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안·박 인연…복지부장관 후보자 정호영은 누구?

입력 2022.04.11 (17:18) 수정 2022.04.1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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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령탑의 바통을 이어받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정호영 경북대 의대 교수가 지명됐습니다. 정 후보자는 1990년 전문의를 취득하고 3천 건이 넘는 위 수술을 집도한 위암 권위자입니다. 정치권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료계에선 "풍부한 임상경험을 토대로 현장을 잘 이해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옵니다.

정 후보자는 '윤석열 당선인과 40년 지기'라고도 알려졌는데, KBS와의 통화에서 "오히려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더 인연이 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 후보자는 또, 2012년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 풍부한 임상경험으로 경북대 병원장 역임…"보건의료 이력 상당"

정 후보자는 1960년 생으로 윤 당선인과 동갑입니다. 필수 의료지만 '기피 과'로 분류되는 외과 전문의로, 경북대병원에서 주요 보직을 거쳐 병원장을 지냈습니다. 정 후보자를 잘 아는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의사 업무 외의 보직을 홍보실장에서 시작해 언론 관계자도 많이 만나고 소통 능력이 뛰어나다"고 정 후보자를 평가했습니다.


의료계에선 "일선 현장을 잘 이해하는 후보자가 나왔다"는 기대감이 감지됩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아직 청문회도 남아있고 조심스럽다"면서도 "국립병원의 최정상이라고 불리는 경북대병원에서 병원장도 하셨고, 경북대병원이 수련 병원이었으니 수련 현황도 잘 아시지 않을까 기대감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 "尹 친구의 친구, 그렇게 따지면 '40년지기 천명'?…검찰총장 퇴임후 보건분야 자문"

정호영 후보자는 윤석열 당선인과 '40년 지기'라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는 KBS 기자의 말에 "경북대 의대 다니던 시절, 서울대 법대 다니는 윤 당선인의 친구가 내 친구였다"며 "그렇게 따지면 40년 지기가 천 명씩 되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적으로 친하고 이런 건 아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후보자는 윤 당선인이 대구지검에 근무하거나 대구에 내려올 때 친구들과 만나 식사를 하며 인연을 이어왔다고 합니다.


그러던 지난해,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직에서 내려온 후 정 후보자에게 보건의료 분야의 자문을 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후보자는 대구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당시 '드라이브 스루' 선별검사소를 도입하는 등 방역 일선에서 일했습니다. 정 후보자는 "(윤 당선인이) 감염병이나 응급의료, 중환자체계 이런 것을 자꾸 묻더라"며 "그때 '왜 이런 걸 자꾸 질문하지?' 했는데 그게 굳이 자문이라면 자문이겠다"고 말했습니다.

■ 安 옆에 앉았던 1993년…'의료보험전자청구시스템' 개발 추진

정 후보자는 안철수 인수위원장과의 인연도 소개했습니다. 정 후보자는 79학번, 안 위원장은 80학번으로 의대 재학 시절 '컴퓨터를 잘하는 애가 있다'며 서로의 존재를 알고는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1993년 대한의사협회 주도로 '의료보험전자청구시스템'을 추진하면서 안 위원장과의 인연이 깊어졌습니다. 정 후보자는 "의협에서 오라고 해서 갔더니 제 왼쪽에 안 위원장이 있었다. 군복을 입고 왔더라"며 "그 이후 일 년 간 만나며 의료보험 전자청구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朴 보건복지 공약' 행복추진위원…"캠프에서 연락 와"

정 후보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습니다. 2012년 당시 새누리당에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자의 공약을 총괄하기 위해 만든 '행복추진위'(위원장 김종인)에 이름을 올린 것입니다. 당시 정 후보자는 보건복지 분야를 담당하는 ‘편안한 삶 추진단’ 위원으로 임명됐습니다. 정 후보자는 "당시 캠프에서 연락이 왔다"며 이후 박 전 대통령 측과 관계가 이어지진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 "코로나19 일상 회복 성공적 완수…감염병, 국가 안보 위협"

정 후보자는 어제(10일) 내각 인선이 발표된 후 "코로나19로부터의 일상 회복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특히, 윤 당선인이 감염병에 대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대단히 위중한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후보자는 '엔데믹'('팬데믹' 종식)에 대한 의견을 묻는 KBS의 질문에는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증상이) 경하지만, 확진자 수가 많으면 위중증과 사망은 많다"며 "쉽사리 이야기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국민의 피로감, 소상공인의 어려움, 이런 것을 생각하면 어느 점에서 고민해서 그 중간 어디쯤에서 만나야 할 것이라고 생각은 한다"고 말했습니다.

■ '보건'에 쏠린 이력…"복지 전문가, 차관으로 뒷받침"

보건복지부의 두 축이 '보건'과 '복지'인데, 정 후보자의 이력이 보건에만 쏠린 것은 주목할 부분입니다. 윤 당선인도 이를 의식한 듯 어제 정 후보자의 인선을 발표하면서 "재정과 복지 전문가를 차관으로 뒷받침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두고 보건부를 독립시키고 복지부를 여성가족부와 합치는 방향으로 정부조직개편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아직 장관도 되지 않은 후보자가 말할 부분이 아니다"라면서도 "복지 예산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수십 년씩 있는 공무원들이 있는데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 "'장관'은 정무직인데…정책 전문성·정치력 의문"

정 후보자 지명에 장관으로서의 정무 감각을 갖췄는지 의문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 분야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병원장을 하셨다는 것 말고는 너무 모르는 분이라 평가하기가 참 어렵다"면서도 "꾸준히 의료현장에서 일해오신 분인 것 같은데, 장관은 의료인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장관은 정치적 책임을 갖고 어떻게 보면 정치 영역에 들어오는 것인데, 의사 경험이 풍부한 것을 잣대로 삼기엔 조금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력 발휘했을 만큼 활동했거나 경력이 있거나 이런 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후보자는 오늘까지 예약된 외래 진료를 마치고, 내일(12일)부터 서울 서대문구 내정자 사무실로 출근합니다.

취재 김수연 원동희, 그래픽 권세라 안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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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11 17:18:03
    • 수정2022-04-11 17:18:42
    취재K

코로나19 사령탑의 바통을 이어받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정호영 경북대 의대 교수가 지명됐습니다. 정 후보자는 1990년 전문의를 취득하고 3천 건이 넘는 위 수술을 집도한 위암 권위자입니다. 정치권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료계에선 "풍부한 임상경험을 토대로 현장을 잘 이해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옵니다.

정 후보자는 '윤석열 당선인과 40년 지기'라고도 알려졌는데, KBS와의 통화에서 "오히려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더 인연이 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 후보자는 또, 2012년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 풍부한 임상경험으로 경북대 병원장 역임…"보건의료 이력 상당"

정 후보자는 1960년 생으로 윤 당선인과 동갑입니다. 필수 의료지만 '기피 과'로 분류되는 외과 전문의로, 경북대병원에서 주요 보직을 거쳐 병원장을 지냈습니다. 정 후보자를 잘 아는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의사 업무 외의 보직을 홍보실장에서 시작해 언론 관계자도 많이 만나고 소통 능력이 뛰어나다"고 정 후보자를 평가했습니다.


의료계에선 "일선 현장을 잘 이해하는 후보자가 나왔다"는 기대감이 감지됩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아직 청문회도 남아있고 조심스럽다"면서도 "국립병원의 최정상이라고 불리는 경북대병원에서 병원장도 하셨고, 경북대병원이 수련 병원이었으니 수련 현황도 잘 아시지 않을까 기대감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 "尹 친구의 친구, 그렇게 따지면 '40년지기 천명'?…검찰총장 퇴임후 보건분야 자문"

정호영 후보자는 윤석열 당선인과 '40년 지기'라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는 KBS 기자의 말에 "경북대 의대 다니던 시절, 서울대 법대 다니는 윤 당선인의 친구가 내 친구였다"며 "그렇게 따지면 40년 지기가 천 명씩 되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적으로 친하고 이런 건 아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후보자는 윤 당선인이 대구지검에 근무하거나 대구에 내려올 때 친구들과 만나 식사를 하며 인연을 이어왔다고 합니다.


그러던 지난해,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직에서 내려온 후 정 후보자에게 보건의료 분야의 자문을 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후보자는 대구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당시 '드라이브 스루' 선별검사소를 도입하는 등 방역 일선에서 일했습니다. 정 후보자는 "(윤 당선인이) 감염병이나 응급의료, 중환자체계 이런 것을 자꾸 묻더라"며 "그때 '왜 이런 걸 자꾸 질문하지?' 했는데 그게 굳이 자문이라면 자문이겠다"고 말했습니다.

■ 安 옆에 앉았던 1993년…'의료보험전자청구시스템' 개발 추진

정 후보자는 안철수 인수위원장과의 인연도 소개했습니다. 정 후보자는 79학번, 안 위원장은 80학번으로 의대 재학 시절 '컴퓨터를 잘하는 애가 있다'며 서로의 존재를 알고는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1993년 대한의사협회 주도로 '의료보험전자청구시스템'을 추진하면서 안 위원장과의 인연이 깊어졌습니다. 정 후보자는 "의협에서 오라고 해서 갔더니 제 왼쪽에 안 위원장이 있었다. 군복을 입고 왔더라"며 "그 이후 일 년 간 만나며 의료보험 전자청구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朴 보건복지 공약' 행복추진위원…"캠프에서 연락 와"

정 후보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습니다. 2012년 당시 새누리당에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자의 공약을 총괄하기 위해 만든 '행복추진위'(위원장 김종인)에 이름을 올린 것입니다. 당시 정 후보자는 보건복지 분야를 담당하는 ‘편안한 삶 추진단’ 위원으로 임명됐습니다. 정 후보자는 "당시 캠프에서 연락이 왔다"며 이후 박 전 대통령 측과 관계가 이어지진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 "코로나19 일상 회복 성공적 완수…감염병, 국가 안보 위협"

정 후보자는 어제(10일) 내각 인선이 발표된 후 "코로나19로부터의 일상 회복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특히, 윤 당선인이 감염병에 대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대단히 위중한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후보자는 '엔데믹'('팬데믹' 종식)에 대한 의견을 묻는 KBS의 질문에는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증상이) 경하지만, 확진자 수가 많으면 위중증과 사망은 많다"며 "쉽사리 이야기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국민의 피로감, 소상공인의 어려움, 이런 것을 생각하면 어느 점에서 고민해서 그 중간 어디쯤에서 만나야 할 것이라고 생각은 한다"고 말했습니다.

■ '보건'에 쏠린 이력…"복지 전문가, 차관으로 뒷받침"

보건복지부의 두 축이 '보건'과 '복지'인데, 정 후보자의 이력이 보건에만 쏠린 것은 주목할 부분입니다. 윤 당선인도 이를 의식한 듯 어제 정 후보자의 인선을 발표하면서 "재정과 복지 전문가를 차관으로 뒷받침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두고 보건부를 독립시키고 복지부를 여성가족부와 합치는 방향으로 정부조직개편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아직 장관도 되지 않은 후보자가 말할 부분이 아니다"라면서도 "복지 예산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수십 년씩 있는 공무원들이 있는데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 "'장관'은 정무직인데…정책 전문성·정치력 의문"

정 후보자 지명에 장관으로서의 정무 감각을 갖췄는지 의문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 분야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병원장을 하셨다는 것 말고는 너무 모르는 분이라 평가하기가 참 어렵다"면서도 "꾸준히 의료현장에서 일해오신 분인 것 같은데, 장관은 의료인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장관은 정치적 책임을 갖고 어떻게 보면 정치 영역에 들어오는 것인데, 의사 경험이 풍부한 것을 잣대로 삼기엔 조금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력 발휘했을 만큼 활동했거나 경력이 있거나 이런 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후보자는 오늘까지 예약된 외래 진료를 마치고, 내일(12일)부터 서울 서대문구 내정자 사무실로 출근합니다.

취재 김수연 원동희, 그래픽 권세라 안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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