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쓰레기로 본 北 생활상…연평도 현지 르포
입력 2022.04.09 (08:59)
수정 2022.04.0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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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부터 저희 남북의창 통일로 미래로 코너에 새 가족이 함께하게 됐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앞으로 통일로 미래로 코너를 맡게 된 이하영 리포터입니다.
남북 평화가 싹트는 현장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앵커]
네. 이하영 리포터! 남북 관계의 어제와 오늘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장을 다녀왔다고요?
[답변]
네. 12년 전 북한군 포탄이 떨어졌던 연평도를 다녀왔는데요.
그때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연평도 해안가에 북한 쓰레기가 흘러들어온다고요?
[답변]
네. 북한 땅을 바로 코앞에 두고 있어서일까요?
다양한 북한 쓰레기를 볼 수 있었는데요.
북방한계선 너머 북한 주민들의 삶을 어렴풋이나마 추측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연평도 해안가에 어떤 쓰레기들이 흘러들어오고 있는지 지금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인천항에서 서북쪽으로 120킬로미터.
황금어장으로 불리던 섬 연평도.
바다 위에 북방한계선은 보이지 않았지만, 남북 분단의 현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인데요.
마을 곳곳에는 12년 전 연평도 포격전의 상처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조용현/당시 인천해경 연평출장소 순경 : "지금 상황은 전시 상황이며, 지금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연평도에서 나고 자란 박태원 씨.
두 차례 연평해전을 목격했지만, 민가를 향한 북한군의 도발은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박태원/연평도 주민 : "사람이 살면서 하늘에서 비가 오듯이 폭탄이 떨어졌다고 상상한다는 건 남과 북을 맞대고 사는 우리 마을 사람들 입장에서는 아마 상당히 경악을 금치 못했던 사건으로 보이는 거죠."]
연평도는 북한의 해안포 기지에서 불과 13km 떨어져 있는데요.
주민들은 요즘 남북관계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서 또다시 북한의 포격이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고 합니다.
[박태원/연평도 주민 : "주민들 입장에서는 사실상 불편한 거죠. 있어선 안 되는 상황들이 자꾸 만들어지고 있고 만들려 하고 있고 하는 것은 이래서는 안 된다는 걸 얘기하고 싶어요."]
지금 제가 서 있는 곳은 실향민들의 슬픔을 달래주는 망향대인데요.
제 뒤로 황해남도 해주 지역이 보입니다.
이곳에 있으니까 연평도가 정말 북한과 가까운 지역이라는 게 피부로 느껴지는 거 같습니다.
연평도 해안가에는 각종 폐기물들이 어지럽게 뒤엉켜 있는데요.
바람과 해류를 타고 온 북한 쓰레기들까지 보입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여기 전화번호는 북한 번호인가요?) 02는 서울과 평양의 지역번호가 같아요. 그래서 02는 평양 지역번호죠."]
북한 사회문화를 주로 연구하는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서해5도를 돌아다니며 북한 쓰레기를 수집하고 있는데요.
간접적으로나마 북한의 생활상을 엿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무엇보다 쓰레기 안에 표기돼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읽어내면서 우리가 북한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고 남북한의 상품의 격차나 이런 것들도 확인해 볼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는 거죠."]
쓰레기 중에는 북한 식료품 포장지가 제일 많은데요.
식료품 공장도 여러 곳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특히 건강을 강조한 제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강서약수는 만성 위염 십이지장 궤양 만성 간염 만성 신우염의 치료 및 예방에 특효가 있습니다라고 돼있네요."]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아까 쓰레기를 주우면서 보니까 유독 북한이 상품에 (과장) 광고를 하는 거 같아요.) 네 맞습니다. 치은염에 굉장히 좋다는 것도 있고, 알갱이가 들어 있는 귤단물이라고 돼있는데 양성분이 풍부하고 향기롭고 맛 좋은 천연 음료인데 이게 노화를 방지하고 피로회복과 어린이들의 성장에 좋다 이렇게 되어있죠. 한국 같으면 아마 과장광고일 거 같은데 이런 효과들이 있다고 상품에 표기를 해뒀네요."]
그리고 2015년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 지도를 했던 공장에서 생산된 과자 포장지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뿐만아니라 우리나라 라면과 같은 즉석국수 포장지도 발견됐습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북한 라면의 재밌는 특징이 얼벌벌한 맛(얼얼한 맛)이 있다 이 표현도 아주 재밌는 표현이죠."]
제가 지금 들고 있는 것들이 방금 해안가에서 주운 북한 쓰레기들입니다. 치약 사탕 과자 등 북한에서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북한 쓰레기들이 북한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 19와 대북제재가 이어지면서 북한은 점점 고립되어 가고 있는데요.
연평도로 흘러든 북한 쓰레기를 보면 북한이 자력갱생을 얼마나 강조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북한이다 보니 원료의 국산화 재자원화 이걸 굉장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 해안가에 이렇게 쓰레기가 많지만 북한에서는 쓰레기를 모아서 재자원화 하겠다라는 걸 계속 선전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대북제재나 코로나19가 북한 경제에 굉장히 심각한 타격을 주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북한 관련 유튜브 채널이 공개한 한 영상.
여성 출연자가 식료품 매장에 들러 갖가지 제품들을 소개하는데요.
[유튜브 North Korea Wiew : "따끈한 흰쌀밥에 이 김가루를 뿌려서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이것도 같은 김가루인데 이거는 좀 더 매운맛이 나고, 이것은 좀 더 고소한 맛이 나는 겁니다."]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춘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대를 채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도 우리나라처럼 공산품을 관리하는 ‘국가 규정’ 마크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려한 포장지로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는 점도 눈에 띄는 특징인데요.
귀여운 캐릭터를 넣고 다양한 글씨체를 제품 포장지에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북한도 산업디자인을 왜 강조하느냐 결국 그건 사상이란 거죠. 이런 제품 포장지 안에 들어가 있는 또 다른 사상 그리고 인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이미지를 이런 제품 상표로 지금 표현하고 있는 거죠."]
남북 관계는 꽁꽁 얼어붙어 있지만, 북한 쓰레기는 자유롭게 금단의 선을 넘어오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 누군가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마저 귀중하게 느껴지는 건 왜 일까요?
이번 주부터 저희 남북의창 통일로 미래로 코너에 새 가족이 함께하게 됐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앞으로 통일로 미래로 코너를 맡게 된 이하영 리포터입니다.
남북 평화가 싹트는 현장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앵커]
네. 이하영 리포터! 남북 관계의 어제와 오늘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장을 다녀왔다고요?
[답변]
네. 12년 전 북한군 포탄이 떨어졌던 연평도를 다녀왔는데요.
그때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연평도 해안가에 북한 쓰레기가 흘러들어온다고요?
[답변]
네. 북한 땅을 바로 코앞에 두고 있어서일까요?
다양한 북한 쓰레기를 볼 수 있었는데요.
북방한계선 너머 북한 주민들의 삶을 어렴풋이나마 추측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연평도 해안가에 어떤 쓰레기들이 흘러들어오고 있는지 지금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인천항에서 서북쪽으로 120킬로미터.
황금어장으로 불리던 섬 연평도.
바다 위에 북방한계선은 보이지 않았지만, 남북 분단의 현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인데요.
마을 곳곳에는 12년 전 연평도 포격전의 상처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조용현/당시 인천해경 연평출장소 순경 : "지금 상황은 전시 상황이며, 지금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연평도에서 나고 자란 박태원 씨.
두 차례 연평해전을 목격했지만, 민가를 향한 북한군의 도발은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박태원/연평도 주민 : "사람이 살면서 하늘에서 비가 오듯이 폭탄이 떨어졌다고 상상한다는 건 남과 북을 맞대고 사는 우리 마을 사람들 입장에서는 아마 상당히 경악을 금치 못했던 사건으로 보이는 거죠."]
연평도는 북한의 해안포 기지에서 불과 13km 떨어져 있는데요.
주민들은 요즘 남북관계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서 또다시 북한의 포격이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고 합니다.
[박태원/연평도 주민 : "주민들 입장에서는 사실상 불편한 거죠. 있어선 안 되는 상황들이 자꾸 만들어지고 있고 만들려 하고 있고 하는 것은 이래서는 안 된다는 걸 얘기하고 싶어요."]
지금 제가 서 있는 곳은 실향민들의 슬픔을 달래주는 망향대인데요.
제 뒤로 황해남도 해주 지역이 보입니다.
이곳에 있으니까 연평도가 정말 북한과 가까운 지역이라는 게 피부로 느껴지는 거 같습니다.
연평도 해안가에는 각종 폐기물들이 어지럽게 뒤엉켜 있는데요.
바람과 해류를 타고 온 북한 쓰레기들까지 보입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여기 전화번호는 북한 번호인가요?) 02는 서울과 평양의 지역번호가 같아요. 그래서 02는 평양 지역번호죠."]
북한 사회문화를 주로 연구하는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서해5도를 돌아다니며 북한 쓰레기를 수집하고 있는데요.
간접적으로나마 북한의 생활상을 엿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무엇보다 쓰레기 안에 표기돼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읽어내면서 우리가 북한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고 남북한의 상품의 격차나 이런 것들도 확인해 볼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는 거죠."]
쓰레기 중에는 북한 식료품 포장지가 제일 많은데요.
식료품 공장도 여러 곳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특히 건강을 강조한 제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강서약수는 만성 위염 십이지장 궤양 만성 간염 만성 신우염의 치료 및 예방에 특효가 있습니다라고 돼있네요."]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아까 쓰레기를 주우면서 보니까 유독 북한이 상품에 (과장) 광고를 하는 거 같아요.) 네 맞습니다. 치은염에 굉장히 좋다는 것도 있고, 알갱이가 들어 있는 귤단물이라고 돼있는데 양성분이 풍부하고 향기롭고 맛 좋은 천연 음료인데 이게 노화를 방지하고 피로회복과 어린이들의 성장에 좋다 이렇게 되어있죠. 한국 같으면 아마 과장광고일 거 같은데 이런 효과들이 있다고 상품에 표기를 해뒀네요."]
그리고 2015년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 지도를 했던 공장에서 생산된 과자 포장지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뿐만아니라 우리나라 라면과 같은 즉석국수 포장지도 발견됐습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북한 라면의 재밌는 특징이 얼벌벌한 맛(얼얼한 맛)이 있다 이 표현도 아주 재밌는 표현이죠."]
제가 지금 들고 있는 것들이 방금 해안가에서 주운 북한 쓰레기들입니다. 치약 사탕 과자 등 북한에서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북한 쓰레기들이 북한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 19와 대북제재가 이어지면서 북한은 점점 고립되어 가고 있는데요.
연평도로 흘러든 북한 쓰레기를 보면 북한이 자력갱생을 얼마나 강조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북한이다 보니 원료의 국산화 재자원화 이걸 굉장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 해안가에 이렇게 쓰레기가 많지만 북한에서는 쓰레기를 모아서 재자원화 하겠다라는 걸 계속 선전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대북제재나 코로나19가 북한 경제에 굉장히 심각한 타격을 주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북한 관련 유튜브 채널이 공개한 한 영상.
여성 출연자가 식료품 매장에 들러 갖가지 제품들을 소개하는데요.
[유튜브 North Korea Wiew : "따끈한 흰쌀밥에 이 김가루를 뿌려서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이것도 같은 김가루인데 이거는 좀 더 매운맛이 나고, 이것은 좀 더 고소한 맛이 나는 겁니다."]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춘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대를 채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도 우리나라처럼 공산품을 관리하는 ‘국가 규정’ 마크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려한 포장지로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는 점도 눈에 띄는 특징인데요.
귀여운 캐릭터를 넣고 다양한 글씨체를 제품 포장지에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북한도 산업디자인을 왜 강조하느냐 결국 그건 사상이란 거죠. 이런 제품 포장지 안에 들어가 있는 또 다른 사상 그리고 인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이미지를 이런 제품 상표로 지금 표현하고 있는 거죠."]
남북 관계는 꽁꽁 얼어붙어 있지만, 북한 쓰레기는 자유롭게 금단의 선을 넘어오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 누군가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마저 귀중하게 느껴지는 건 왜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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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로 미래로] 쓰레기로 본 北 생활상…연평도 현지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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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4-09 08:59:29
- 수정2022-04-09 10:03:25
[앵커]
이번 주부터 저희 남북의창 통일로 미래로 코너에 새 가족이 함께하게 됐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앞으로 통일로 미래로 코너를 맡게 된 이하영 리포터입니다.
남북 평화가 싹트는 현장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앵커]
네. 이하영 리포터! 남북 관계의 어제와 오늘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장을 다녀왔다고요?
[답변]
네. 12년 전 북한군 포탄이 떨어졌던 연평도를 다녀왔는데요.
그때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연평도 해안가에 북한 쓰레기가 흘러들어온다고요?
[답변]
네. 북한 땅을 바로 코앞에 두고 있어서일까요?
다양한 북한 쓰레기를 볼 수 있었는데요.
북방한계선 너머 북한 주민들의 삶을 어렴풋이나마 추측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연평도 해안가에 어떤 쓰레기들이 흘러들어오고 있는지 지금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인천항에서 서북쪽으로 120킬로미터.
황금어장으로 불리던 섬 연평도.
바다 위에 북방한계선은 보이지 않았지만, 남북 분단의 현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인데요.
마을 곳곳에는 12년 전 연평도 포격전의 상처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조용현/당시 인천해경 연평출장소 순경 : "지금 상황은 전시 상황이며, 지금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연평도에서 나고 자란 박태원 씨.
두 차례 연평해전을 목격했지만, 민가를 향한 북한군의 도발은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박태원/연평도 주민 : "사람이 살면서 하늘에서 비가 오듯이 폭탄이 떨어졌다고 상상한다는 건 남과 북을 맞대고 사는 우리 마을 사람들 입장에서는 아마 상당히 경악을 금치 못했던 사건으로 보이는 거죠."]
연평도는 북한의 해안포 기지에서 불과 13km 떨어져 있는데요.
주민들은 요즘 남북관계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서 또다시 북한의 포격이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고 합니다.
[박태원/연평도 주민 : "주민들 입장에서는 사실상 불편한 거죠. 있어선 안 되는 상황들이 자꾸 만들어지고 있고 만들려 하고 있고 하는 것은 이래서는 안 된다는 걸 얘기하고 싶어요."]
지금 제가 서 있는 곳은 실향민들의 슬픔을 달래주는 망향대인데요.
제 뒤로 황해남도 해주 지역이 보입니다.
이곳에 있으니까 연평도가 정말 북한과 가까운 지역이라는 게 피부로 느껴지는 거 같습니다.
연평도 해안가에는 각종 폐기물들이 어지럽게 뒤엉켜 있는데요.
바람과 해류를 타고 온 북한 쓰레기들까지 보입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여기 전화번호는 북한 번호인가요?) 02는 서울과 평양의 지역번호가 같아요. 그래서 02는 평양 지역번호죠."]
북한 사회문화를 주로 연구하는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서해5도를 돌아다니며 북한 쓰레기를 수집하고 있는데요.
간접적으로나마 북한의 생활상을 엿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무엇보다 쓰레기 안에 표기돼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읽어내면서 우리가 북한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고 남북한의 상품의 격차나 이런 것들도 확인해 볼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는 거죠."]
쓰레기 중에는 북한 식료품 포장지가 제일 많은데요.
식료품 공장도 여러 곳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특히 건강을 강조한 제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강서약수는 만성 위염 십이지장 궤양 만성 간염 만성 신우염의 치료 및 예방에 특효가 있습니다라고 돼있네요."]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아까 쓰레기를 주우면서 보니까 유독 북한이 상품에 (과장) 광고를 하는 거 같아요.) 네 맞습니다. 치은염에 굉장히 좋다는 것도 있고, 알갱이가 들어 있는 귤단물이라고 돼있는데 양성분이 풍부하고 향기롭고 맛 좋은 천연 음료인데 이게 노화를 방지하고 피로회복과 어린이들의 성장에 좋다 이렇게 되어있죠. 한국 같으면 아마 과장광고일 거 같은데 이런 효과들이 있다고 상품에 표기를 해뒀네요."]
그리고 2015년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 지도를 했던 공장에서 생산된 과자 포장지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뿐만아니라 우리나라 라면과 같은 즉석국수 포장지도 발견됐습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북한 라면의 재밌는 특징이 얼벌벌한 맛(얼얼한 맛)이 있다 이 표현도 아주 재밌는 표현이죠."]
제가 지금 들고 있는 것들이 방금 해안가에서 주운 북한 쓰레기들입니다. 치약 사탕 과자 등 북한에서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북한 쓰레기들이 북한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 19와 대북제재가 이어지면서 북한은 점점 고립되어 가고 있는데요.
연평도로 흘러든 북한 쓰레기를 보면 북한이 자력갱생을 얼마나 강조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북한이다 보니 원료의 국산화 재자원화 이걸 굉장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 해안가에 이렇게 쓰레기가 많지만 북한에서는 쓰레기를 모아서 재자원화 하겠다라는 걸 계속 선전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대북제재나 코로나19가 북한 경제에 굉장히 심각한 타격을 주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북한 관련 유튜브 채널이 공개한 한 영상.
여성 출연자가 식료품 매장에 들러 갖가지 제품들을 소개하는데요.
[유튜브 North Korea Wiew : "따끈한 흰쌀밥에 이 김가루를 뿌려서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이것도 같은 김가루인데 이거는 좀 더 매운맛이 나고, 이것은 좀 더 고소한 맛이 나는 겁니다."]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춘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대를 채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도 우리나라처럼 공산품을 관리하는 ‘국가 규정’ 마크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려한 포장지로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는 점도 눈에 띄는 특징인데요.
귀여운 캐릭터를 넣고 다양한 글씨체를 제품 포장지에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북한도 산업디자인을 왜 강조하느냐 결국 그건 사상이란 거죠. 이런 제품 포장지 안에 들어가 있는 또 다른 사상 그리고 인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이미지를 이런 제품 상표로 지금 표현하고 있는 거죠."]
남북 관계는 꽁꽁 얼어붙어 있지만, 북한 쓰레기는 자유롭게 금단의 선을 넘어오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 누군가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마저 귀중하게 느껴지는 건 왜 일까요?
이번 주부터 저희 남북의창 통일로 미래로 코너에 새 가족이 함께하게 됐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앞으로 통일로 미래로 코너를 맡게 된 이하영 리포터입니다.
남북 평화가 싹트는 현장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앵커]
네. 이하영 리포터! 남북 관계의 어제와 오늘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장을 다녀왔다고요?
[답변]
네. 12년 전 북한군 포탄이 떨어졌던 연평도를 다녀왔는데요.
그때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연평도 해안가에 북한 쓰레기가 흘러들어온다고요?
[답변]
네. 북한 땅을 바로 코앞에 두고 있어서일까요?
다양한 북한 쓰레기를 볼 수 있었는데요.
북방한계선 너머 북한 주민들의 삶을 어렴풋이나마 추측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연평도 해안가에 어떤 쓰레기들이 흘러들어오고 있는지 지금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인천항에서 서북쪽으로 120킬로미터.
황금어장으로 불리던 섬 연평도.
바다 위에 북방한계선은 보이지 않았지만, 남북 분단의 현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인데요.
마을 곳곳에는 12년 전 연평도 포격전의 상처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조용현/당시 인천해경 연평출장소 순경 : "지금 상황은 전시 상황이며, 지금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연평도에서 나고 자란 박태원 씨.
두 차례 연평해전을 목격했지만, 민가를 향한 북한군의 도발은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박태원/연평도 주민 : "사람이 살면서 하늘에서 비가 오듯이 폭탄이 떨어졌다고 상상한다는 건 남과 북을 맞대고 사는 우리 마을 사람들 입장에서는 아마 상당히 경악을 금치 못했던 사건으로 보이는 거죠."]
연평도는 북한의 해안포 기지에서 불과 13km 떨어져 있는데요.
주민들은 요즘 남북관계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서 또다시 북한의 포격이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고 합니다.
[박태원/연평도 주민 : "주민들 입장에서는 사실상 불편한 거죠. 있어선 안 되는 상황들이 자꾸 만들어지고 있고 만들려 하고 있고 하는 것은 이래서는 안 된다는 걸 얘기하고 싶어요."]
지금 제가 서 있는 곳은 실향민들의 슬픔을 달래주는 망향대인데요.
제 뒤로 황해남도 해주 지역이 보입니다.
이곳에 있으니까 연평도가 정말 북한과 가까운 지역이라는 게 피부로 느껴지는 거 같습니다.
연평도 해안가에는 각종 폐기물들이 어지럽게 뒤엉켜 있는데요.
바람과 해류를 타고 온 북한 쓰레기들까지 보입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여기 전화번호는 북한 번호인가요?) 02는 서울과 평양의 지역번호가 같아요. 그래서 02는 평양 지역번호죠."]
북한 사회문화를 주로 연구하는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서해5도를 돌아다니며 북한 쓰레기를 수집하고 있는데요.
간접적으로나마 북한의 생활상을 엿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무엇보다 쓰레기 안에 표기돼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읽어내면서 우리가 북한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고 남북한의 상품의 격차나 이런 것들도 확인해 볼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는 거죠."]
쓰레기 중에는 북한 식료품 포장지가 제일 많은데요.
식료품 공장도 여러 곳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특히 건강을 강조한 제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강서약수는 만성 위염 십이지장 궤양 만성 간염 만성 신우염의 치료 및 예방에 특효가 있습니다라고 돼있네요."]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아까 쓰레기를 주우면서 보니까 유독 북한이 상품에 (과장) 광고를 하는 거 같아요.) 네 맞습니다. 치은염에 굉장히 좋다는 것도 있고, 알갱이가 들어 있는 귤단물이라고 돼있는데 양성분이 풍부하고 향기롭고 맛 좋은 천연 음료인데 이게 노화를 방지하고 피로회복과 어린이들의 성장에 좋다 이렇게 되어있죠. 한국 같으면 아마 과장광고일 거 같은데 이런 효과들이 있다고 상품에 표기를 해뒀네요."]
그리고 2015년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 지도를 했던 공장에서 생산된 과자 포장지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뿐만아니라 우리나라 라면과 같은 즉석국수 포장지도 발견됐습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북한 라면의 재밌는 특징이 얼벌벌한 맛(얼얼한 맛)이 있다 이 표현도 아주 재밌는 표현이죠."]
제가 지금 들고 있는 것들이 방금 해안가에서 주운 북한 쓰레기들입니다. 치약 사탕 과자 등 북한에서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북한 쓰레기들이 북한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 19와 대북제재가 이어지면서 북한은 점점 고립되어 가고 있는데요.
연평도로 흘러든 북한 쓰레기를 보면 북한이 자력갱생을 얼마나 강조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북한이다 보니 원료의 국산화 재자원화 이걸 굉장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 해안가에 이렇게 쓰레기가 많지만 북한에서는 쓰레기를 모아서 재자원화 하겠다라는 걸 계속 선전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대북제재나 코로나19가 북한 경제에 굉장히 심각한 타격을 주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북한 관련 유튜브 채널이 공개한 한 영상.
여성 출연자가 식료품 매장에 들러 갖가지 제품들을 소개하는데요.
[유튜브 North Korea Wiew : "따끈한 흰쌀밥에 이 김가루를 뿌려서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이것도 같은 김가루인데 이거는 좀 더 매운맛이 나고, 이것은 좀 더 고소한 맛이 나는 겁니다."]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춘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대를 채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도 우리나라처럼 공산품을 관리하는 ‘국가 규정’ 마크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려한 포장지로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는 점도 눈에 띄는 특징인데요.
귀여운 캐릭터를 넣고 다양한 글씨체를 제품 포장지에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강동완/동아대학교 교수 : "북한도 산업디자인을 왜 강조하느냐 결국 그건 사상이란 거죠. 이런 제품 포장지 안에 들어가 있는 또 다른 사상 그리고 인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이미지를 이런 제품 상표로 지금 표현하고 있는 거죠."]
남북 관계는 꽁꽁 얼어붙어 있지만, 북한 쓰레기는 자유롭게 금단의 선을 넘어오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 누군가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마저 귀중하게 느껴지는 건 왜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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