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나무 심는 식목일…연중 산불 가장 많이 발생
논·밭두렁 태우거나 영농 폐기물 소각 잦아…화재 '주의'
논·밭두렁 태우기, 해충 방제 효과 없고 불법
영농 폐기물 수거 시스템 정비, 교육 강화 필요
울진 산불 피해 복구는 속속 진행 중
지난 5일 발생한 경북 봉화 산불 모습
■ 연중 식목일이 산불 가장 많아…올해도 봉화 산불 발생
4월 5일은 다들 알고 있는 기념일, 식목일이죠.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통계 결과,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날이 바로 식목일입니다. 대기가 건조한 데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등산객이 늘기 때문인데요.
올해 식목일이죠. 지난 5일 발생한 경북 봉화 산불은 주택 한 채와 창고 두 동을 태우고 산림 120헥타르에 피해를 준 뒤 발생 18시간 만에 꺼졌는데요. 인근 산에 버린 화목 보일러의 재가 불씨가 돼 강한 바람을 타고 번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 빈대 잡다 초가삼간 태워…"논·밭두렁 태우기 방제 효과 없어"
화목 보일러뿐만 아니라 특히 4월에는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영농 폐기물, 부산물을 소각하는 일이 잦아 산불 발생 위험이 큽니다.
실제로 지난 9일 전국에서 산불이 18건 발생했는데 소각으로 인한 산불이 6건으로 가장 많습니다.
그런데 논·밭두렁 태우기는 해충 방제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 논·밭두렁을 태우면 애멸구, 벼물바구미 등 해충은 11%가 방제되는 반면 농사에 도움을 주는 해충의 천적인 거미와 톡톡이 등은 89%가 죽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듯 해충 대신 유익충만 잡고, 하마터면 집과 산까지 다 태울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산림이나 산림 인접 지역에서의 논·밭두렁 태우기는 법으로 금지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면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 수 있습니다.
■ 영농 폐기물 매년 7천만 톤…'보관소 없거나 차량 미운행' 마을 10%대
이 외에 또 조심해야 할 것 바로, 영농 폐기물 소각입니다. 영농 폐농약용기와 폐비닐은 매년 전국에서 7천만 톤가량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한국환경공단이 각 자치단체와 함께 영농 폐기물을 수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거율이 96%인 폐농약용기와 달리, 폐비닐은 64%에 그치고 있습니다. 나머지 대다수는 농가에서 자체 소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더 큰 문제는 영농 폐기물 보관소조차 없는 마을이 전국에 16.7%라는 겁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영농 폐기물 수거 차량이 운행되지 않는 마을도 10%가 넘었습니다.
더욱이 65%가 소각 예방교육을 받은 적 없다고 답했는데요. 영농 폐기물 처리 시스템 정비와 함께, 관련 교육 강화가 시급해 보입니다.
■ 울진, 삼척 등 동해안 산불 피해 복구 '착착'
산불 예방만큼 중요한 게 사후 대책이죠. 최근 큰 피해를 본 울진과 삼척 등 동해안 산불 피해 주민을 위한 지원책도 속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동해안 산불 피해 복구비로 4,170억 원을 확정했습니다. 지원금은 주택 피해 복구와 임산물 채취 종사자 생계비 등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이 외에도 특히 경북에서는 울진 지역을 돕기 위한 관광 캠페인도 진행됩니다. 경상북도는 오는 9월 초까지 '직원 휴가 울진에서 보내기'운동을 펼칩니다. 이 기간 직원 휴양시설 이용 지원금을 울진 숙박시설이나 식당에서 사용하면 금액 10%를 추가로 지급해 줍니다.
한국관광공사도 오는 7월까지 '힘내라 울진' 특별 여행상품전을 추진하고, 관광객에게 지역 상품권을 증정합니다.
전국에서 이어진 기부와 성금으로 피해 주민들의 상처가 조금은 아물어가고 있지만, 무엇보다 불은 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논·밭두렁 태우기는 하지 말고 부득이하게 해야 하면 시·군의 허가를 받아 공동 소각해야 하고요. 영농 폐기물은 한국환경공단이 이달 말까지 집중적으로 수거한다니까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전히 전국의 산불 위험 경보는 '경계'단계입니다. 연일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이어지고 있죠. '마의 4월'을 잘 넘기기 위해서는 농가도 등산객도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그래픽: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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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갔다 불 낼라…‘위기의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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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4-12 11:20:00
나무 심는 식목일…연중 산불 가장 많이 발생<br />논·밭두렁 태우거나 영농 폐기물 소각 잦아…화재 '주의'<br />논·밭두렁 태우기, 해충 방제 효과 없고 불법<br />영농 폐기물 수거 시스템 정비, 교육 강화 필요<br />울진 산불 피해 복구는 속속 진행 중
■ 연중 식목일이 산불 가장 많아…올해도 봉화 산불 발생
4월 5일은 다들 알고 있는 기념일, 식목일이죠.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통계 결과,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날이 바로 식목일입니다. 대기가 건조한 데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등산객이 늘기 때문인데요.
올해 식목일이죠. 지난 5일 발생한 경북 봉화 산불은 주택 한 채와 창고 두 동을 태우고 산림 120헥타르에 피해를 준 뒤 발생 18시간 만에 꺼졌는데요. 인근 산에 버린 화목 보일러의 재가 불씨가 돼 강한 바람을 타고 번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 빈대 잡다 초가삼간 태워…"논·밭두렁 태우기 방제 효과 없어"
화목 보일러뿐만 아니라 특히 4월에는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영농 폐기물, 부산물을 소각하는 일이 잦아 산불 발생 위험이 큽니다.
실제로 지난 9일 전국에서 산불이 18건 발생했는데 소각으로 인한 산불이 6건으로 가장 많습니다.
그런데 논·밭두렁 태우기는 해충 방제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 논·밭두렁을 태우면 애멸구, 벼물바구미 등 해충은 11%가 방제되는 반면 농사에 도움을 주는 해충의 천적인 거미와 톡톡이 등은 89%가 죽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듯 해충 대신 유익충만 잡고, 하마터면 집과 산까지 다 태울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산림이나 산림 인접 지역에서의 논·밭두렁 태우기는 법으로 금지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면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 수 있습니다.
■ 영농 폐기물 매년 7천만 톤…'보관소 없거나 차량 미운행' 마을 10%대
이 외에 또 조심해야 할 것 바로, 영농 폐기물 소각입니다. 영농 폐농약용기와 폐비닐은 매년 전국에서 7천만 톤가량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한국환경공단이 각 자치단체와 함께 영농 폐기물을 수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거율이 96%인 폐농약용기와 달리, 폐비닐은 64%에 그치고 있습니다. 나머지 대다수는 농가에서 자체 소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더 큰 문제는 영농 폐기물 보관소조차 없는 마을이 전국에 16.7%라는 겁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영농 폐기물 수거 차량이 운행되지 않는 마을도 10%가 넘었습니다.
더욱이 65%가 소각 예방교육을 받은 적 없다고 답했는데요. 영농 폐기물 처리 시스템 정비와 함께, 관련 교육 강화가 시급해 보입니다.
■ 울진, 삼척 등 동해안 산불 피해 복구 '착착'
산불 예방만큼 중요한 게 사후 대책이죠. 최근 큰 피해를 본 울진과 삼척 등 동해안 산불 피해 주민을 위한 지원책도 속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동해안 산불 피해 복구비로 4,170억 원을 확정했습니다. 지원금은 주택 피해 복구와 임산물 채취 종사자 생계비 등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이 외에도 특히 경북에서는 울진 지역을 돕기 위한 관광 캠페인도 진행됩니다. 경상북도는 오는 9월 초까지 '직원 휴가 울진에서 보내기'운동을 펼칩니다. 이 기간 직원 휴양시설 이용 지원금을 울진 숙박시설이나 식당에서 사용하면 금액 10%를 추가로 지급해 줍니다.
한국관광공사도 오는 7월까지 '힘내라 울진' 특별 여행상품전을 추진하고, 관광객에게 지역 상품권을 증정합니다.
전국에서 이어진 기부와 성금으로 피해 주민들의 상처가 조금은 아물어가고 있지만, 무엇보다 불은 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논·밭두렁 태우기는 하지 말고 부득이하게 해야 하면 시·군의 허가를 받아 공동 소각해야 하고요. 영농 폐기물은 한국환경공단이 이달 말까지 집중적으로 수거한다니까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전히 전국의 산불 위험 경보는 '경계'단계입니다. 연일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이어지고 있죠. '마의 4월'을 잘 넘기기 위해서는 농가도 등산객도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그래픽: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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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영 기자 a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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