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식용유 파동’에 정치인 말실수까지…원인 알아보니

입력 2022.03.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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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대표 음식하면 나시고랭(볶음밥), 미고랭(국수 볶음) 떠올리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식용유를 이용해 볶거나 튀긴 음식을 즐겨 먹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 식용유값이 폭등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식생활에 불편함을 겪을 정도가 됐다고 하는데요.

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결국 정치권까지 나서게 됐는데 인도네시아 집권당인 투쟁민주당(PDI-P)이 현지시각으로 28일 수도 자카르타에서 '식용유 없이 요리하는 법'을 국민들에게 시연하는 행사를 열었다고 인도네시아의 일간지 콤파스가 보도했습니다.

식용유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다보니까 '튀기지 말고 끓이거나 쪄서 먹자'는 시도였다고 하는데요.

이 시연회에서는 요리사를 초청해 식용유를 아예 쓰지 않거나, 최소한의 식용유만 사용해 요리하는 방식이 선보였습니다.

PDI-P 관계자 위리얀티 수캄대니는 시연회를 위해 모인 수십 명의 취재진 앞에서 "식용유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며 "끓이거나 찌고, 굽고, 훈제하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집권당 ‘식용유 없이 요리하는 법’ 시연회인도네시아 집권당 ‘식용유 없이 요리하는 법’ 시연회

이번 시연회가 열린 이유 중에는 인도네시아의 전 대통령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최근 발언을 해명하기 위한 것도 있었다고 합니다.

최근 메가와티는 식용유 품귀 현상에 대해 "인도네시아인들이 왜 식용유를 사려고 줄을 서는지 모르겠다"면서 "온종일 튀긴 음식이 전부냐"고 말해 뭇매를 맞기도 했던건데요.

식용유 가격은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생계로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기 때문에 곧바로 민심의 향방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메가와티 전 대통령의 실언은 현지 네티즌들로 하여금 "메가와티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서 서민 음식을 이해 못 한다", "우리가 왜 식용유 때문에 걱정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반발을 사고 말았습니다.

메가와티 전 대통령도 이날 시연회에 참석해 "의도하지 않은 반응에 놀랐다. 정치적 이슈로 비난받을 수는 있지만, 내 발언은 아이들에게 튀긴 음식보다 더 건강한 음식을 먹이자는 뜻이었다"고 적극 해명했다고 합니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지 시각 28일자 기사에서 인도네시아의 식용유 파동이 이미 지난해부터 조짐을 보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세계 2번째 팜유 생산국인 말레이시아에서 지난해 노동력 부족으로 팜유 생산에 타격을 입었고, 캐나다에서도 가뭄으로 카놀라유 생산이 급감했던 겁니다.

이에 따라 식용유 수요가 해바라기유로 쏠리기 시작했는데, 올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발하자 전 세계적으로 식용유값이 급등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각각 해바라기씨유 수출 1, 2위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해바라기유 수출에 차질이 빚어졌고, 팜유를 포함한 식물성 기름의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폭등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식용유 파동' 해소를 위해 내수시장 공급의무 신설 등 여러 정책을 내놨지만, 결국 원점으로 돌렸고, 수출세와 부담금을 늘려 그 돈으로 내수시장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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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네시아 ‘식용유 파동’에 정치인 말실수까지…원인 알아보니
    • 입력 2022-03-30 07:00:12
    세계는 지금

인도네시아 대표 음식하면 나시고랭(볶음밥), 미고랭(국수 볶음) 떠올리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식용유를 이용해 볶거나 튀긴 음식을 즐겨 먹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 식용유값이 폭등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식생활에 불편함을 겪을 정도가 됐다고 하는데요.

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결국 정치권까지 나서게 됐는데 인도네시아 집권당인 투쟁민주당(PDI-P)이 현지시각으로 28일 수도 자카르타에서 '식용유 없이 요리하는 법'을 국민들에게 시연하는 행사를 열었다고 인도네시아의 일간지 콤파스가 보도했습니다.

식용유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다보니까 '튀기지 말고 끓이거나 쪄서 먹자'는 시도였다고 하는데요.

이 시연회에서는 요리사를 초청해 식용유를 아예 쓰지 않거나, 최소한의 식용유만 사용해 요리하는 방식이 선보였습니다.

PDI-P 관계자 위리얀티 수캄대니는 시연회를 위해 모인 수십 명의 취재진 앞에서 "식용유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며 "끓이거나 찌고, 굽고, 훈제하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집권당 ‘식용유 없이 요리하는 법’ 시연회
이번 시연회가 열린 이유 중에는 인도네시아의 전 대통령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최근 발언을 해명하기 위한 것도 있었다고 합니다.

최근 메가와티는 식용유 품귀 현상에 대해 "인도네시아인들이 왜 식용유를 사려고 줄을 서는지 모르겠다"면서 "온종일 튀긴 음식이 전부냐"고 말해 뭇매를 맞기도 했던건데요.

식용유 가격은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생계로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기 때문에 곧바로 민심의 향방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메가와티 전 대통령의 실언은 현지 네티즌들로 하여금 "메가와티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서 서민 음식을 이해 못 한다", "우리가 왜 식용유 때문에 걱정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반발을 사고 말았습니다.

메가와티 전 대통령도 이날 시연회에 참석해 "의도하지 않은 반응에 놀랐다. 정치적 이슈로 비난받을 수는 있지만, 내 발언은 아이들에게 튀긴 음식보다 더 건강한 음식을 먹이자는 뜻이었다"고 적극 해명했다고 합니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지 시각 28일자 기사에서 인도네시아의 식용유 파동이 이미 지난해부터 조짐을 보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세계 2번째 팜유 생산국인 말레이시아에서 지난해 노동력 부족으로 팜유 생산에 타격을 입었고, 캐나다에서도 가뭄으로 카놀라유 생산이 급감했던 겁니다.

이에 따라 식용유 수요가 해바라기유로 쏠리기 시작했는데, 올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발하자 전 세계적으로 식용유값이 급등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각각 해바라기씨유 수출 1, 2위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해바라기유 수출에 차질이 빚어졌고, 팜유를 포함한 식물성 기름의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폭등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식용유 파동' 해소를 위해 내수시장 공급의무 신설 등 여러 정책을 내놨지만, 결국 원점으로 돌렸고, 수출세와 부담금을 늘려 그 돈으로 내수시장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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