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두 아들 살해한 비정한 모친…진실은?

입력 2022.04.0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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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7일) 저녁 7시쯤,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골목에 경찰 감식반이 출동했습니다.

이들은 2시간 전쯤 서울 금천경찰서에 자수한 42살 여성 김 모 씨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김 씨가 5일 밤, 집에서 9살과 10살 난 두 아들을 살해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입니다.

김 씨는 홀로 두 아이를 키우다 빚으로 인한 생활고에 시달려 아이들을 살해하고, 본인도 극단선택을 시도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7일 저녁 김 씨 집 앞에 출동한 경찰7일 저녁 김 씨 집 앞에 출동한 경찰

충격적인 사건에 '빚이 남편의 도박으로 생겼다'거나 '별거 중인 남편이 생활비 지급을 끊었다'는 내용의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김 씨 집이 압류를 당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내용이거나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적지 않았습니다.

■집 압류 당한적 없고, 남편 생활비 지원 끊긴 적 없어

김 씨는 2020년 11월부터 남편과 따로 살며 홀로 두 아들을 키웠습니다. 주부였고, 남편 월급을 생활비로 받아 썼습니다.

넉넉지 않은 생활비로 홀로 아이들을 키우며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출로 인한 부담감이 컸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 씨의 집이 압류당한 적은 없습니다. 또 남편의 생활비 지원도 끊겼던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매달 약 3백만 원 정도씩 받아 이 중 130만 원가량을 대출금 상환에 썼습니다. 나머지 돈을 가지고 아이들을 키우며 생활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두 달 전부터 대출 상환금 연체, "압류 경고 등으로 중압감 가중"

그런데 두 달 전부터 대출 상환금이 연체됐습니다.

은행에서 날아온 통지서엔 '연체가 계속되면 집이 압류될 수 있다'는 경고가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빚과 생활고에 대한 중압감이 가중된 것이 김 씨 범행 동기 중 하나가 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도박 빚' 관련 보도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내용입니다.

김 씨는 빚 중 일부가 남편의 도박 빚이라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경찰 조사를 통해 확인된 내용은 아닙니다.

■"아이들 밝고 착했다"..주민들 "생활고 전혀 몰랐다"고 입 모아

김 씨 집 근처에서 만난 인근 주민들은 김 씨가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생활고를 비관해 범행을 저지르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정도로 어려워 보이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빌라에서 단체로 걷는 관리비와 공과금이 연체된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착하고 좋은 아이들이었고, 우리 아이들과도 잘 어울려 놀았다. 아이들 또래가 비슷해 자주 왕래하며 인사하고 지냈고, 아이들이 되게 밝았다"고 살해당한 두 아이를 기억했습니다.

김 씨를 아는 주민들도 김 씨가 전혀 그럴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고, 상냥하고 성격도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 단독 범행"..오늘 구속영장 심사

김 씨는 5일 밤 두 아들을 살해하고, 본인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현장에는 남편을 원망하고, 생활고를 비관하는 내용의 메모도 남겨져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CTV 등을 분석한 경찰은 이번 사건을 김 씨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편 등이 관여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어제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김 씨는 오늘 오후 3시에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영장 심사를 받습니다. 김 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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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고에 두 아들 살해한 비정한 모친…진실은?
    • 입력 2022-04-09 07:01:00
    취재K

그제(7일) 저녁 7시쯤,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골목에 경찰 감식반이 출동했습니다.

이들은 2시간 전쯤 서울 금천경찰서에 자수한 42살 여성 김 모 씨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김 씨가 5일 밤, 집에서 9살과 10살 난 두 아들을 살해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입니다.

김 씨는 홀로 두 아이를 키우다 빚으로 인한 생활고에 시달려 아이들을 살해하고, 본인도 극단선택을 시도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7일 저녁 김 씨 집 앞에 출동한 경찰
충격적인 사건에 '빚이 남편의 도박으로 생겼다'거나 '별거 중인 남편이 생활비 지급을 끊었다'는 내용의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김 씨 집이 압류를 당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내용이거나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적지 않았습니다.

■집 압류 당한적 없고, 남편 생활비 지원 끊긴 적 없어

김 씨는 2020년 11월부터 남편과 따로 살며 홀로 두 아들을 키웠습니다. 주부였고, 남편 월급을 생활비로 받아 썼습니다.

넉넉지 않은 생활비로 홀로 아이들을 키우며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출로 인한 부담감이 컸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 씨의 집이 압류당한 적은 없습니다. 또 남편의 생활비 지원도 끊겼던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매달 약 3백만 원 정도씩 받아 이 중 130만 원가량을 대출금 상환에 썼습니다. 나머지 돈을 가지고 아이들을 키우며 생활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두 달 전부터 대출 상환금 연체, "압류 경고 등으로 중압감 가중"

그런데 두 달 전부터 대출 상환금이 연체됐습니다.

은행에서 날아온 통지서엔 '연체가 계속되면 집이 압류될 수 있다'는 경고가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빚과 생활고에 대한 중압감이 가중된 것이 김 씨 범행 동기 중 하나가 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도박 빚' 관련 보도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내용입니다.

김 씨는 빚 중 일부가 남편의 도박 빚이라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경찰 조사를 통해 확인된 내용은 아닙니다.

■"아이들 밝고 착했다"..주민들 "생활고 전혀 몰랐다"고 입 모아

김 씨 집 근처에서 만난 인근 주민들은 김 씨가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생활고를 비관해 범행을 저지르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정도로 어려워 보이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빌라에서 단체로 걷는 관리비와 공과금이 연체된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착하고 좋은 아이들이었고, 우리 아이들과도 잘 어울려 놀았다. 아이들 또래가 비슷해 자주 왕래하며 인사하고 지냈고, 아이들이 되게 밝았다"고 살해당한 두 아이를 기억했습니다.

김 씨를 아는 주민들도 김 씨가 전혀 그럴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고, 상냥하고 성격도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 단독 범행"..오늘 구속영장 심사

김 씨는 5일 밤 두 아들을 살해하고, 본인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현장에는 남편을 원망하고, 생활고를 비관하는 내용의 메모도 남겨져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CTV 등을 분석한 경찰은 이번 사건을 김 씨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편 등이 관여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어제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김 씨는 오늘 오후 3시에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영장 심사를 받습니다. 김 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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