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서해안 시대] 고층 건물 늘어가는데 고가사다리차는 태부족

입력 2022.04.06 (11:12) 수정 2022.04.0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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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동네 밖 한바퀴 : 고층화재 필수 고가사다리차 보급 시급]
- 전국 30층 이상 고층 건물 4,700동..."대부분 주거시설로 화재시 인명피해 불가피"
- '고가사다리차' 23층까지 한번에 접근해 33층 높이까지 분사 가능...
- 고층 건물 증가에 비해 고가사다리차는 전국 16대 뿐...전남은 12월에 한 대 배치 예정
- 전남소방본부, 전국 첫 실화재 훈련장 제작..."화재 진압 능력 향상 기대"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출발! 서해안 시대]
■ 방송시간 : 4월 6일 (수) 08:30∼09:00 KBS목포 1R FM 105.9 MHz
■ 진행 : 정윤심 앵커
■ 출연 : 김지현 아나운서
■ 구성 : 신세미 작가
■ 기술 : 송민아 감독



▶다시 듣기 유튜브 바로 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GG_WGP3rBb4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다시 듣기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정윤심 아나운서 (이하 앵커): 김지현의 동네 한 바퀴 김지현 아나운서 불러봅니다. 안녕하세요.

◉ 김지현 아나운서 (이하 김지현): 안녕하세요.

김지현 아나운서김지현 아나운서

■ 앵 커: 오늘 어떤 소식 준비했습니까?

◈ 김지현: 봄철 건조한 시기 산불 발생이 잇따르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건물 화재 소식도 빈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높아지는 고층건물에 따라가지 못하는 소방장비 특히 고가사다리차 문제 그리고 특히 불붙기 쉬운 소재로 건물을 짓다 보니 화재가 발생하면 위험한 건축물의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하는 소방관들의 안타까운 소식도 들리죠. 관련해 소방관들을 위한 ‘실 화재 훈련장’을 만든 전남소방본부 소식을 준비했다.

■ 앵 커: 최근에는 건물들이 고층화 되는 경향이 많죠.

◈ 김지현: 네, 맞습니다. 요즘은 주상복합식의 고층건물을 심심찮게 볼 수 있죠. 건축법에 따라 30층 이상으로 지어진 건물을 고층건물이라 부르는데요. 국토교통부의 '전국 건축물 현황'을 보면 지난 2020년 기준 30층 이상 되는 고층건물은 전국에 4,700동 가까이 되는데, 대부분 아파트가 차지합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높이가 555m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고층건물이 가장 많이 밀집한 지역은 부산이었습니다. 해운대 마린시티에는 3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가 모두 518동이나 되죠. 광주의 경우 고층건물 60동 중 아파트는 52동, 전남지역은 21동 중에서 20동이 아파트였습니다. 이렇듯 고층건물 대부분이 주거시설에 집중돼 있다 보니 화재가 발생하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고층건물 화재는 모두 4백 95건, 60명의 사상자 가운데 5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출처 : 연합뉴스

■ 앵 커: 고층건물에 화재가 발생하면 신속한 화재진압은 어려울 수밖에 없죠.

◈ 김지현: 그렇죠. 고층건물에서 불이 났을 때 가장 힘든 점이 건물 내부 진입인데요. 30층이 넘는 고층건물에서 화재가 나면 10층 높이밖에 도달할 수 없는 일반 사다리차로는 불씨를 단숨에 제압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고가사다리차가 절실하지만 이를 보유하고 있는 지자체가 많지 않죠. 실제 2020년 10월에 발생한 울산 33층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사건도 고가사다리차가 없어 화재진압에 애를 먹었습니다. 당시 KBS보도 들어보시죠.

(기자) 시뻘건 불길이 고층건물 전체를 뒤덮었습니다. 멀리서 보면 거대한 불기둥처럼 보입니다. 불은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127세대가 사는 아파트 전체로 번졌습니다. /

(주민) 여기서 불이 금방 타고 올라가더라고요. 막 타고.. 바람이 거세게 부니까 바로 올라가더라고요. 바로. /

(기자) 1시간 반여 만에 큰 불길은 잡았지만, 다시 강한 불길이 치솟아 소방당국이 부산 등 인근 지역에 고가사다리차와 특수 소방장비에 대한 동원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 김지현: 당시 인근 지역의 소방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며 진화에 나섰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만 불은 이튿날 오후가 돼서야 꺼졌습니다. 진화에 무려 15시간이 넘게 걸린 건데요. 화재진압이 늦어진 가장 큰 원인은 고층건물 위로 타고 올라간 불길을 못 잡아서였습니다.

울산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 (2020년 10월·출처 : 연합뉴스)울산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 (2020년 10월·출처 : 연합뉴스)

■ 앵 커: 부산 등 인근 지역에 고가사다리 차가 왔다는거 보니까 울산에는 이 고가사다리차가 없었나 봐요?

◈ 김지현: 맞습니다. 10층 높이만 가능한 33m 일반 사다리차밖에 없어서 부산에 있는 고가사다리차를 동원해야 했는데, 울산 화재 현장까지 고가사다리차가 도착하는 데 57분이 걸렸습니다. 화재진압에는 골든타임이 생명인데, 상황이 알려지면서 당시 고가사다리차의 필요성이 대두 됐지요.

■ 앵 커: 고가사다리차와 일반 사다리차 높이가 다르겠죠?

◈ 김지현: 네, 일반 사다리차는 33m로, 최대 10층까지 진입할 수 있다면 고가사다리차는 70m로, 23층 높이까지 단숨에 접근 가능합니다. 이 고가사다리차를 최대한 펼쳐서 방수포 높이까지 더하면 128m까지 물을 분사할 수 있어서 최대 33층까지 화재진압을 할 수 있습니다. 소방청 대응 메뉴얼에 따르면 고층건물 화재일수록 내부 진압보다 외부 진압을 먼저 해야 불이 위로 번지는 것을 초기에 방지할 수 있는데요. 30층 이상의 고층건물 화재진압에 반드시 필요한 장비죠.

고층건물 화재 진압 훈련 (출처 : 연합뉴스)고층건물 화재 진압 훈련 (출처 : 연합뉴스)

■ 앵 커: 전남지역에 고가사다리차는 그럼 현재 있습니까 없습니까.

◈ 김지현: 현재는 한 대도 없지만 올해 12월에 전남소방본부로 배치 된다고 합니다. 때문에 당장은 고층건물에서 불이 나면 진화가 어려운 상황인데요. 실제로 지난 2월, 신축 중인 목포시 상동 48층짜리 아파트 47층에서 불이 나면서 진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죠. 전남소방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고가사다리차는 전국에 모두 16대로 집계 됐습니다. 대부분 광역시 등 대도시에 한, 두 대씩 집중돼 있고 한 대도 보유하지 못한 지자체는 인근 지자체에서 장비를 빌려 써야 하는 그런 현실입니다.

■ 앵 커: 전남소방본부 올 연말에 배치된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 화재 진압하다 순직하는 사고도 종종 발생해요?

◈ 김지현: 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부터 21년까지 10년간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은 총 44명이고, 부상자는 6천 150여 명에 달합니다. 올해 1월에도 경기도 평택의 한 냉동창고 공사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3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당초 주불을 진압했지만, 불씨가 되살아나면서 참변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KBS에서 보도된 내용 들어보시죠.

(기자) 현장에 출동한 송탄소방서는 7시간여 진화작업 끝에 큰 불길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불길이 다시 피어올랐고 벽을 둘러싼 우레탄폼에 붙은 불이 건물 전체로 다시 번지면서 소방관 3명은 오후12시 40분 쯤 결국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 김지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냉동창고 1층 바닥 열선이 손상돼 발화가 시작됐는데 마감 작업 없이 노출돼 있던 우레탄폼에 불씨가 옮겨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경찰의 수사 결과 공사 전반에서 각종 위법 사항이 밝혀졌고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 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앵 커: 이런 화재 현장을 보면 특징이 있어요?

◈ 김지현: 네, 평택사고 이전에 지난해 이천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도 소방관 1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우레탄폼과 페인트 등의 인화성 물질이 많아 불길을 잡아도 잘 잡히지 않고 다시 살아나거나 가연성 소재를 사용해 불길이 순식간에 번지는 건물이 많습니다. 또, 물류창고나 공장 같은 경우에는 냉장설비 등 각종 기계가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고 건물의 구조도 철골조를 덮은 콘크리트 형태인데 이는 수분을 머금고 있기 때문에 열이 지속 적으로 닿게 되면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성질이 있다고 합니다. 화재진압 소방관들에게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포화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나 마찬가지죠.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현장 화재 (출처 : 연합뉴스)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현장 화재 (출처 : 연합뉴스)

■ 앵 커: 그래서 최근에 관심가는 뉴스가 전남소방본부에서 이 같은 화재 현장과 정말 똑같은 그런 상황을 체험할수 있는 훈련시설이 마련됐다면서요?

◈ 김지현: 맞습니다. 전남소방본부는 지난해 12월, 실제 화재 현장을 방불케 하는 훈련시설을 전남소방학교 종합훈련장에 마련했습니다. 한국형 아파트에 맞는 5층 건물 높이에 현장실무형 훈련장을 만든 건 전국 최초인데요. 올해 신임 소방관 117명을 대상으로 첫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전남소방본부 소방교육과 류도형 교육훈련팀장의 목소리로 들어보시죠.

류도형: 이곳에서는 화재가 진화하면서 발생하는 화재 특수현상을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1,000도씨에 이르는 열과 한치 앞도 안보이는 연기 속에서 인명구조 및 진압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합니다. 그래서 현장에 적용하여 대응방법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화재 현장에 바로 투입되어도 소방관 자신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지현: 실 화재 훈련시설은 전남소방본부 소속 소방공무원만 이용 가능한데요. 신임 소방관뿐만 아니라, 재직 중인 화재진압대원과 구조대원들을 대상으로도 지속 적으로 실무교육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 화재가 일어난 상황을 가정한 가상현실 체험시설도 만들어서 재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현장에 강한 소방대원을 양성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전국 첫 실화재 훈련장 (제공 : 전라남도소방본부)전국 첫 실화재 훈련장 (제공 : 전라남도소방본부)


■ 앵 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지현: 고맙습니다.

■ 앵 커: 김지현 아나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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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발 서해안 시대] 고층 건물 늘어가는데 고가사다리차는 태부족
    • 입력 2022-04-06 11:12:46
    • 수정2022-04-06 15:35:40
    목포
[동네 밖 한바퀴 : 고층화재 필수 고가사다리차 보급 시급]<br />- 전국 30층 이상 고층 건물 4,700동..."대부분 주거시설로 화재시 인명피해 불가피"<br />- '고가사다리차' 23층까지 한번에 접근해 33층 높이까지 분사 가능...<br />- 고층 건물 증가에 비해 고가사다리차는 전국 16대 뿐...전남은 12월에 한 대 배치 예정<br />- 전남소방본부, 전국 첫 실화재 훈련장 제작..."화재 진압 능력 향상 기대"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출발! 서해안 시대]
■ 방송시간 : 4월 6일 (수) 08:30∼09:00 KBS목포 1R FM 105.9 MHz
■ 진행 : 정윤심 앵커
■ 출연 : 김지현 아나운서
■ 구성 : 신세미 작가
■ 기술 : 송민아 감독



▶다시 듣기 유튜브 바로 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GG_WGP3rBb4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다시 듣기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정윤심 아나운서 (이하 앵커): 김지현의 동네 한 바퀴 김지현 아나운서 불러봅니다. 안녕하세요.

◉ 김지현 아나운서 (이하 김지현): 안녕하세요.

김지현 아나운서
■ 앵 커: 오늘 어떤 소식 준비했습니까?

◈ 김지현: 봄철 건조한 시기 산불 발생이 잇따르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건물 화재 소식도 빈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높아지는 고층건물에 따라가지 못하는 소방장비 특히 고가사다리차 문제 그리고 특히 불붙기 쉬운 소재로 건물을 짓다 보니 화재가 발생하면 위험한 건축물의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하는 소방관들의 안타까운 소식도 들리죠. 관련해 소방관들을 위한 ‘실 화재 훈련장’을 만든 전남소방본부 소식을 준비했다.

■ 앵 커: 최근에는 건물들이 고층화 되는 경향이 많죠.

◈ 김지현: 네, 맞습니다. 요즘은 주상복합식의 고층건물을 심심찮게 볼 수 있죠. 건축법에 따라 30층 이상으로 지어진 건물을 고층건물이라 부르는데요. 국토교통부의 '전국 건축물 현황'을 보면 지난 2020년 기준 30층 이상 되는 고층건물은 전국에 4,700동 가까이 되는데, 대부분 아파트가 차지합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높이가 555m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고층건물이 가장 많이 밀집한 지역은 부산이었습니다. 해운대 마린시티에는 3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가 모두 518동이나 되죠. 광주의 경우 고층건물 60동 중 아파트는 52동, 전남지역은 21동 중에서 20동이 아파트였습니다. 이렇듯 고층건물 대부분이 주거시설에 집중돼 있다 보니 화재가 발생하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고층건물 화재는 모두 4백 95건, 60명의 사상자 가운데 5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 앵 커: 고층건물에 화재가 발생하면 신속한 화재진압은 어려울 수밖에 없죠.

◈ 김지현: 그렇죠. 고층건물에서 불이 났을 때 가장 힘든 점이 건물 내부 진입인데요. 30층이 넘는 고층건물에서 화재가 나면 10층 높이밖에 도달할 수 없는 일반 사다리차로는 불씨를 단숨에 제압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고가사다리차가 절실하지만 이를 보유하고 있는 지자체가 많지 않죠. 실제 2020년 10월에 발생한 울산 33층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사건도 고가사다리차가 없어 화재진압에 애를 먹었습니다. 당시 KBS보도 들어보시죠.

(기자) 시뻘건 불길이 고층건물 전체를 뒤덮었습니다. 멀리서 보면 거대한 불기둥처럼 보입니다. 불은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127세대가 사는 아파트 전체로 번졌습니다. /

(주민) 여기서 불이 금방 타고 올라가더라고요. 막 타고.. 바람이 거세게 부니까 바로 올라가더라고요. 바로. /

(기자) 1시간 반여 만에 큰 불길은 잡았지만, 다시 강한 불길이 치솟아 소방당국이 부산 등 인근 지역에 고가사다리차와 특수 소방장비에 대한 동원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 김지현: 당시 인근 지역의 소방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며 진화에 나섰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만 불은 이튿날 오후가 돼서야 꺼졌습니다. 진화에 무려 15시간이 넘게 걸린 건데요. 화재진압이 늦어진 가장 큰 원인은 고층건물 위로 타고 올라간 불길을 못 잡아서였습니다.

울산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 (2020년 10월·출처 : 연합뉴스)
■ 앵 커: 부산 등 인근 지역에 고가사다리 차가 왔다는거 보니까 울산에는 이 고가사다리차가 없었나 봐요?

◈ 김지현: 맞습니다. 10층 높이만 가능한 33m 일반 사다리차밖에 없어서 부산에 있는 고가사다리차를 동원해야 했는데, 울산 화재 현장까지 고가사다리차가 도착하는 데 57분이 걸렸습니다. 화재진압에는 골든타임이 생명인데, 상황이 알려지면서 당시 고가사다리차의 필요성이 대두 됐지요.

■ 앵 커: 고가사다리차와 일반 사다리차 높이가 다르겠죠?

◈ 김지현: 네, 일반 사다리차는 33m로, 최대 10층까지 진입할 수 있다면 고가사다리차는 70m로, 23층 높이까지 단숨에 접근 가능합니다. 이 고가사다리차를 최대한 펼쳐서 방수포 높이까지 더하면 128m까지 물을 분사할 수 있어서 최대 33층까지 화재진압을 할 수 있습니다. 소방청 대응 메뉴얼에 따르면 고층건물 화재일수록 내부 진압보다 외부 진압을 먼저 해야 불이 위로 번지는 것을 초기에 방지할 수 있는데요. 30층 이상의 고층건물 화재진압에 반드시 필요한 장비죠.

고층건물 화재 진압 훈련 (출처 : 연합뉴스)
■ 앵 커: 전남지역에 고가사다리차는 그럼 현재 있습니까 없습니까.

◈ 김지현: 현재는 한 대도 없지만 올해 12월에 전남소방본부로 배치 된다고 합니다. 때문에 당장은 고층건물에서 불이 나면 진화가 어려운 상황인데요. 실제로 지난 2월, 신축 중인 목포시 상동 48층짜리 아파트 47층에서 불이 나면서 진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죠. 전남소방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고가사다리차는 전국에 모두 16대로 집계 됐습니다. 대부분 광역시 등 대도시에 한, 두 대씩 집중돼 있고 한 대도 보유하지 못한 지자체는 인근 지자체에서 장비를 빌려 써야 하는 그런 현실입니다.

■ 앵 커: 전남소방본부 올 연말에 배치된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 화재 진압하다 순직하는 사고도 종종 발생해요?

◈ 김지현: 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부터 21년까지 10년간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은 총 44명이고, 부상자는 6천 150여 명에 달합니다. 올해 1월에도 경기도 평택의 한 냉동창고 공사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3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당초 주불을 진압했지만, 불씨가 되살아나면서 참변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KBS에서 보도된 내용 들어보시죠.

(기자) 현장에 출동한 송탄소방서는 7시간여 진화작업 끝에 큰 불길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불길이 다시 피어올랐고 벽을 둘러싼 우레탄폼에 붙은 불이 건물 전체로 다시 번지면서 소방관 3명은 오후12시 40분 쯤 결국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 김지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냉동창고 1층 바닥 열선이 손상돼 발화가 시작됐는데 마감 작업 없이 노출돼 있던 우레탄폼에 불씨가 옮겨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경찰의 수사 결과 공사 전반에서 각종 위법 사항이 밝혀졌고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 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앵 커: 이런 화재 현장을 보면 특징이 있어요?

◈ 김지현: 네, 평택사고 이전에 지난해 이천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도 소방관 1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우레탄폼과 페인트 등의 인화성 물질이 많아 불길을 잡아도 잘 잡히지 않고 다시 살아나거나 가연성 소재를 사용해 불길이 순식간에 번지는 건물이 많습니다. 또, 물류창고나 공장 같은 경우에는 냉장설비 등 각종 기계가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고 건물의 구조도 철골조를 덮은 콘크리트 형태인데 이는 수분을 머금고 있기 때문에 열이 지속 적으로 닿게 되면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성질이 있다고 합니다. 화재진압 소방관들에게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포화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나 마찬가지죠.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현장 화재 (출처 : 연합뉴스)
■ 앵 커: 그래서 최근에 관심가는 뉴스가 전남소방본부에서 이 같은 화재 현장과 정말 똑같은 그런 상황을 체험할수 있는 훈련시설이 마련됐다면서요?

◈ 김지현: 맞습니다. 전남소방본부는 지난해 12월, 실제 화재 현장을 방불케 하는 훈련시설을 전남소방학교 종합훈련장에 마련했습니다. 한국형 아파트에 맞는 5층 건물 높이에 현장실무형 훈련장을 만든 건 전국 최초인데요. 올해 신임 소방관 117명을 대상으로 첫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전남소방본부 소방교육과 류도형 교육훈련팀장의 목소리로 들어보시죠.

류도형: 이곳에서는 화재가 진화하면서 발생하는 화재 특수현상을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1,000도씨에 이르는 열과 한치 앞도 안보이는 연기 속에서 인명구조 및 진압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합니다. 그래서 현장에 적용하여 대응방법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화재 현장에 바로 투입되어도 소방관 자신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지현: 실 화재 훈련시설은 전남소방본부 소속 소방공무원만 이용 가능한데요. 신임 소방관뿐만 아니라, 재직 중인 화재진압대원과 구조대원들을 대상으로도 지속 적으로 실무교육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 화재가 일어난 상황을 가정한 가상현실 체험시설도 만들어서 재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현장에 강한 소방대원을 양성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전국 첫 실화재 훈련장 (제공 : 전라남도소방본부)

■ 앵 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지현: 고맙습니다.

■ 앵 커: 김지현 아나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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