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새 급등한 등윳값…에너지 빈곤층의 ‘추운 봄’

입력 2022.03.30 (19:20) 수정 2022.03.3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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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반 년 사이 등유 가격도 급등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등유를 난방용으로 떼는 저소득층 가구들이 '추운' 봄을 보내고 있는데요.

정부는 유류세 인하 대상에서도 등유를 제외했습니다.

황다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농촌 마을에 사는 김정식 씨는, 요즘 물을 끓여 세수를 합니다.

기름 보일러에 쓰는 등윳값이 너무 올라서입니다.

뇌경색을 앓고 있어 따뜻한 물로 씻어야 하는데, 기름값 때문에 샤워하는 것도 부담스럽습니다.

[김정식/경기도 광주시 : "보름에 한 번씩 물을 좀 데워갖고 이제 좀 씻고 이렇게 샤워하고…."]

등유 2백리터 한 드럼을 사면 한 달 정도 씁니다.

그런데 반년 사이 한 드럼 값이 18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김 씨는 한 달에 58만 원을 생계급여로 받는데, 절반이 기름값으로 나갑니다.

[김정식/경기도 광주시 : "(도시가스는) 한 달에 5~6만 원만 나간다고 하는데, 저희 같은 경우에는 5~6만 원만 내면 걱정을 안 하죠. 30만 원이라는 게, 참 너무나 이게 진짜 암담한 현실…."]

이 동네에 사는 기초생활수급 44가구 가운데 절반 정도가 김 씨처럼, 등유보일러를 씁니다.

등유에 붙는 세금을 낮추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정부는 이미 법정 최대폭인 30%까지 깎아주고 있어서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정부는 동절기에 저소득층이 연탄이나 기름 등 연료를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금액을 기존보다 8% 정도 올렸습니다.

활동가들은 이 정도 인상액으로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김윤영/빈곤사회연대 활동가 : "10월부터 4월까지 실질적으로 난방 필요하다고 한다면, 한 달에 사실 2만원도 되지 않는 정도밖에 책정돼 있지 않다는 거죠."]

등유 사용량의 64%는 도서 지역과 저소득층 주민들의 난방용으로 사용합니다.

KBS 뉴스 황다예입니다.

촬영기자:김종우 황종원/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 제작: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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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년 새 급등한 등윳값…에너지 빈곤층의 ‘추운 봄’
    • 입력 2022-03-30 19:20:01
    • 수정2022-03-30 20:09:10
    뉴스 7
[앵커]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반 년 사이 등유 가격도 급등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등유를 난방용으로 떼는 저소득층 가구들이 '추운' 봄을 보내고 있는데요.

정부는 유류세 인하 대상에서도 등유를 제외했습니다.

황다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농촌 마을에 사는 김정식 씨는, 요즘 물을 끓여 세수를 합니다.

기름 보일러에 쓰는 등윳값이 너무 올라서입니다.

뇌경색을 앓고 있어 따뜻한 물로 씻어야 하는데, 기름값 때문에 샤워하는 것도 부담스럽습니다.

[김정식/경기도 광주시 : "보름에 한 번씩 물을 좀 데워갖고 이제 좀 씻고 이렇게 샤워하고…."]

등유 2백리터 한 드럼을 사면 한 달 정도 씁니다.

그런데 반년 사이 한 드럼 값이 18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김 씨는 한 달에 58만 원을 생계급여로 받는데, 절반이 기름값으로 나갑니다.

[김정식/경기도 광주시 : "(도시가스는) 한 달에 5~6만 원만 나간다고 하는데, 저희 같은 경우에는 5~6만 원만 내면 걱정을 안 하죠. 30만 원이라는 게, 참 너무나 이게 진짜 암담한 현실…."]

이 동네에 사는 기초생활수급 44가구 가운데 절반 정도가 김 씨처럼, 등유보일러를 씁니다.

등유에 붙는 세금을 낮추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정부는 이미 법정 최대폭인 30%까지 깎아주고 있어서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정부는 동절기에 저소득층이 연탄이나 기름 등 연료를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금액을 기존보다 8% 정도 올렸습니다.

활동가들은 이 정도 인상액으로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김윤영/빈곤사회연대 활동가 : "10월부터 4월까지 실질적으로 난방 필요하다고 한다면, 한 달에 사실 2만원도 되지 않는 정도밖에 책정돼 있지 않다는 거죠."]

등유 사용량의 64%는 도서 지역과 저소득층 주민들의 난방용으로 사용합니다.

KBS 뉴스 황다예입니다.

촬영기자:김종우 황종원/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 제작: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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