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바다에 뛰어든 시민…10살 어린이 구했다

입력 2022.03.2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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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빠진 10살 어린이를 구조한 강동엽(58) 씨바다에 빠진 10살 어린이를 구조한 강동엽(58) 씨

"운이 따른 거에요. 주변 분들도 많이 도와주셨고요."

강동엽(58) 씨는 KBS와의 통화에서 쑥스러운 듯 이렇게 말했습니다.

27일 오전 8시 48분쯤, 제주시 용담1동 동한두기 해상에서 10살 남자 어린이가 바다에 빠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습니다. 당시 강 씨는 인근 가게에서 일을 돕고 있었습니다.

그는 "가게에 있는데, 멀리서 아이들이 장난치는 것 같은 '악' 하는 소리가 났다"며 "물놀이하는 여름철도 아니라 잘못 들었나 싶었는데, 1~2분 뒤에도 같은 소리가 들려 바닷가 쪽으로 나가봤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가게에서 150m가량 떨어져 있는 바닷가로 가보니 사람이 허우적대고 있었다던 강 씨. 그는 곧장 방파제로 올라가 옷을 벗고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강 씨는 "어릴 적 바닷가에 살며 바다 수영을 했던 경험은 있지만, 이날은 (아이를 보고) 생각 없이 바다에 뛰어들었다"며 "다행히 큰 파도가 치면서 아이가 방파제 쪽으로 밀려와, 아이를 붙잡아 물 밖으로 꺼내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제주시 용담동 동한두기 일대.사고가 발생한 제주시 용담동 동한두기 일대.

하지만 아침이라 주변 사람들이 많지 않았던 탓에, 그는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는 "아이를 방파제 위로 끌어올리다가도, 파도에 휩쓸려 내려가길 반복했다"며 "시행착오를 겪던 중에 119구급대원들이 도착해 구조를 도와줬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고를 목격한 인근 가게 사장은 "강 씨가 뛰어가면서 옷을 벗더니, 곧바로 바다에 들어갔다"며 "이날 파도가 심했는데, 구조자가 아니었다면 아이가 위험했을 수도 있었다"며 강 씨에게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10살 어린이는 현재 의식을 되찾아, 제주 시내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강 씨는 "아이 부모님에게 감사의 문자를 받았다"며 "아이 생각에 내내 마음이 안 좋았는데, 의식을 되찾았다는 소식에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안도했습니다.

그는 구조 도중 무릎을 다치기도 했지만, 되려 주변 사람들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그는 "이런 일로 기사가 나오는 게 쑥스럽고 얼떨떨하다"면서 "119에 신고해주신 분에게도, 바다에서 나온 뒤 씻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주민에게도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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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 바다에 뛰어든 시민…10살 어린이 구했다
    • 입력 2022-03-28 14:57:32
    취재K
바다에 빠진 10살 어린이를 구조한 강동엽(58) 씨
"운이 따른 거에요. 주변 분들도 많이 도와주셨고요."

강동엽(58) 씨는 KBS와의 통화에서 쑥스러운 듯 이렇게 말했습니다.

27일 오전 8시 48분쯤, 제주시 용담1동 동한두기 해상에서 10살 남자 어린이가 바다에 빠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습니다. 당시 강 씨는 인근 가게에서 일을 돕고 있었습니다.

그는 "가게에 있는데, 멀리서 아이들이 장난치는 것 같은 '악' 하는 소리가 났다"며 "물놀이하는 여름철도 아니라 잘못 들었나 싶었는데, 1~2분 뒤에도 같은 소리가 들려 바닷가 쪽으로 나가봤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가게에서 150m가량 떨어져 있는 바닷가로 가보니 사람이 허우적대고 있었다던 강 씨. 그는 곧장 방파제로 올라가 옷을 벗고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강 씨는 "어릴 적 바닷가에 살며 바다 수영을 했던 경험은 있지만, 이날은 (아이를 보고) 생각 없이 바다에 뛰어들었다"며 "다행히 큰 파도가 치면서 아이가 방파제 쪽으로 밀려와, 아이를 붙잡아 물 밖으로 꺼내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제주시 용담동 동한두기 일대.
하지만 아침이라 주변 사람들이 많지 않았던 탓에, 그는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는 "아이를 방파제 위로 끌어올리다가도, 파도에 휩쓸려 내려가길 반복했다"며 "시행착오를 겪던 중에 119구급대원들이 도착해 구조를 도와줬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고를 목격한 인근 가게 사장은 "강 씨가 뛰어가면서 옷을 벗더니, 곧바로 바다에 들어갔다"며 "이날 파도가 심했는데, 구조자가 아니었다면 아이가 위험했을 수도 있었다"며 강 씨에게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10살 어린이는 현재 의식을 되찾아, 제주 시내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강 씨는 "아이 부모님에게 감사의 문자를 받았다"며 "아이 생각에 내내 마음이 안 좋았는데, 의식을 되찾았다는 소식에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안도했습니다.

그는 구조 도중 무릎을 다치기도 했지만, 되려 주변 사람들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그는 "이런 일로 기사가 나오는 게 쑥스럽고 얼떨떨하다"면서 "119에 신고해주신 분에게도, 바다에서 나온 뒤 씻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주민에게도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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