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자산가’ 경남 의원님들 ‘지역구에선 전세살이’

입력 2022.04.0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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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단지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단지

■ 경남 국회의원 16명 가운데 5명이 ‘강남 아파트 소유’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한강을 낀 이른바 강남 노른자위에 있는, 전용면적 194㎡ 아파트가 국토교통부 기준으로 지난해 실거래가 50억 원 안팎입니다. 공시지가만 15억 원이 넘습니다. 이 아파트는 경남 통영고성 지역구 정점식 국회의원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경남 국회의원 16명의 재산공개 내용을 분석해봤습니다. 정 의원처럼 서울 강남에 아파트를 소유한 의원은 5명이었습니다.

(왼쪽부터) 정점식, 박대출, 윤영석, 민홍철, 이달곤 국회의원(왼쪽부터) 정점식, 박대출, 윤영석, 민홍철, 이달곤 국회의원

진주갑 지역구 박대출 의원은 서초구 잠원동에 전용면적 84.90㎡, 공시지가 14억 2천만 원 아파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기준 실거래가는 20억 원을 넘습니다.

양산갑 윤영석 의원이 가진 강남구 개포동의 전용면적 99.96㎡ 아파트는 공시지가가 11억 7천만 원입니다. 지난해 기준 실거래가는 30억 원에 육박합니다.

김해갑 민홍철 의원은 부부 명의로 강남구 역삼동의 아파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시지가 14억 원. 지난해 기준 실거래가는 20억 원 안팎입니다.

창원시 진해구 이달곤 의원은 배우자 명의로 공시지가 14억 원, 지난해 기준 실거래가 20억 원 안팎의 서초구 아파트가 있습니다. 부부 명의로 공시지가 13억 2천만 원의 중구 회현동 아파트도 가지고 있습니다.


■ ‘서울 아파트 소유’ 경남 국회의원은 모두 10명

강남이 아닌 곳에 아파트를 가진 의원도 5명입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최형두 의원은 광진구 자양동의 공시지가 6억 원대 아파트를,

사천남해하동 하영제 의원은 영등포구에 공시지가 5억 9천만 원 아파트를,

밀양의령함안창녕 조해진 의원은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공시지가 7억 4천만 원 아파트를,

거제 서일준 의원은 강동구 명일동에 공시지가 7억 8천만 원 아파트를,

거창함양산청합천 김태호 의원은 종로구 무악동에 공시지가 9억 5천만 원 아파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거래가는 공시지가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 서울에는 아파트 소유…지역구에는 ‘전세살이’

서울에 아파트를 가진 10명의 의원. 자신의 지역구에는 소유한 집이 없었습니다. 9명이 전세나 반전세로 살고 있고, 1명은 아예 지역구에 등록된 거주지가 없었습니다.

여론은 좋지 않습니다. 지역구에서 표를 얻어 국회의원이 됐으면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는 서울에 두고 재산 증식을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지방소멸 시대, 지역 민심을 대변하고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한다면서도 정작 지역에는 집 한 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의원님들은 서울에 가진 부동산 보유 세금 역시 당연히 지역구가 아닌 서울시에 납부하고 있습니다.

■ “중과세 피하려고, 두 채 가질 여력은 없어서”…의원들 한목소리

의원들의 이야기를 전화로 들어봤습니다.

먼저 서울에 아파트를 가진 이유. 대답은 마치 짠 것처럼 똑같았습니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생활 기반이 서울에 있어서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것 뿐, 재산 증식의 목적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렇다면 지역구에는 전세 사는 이유. 대답은 다양했습니다. 1가구 2주택을 가지지 말라는 정부 정책에 따르기 위해, 종합부동산세 등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수십억 아파트는 가지고 있지만) 두 채 가질 여력은 없기 때문 등이라고 해명했습니다.


■ 경남 자치단체장 3명도 수도권에 아파트 소유

경남에는 18개 시·군에 공석인 사천시장을 뺀 17명의 자치단체장이 있습니다. 이들의 수도권 아파트 보유 현황도 살펴봤습니다. 특히 민선 7기 당선 직후인 2019년과 올해 공시지가도 비교했습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아파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시지가만 14억 원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준 2019년 7월 23억 원에서 지난해 4월 최고 32억 원으로 올랐습니다. 진주에 있는 아파트는 전세입니다.

이재근 산청군수는 서울 광진구에 아파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 단지는 한 데이터 업체 조사 결과 2017년에서 2019년 사이 서울 전체에서 가격이 가장 크게 오른 곳으로 꼽히기도 한 곳입니다. 공시지가가 3년 새 5억 2천만 원에서 9억 7천만 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고, 지금 실거래가는 15억 원 안팎입니다.

박일호 밀양시장의 경기도 의왕시 아파트도 공시지가 5억 3천만 원에서 3년 새 7억 2천만 원으로 올랐는데, 실거래가는 10억 원이 넘습니다.

■ 경남 지방의원 15명도 수도권에 주택 소유

경남의 광역의원 57명·기초의원 264명의 재산공개 내용도 전수 분석했습니다. 본인이나 직계가족 명의로 수도권에 주택을 가진 의원은 모두 15명입니다. 이 가운데 4명은 지역구에 전세로 살거나 등록 거주지가 없습니다.

공시지가가 비싼 순으로 살펴 보면 김미옥 통영시의원이 공시지가 17억 원이 넘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아파트를, 이이옥 통영시의원이 공시지가 16억 원을 웃도는 과천시 주암동의 다세대주택을, 윤성미 경남도의원이 배우자 명의로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공시지가 13억여 원의 아파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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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자산가’ 경남 의원님들 ‘지역구에선 전세살이’
    • 입력 2022-04-08 07:02:02
    취재K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단지
■ 경남 국회의원 16명 가운데 5명이 ‘강남 아파트 소유’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한강을 낀 이른바 강남 노른자위에 있는, 전용면적 194㎡ 아파트가 국토교통부 기준으로 지난해 실거래가 50억 원 안팎입니다. 공시지가만 15억 원이 넘습니다. 이 아파트는 경남 통영고성 지역구 정점식 국회의원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경남 국회의원 16명의 재산공개 내용을 분석해봤습니다. 정 의원처럼 서울 강남에 아파트를 소유한 의원은 5명이었습니다.

(왼쪽부터) 정점식, 박대출, 윤영석, 민홍철, 이달곤 국회의원
진주갑 지역구 박대출 의원은 서초구 잠원동에 전용면적 84.90㎡, 공시지가 14억 2천만 원 아파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기준 실거래가는 20억 원을 넘습니다.

양산갑 윤영석 의원이 가진 강남구 개포동의 전용면적 99.96㎡ 아파트는 공시지가가 11억 7천만 원입니다. 지난해 기준 실거래가는 30억 원에 육박합니다.

김해갑 민홍철 의원은 부부 명의로 강남구 역삼동의 아파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시지가 14억 원. 지난해 기준 실거래가는 20억 원 안팎입니다.

창원시 진해구 이달곤 의원은 배우자 명의로 공시지가 14억 원, 지난해 기준 실거래가 20억 원 안팎의 서초구 아파트가 있습니다. 부부 명의로 공시지가 13억 2천만 원의 중구 회현동 아파트도 가지고 있습니다.


■ ‘서울 아파트 소유’ 경남 국회의원은 모두 10명

강남이 아닌 곳에 아파트를 가진 의원도 5명입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최형두 의원은 광진구 자양동의 공시지가 6억 원대 아파트를,

사천남해하동 하영제 의원은 영등포구에 공시지가 5억 9천만 원 아파트를,

밀양의령함안창녕 조해진 의원은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공시지가 7억 4천만 원 아파트를,

거제 서일준 의원은 강동구 명일동에 공시지가 7억 8천만 원 아파트를,

거창함양산청합천 김태호 의원은 종로구 무악동에 공시지가 9억 5천만 원 아파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거래가는 공시지가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 서울에는 아파트 소유…지역구에는 ‘전세살이’

서울에 아파트를 가진 10명의 의원. 자신의 지역구에는 소유한 집이 없었습니다. 9명이 전세나 반전세로 살고 있고, 1명은 아예 지역구에 등록된 거주지가 없었습니다.

여론은 좋지 않습니다. 지역구에서 표를 얻어 국회의원이 됐으면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는 서울에 두고 재산 증식을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지방소멸 시대, 지역 민심을 대변하고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한다면서도 정작 지역에는 집 한 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의원님들은 서울에 가진 부동산 보유 세금 역시 당연히 지역구가 아닌 서울시에 납부하고 있습니다.

■ “중과세 피하려고, 두 채 가질 여력은 없어서”…의원들 한목소리

의원들의 이야기를 전화로 들어봤습니다.

먼저 서울에 아파트를 가진 이유. 대답은 마치 짠 것처럼 똑같았습니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생활 기반이 서울에 있어서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것 뿐, 재산 증식의 목적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렇다면 지역구에는 전세 사는 이유. 대답은 다양했습니다. 1가구 2주택을 가지지 말라는 정부 정책에 따르기 위해, 종합부동산세 등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수십억 아파트는 가지고 있지만) 두 채 가질 여력은 없기 때문 등이라고 해명했습니다.


■ 경남 자치단체장 3명도 수도권에 아파트 소유

경남에는 18개 시·군에 공석인 사천시장을 뺀 17명의 자치단체장이 있습니다. 이들의 수도권 아파트 보유 현황도 살펴봤습니다. 특히 민선 7기 당선 직후인 2019년과 올해 공시지가도 비교했습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아파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시지가만 14억 원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준 2019년 7월 23억 원에서 지난해 4월 최고 32억 원으로 올랐습니다. 진주에 있는 아파트는 전세입니다.

이재근 산청군수는 서울 광진구에 아파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 단지는 한 데이터 업체 조사 결과 2017년에서 2019년 사이 서울 전체에서 가격이 가장 크게 오른 곳으로 꼽히기도 한 곳입니다. 공시지가가 3년 새 5억 2천만 원에서 9억 7천만 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고, 지금 실거래가는 15억 원 안팎입니다.

박일호 밀양시장의 경기도 의왕시 아파트도 공시지가 5억 3천만 원에서 3년 새 7억 2천만 원으로 올랐는데, 실거래가는 10억 원이 넘습니다.

■ 경남 지방의원 15명도 수도권에 주택 소유

경남의 광역의원 57명·기초의원 264명의 재산공개 내용도 전수 분석했습니다. 본인이나 직계가족 명의로 수도권에 주택을 가진 의원은 모두 15명입니다. 이 가운데 4명은 지역구에 전세로 살거나 등록 거주지가 없습니다.

공시지가가 비싼 순으로 살펴 보면 김미옥 통영시의원이 공시지가 17억 원이 넘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아파트를, 이이옥 통영시의원이 공시지가 16억 원을 웃도는 과천시 주암동의 다세대주택을, 윤성미 경남도의원이 배우자 명의로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공시지가 13억여 원의 아파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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