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참돔 등 국내산으로 둔갑…유통업자 무더기 적발

입력 2022.04.06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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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참돔 등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한 수산물 유통업체 대표 41살 A 씨 등 10명이 제주도자치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제주 자치경찰 조사 결과 경남 통영에서 수입산 수산물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제주지역 유통업체 9곳과 공모해 수입산 활어를 국내산으로 둔갑해 판매했습니다.

A 씨는 "국내산 가격으로 팔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식당 등에 일본산 활어와 비슷한 국내 양식장에서 납품받은 활어라고 이야기하면 된다"며 이들 업체를 끌어들였습니다.

■ 횟집과 마트 등 110여 곳에 판매…대형 호텔도 속아

이들이 2020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불법으로 판매한 활어 규모는 35톤.

보통 500㎏의 활어를 운반할 수 있는 5톤 활어차에 실었다고 가정했을 때, 약 70대가량의 양입니다.

무려 57만 명이 먹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제주 자치경찰 조사 결과, 일본에서는 도쿄 올림픽 특수를 노려 양식 수산물 생산을 늘렸는데 개막 연기 등의 여파로 소비가 부진해지고 가격이 내려가자 이를 A씨가 대량으로 수입해 국내에 유통시킨 겁니다.

국내산으로 둔갑한 수입산 활어는 제주를 찾은 관광객 등이 많이 찾는 횟집과 마트는 물론 대형호텔까지 무려 117곳에 판매됐습니다.

이렇게 챙긴 부당 이득만 5억 2천여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자치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남해안에서 양식하는 국내산 활어도 일본산이랑 비슷해요."

일본산 참돔                                                                                  국내산 참돔일본산 참돔 국내산 참돔

일본산 참돔은 붉은색을 띠고, 국내산은 검은색을 띠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납품받은 업체들은 일본산이 아니냐는 의심을 했습니다.

하지만 적발된 업체들은 "최근 남해안에서 양식하는 국내산 활어도 일본산 활어만큼 빛깔도 곱고 육질이 비슷하다"라며 속여왔다고 자치경찰은 밝혔습니다.

횟집을 운영하는 B 씨는 일본산인 것 같아 "국내산이 이렇게 예쁘냐고 물어봤더니 남해안에 일본산 참돔처럼 양식하는 어장이 있다"고 답했다며 "직접 양식장에 방문해서 확인할 길이 없어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수입산 수산물 유통 이력 시스템 허점 노려

제주도자치경찰 브리핑제주도자치경찰 브리핑

수입산 수산물의 경우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 유통 이력을 신고해야 합니다.

그런데 소매업체는 신고대상이 아닙니다.

자치경찰에 적발된 유통업체 대표 A 씨는 어머니 등 가족 명의로 소매업체를 설립한 후 이곳에 수입 수산물을 유통했다고 신고하고, 가족 명의 소매업체는 또다시 제주지역 유통업체로 보내 제주 곳곳에 판매했습니다.

결국 수입산 수산물 유통 이력 시스템으로는 A 씨가 신고한 수입산 수산물이 어디로, 어떻게 판매됐는지 알 수가 없는 겁니다.

A 씨는 이같은 허점을 노렸습니다.

제주도자치경찰단 고창근 수사과장은 "A 씨가 가족 명의로 소매업체를 운영하면서 이 중 한 업체를 소매업체로 신고하고 납품하면 유통 이력을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교묘하게 악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자치경찰은 A 씨 등 4명에 대해 원산지표시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6명에 대해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 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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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산 참돔 등 국내산으로 둔갑…유통업자 무더기 적발
    • 입력 2022-04-06 21:22:53
    취재K

일본산 참돔 등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한 수산물 유통업체 대표 41살 A 씨 등 10명이 제주도자치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제주 자치경찰 조사 결과 경남 통영에서 수입산 수산물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제주지역 유통업체 9곳과 공모해 수입산 활어를 국내산으로 둔갑해 판매했습니다.

A 씨는 "국내산 가격으로 팔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식당 등에 일본산 활어와 비슷한 국내 양식장에서 납품받은 활어라고 이야기하면 된다"며 이들 업체를 끌어들였습니다.

■ 횟집과 마트 등 110여 곳에 판매…대형 호텔도 속아

이들이 2020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불법으로 판매한 활어 규모는 35톤.

보통 500㎏의 활어를 운반할 수 있는 5톤 활어차에 실었다고 가정했을 때, 약 70대가량의 양입니다.

무려 57만 명이 먹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제주 자치경찰 조사 결과, 일본에서는 도쿄 올림픽 특수를 노려 양식 수산물 생산을 늘렸는데 개막 연기 등의 여파로 소비가 부진해지고 가격이 내려가자 이를 A씨가 대량으로 수입해 국내에 유통시킨 겁니다.

국내산으로 둔갑한 수입산 활어는 제주를 찾은 관광객 등이 많이 찾는 횟집과 마트는 물론 대형호텔까지 무려 117곳에 판매됐습니다.

이렇게 챙긴 부당 이득만 5억 2천여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자치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남해안에서 양식하는 국내산 활어도 일본산이랑 비슷해요."

일본산 참돔                                                                                  국내산 참돔
일본산 참돔은 붉은색을 띠고, 국내산은 검은색을 띠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납품받은 업체들은 일본산이 아니냐는 의심을 했습니다.

하지만 적발된 업체들은 "최근 남해안에서 양식하는 국내산 활어도 일본산 활어만큼 빛깔도 곱고 육질이 비슷하다"라며 속여왔다고 자치경찰은 밝혔습니다.

횟집을 운영하는 B 씨는 일본산인 것 같아 "국내산이 이렇게 예쁘냐고 물어봤더니 남해안에 일본산 참돔처럼 양식하는 어장이 있다"고 답했다며 "직접 양식장에 방문해서 확인할 길이 없어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수입산 수산물 유통 이력 시스템 허점 노려

제주도자치경찰 브리핑
수입산 수산물의 경우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 유통 이력을 신고해야 합니다.

그런데 소매업체는 신고대상이 아닙니다.

자치경찰에 적발된 유통업체 대표 A 씨는 어머니 등 가족 명의로 소매업체를 설립한 후 이곳에 수입 수산물을 유통했다고 신고하고, 가족 명의 소매업체는 또다시 제주지역 유통업체로 보내 제주 곳곳에 판매했습니다.

결국 수입산 수산물 유통 이력 시스템으로는 A 씨가 신고한 수입산 수산물이 어디로, 어떻게 판매됐는지 알 수가 없는 겁니다.

A 씨는 이같은 허점을 노렸습니다.

제주도자치경찰단 고창근 수사과장은 "A 씨가 가족 명의로 소매업체를 운영하면서 이 중 한 업체를 소매업체로 신고하고 납품하면 유통 이력을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교묘하게 악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자치경찰은 A 씨 등 4명에 대해 원산지표시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6명에 대해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 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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