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이준석 ‘전장연’ 발언 혐오 차별 여부 검토

입력 2022.04.0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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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권리예산 보장을 요구하며 오늘(1일) 삭발에 나선 권달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장애인 권리예산 보장을 요구하며 오늘(1일) 삭발에 나선 권달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하철 탑승시위를 벌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는 이런 말을 하거나 적었습니다.

“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해야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된다는 비문명적 관점으로 불법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지난달 28일, 국민의힘 최고위원 회의)

“서울시민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합니다.” (지난달 27일, 페이스북)

이외에도 이 대표는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투쟁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며 비난을 이어왔습니다.


■ 전장연 “이 대표 발언, 혐오·차별…생존 문제를 정치적으로 갈라 세워”

전장연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면담을 한 지난달 29일 이후 지하철 탑승시위는 일단 중단했습니다. 대신 매일 아침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1일)은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들과 삭발식 전에 만나 30여 분간 면담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 이동권 문제는 20년 넘게 이어진 문제라고 말하면서 이 과정에서 인권위의 권고사항들이 잘 이행됐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박 대표는 “공당의 대표가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듣지 않고, 정말 자기중심적으로 하고 있다”라면서 “이걸 누가 지고, 승리하는 그런 문제로 보는 게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인권위 관계자들에게 “(이 대표의 발언들이) 혐오냐 아니냐에 대한 문제가 있을 것이 아니냐. 혐오라고 생각하지 않느냐”라고 말하며 인터넷에 달리는 욕설을 언급했고, 이어 “혐오선동이 아니냐”라며 동의 여부를 물었습니다. 인권위 관계자들은 별도의 답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또 박 대표는 “생존의 문제, 권리의 문제에 대해 정치적으로 갈라 세우는 정당의 대표에게 ‘이렇게 하지 말라’는 인권위원장 성명이라도 내달라”고 말했습니다.


■인권위 “이 대표 발언, 혐오 차별 여부 살펴보겠다”

면담에 참여한 박진 인권위 사무총장은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해 권고를 여러 차례 했지만 실제로 이행되지 않은 점 때문에 지금 이런 상황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인권위 권고 이후에 정말 얼마나 실행됐는지 따져본다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면담 후 취재진 앞에 선 안은자 인권위 장애차별조사1과장은 “이준석 대표의 발언 이후 사회에 미치는 영향들이 혐오나 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돌아가서 관심 가지고 살펴볼 예정”이라면서 “(위원장 성명 검토 등 ) 오늘 나눈 얘기를 최대한 중요한 사항으로 다뤄 면밀히 검토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 삭발식 현장에선 ‘시민 관심’ 호소…“서민 괴롭히지 마라” 항의도

전장연은 인권위 면담 이후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3일 차 삭발식을 진행했습니다. 오늘은 태어날 때부터 장애인이었다는 권달주 상임공동대표가 나섰습니다.

권 대표는 “21년 동안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자고 외쳤던 목소리가 지금 와서 혐오세력으로 몰리고, 시민들과 장애인 간의 갈라치기가 됐다”라면서 “대한민국 공당의 대표가 장애인들을 위한 제도를 먼저 살피고 만들어주는 것보다 혐오세력을 조장해 장애인을 나쁜 사람 취급 만드는 것은 너무 억울하고 참을 수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삭발식이 끝나고 기자회견이 마무리될 무렵, 한 시민은 “국회의원님들은 출근 시간에 지하철 탈 일이 없다. 약자인 서민들이 탄다. 약자를 괴롭히지 말라, 서민들을 괴롭히지 말라”면서 전장연 측에 항의했습니다.

작은 체구의 이 50대 남성은 평소 지하철을 타면서 식당 등에서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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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 이준석 ‘전장연’ 발언 혐오 차별 여부 검토
    • 입력 2022-04-01 11:37:17
    취재K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을 요구하며 오늘(1일) 삭발에 나선 권달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하철 탑승시위를 벌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는 이런 말을 하거나 적었습니다.

“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해야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된다는 비문명적 관점으로 불법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지난달 28일, 국민의힘 최고위원 회의)

“서울시민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합니다.” (지난달 27일, 페이스북)

이외에도 이 대표는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투쟁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며 비난을 이어왔습니다.


■ 전장연 “이 대표 발언, 혐오·차별…생존 문제를 정치적으로 갈라 세워”

전장연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면담을 한 지난달 29일 이후 지하철 탑승시위는 일단 중단했습니다. 대신 매일 아침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1일)은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들과 삭발식 전에 만나 30여 분간 면담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 이동권 문제는 20년 넘게 이어진 문제라고 말하면서 이 과정에서 인권위의 권고사항들이 잘 이행됐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박 대표는 “공당의 대표가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듣지 않고, 정말 자기중심적으로 하고 있다”라면서 “이걸 누가 지고, 승리하는 그런 문제로 보는 게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인권위 관계자들에게 “(이 대표의 발언들이) 혐오냐 아니냐에 대한 문제가 있을 것이 아니냐. 혐오라고 생각하지 않느냐”라고 말하며 인터넷에 달리는 욕설을 언급했고, 이어 “혐오선동이 아니냐”라며 동의 여부를 물었습니다. 인권위 관계자들은 별도의 답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또 박 대표는 “생존의 문제, 권리의 문제에 대해 정치적으로 갈라 세우는 정당의 대표에게 ‘이렇게 하지 말라’는 인권위원장 성명이라도 내달라”고 말했습니다.


■인권위 “이 대표 발언, 혐오 차별 여부 살펴보겠다”

면담에 참여한 박진 인권위 사무총장은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해 권고를 여러 차례 했지만 실제로 이행되지 않은 점 때문에 지금 이런 상황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인권위 권고 이후에 정말 얼마나 실행됐는지 따져본다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면담 후 취재진 앞에 선 안은자 인권위 장애차별조사1과장은 “이준석 대표의 발언 이후 사회에 미치는 영향들이 혐오나 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돌아가서 관심 가지고 살펴볼 예정”이라면서 “(위원장 성명 검토 등 ) 오늘 나눈 얘기를 최대한 중요한 사항으로 다뤄 면밀히 검토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 삭발식 현장에선 ‘시민 관심’ 호소…“서민 괴롭히지 마라” 항의도

전장연은 인권위 면담 이후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3일 차 삭발식을 진행했습니다. 오늘은 태어날 때부터 장애인이었다는 권달주 상임공동대표가 나섰습니다.

권 대표는 “21년 동안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자고 외쳤던 목소리가 지금 와서 혐오세력으로 몰리고, 시민들과 장애인 간의 갈라치기가 됐다”라면서 “대한민국 공당의 대표가 장애인들을 위한 제도를 먼저 살피고 만들어주는 것보다 혐오세력을 조장해 장애인을 나쁜 사람 취급 만드는 것은 너무 억울하고 참을 수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삭발식이 끝나고 기자회견이 마무리될 무렵, 한 시민은 “국회의원님들은 출근 시간에 지하철 탈 일이 없다. 약자인 서민들이 탄다. 약자를 괴롭히지 말라, 서민들을 괴롭히지 말라”면서 전장연 측에 항의했습니다.

작은 체구의 이 50대 남성은 평소 지하철을 타면서 식당 등에서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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