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시만..저기 주황색 토양이 있어요! (해리슨 슈미트 / 아폴로 17호 우주비행사) 내가 갈 때까지 움직이지 말아요. (유진 서넌 / 아폴로 17호 우주비행사) 확실해, 주황색이야! (슈미트) 먼저 좋은 샘플부터 확보합시다. (서넌) |
50년 전인 1972년, 지구에서 38만 5,000km 정도 떨어진 달 표면에서의 대화입니다.
주황색 토양은 훗날 지질학자들에 의해 달 화산 폭발의 흔적으로 확인됩니다. 달의 비밀을 알려줄 단서를 포착한 우주비행사들의 흥분이 대화 속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특히 지질학자인 슈미트는 이 토양이 가진 의미를 알고 있었기에 더욱 환호했을 수 있습니다.
아폴로는 미국이 운영한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입니다. 아폴로 17호는 마지막 달 탐사선이었습니다. 마지막 탐사에서 슈미트 일행은 역사에 남을 발견을 하게 된 겁니다.

당시 이들은 달 표면을 눈으로 보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모두 3번에 걸쳐 달 표면의 토양 등 시료를 채취합니다. 무게로는 110kg이 조금 넘었습니다.
특히 채취한 시료 가운데 길이 35cm의 원형관에 담긴 샘플 ‘73001’이 있었습니다. 73001은 달에서 채취 직후 진공 상태로 밀봉한 뒤 지구에 도착합니다. 다른 시료들이 달 채취 직후부터 지구 도착 이후까지 다양한 외부오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73001은 50년 전 달 표면에서 채취한 순간부터 진공 상태로 보관돼 왔습니다.
당시 미 항공우주국(NASA)이 73001 진공 보관을 결정한 건, 먼 훗날 과학 기술의 발달 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70년대 당시 과학 기술로는 확인하지 못할 달 생성의 비밀을 언젠가는 풀 길이 생기지 않을까 했던 겁니다.
그리고 50년이 흘렀습니다. 미국은 1972년 중단한 유인 달 탐사를 다시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이 추진 중인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는 올해 안으로 무인 발사가 계획돼 있고, 2년 후인 2024년에는 유인 비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50여 년 전에 인류가 다시 달에 발자국을 새기는 겁니다.
이에 나사는 이달 초부터 73001을 50년 만에 개봉하는 일을 진행해 왔습니다. 달 표면 시료를 미리 분석하면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통해 달에 착륙할 우주비행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73001의 개봉은 간단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달 채취 시료들은 미국 휴스턴에 있는 나사 존슨우주센터에 보관됐는데, 특히 73001은 외부에 별도 튜브가 2차 보호 장치로 마련돼 있었습니다.


미 나사 연구진은 우선 외부 보호 튜브를 제거한 뒤 73001 내부 튜브를 제거했습니다. 그리고 안에 보관돼 온 달 시료들을 0.5cm 단위로 조금씩 추출했습니다. 이 모든 일은 시료와의 직접 접촉 없이 특수 도구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최근에야 시료 채취를 모두 완료한 나사는 앞으로 정밀 분석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나사 관계자는 “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한 샘플”이라며 “이 안에 어떤 보물이 들어 있는지 드디어 알 수 있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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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톡] 인류가 50년 전 달에서 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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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3-29 07:00:12

잠시만..저기 주황색 토양이 있어요! (해리슨 슈미트 / 아폴로 17호 우주비행사) 내가 갈 때까지 움직이지 말아요. (유진 서넌 / 아폴로 17호 우주비행사) 확실해, 주황색이야! (슈미트) 먼저 좋은 샘플부터 확보합시다. (서넌) |
50년 전인 1972년, 지구에서 38만 5,000km 정도 떨어진 달 표면에서의 대화입니다.
주황색 토양은 훗날 지질학자들에 의해 달 화산 폭발의 흔적으로 확인됩니다. 달의 비밀을 알려줄 단서를 포착한 우주비행사들의 흥분이 대화 속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특히 지질학자인 슈미트는 이 토양이 가진 의미를 알고 있었기에 더욱 환호했을 수 있습니다.
아폴로는 미국이 운영한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입니다. 아폴로 17호는 마지막 달 탐사선이었습니다. 마지막 탐사에서 슈미트 일행은 역사에 남을 발견을 하게 된 겁니다.

당시 이들은 달 표면을 눈으로 보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모두 3번에 걸쳐 달 표면의 토양 등 시료를 채취합니다. 무게로는 110kg이 조금 넘었습니다.
특히 채취한 시료 가운데 길이 35cm의 원형관에 담긴 샘플 ‘73001’이 있었습니다. 73001은 달에서 채취 직후 진공 상태로 밀봉한 뒤 지구에 도착합니다. 다른 시료들이 달 채취 직후부터 지구 도착 이후까지 다양한 외부오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73001은 50년 전 달 표면에서 채취한 순간부터 진공 상태로 보관돼 왔습니다.
당시 미 항공우주국(NASA)이 73001 진공 보관을 결정한 건, 먼 훗날 과학 기술의 발달 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70년대 당시 과학 기술로는 확인하지 못할 달 생성의 비밀을 언젠가는 풀 길이 생기지 않을까 했던 겁니다.
그리고 50년이 흘렀습니다. 미국은 1972년 중단한 유인 달 탐사를 다시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이 추진 중인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는 올해 안으로 무인 발사가 계획돼 있고, 2년 후인 2024년에는 유인 비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50여 년 전에 인류가 다시 달에 발자국을 새기는 겁니다.
이에 나사는 이달 초부터 73001을 50년 만에 개봉하는 일을 진행해 왔습니다. 달 표면 시료를 미리 분석하면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통해 달에 착륙할 우주비행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73001의 개봉은 간단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달 채취 시료들은 미국 휴스턴에 있는 나사 존슨우주센터에 보관됐는데, 특히 73001은 외부에 별도 튜브가 2차 보호 장치로 마련돼 있었습니다.


미 나사 연구진은 우선 외부 보호 튜브를 제거한 뒤 73001 내부 튜브를 제거했습니다. 그리고 안에 보관돼 온 달 시료들을 0.5cm 단위로 조금씩 추출했습니다. 이 모든 일은 시료와의 직접 접촉 없이 특수 도구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최근에야 시료 채취를 모두 완료한 나사는 앞으로 정밀 분석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나사 관계자는 “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한 샘플”이라며 “이 안에 어떤 보물이 들어 있는지 드디어 알 수 있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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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기자 arg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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