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 ‘메타버스’ 열풍…패러다임 변화 꿈꾸는 숭실대 최삼하 교수 인터뷰

입력 2022.04.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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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코로나19로 인해 교육 환경에서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줌(zoom)과 같은 원격교육이 보편화된지 오래입니다. 이에 대한 보완책 차원에서 일부 대학에서는 '게임보다 더 실감나는' 메타버스 교육 생태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숭실대에서 '메타버스 스쿨' 을 총괄 기획하고 있는 최삼하 교수(글로벌미래교육원)를 만났습니다.


"게임 환경처럼 바뀐 대학이 곧 시작될 것"이라는 숭실대 최삼하 교수는 현재 코로나19 상황에 휘둘리고 있는 대학 교육 시스템의 한계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최 교수는 "비대면 교육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중심의 교육으로 진행되어서 기존의 사이버대학과 같은 개념"이라며 "메타버스 환경은 기본적으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와 같은 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대학 내 ‘메타버스 스쿨’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다중접속게임을 개발하는 게임 개발사가 플랫폼의 바탕을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아울러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한 동영상 강의, 실시간 질의응답 등을 진행하기 위해 영상스트리밍 기술도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가상의 공간을 실제와 같게 구축하고, 그 안에서 학습자의 모습, 이른바 캐릭터를 맞춤 제작해 이동하고 다른 학생, 교수와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그는 일부 초등학교와 재택 근무에 활용하는 특정 플랫폼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서 "이런 기존 기술을 교육분야에 사용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교육환경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학습자관리시스템(LMS)이 연동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메타버스환경으로 학습환경이 바뀐다는 것은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뀐다는 것이고, 당연히 학습자의 성격도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메타버스 스쿨의 학습자인 학생은 과거의 교육환경처럼 교수자가 제공하는 정보를 소비하는 단순 소비자가 아닙니다.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생산자의 성격을 지니게 됩니다. 제가 강의하는 게임 개발 분야에서는 더 이런 점이 명확해 집니다.
그러므로 메타버스 환경에서 생산되는 모든 학생이나 팀 프로젝트의 콘텐츠를 가상자산화 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한 것입니다."

그는 메타버스 스쿨의 설립 과정에 숭실대 글로벌미래교육원의 경우 30~40억 정도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최 교수는 "사실 학교의 규모, 학생 수, 학교면적, 건물 크기 등은 메타버스 환경 구축 예산의 규모를 결정하는데 주요인이 아니고 기능적 요구사항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며 "시각 효과의 질과 몰입감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30억~40억 이상이 소요되고 이런 예산은 잘 만들어진 MMORPG로 불리는 게임 개발 예산과 유사한 범위"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최근 숭실대의 특임교수로 임용됐는데, 이전까지는 서강대에서 게임 개발을 강의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메타버스 스쿨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최신 게임 환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임개발 교육은 제가 오랫동안 경험한 분야입니다. 학생 개인 혹은 팀으로 성공시킨 사례도 있고 어떤 교육이 실제 게임 업계에서 요구하는 것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뜨고 있는 K-컬처(culture)분야에서 게임교육이 새로운 원동력이 될수있도록 힘을 쏟겠습니다. 학생들이 게임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모든 환경을 제공하고 ,직접 상용화과정을 경험하거나 혹은 게임 업계와 협업으로 진행되는 교육을 중심으로 이끌어나갈 예정입니다."

요즘도 밤잠을 줄일 정도로 게임을 즐긴다는 최 교수는 "학생들도 학교에 무조건 등교해서 수업을 듣고 학점을 취득하는 시스템은 이제 진부하다고 생각하고, 수업을 받는 자세도 크게 바뀌고 있다"며 "비대면 교육환경에 이미 적응한 MZ세대들의 학습방법의 특성을 잘 반영해 단순 정보습득 과목과 온라인 환경에 더 적합한 수업은 메타버스 환경에서 모두 이뤄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학교의 미래를 전망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수업에서 학생들이 만든 콘텐츠에 대해서는 오픈마켓을 구축해 NFT(대체불가능토큰) 거래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 교수는 "교육분야에서는 아직 비슷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습자가 콘텐츠 생산의 중심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학습자와 교수자 모두가 콘텐츠 제작자이며 그 결과물에 대한 가치를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개념을 메타버스스쿨에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다른 대학에서 시작한 메타버스 관련 혁신도 주목할 만한 사항입니다. 서강대학교에서 ‘메타버스대학원’을 올해 초 개설했고, 중앙대학교는 메타버스 기반 ‘다빈치 가상대학’ 등을 이미 시도하고 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 교수는 다른 학교의 사례에 대해서 "일부 대학원은 메타버스 교육환경을 도입하는 개념이 아닌 메타버스 분야 전문 인력양성이라는 측면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약간 차원이 다르다"며 "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과과정인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기존의 게임개발 교육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등 세부내용에 명확한 지향점이 보이지 않고 있는 곳도 있다"고 풀어서 설명했습니다.

최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볼때 한국은 온라인교육 부분에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디지털 인프라가 제대로 지원되는 온라인 교육환경을 구축하는데 매우 성공적인 사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메타버스 기반의 교육환경 구축이란 점에서 일부 온-오프라인 대학입시교육업체의 혁신적 서비스들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 교수는 메타버스 스쿨의 기본적인 개념은 모든 교육을 비대면으로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의 학교와 가상세계의 학교가 공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실의 학교와 가상의 학교가 서로 데이터를 공유하고 동기화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구조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쏘아 올린 '비대면 시대'라는 화두와 교육 환경 혁신이 앞으로 대학 강의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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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도 ‘메타버스’ 열풍…패러다임 변화 꿈꾸는 숭실대 최삼하 교수 인터뷰
    • 입력 2022-04-10 08:00:32
    취재K
<strong>코로나19로 인해 교육 환경에서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줌(zoom)과 같은 원격교육이 보편화된지 오래입니다. 이에 대한 보완책 차원에서 일부 대학에서는 '게임보다 더 실감나는' 메타버스 교육 생태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숭실대에서 '메타버스 스쿨' 을 총괄 기획하고 있는 최삼하 교수(글로벌미래교육원)를 만났습니다.</strong><br />

"게임 환경처럼 바뀐 대학이 곧 시작될 것"이라는 숭실대 최삼하 교수는 현재 코로나19 상황에 휘둘리고 있는 대학 교육 시스템의 한계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최 교수는 "비대면 교육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중심의 교육으로 진행되어서 기존의 사이버대학과 같은 개념"이라며 "메타버스 환경은 기본적으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와 같은 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대학 내 ‘메타버스 스쿨’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다중접속게임을 개발하는 게임 개발사가 플랫폼의 바탕을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아울러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한 동영상 강의, 실시간 질의응답 등을 진행하기 위해 영상스트리밍 기술도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가상의 공간을 실제와 같게 구축하고, 그 안에서 학습자의 모습, 이른바 캐릭터를 맞춤 제작해 이동하고 다른 학생, 교수와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그는 일부 초등학교와 재택 근무에 활용하는 특정 플랫폼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서 "이런 기존 기술을 교육분야에 사용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교육환경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학습자관리시스템(LMS)이 연동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메타버스환경으로 학습환경이 바뀐다는 것은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뀐다는 것이고, 당연히 학습자의 성격도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메타버스 스쿨의 학습자인 학생은 과거의 교육환경처럼 교수자가 제공하는 정보를 소비하는 단순 소비자가 아닙니다.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생산자의 성격을 지니게 됩니다. 제가 강의하는 게임 개발 분야에서는 더 이런 점이 명확해 집니다.
그러므로 메타버스 환경에서 생산되는 모든 학생이나 팀 프로젝트의 콘텐츠를 가상자산화 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한 것입니다."

그는 메타버스 스쿨의 설립 과정에 숭실대 글로벌미래교육원의 경우 30~40억 정도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최 교수는 "사실 학교의 규모, 학생 수, 학교면적, 건물 크기 등은 메타버스 환경 구축 예산의 규모를 결정하는데 주요인이 아니고 기능적 요구사항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며 "시각 효과의 질과 몰입감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30억~40억 이상이 소요되고 이런 예산은 잘 만들어진 MMORPG로 불리는 게임 개발 예산과 유사한 범위"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최근 숭실대의 특임교수로 임용됐는데, 이전까지는 서강대에서 게임 개발을 강의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메타버스 스쿨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최신 게임 환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임개발 교육은 제가 오랫동안 경험한 분야입니다. 학생 개인 혹은 팀으로 성공시킨 사례도 있고 어떤 교육이 실제 게임 업계에서 요구하는 것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뜨고 있는 K-컬처(culture)분야에서 게임교육이 새로운 원동력이 될수있도록 힘을 쏟겠습니다. 학생들이 게임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모든 환경을 제공하고 ,직접 상용화과정을 경험하거나 혹은 게임 업계와 협업으로 진행되는 교육을 중심으로 이끌어나갈 예정입니다."

요즘도 밤잠을 줄일 정도로 게임을 즐긴다는 최 교수는 "학생들도 학교에 무조건 등교해서 수업을 듣고 학점을 취득하는 시스템은 이제 진부하다고 생각하고, 수업을 받는 자세도 크게 바뀌고 있다"며 "비대면 교육환경에 이미 적응한 MZ세대들의 학습방법의 특성을 잘 반영해 단순 정보습득 과목과 온라인 환경에 더 적합한 수업은 메타버스 환경에서 모두 이뤄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학교의 미래를 전망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수업에서 학생들이 만든 콘텐츠에 대해서는 오픈마켓을 구축해 NFT(대체불가능토큰) 거래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 교수는 "교육분야에서는 아직 비슷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습자가 콘텐츠 생산의 중심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학습자와 교수자 모두가 콘텐츠 제작자이며 그 결과물에 대한 가치를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개념을 메타버스스쿨에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다른 대학에서 시작한 메타버스 관련 혁신도 주목할 만한 사항입니다. 서강대학교에서 ‘메타버스대학원’을 올해 초 개설했고, 중앙대학교는 메타버스 기반 ‘다빈치 가상대학’ 등을 이미 시도하고 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 교수는 다른 학교의 사례에 대해서 "일부 대학원은 메타버스 교육환경을 도입하는 개념이 아닌 메타버스 분야 전문 인력양성이라는 측면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약간 차원이 다르다"며 "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과과정인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기존의 게임개발 교육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등 세부내용에 명확한 지향점이 보이지 않고 있는 곳도 있다"고 풀어서 설명했습니다.

최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볼때 한국은 온라인교육 부분에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디지털 인프라가 제대로 지원되는 온라인 교육환경을 구축하는데 매우 성공적인 사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메타버스 기반의 교육환경 구축이란 점에서 일부 온-오프라인 대학입시교육업체의 혁신적 서비스들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 교수는 메타버스 스쿨의 기본적인 개념은 모든 교육을 비대면으로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의 학교와 가상세계의 학교가 공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실의 학교와 가상의 학교가 서로 데이터를 공유하고 동기화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구조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쏘아 올린 '비대면 시대'라는 화두와 교육 환경 혁신이 앞으로 대학 강의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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