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중 선박에서 또 큰불…“안전불감증 여전”

입력 2022.04.07 (19:44) 수정 2022.04.07 (22:2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부산에서 수리 중이던 배에서 잇따라 큰불이 났는데요.

지난 5년간 전국에서 난 이런 선박 화재가 500건이 넘습니다.

인건비를 아끼려고 자격이 없는 용접사를 고용하거나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화재 위험을 더 키운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배 안쪽에서 하얀 연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옵니다.

소방대원들이 쉬지 않고 물을 부어보지만 연기는 가라앉지 않습니다.

불이 난 곳은 부산의 한 조선소에서 수리 중이던 833톤급 러시아 원양어선.

선박 내부 구조가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혀있고, 연기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소방대원 접근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김오준/부산 항만소방서 지휘조사담당 : "대원들 진입이 사실상 힘들고 또 내부에 진입하더라도 각종 기름때라든지 그런 부분에 연소가 되면 사실상 직수를 해도 진화가 잘되지 않습니다."]

결국, 선박 갑판 등에 구멍을 뚫고 물을 붓는 방식으로 18시간 30분 만에 불을 완전히 껐습니다.

지난달 24일에도 수리 중이던 원양어선에 불이 나 13시간 만에 진화됐습니다.

소방당국은 두 화재 모두 선박 수리 중 용접 불티가 튀어 화재가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선박 화재는 큰불로 번질 위험이 많지만 관리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선박 수리 업체에서 비용을 아끼려고 전문 용접사를 고용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5월, 자격증이 없는 용접사를 고용한 선박 수리업체 대표 등 2명이 해경에 붙잡혔습니다.

또 용접 등 위험 작업은 화재 예방을 위해 감시자를 둬야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습니다.

[최현호/한국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수리 조선소는 중소기업에서 해요. 그러다 보니 현장 가면 아주 열악하고, 그런 안전 지침을 지킬 만한 인력 배치나 사업주가 그만한 투자나 이런 게 지정이 잘 안 돼 있습니다."]

지난 5년간 전국에서 546건의 선박 화재로 5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수리 중 선박에서 또 큰불…“안전불감증 여전”
    • 입력 2022-04-07 19:44:19
    • 수정2022-04-07 22:20:07
    뉴스 7
[앵커]

최근 부산에서 수리 중이던 배에서 잇따라 큰불이 났는데요.

지난 5년간 전국에서 난 이런 선박 화재가 500건이 넘습니다.

인건비를 아끼려고 자격이 없는 용접사를 고용하거나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화재 위험을 더 키운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배 안쪽에서 하얀 연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옵니다.

소방대원들이 쉬지 않고 물을 부어보지만 연기는 가라앉지 않습니다.

불이 난 곳은 부산의 한 조선소에서 수리 중이던 833톤급 러시아 원양어선.

선박 내부 구조가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혀있고, 연기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소방대원 접근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김오준/부산 항만소방서 지휘조사담당 : "대원들 진입이 사실상 힘들고 또 내부에 진입하더라도 각종 기름때라든지 그런 부분에 연소가 되면 사실상 직수를 해도 진화가 잘되지 않습니다."]

결국, 선박 갑판 등에 구멍을 뚫고 물을 붓는 방식으로 18시간 30분 만에 불을 완전히 껐습니다.

지난달 24일에도 수리 중이던 원양어선에 불이 나 13시간 만에 진화됐습니다.

소방당국은 두 화재 모두 선박 수리 중 용접 불티가 튀어 화재가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선박 화재는 큰불로 번질 위험이 많지만 관리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선박 수리 업체에서 비용을 아끼려고 전문 용접사를 고용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5월, 자격증이 없는 용접사를 고용한 선박 수리업체 대표 등 2명이 해경에 붙잡혔습니다.

또 용접 등 위험 작업은 화재 예방을 위해 감시자를 둬야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습니다.

[최현호/한국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수리 조선소는 중소기업에서 해요. 그러다 보니 현장 가면 아주 열악하고, 그런 안전 지침을 지킬 만한 인력 배치나 사업주가 그만한 투자나 이런 게 지정이 잘 안 돼 있습니다."]

지난 5년간 전국에서 546건의 선박 화재로 5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