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11년 만에 나온 ‘가습기살균제’ 조정안…진통 예상

입력 2022.03.29 (21:28) 수정 2022.03.2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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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년 전, 당시 열세 살 박준석 군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운데 한 명입니다.

한 살 때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폐가 크게 손상됐는데 가장 큰 바람은 누구라도 책임을 져서 억울한 피해자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이런 피해자가 7천 4백 명이 넘는데 11년 만에 피해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방법을 담은 최종 조정안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피해자들 모두가 합의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이호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들이 또다시 관련기업들을 향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입니다.

벌써 11년째, 고통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안희주/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 "가습기 피해자로 지금 11년째 병원에서 폐 이식 수술을 두 번씩이나 하면서 가정은 전부 파괴되고 친정가족들은 빚더미에 앉아 있습니다."]

숱한 고발과 수사, 소송이 잇따랐지만, 뾰족한 해결이 없다가 지난해 10월에야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조정위가 구성됐습니다.

관련 기업들과 피해자 단체의 5개월간 협의끝에 최종 조정안이 이제 나왔습니다.

조정 대상은 7,027명, 생존자는 6단계 등급으로 나눴습니다.

피해가 가장 심한 '초고도 피해자'는 나이 등에 따라 최소 8천만 원에서 최대 5억 3천만 원, 폐 이식 등을 한 '고도 피해자'는 최대 4억 원까지입니다.

사망 피해자는 당시 나이를 기준으로 지원금을 정했습니다.

이 조정안에 대해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찬성해야 지원금 지급이 시작되지만, 최종 합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김태종/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배상조정위원회 대표 : "총 액수는 9,500억 원 정도, 7천 명으로 나누면 약 1억 2천 정도 한 명당. 피해자 입장에서 너무 약하다."]

여기에 일부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도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SK케미칼은 최종 조정안이 공개되기도 전에 지원금 액수부터 제시하고 나섰습니다.

[송기진/'가습기살균제 합의를 위한 피해자 단체' 실무 대표 : "18년 동안 원료 공급하고 모든 가습기 참사의 원인 제공을 한 곳이 SK인데, 가장 적게 비용을 처리하는 기회가 됐다고 생각하고…."]

조정안은 향후 3개월간 피해자들의 개별 열람과 과반의 동의를 얻는 절차를 진행하지만, 이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불가피해보입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최하운 김현민/영상편집:박은주/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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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사 11년 만에 나온 ‘가습기살균제’ 조정안…진통 예상
    • 입력 2022-03-29 21:28:28
    • 수정2022-03-29 22:12:02
    뉴스 9
[앵커]

2년 전, 당시 열세 살 박준석 군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운데 한 명입니다.

한 살 때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폐가 크게 손상됐는데 가장 큰 바람은 누구라도 책임을 져서 억울한 피해자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이런 피해자가 7천 4백 명이 넘는데 11년 만에 피해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방법을 담은 최종 조정안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피해자들 모두가 합의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이호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들이 또다시 관련기업들을 향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입니다.

벌써 11년째, 고통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안희주/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 "가습기 피해자로 지금 11년째 병원에서 폐 이식 수술을 두 번씩이나 하면서 가정은 전부 파괴되고 친정가족들은 빚더미에 앉아 있습니다."]

숱한 고발과 수사, 소송이 잇따랐지만, 뾰족한 해결이 없다가 지난해 10월에야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조정위가 구성됐습니다.

관련 기업들과 피해자 단체의 5개월간 협의끝에 최종 조정안이 이제 나왔습니다.

조정 대상은 7,027명, 생존자는 6단계 등급으로 나눴습니다.

피해가 가장 심한 '초고도 피해자'는 나이 등에 따라 최소 8천만 원에서 최대 5억 3천만 원, 폐 이식 등을 한 '고도 피해자'는 최대 4억 원까지입니다.

사망 피해자는 당시 나이를 기준으로 지원금을 정했습니다.

이 조정안에 대해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찬성해야 지원금 지급이 시작되지만, 최종 합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김태종/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배상조정위원회 대표 : "총 액수는 9,500억 원 정도, 7천 명으로 나누면 약 1억 2천 정도 한 명당. 피해자 입장에서 너무 약하다."]

여기에 일부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도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SK케미칼은 최종 조정안이 공개되기도 전에 지원금 액수부터 제시하고 나섰습니다.

[송기진/'가습기살균제 합의를 위한 피해자 단체' 실무 대표 : "18년 동안 원료 공급하고 모든 가습기 참사의 원인 제공을 한 곳이 SK인데, 가장 적게 비용을 처리하는 기회가 됐다고 생각하고…."]

조정안은 향후 3개월간 피해자들의 개별 열람과 과반의 동의를 얻는 절차를 진행하지만, 이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불가피해보입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최하운 김현민/영상편집:박은주/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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