전 이후 본 적 없는 것들입니다."


KBS와 화상 인터뷰하고 있는 올가 스테파니쉬나 우크라이나 부총리 (촬영:KBS)
러시아는 협상 기간일 지라도 휴전은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입니다. 휴전을 한다면 그 기간 중에 우크라이나가 군사 재정비를 할 거라는 이유에서입니다. 한 달 째 포위 중인 남부 마리우폴에 집중 포격을 쏟아부으며 최후 통첩을 했고, 우크라이나는 명확한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대체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걸까요?

■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전 협상 어디까지 진행?

"협상은 상당히 치열하고 심도있게, 항구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협상은 정전에만 관련된 것은 아닙니다.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평화 회복, 그리고 1991년 우크라이나가 독립을 선언한 이후의 국경과 관련한 다양한 이슈가 관련돼 있습니다. 그래서 매우 복잡한 과정입니다. "

"그러나 이 과정이 군사적 침략을 어떤 형태로든 합법화하거나 거래로 이어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저는 이 협상이 러시아의 양보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휴전은 협상의 더 넓은 요소들에서 합의에 도달했을 때만 일어날 수 있습니다"

"매우 복잡한 협상입니다.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우크라이나의 민간인들을 사살할 목적을 가진 국가와 진행 중인 협상입니다. 협상이 쉬운 과정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우크라이나 국민 하나하나의 생명과 피, 눈물 한 방울이 모두 비극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전쟁을 멈추는 데 큰 관심이 있고 일정 기간 또 다른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보 보장을 받는 데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스테파니쉬나 총리가 언급한 '1991년 이후의 국경'이란 이미 러시아가 사실상 점령한 크림 반도와 러시아가 분리 독립을 요구하고 있는 동부 돈바스 지역 일부가 우크라이나의 것이라고 다시 한번 규정하는 것입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의 러시아 영토 인정은 물론 친러 주민이 많은 돈바스 분리주의 지역의 독립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말하는 '협상의 최소 조건'은?

때문에 영토 문제는 양국이 협상에서 가장 접점을 찾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합니다.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영토에 대해선 러시아에 절대 내줄 수 없는, 양보할 수 없는 문제(unconditional)라며 아예 처음부터 선을 그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영토 보전은 무조건 보장돼야 합니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구 소련에서 독립했을) 당시의 국경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사실 지금의 전면적인 군사 침략이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에 대한 이슈를 완전히 지워버렸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하나입니다."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정전의 조건으로 넘어갔습니다.

러시아가 요구하는 것은 영토 외에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 중지 ▼ 우크라이나 내 서방 무기 반입 금지 등이 있습니다. 러시아식 표현으로는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절대적 군사력이 러시아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이를 받아들이면 벨라루스처럼 러시아의 위성 국가로 전락하게 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협상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요구의 하한선을 묻는 말에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단연 '안보 보장'을 1순위로 꼽았습니다.

■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하한선은?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무엇인가?

"다양한 이슈들이 협상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이 협상의 하한선은 '안보 보장'입니다. 러시아로부터의 안보 보장 뿐 아니라 더 넓은 범위의 국가 집단으로부터의 보장도 포함되는 개념입니다.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서명한 국가들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안보 보장을 제공할 수 있는 다른 국가들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어떤 협상이든 기준점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에 대한 보장을 받고 나면 협상의 다른 요소들에서 추가 진전이 있을 것입니다."

(*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1994년 12월 체결. 우크라이나·벨라루스·카자흐스탄에 배치된 구 소련의 핵탄두와 ICBM 등을 폐기하는 대가로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4개국이 경제 지원과 안전 보장을 해준다는 내용)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열망해 왔습니다. 나토 가입은 아직도 우리의 의제 내에 있습니다. 하지만 나토는 현재 우크라이나는 물론 확장에 대해 어떤 논의도 하지 않고 있는 입장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도 우리 영토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나토 회원국들에 주어지는 것과 동일한 안보 보장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나토와의 양자 관계에서 이런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안보 보장의 수준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30년 넘게 자주 독립, 러시아로부터의 독립을 계속 추구해왔다는 것부터 얘기해야겠습니다. 우리는 각서와 협약 등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로 안전 보장을 요구해왔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안보 보장은) 견고하고 확실한 형태여야 합니다. 최소한 나토 조약 5항과 동등한 수준이어야 하며, 명확하게 지정된 국가들이 보장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나토 조약 5항: 나토 회원국들이 공격받을 시 다른 회원국들이 자동개입한다는 '집단 안보'를 담은 항목)

사실상 나토 가입과 동등한 조건의 안보 보장 수준을 언급한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대화 중간중간 나토의 지원 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전쟁이 시작된 24일 전으로 돌아가보면,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 가입을 요청했고 유럽 연합 회원국들이 이를 지지하는 정치적 움직임을 보여줬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점입니다. 유럽연합위원회는 처음 24시간 동안 모든 국가가 국경을 열고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인도주의적 도움을 제공할 거라고 밝혔고, 이는 우크라이나로부터 몸을 피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좋은 신호였습니다. 역사적으로 이례적인 일이었죠."

"하지만 24일이 지나는 동안 나토와의 협력에는 별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건 어떤 측면에서는 일종의 퇴보라고 봐야 합니다. 근본적으로 우리의 나토에 대한 열망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고 최우선 가치가 조금 달라진 겁니다. 왜냐면 나토에 관한 어떤 논의도 몇 년 안에는 광범위한 이슈가 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죠."

"(그럼 우크라이나 헌법에 규정된 '나토 가입 추진' 조항은 바뀌지 않는 건가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자꾸 미루는 건 우리가 아니라 나토입니다."


러시아 전투기에 포격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 시내 (촬영=AP)
■ '비행금지구역' 없는 영공, 협상 중에도 포격 계속...푸틴은 '전범'인가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부터 현재까지도 자국 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노플라이존·No-fly zone)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적의 전투기가 침입할 경우 격추할 수 있는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될 경우 확전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미국과 나토는 반복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마다 비행금지구역 설정 요구를 빼놓지 않고 있습니다. 줄기찬 요구의 이유를 물었는데, 스테파니쉬나 총리는 절박한 호소와 함께 '유엔'이라는 새로운 해법을 제안했습니다.

■ 우크라이나 영공 '비행금지구역' 설정 요구, 멈추지 않는 이유는?

"이 점에 대해선 유엔이 취할 수 있는 노력에 집중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유엔총회가 무엇보다 인도주의적 목적을 위해 이 결정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군사적 목적으로 이걸 요구하는 게 아니에요. 누구도 러시아를 자극하고 싶지 않다는, 모든 우려들을 다 이해합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요청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임을 모든 사람들이 이해하는 게 우리에겐 중요합니다"

"우리가 비행금지구역을 요구하는 건 공항 내 군사시설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섭니다. 이 결정이 내려지지 않고 있는 하루하루마다 공습으로 점점 희생자가 늘어갑니다. 이들은 탱크나 군인에 의해 죽음을 당하는 게 아닙니다. 하늘에서 날아온 포탄에 의해 죽임을 당합니다."

"저와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결정이 전례없는 조치라는 걸 이해합니다. 이 조치가 갈등을 유발하고 저항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 결정이 내려지지 않는 매일 수많은 사망자들이 나오고 있고, 저는 어느 정도 수준으로는 이 결정이 받아들여질 것임을 확신합니다. 결정을 너무 늦게 내린다는 미안함은 갖지 않아도 됩니다."

이번 사태에서 국제기구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하지만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국제기구가 여러 국가들을 추동할 수 있는 역할을 지금이라도 해주길 바란다고도 말했습니다.

"전 세계 다양한 대륙, 다양한 국가들이 정상 수준에서 논의를 벌이고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어떤 종류든 상황을 완화할 권한을 갖고 있는 국제기구들이 주저없이 권한을 사용하는 겁니다. 우리는 유엔과 적십자, 여타 국제공동체들의 사안의 이해에 대한 변화가 있기를 요구합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논의를 하고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데 용기를 보여주거나, 또 안 보여주는 동안 모든 국제기관들이 전적으로 이에 영향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러시아, 늘 상상 이상의 잔혹 행위...'전쟁범죄' 이미 확인된 사실"

러시아는 침공을 강행한지 불과 닷새 만에 핵무기 운용 부대의 경계 태세 강화를 지시한 바 있었습니다. 이틀이면 함락될 줄 알았던 수도 키이우 상황을 포함해 전쟁이 생각만큼 진전을 보지 못하자 초강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왔습니다. 이에 더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현지 시간 21일 푸틴 대통령이 생화학무기 사용을 고려한다는 명확한 징후를 포착했다고도 말했습니다.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당사자에게 하는 질문이라 먼저 양해를 구한 뒤 러시아의 핵·생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을 물어봤습니다. 여기서 스테파니쉬나 총리는 질문에도 없던 '중국'을 언급했습니다. 중국은 부정하고 있지만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뒤로 돕는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핵 공격·생화학무기 사용 가능성 어떻게 보나?

"전쟁의 첫 사흘 동안 우리 국토에서 발생했던 일들이 그 전에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것들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가 전세계를 위협하며 국경 제한 없이 우크라이나의 핵발전소를 점거할 것이라는 것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으니까요."

"근본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합니다. 중국과 전 세계 지도자들의 관여가 뒤따른다면 러시아의 공격을 억지할 수 있을 것이고 이 전쟁범죄는 예방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더 많은 노력과 관심, 전쟁과 테러에 반대하는 전세계적 협력이 있어야 하고, 한국 역시 전쟁과 우리 나라에서 일어나는 범죄의 예방에 강력한 옹호자가 돼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월 16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이라고도 칭했습니다. 그간 전범이라는 용어 사용에 대해선 '검토해봐야 한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었던 터라 주목을 받았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주러 미 대사를 불러들여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공식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지 시각 16일 대국민 연설 뒤 기자들에게 “푸틴은 전쟁 범죄자”라고 언급하고 있다.(촬영=AP)
하지만 푸틴 대통령에 대한 '전범' 규정은 아직 미국의 공식적 입장은 아닙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고, 백악관은 아직 미 국무부가 '전범' 규정에 대한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사실은 사실 그 자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푸틴 대통령 '전범' 규정 주저하는 미국 등 태도 어떻게 보나?

"이미 국제 기구들에 대해 규정됐고, 국제사법재판소(ICJ)의 지휘로 확인된 점은 이 전쟁이 유엔 원칙에 어긋나며 전쟁 범죄가 자행됐다는 겁니다. 이미 많은 민간인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누군가 이 점을 인정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크라이나는 이 점을 공개적으로, 법적으로 분명히 했고, 이미 많은 기관과 기구들이 이를 확인했으며, 명백한 사실입니다.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말하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 중 하나는 기본적으로 미국과 다른 세계 정상들이 러시아와 그 지도자를 테러집단, 테러 국가, 테러범으로 인정하는 겁니다."

(*우크라이나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러시아 침공에 대해 집단 학살 혐의를 물어 제소했으며, 국제형사재판소(ICC) 역시 러시아의 전쟁 범죄 혐의에 대한 증거 수집에 착수했다고 밝힘.)

■ 우크라이나는 많은 나라에 대러 제재 동참을 촉구해왔다. 제재가 정전 이후에도 계속 돼야 한다고 보나?

"물론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경제 제재 뿐 아니라 테러와 독재, 21세기 유럽에서 일어난 대량 학살에 대해서도 경제 제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도주의 원칙과 국제법, 그리고 2차대전 이후의 모든 민주적인 가치와 평화 협정을 위반한 데 대해서도 제재가 부과돼야 한다고 봅니다."

"러시아에 대한 고립은 단지 우크라이나 침공 뿐 아니라 더 광범위한 맥락에 걸쳐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제재는 러시아가 여전히 그 상황에 머물러있고 세계질서를 위반한다면 계속 부과돼야 한다고 봅니다.

푸틴이 사라질지라도, 전쟁이 우크라이나에서 멈춘다 할 지라도, 러시아가 민주주의 세계와 여러 나라들의 평화로운 공존에 위협을 가하지 않게 될 때까지 제재는 계속돼야 합니다."



■ "아시아 국가들이 나서주세요"...한국에 당부한 것은?

인터뷰 말미에 한 마디를 부탁하자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한국, 그리고 아시아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부총리 4명 가운데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유럽을 담당하고 있어서, 그가 밝히는 '아시아 역할론'의 근거가 궁금했는데, 그는 '이 사태가 특정 대륙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증명할 존재'가 아시아라는 답을 내놨습니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아시아 국가 정상들이 목소리를 내 준다면 이것이 단지 한 국가에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라는 걸 절대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가치의 문제이자 원칙의 문제이고, 단지 한 대륙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을 말입니다."

"21세기에 누구도 어떤 목적에서라도 다른 나라의 사람들을 함부로 죽여선 안 된다는 걸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목소리가 (러시아에) 압박과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하고, 러시아의 예산으로 이뤄지는 테러리즘을 후원하지 않는 것 역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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