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도축한 폐수 ‘콸콸’…“상수원 오염 걱정”

입력 2022.03.23 (21:33) 수정 2022.03.2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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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육가공업체가 돼지를 도축하고 나온 폐수를 그대로 흘려보냈다가 지자체에 적발됐습니다.

전북과 충남 일부 지역의 식수원인 용담호 물줄기에서 벌어진 일이라 우려가 더 큽니다.

오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온통 빨갛게 물든 채 거품을 내며 흐르는 시냇물.

바닥에 쌓인 퇴적물을 떠보니 정체 모를 붉은 빛의 덩어리가 손에 잡힙니다.

["핏덩어리들이에요. 이게 다."]

하루 천 마리가량 돼지를 도축하는 육가공업체가 무단으로 폐수를 흘린 탓입니다.

[김종천/인근 주민 : "여기서부터 물이 생겨서 계속 용담댐으로 내려가는 물이거든요. 완전히 핏물처럼 내려온다니까요? 정화가 안 돼서..."]

문제를 일으킨 업체에 찾아갔습니다.

걸러지지 않은 폐수가 배출된 사실을 인정합니다.

도축하고 남은 분비물과 찌꺼기 등 120여 톤이 무단 방류됐는데, 정화시설 조작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며 고의는 아니라고 해명합니다.

[육가공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정화시설을) 잘못 돌려서 찌꺼기가 따라 나가버렸어요. 전혀 몰랐어요, 저는요. 군에서 나와서 알았어요. 죄송합니다."]

무단 방출된 폐수를 분석하니 물속 부유물질 양이 기준치 80배에 달합니다.

물 반, 찌꺼기 반 정도로 심각한 수준인데, 특히 이곳이 전북과 충남 일부 지역의 식수원인 용담호의 첫 물줄기란 점에서 걱정이 더합니다.

주민들은 적발 당일뿐 아니라, 몇 주 전부터 이런 일이 자주 있었다고 말합니다.

[장수군 공무원/음성변조 : "금강 물줄기로 내려가는 소하천 중에 하나예요. 용담호까지 흘러가고. 물환경보전법에 따라서 (일정) 수질을 유지해서 방류해야 한다는 기준이 저희 지역은 상당히 높다는 얘기죠."]

장수군은 해당 업체에 20일 영업정지와 함께 시설 개선을 명령하고, 무단 방류가 더 있었는지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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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돼지 도축한 폐수 ‘콸콸’…“상수원 오염 걱정”
    • 입력 2022-03-23 21:33:18
    • 수정2022-03-23 22:00:38
    뉴스9(전주)
[앵커]

한 육가공업체가 돼지를 도축하고 나온 폐수를 그대로 흘려보냈다가 지자체에 적발됐습니다.

전북과 충남 일부 지역의 식수원인 용담호 물줄기에서 벌어진 일이라 우려가 더 큽니다.

오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온통 빨갛게 물든 채 거품을 내며 흐르는 시냇물.

바닥에 쌓인 퇴적물을 떠보니 정체 모를 붉은 빛의 덩어리가 손에 잡힙니다.

["핏덩어리들이에요. 이게 다."]

하루 천 마리가량 돼지를 도축하는 육가공업체가 무단으로 폐수를 흘린 탓입니다.

[김종천/인근 주민 : "여기서부터 물이 생겨서 계속 용담댐으로 내려가는 물이거든요. 완전히 핏물처럼 내려온다니까요? 정화가 안 돼서..."]

문제를 일으킨 업체에 찾아갔습니다.

걸러지지 않은 폐수가 배출된 사실을 인정합니다.

도축하고 남은 분비물과 찌꺼기 등 120여 톤이 무단 방류됐는데, 정화시설 조작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며 고의는 아니라고 해명합니다.

[육가공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정화시설을) 잘못 돌려서 찌꺼기가 따라 나가버렸어요. 전혀 몰랐어요, 저는요. 군에서 나와서 알았어요. 죄송합니다."]

무단 방출된 폐수를 분석하니 물속 부유물질 양이 기준치 80배에 달합니다.

물 반, 찌꺼기 반 정도로 심각한 수준인데, 특히 이곳이 전북과 충남 일부 지역의 식수원인 용담호의 첫 물줄기란 점에서 걱정이 더합니다.

주민들은 적발 당일뿐 아니라, 몇 주 전부터 이런 일이 자주 있었다고 말합니다.

[장수군 공무원/음성변조 : "금강 물줄기로 내려가는 소하천 중에 하나예요. 용담호까지 흘러가고. 물환경보전법에 따라서 (일정) 수질을 유지해서 방류해야 한다는 기준이 저희 지역은 상당히 높다는 얘기죠."]

장수군은 해당 업체에 20일 영업정지와 함께 시설 개선을 명령하고, 무단 방류가 더 있었는지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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