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51% 확진, “후두염·고열성 경련 이어지면 병원 가세요”

입력 2022.04.09 (09:00) 수정 2022.04.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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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천5백만 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소아 확진자의 증가세가 가파릅니다. 10살 미만 소아는 전체의 절반이 넘게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 0~9살 소아 51% 확진…"감염 이어질 것"

0~9살 연령대에서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86만여 명(8일 0시 기준)으로, 해당 연령대 인구(지난달 기준)의 약 50.5%입니다.


소아 대부분이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확진자 규모는 더 커질 전망입니다. 은병욱 노원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KBS와의 통화에서 "어떻게 보면 자연 감염이 몇 %까지 될 수 있느냐를 마치 시험하는 듯한 상황 같다"며 소아 확진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 유행 커지면 소아 감염 불가피…사망 80% 최근 45일간 집중

방역당국은 소아의 감염률이 높은 것에 대해 "돌봄이 필요해 접촉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내놨습니다. 소아는 가족,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돌봄을 받아야 하니까 유행이 커지면 불가피하게 감염이 늘 수밖에 없다는 해석입니다.

실제로 소아 사망자의 80%가 국내 오미크론 변이가 정점 구간으로 진입한 최근 2달 동안에 발생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0~9살 연령대의 사망자는 모두 15명으로, 이 가운데 12명이 지난 45일 사이 숨졌습니다. 방역당국은 지난 7일 "사망자 15명 가운데 기저질환이 확인된 사망자는 6명, 기저질환이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는 5명, 기저질환을 조사하고 있는 사망자는 4명"이라고 밝혔습니다.

■ 단순 고열은 지나가지만…후두염·경련 이어지면 '비상 신호'

소아가 확진되면 대부분 고열과 함께 기침 등의 증상이 발현됩니다. 의료계에선 일단 2~3일 고열이 이어져도 아이의 상태가 괜찮다면 크게 걱정하진 않아도 된다고 조언합니다.

은병욱 교수는 "고열 자체만으로 뇌 손상이 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 고열이 나도 아이가 어느 정도 먹을 수 있고 컨디션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면 해열제를 충분히 쓰고 아이를 잘 쉬게 해 주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은 잘 지나갈 수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소아는 기도가 성인에 비해 작은 만큼 후두염 증세가 나타나면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후두는 기도의 입구인 셈인데, 이 입구가 좁아지면 호흡 곤란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은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오고 제일 문제는 후두에 집중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후두염"이라며 " 후두염이 심하면 기도 폐쇄 증상이 오고, 이렇게 되면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단순한 고열이 아닌 열성 경련이 이어지는 경우에도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은 교수는 "복합 경련은 열이 나는 동안 여러 번, 오랫동안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며 " 러다 보면 뇌 손상이 올 수도 있고 무호흡이 동반되기도 하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 외래진료센터·소아전담병원 대면진료 가능…"응급 병원 확보해야"

소아 확진자는 '재택치료자 외래진료센터'로 등록된 소아과 병원이나 '소아 특화 거점전담병원'에서 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병원 명단은 국민건강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습니다.

문제는 소아의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돼 응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당장 입원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재택치료자 외래진료센터는 대부분 동네 병·의원으로, 소아의 증상이 심각한 경우엔 소아 전담병원이나 소아중환자실이 있는 상급병원으로 전원해야 합니다. 하지만 소아 전담병원은 전국 80곳에 불과합니다.


2살 미만의 영아를 진료하는 병원도 확대돼야 합니다. 은 교수는 "2세 미만의 영아는 의사가 직접 눈으로 봐야 하는데, 전화로 상담하고 처방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아 거점병원에서도 6개월 미만 영아를 진료하지 않는 병원들도 많아, 2살 미만의 영아 확진자의 진료를 원한다면 병원에 직접 전화해 문의해봐야 합니다.

그래픽 김현수 안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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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아 51% 확진, “후두염·고열성 경련 이어지면 병원 가세요”
    • 입력 2022-04-09 09:00:19
    • 수정2022-04-09 09:01:07
    취재K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천5백만 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소아 확진자의 증가세가 가파릅니다. 10살 미만 소아는 전체의 절반이 넘게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 0~9살 소아 51% 확진…"감염 이어질 것"

0~9살 연령대에서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86만여 명(8일 0시 기준)으로, 해당 연령대 인구(지난달 기준)의 약 50.5%입니다.


소아 대부분이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확진자 규모는 더 커질 전망입니다. 은병욱 노원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KBS와의 통화에서 "어떻게 보면 자연 감염이 몇 %까지 될 수 있느냐를 마치 시험하는 듯한 상황 같다"며 소아 확진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 유행 커지면 소아 감염 불가피…사망 80% 최근 45일간 집중

방역당국은 소아의 감염률이 높은 것에 대해 "돌봄이 필요해 접촉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내놨습니다. 소아는 가족,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돌봄을 받아야 하니까 유행이 커지면 불가피하게 감염이 늘 수밖에 없다는 해석입니다.

실제로 소아 사망자의 80%가 국내 오미크론 변이가 정점 구간으로 진입한 최근 2달 동안에 발생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0~9살 연령대의 사망자는 모두 15명으로, 이 가운데 12명이 지난 45일 사이 숨졌습니다. 방역당국은 지난 7일 "사망자 15명 가운데 기저질환이 확인된 사망자는 6명, 기저질환이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는 5명, 기저질환을 조사하고 있는 사망자는 4명"이라고 밝혔습니다.

■ 단순 고열은 지나가지만…후두염·경련 이어지면 '비상 신호'

소아가 확진되면 대부분 고열과 함께 기침 등의 증상이 발현됩니다. 의료계에선 일단 2~3일 고열이 이어져도 아이의 상태가 괜찮다면 크게 걱정하진 않아도 된다고 조언합니다.

은병욱 교수는 "고열 자체만으로 뇌 손상이 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 고열이 나도 아이가 어느 정도 먹을 수 있고 컨디션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면 해열제를 충분히 쓰고 아이를 잘 쉬게 해 주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은 잘 지나갈 수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소아는 기도가 성인에 비해 작은 만큼 후두염 증세가 나타나면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후두는 기도의 입구인 셈인데, 이 입구가 좁아지면 호흡 곤란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은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오고 제일 문제는 후두에 집중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후두염"이라며 " 후두염이 심하면 기도 폐쇄 증상이 오고, 이렇게 되면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단순한 고열이 아닌 열성 경련이 이어지는 경우에도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은 교수는 "복합 경련은 열이 나는 동안 여러 번, 오랫동안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며 " 러다 보면 뇌 손상이 올 수도 있고 무호흡이 동반되기도 하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 외래진료센터·소아전담병원 대면진료 가능…"응급 병원 확보해야"

소아 확진자는 '재택치료자 외래진료센터'로 등록된 소아과 병원이나 '소아 특화 거점전담병원'에서 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병원 명단은 국민건강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습니다.

문제는 소아의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돼 응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당장 입원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재택치료자 외래진료센터는 대부분 동네 병·의원으로, 소아의 증상이 심각한 경우엔 소아 전담병원이나 소아중환자실이 있는 상급병원으로 전원해야 합니다. 하지만 소아 전담병원은 전국 80곳에 불과합니다.


2살 미만의 영아를 진료하는 병원도 확대돼야 합니다. 은 교수는 "2세 미만의 영아는 의사가 직접 눈으로 봐야 하는데, 전화로 상담하고 처방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아 거점병원에서도 6개월 미만 영아를 진료하지 않는 병원들도 많아, 2살 미만의 영아 확진자의 진료를 원한다면 병원에 직접 전화해 문의해봐야 합니다.

그래픽 김현수 안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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