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생선까지 샅샅이 PCR’…상하이 상륙한 ‘제로 코로나’

입력 2022.03.30 (18:04) 수정 2022.03.3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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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의 '제로 코로나'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치솟는 확진자 수 때문에 중국 경제의 심장, 상하이를 봉쇄하고야 말았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자, 이 상하이 봉쇄 이야기를 국제유가 흐름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요?

[기자]

네, 여전히 100달러 위이긴 한데, 국제유가가 이번 주에 갑자기 확 떨어졌습니다.

보시다시피 일주일 전에 비해서 텍사스산 WTI유나 북해 브렌트유 모두 9% 넘게 내렸습니다.

특히 어제 7~8% 급락했는데, 이게 상하이 봉쇄 소식 때문입니다.

가장 큰 원유 수입국인 중국발 경기 둔화 우려가 원유 시장을 덮친 겁니다.

[앵커]

도시 하나 봉쇄했는데 그렇게 큰 충격이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인구가 2천5백만, 서울과 수도권 인구 합친 만큼 큰 도시고, 중국 경제의 심장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중국 당국도 충격이 걱정됐던지, 단계적 봉쇄를 선택했습니다.

상하이를 가로지르는 황푸강을 경계로 동서로 나눠서 금융, 산업지구인 동쪽을 먼저 봉쇄했고, 서쪽은 다음 달 1일부터 봉쇄에 들어갑니다.

[앵커]

상하이 코로나 상황이 봉쇄해야 할 정도로 나쁜가요?

[기자]

봉쇄 결정한 날 3천5백 명, 어제는 4천4백 명.

대다수가 무증상자라니 오미크론 아닐까 싶고, 그러면 사실 별일 아니다 싶은데.

확진자 발생 자체를 틀어막는다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치다 보니, 전국 확진자의 절반이 넘는 상하이를 그냥 둘 수는 없었던 겁니다.

갑작스런 도시 봉쇄 발표로 시민들은 '패닉' 상탭니다.

먼저 봉쇄된 동쪽 지역에선 봉쇄 직전 생필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고요.

다음 달부터 봉쇄되는 서쪽 지역도 지금 가게마다 북새통입니다.

진열대는 이렇게 비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채소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전통시장 상인 : "도매 시장들이 문을 닫아 채소를 사들이기조차 어렵습니다."]

[앵커]

주민들뿐 아니라 기업들도 봉쇄 영향이 있겠죠?

[기자]

네, 금융·산업 지구가 먼저 봉쇄됐으니까요.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폭스바겐도 생산 멈췄고, 수백여 곳의 자동차 부품처도 문을 닫았습니다.

다만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는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있습니다.

생산 시설과 인력을 외부와 철저히 분리하는 '폐쇄 루프' 조건을 충족하면 운영할 수 있다는군요.

또 피해 기업에는 세금 감면 같은 다양한 인센티브도 제공한답니다.

주식시장도 정상 운영입니다.

[앵커]

듣다 보니 그동안의 무자비한 봉쇄 방식과는 좀 다릅니다. 유연하다고 해야 할까요?

[기자]

네, 봉쇄 자체도 단계적 순환 봉쇄이고 봉쇄 기간도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짧은 편입니다.

역시 '경제' 때문인데요.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 수도 베이징보다도 경제 규모가 크고요.

뉴욕과 런던, 홍콩에 이은 세계 4위 경제 중심집니다.

이 도시를 완전히 봉쇄하는 건 너무 두려운 모험이죠.

[앵커]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거네요?

[기자]

네, 그래서 공항과 항구도 지금 정상 운영되고 있는데요.

문제는 물류 차질은 피할 수 없단 겁니다.

트럭 운전사들이 상하이로 진입했다가 자칫 격리될까 두려워서 배송을 미루고 있습니다.

격리되면 2주를 머물러야 합니다.

실제로 봉쇄 조치 이후 트럭 이동량이 평소 대비 40% 줄었습니다.

시내 물류 마비보다 더 걱정인 건 수출입 물동량입니다.

특히, 양산항은 중국 최대 수출입 항구로 컨테이너 물동량 중 40%가량을 처리하고 있는데, 이곳이 봉쇄되면 중국이 아니고 전 세계가 '물류 대란'입니다.

지금 세계가 떨고 있는데,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계속 고수할 경우 전 세계 공급망에 대한 압박은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그래서 국제유가가 그렇게 충격을 받았군요.

자, 이제 안 던질 수 없는 질문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과연 지속될 수 있느냐는 거예요?

[기자]

상하이 방역 지침 자체가 이미 좀 완화되었죠.

이젠 출구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경제도 걱정이고, 쌓여가는 주민들의 불만도 문젭니다.

온라인에는 봉쇄에 항의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데요.

보이시나요? PCR 검사를 받는 생선의 모습?

주민들은 이런 우스꽝스러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언제까지 계속할 건지 묻고 있습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중국 정부가 지난 2년간 엄한 부모 행세를 해왔는데, 이제는 국민들을 '성인 대접할 때가 됐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그러게요, 확진자 0명에 도전하는 게 정말 현명한 일일까요? 언제까지 고수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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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30 18:04:58
    • 수정2022-03-30 18: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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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의 '제로 코로나'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치솟는 확진자 수 때문에 중국 경제의 심장, 상하이를 봉쇄하고야 말았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자, 이 상하이 봉쇄 이야기를 국제유가 흐름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요?

[기자]

네, 여전히 100달러 위이긴 한데, 국제유가가 이번 주에 갑자기 확 떨어졌습니다.

보시다시피 일주일 전에 비해서 텍사스산 WTI유나 북해 브렌트유 모두 9% 넘게 내렸습니다.

특히 어제 7~8% 급락했는데, 이게 상하이 봉쇄 소식 때문입니다.

가장 큰 원유 수입국인 중국발 경기 둔화 우려가 원유 시장을 덮친 겁니다.

[앵커]

도시 하나 봉쇄했는데 그렇게 큰 충격이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인구가 2천5백만, 서울과 수도권 인구 합친 만큼 큰 도시고, 중국 경제의 심장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중국 당국도 충격이 걱정됐던지, 단계적 봉쇄를 선택했습니다.

상하이를 가로지르는 황푸강을 경계로 동서로 나눠서 금융, 산업지구인 동쪽을 먼저 봉쇄했고, 서쪽은 다음 달 1일부터 봉쇄에 들어갑니다.

[앵커]

상하이 코로나 상황이 봉쇄해야 할 정도로 나쁜가요?

[기자]

봉쇄 결정한 날 3천5백 명, 어제는 4천4백 명.

대다수가 무증상자라니 오미크론 아닐까 싶고, 그러면 사실 별일 아니다 싶은데.

확진자 발생 자체를 틀어막는다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치다 보니, 전국 확진자의 절반이 넘는 상하이를 그냥 둘 수는 없었던 겁니다.

갑작스런 도시 봉쇄 발표로 시민들은 '패닉' 상탭니다.

먼저 봉쇄된 동쪽 지역에선 봉쇄 직전 생필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고요.

다음 달부터 봉쇄되는 서쪽 지역도 지금 가게마다 북새통입니다.

진열대는 이렇게 비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채소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전통시장 상인 : "도매 시장들이 문을 닫아 채소를 사들이기조차 어렵습니다."]

[앵커]

주민들뿐 아니라 기업들도 봉쇄 영향이 있겠죠?

[기자]

네, 금융·산업 지구가 먼저 봉쇄됐으니까요.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폭스바겐도 생산 멈췄고, 수백여 곳의 자동차 부품처도 문을 닫았습니다.

다만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는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있습니다.

생산 시설과 인력을 외부와 철저히 분리하는 '폐쇄 루프' 조건을 충족하면 운영할 수 있다는군요.

또 피해 기업에는 세금 감면 같은 다양한 인센티브도 제공한답니다.

주식시장도 정상 운영입니다.

[앵커]

듣다 보니 그동안의 무자비한 봉쇄 방식과는 좀 다릅니다. 유연하다고 해야 할까요?

[기자]

네, 봉쇄 자체도 단계적 순환 봉쇄이고 봉쇄 기간도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짧은 편입니다.

역시 '경제' 때문인데요.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 수도 베이징보다도 경제 규모가 크고요.

뉴욕과 런던, 홍콩에 이은 세계 4위 경제 중심집니다.

이 도시를 완전히 봉쇄하는 건 너무 두려운 모험이죠.

[앵커]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거네요?

[기자]

네, 그래서 공항과 항구도 지금 정상 운영되고 있는데요.

문제는 물류 차질은 피할 수 없단 겁니다.

트럭 운전사들이 상하이로 진입했다가 자칫 격리될까 두려워서 배송을 미루고 있습니다.

격리되면 2주를 머물러야 합니다.

실제로 봉쇄 조치 이후 트럭 이동량이 평소 대비 40% 줄었습니다.

시내 물류 마비보다 더 걱정인 건 수출입 물동량입니다.

특히, 양산항은 중국 최대 수출입 항구로 컨테이너 물동량 중 40%가량을 처리하고 있는데, 이곳이 봉쇄되면 중국이 아니고 전 세계가 '물류 대란'입니다.

지금 세계가 떨고 있는데,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계속 고수할 경우 전 세계 공급망에 대한 압박은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그래서 국제유가가 그렇게 충격을 받았군요.

자, 이제 안 던질 수 없는 질문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과연 지속될 수 있느냐는 거예요?

[기자]

상하이 방역 지침 자체가 이미 좀 완화되었죠.

이젠 출구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경제도 걱정이고, 쌓여가는 주민들의 불만도 문젭니다.

온라인에는 봉쇄에 항의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데요.

보이시나요? PCR 검사를 받는 생선의 모습?

주민들은 이런 우스꽝스러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언제까지 계속할 건지 묻고 있습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중국 정부가 지난 2년간 엄한 부모 행세를 해왔는데, 이제는 국민들을 '성인 대접할 때가 됐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그러게요, 확진자 0명에 도전하는 게 정말 현명한 일일까요? 언제까지 고수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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