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두부·숙주’ 국내산 둔갑…“이윤 남기려다보니”

입력 2022.04.12 (21:25) 수정 2022.04.2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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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한복판 거리 곳곳을 메운 이 점들 커피집도, 치킨집도 아닌, 간편 조리식, 이른바 밀키트 전문점들을 표시한 건데요.

불과 500미터 안에 매장 5개가 들어선 곳도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가정 간편식 수요가 늘면서 이 밀키트 판매점이 급증했죠.

업계 추산, 지난해 10여 개이던 프랜차이즈는 올해 들어서만 100개 넘게 생겨났고요.

전국 가맹점이 3백개가 넘는 업체도 있습니다.

이렇게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원산지 바꿔치기같이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도 잇따르고 있는데요.

단속 현장을 이지은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다섯 달 전 문을 연 한 밀키트 판매점.

단속반이 들이닥칩니다.

원산지 안내판엔 국내산 숙주라고 돼 있습니다.

거래 명세서를 확인해봤습니다.

거짓말입니다.

중국이나 미얀마 등지에서 들여온 수입산입니다.

1킬로그램에 천5백 원.

국내산의 절반값입니다.

[밀키트 전문점 점주/음성변조 : "(일단은 원산지 표기법 위반이 됐고요.) 수정을 하겠습니다. 숙주는 제가 몰랐네요."]

국산이라며 판매한 두부 역시 값싼 외국산이었습니다.

[밀키트 전문점 점주/음성변조 : "두부는 제가 마트에서 샀는데 소분해서(작게 나눠서) 봉지에 담아놓거든요. (6모 들이)한 판에 4,500원. (그럼 외국산이잖아요? 국산이면 엄청 비싸거든요.)"]

또 다른 밀키트 매장.

[밀키트 점문점 점주/음성변조 : "(김치 원산지는 어디에 표시됐나요?) 김치, 있을 건데 여기 (국내산) 배추."]

하지만 주방에서 발견된 상자엔 '중국산' 표시가 선명합니다.

[밀키트 전문점 점주/음성변조 : "왜냐면 원자재 가격도 있고 있잖아요. 저희도 이제 마진(이윤)이 남아야 되니까 그런거도 있고..."]

원산지 표시가 돼 있는 건 안내판에 쓰인 일부 항목.

이렇게 제품 포장 겉면 어디에도 원산지 표기가 없다보니 소비자들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상당 시간 무인으로 운영돼 물어볼 사람도 없습니다.

강원도 철원에서 도축된 돼지고기를 제주산으로 속이거나, 외국산 콩나물의 원산지를 아예 표시하지 않은 곳도 있었습니다.

[전배식/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주무관 : "(주 재료는) 업체의 가공품을 사용하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야채류 이런 것 같은 경우는 업주분들이 직접 구매해서 포장기에 넣었기 때문에 그때 원산지를 거짓 표시하거나 미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최근 20일 동안 마흔 개 매장을 단속한 결과 열 곳이 규정을 어겼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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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입 두부·숙주’ 국내산 둔갑…“이윤 남기려다보니”
    • 입력 2022-04-12 21:25:12
    • 수정2022-04-20 11: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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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한복판 거리 곳곳을 메운 이 점들 커피집도, 치킨집도 아닌, 간편 조리식, 이른바 밀키트 전문점들을 표시한 건데요.

불과 500미터 안에 매장 5개가 들어선 곳도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가정 간편식 수요가 늘면서 이 밀키트 판매점이 급증했죠.

업계 추산, 지난해 10여 개이던 프랜차이즈는 올해 들어서만 100개 넘게 생겨났고요.

전국 가맹점이 3백개가 넘는 업체도 있습니다.

이렇게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원산지 바꿔치기같이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도 잇따르고 있는데요.

단속 현장을 이지은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다섯 달 전 문을 연 한 밀키트 판매점.

단속반이 들이닥칩니다.

원산지 안내판엔 국내산 숙주라고 돼 있습니다.

거래 명세서를 확인해봤습니다.

거짓말입니다.

중국이나 미얀마 등지에서 들여온 수입산입니다.

1킬로그램에 천5백 원.

국내산의 절반값입니다.

[밀키트 전문점 점주/음성변조 : "(일단은 원산지 표기법 위반이 됐고요.) 수정을 하겠습니다. 숙주는 제가 몰랐네요."]

국산이라며 판매한 두부 역시 값싼 외국산이었습니다.

[밀키트 전문점 점주/음성변조 : "두부는 제가 마트에서 샀는데 소분해서(작게 나눠서) 봉지에 담아놓거든요. (6모 들이)한 판에 4,500원. (그럼 외국산이잖아요? 국산이면 엄청 비싸거든요.)"]

또 다른 밀키트 매장.

[밀키트 점문점 점주/음성변조 : "(김치 원산지는 어디에 표시됐나요?) 김치, 있을 건데 여기 (국내산) 배추."]

하지만 주방에서 발견된 상자엔 '중국산' 표시가 선명합니다.

[밀키트 전문점 점주/음성변조 : "왜냐면 원자재 가격도 있고 있잖아요. 저희도 이제 마진(이윤)이 남아야 되니까 그런거도 있고..."]

원산지 표시가 돼 있는 건 안내판에 쓰인 일부 항목.

이렇게 제품 포장 겉면 어디에도 원산지 표기가 없다보니 소비자들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상당 시간 무인으로 운영돼 물어볼 사람도 없습니다.

강원도 철원에서 도축된 돼지고기를 제주산으로 속이거나, 외국산 콩나물의 원산지를 아예 표시하지 않은 곳도 있었습니다.

[전배식/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주무관 : "(주 재료는) 업체의 가공품을 사용하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야채류 이런 것 같은 경우는 업주분들이 직접 구매해서 포장기에 넣었기 때문에 그때 원산지를 거짓 표시하거나 미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최근 20일 동안 마흔 개 매장을 단속한 결과 열 곳이 규정을 어겼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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