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후엔 국산 사과·배 못 먹을지도

입력 2022.04.1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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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0년, 한반도의 기후는 어떻게 변할까요? 2020년 기상청은 화석연료 사용량과 도시 개발 수준에 따른 기후변화 시나리오(SSP)를 발표했습니다.

5가지 버전의 시나리오가 나왔습니다. 그중 화석연료 사용률이 높고 도시 위주의 개발이 이뤄졌을 때, 다시 말해 온난화가 가장 심각하게 진행됐을 때의 시나리오가 'SSP5-8.5'입니다.

'SSP5'에 따르면 2081년~2100년 사이,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7.0℃ 오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국토의 6.3% 정도인 '아열대 기후대(월평균 기온 10℃ 이상이 8개월 넘게 지속)'는 2030년 국토의 18.2%, 2050년이면 55.9%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농촌진흥청이 이 시나리오에 기반을 두고 우리나라의 작물 재배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해봤습니다. 지금 즐겨 먹는 국산 과일들, 우리 후손들도 먹을 수 있을까요?

■ 2090년, 국산 사과·배 사라지나 …복숭아 강원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 가능

사과와 배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랍니다. 7℃ 이하에서 1,200~1,500시간 이상 경과해야 정상적인 재배가 가능하고, 일교차가 클수록 열매가 잘 익습니다.

지난 30년간 국내 재배면적이 672만 헥타르에 이르렀던 사과는 빠르게 재배 적지와 재배 가능지가 모두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2050년 사과 재배가 가능한 국내 땅은 83만 헥타르로 현재의 8분의 1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됩니다.

70년 뒤인 2090년에는 고품질 사과 수확이 가능한 재배 적지는 '없음', 재배 가능지조차 4,000헥타르 정도에 그치게 됩니다. 사실상 국산 사과가 사라지는 셈입니다.


배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배의 재배 적지는 2050년부터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해 2090년대에는 7만 헥타르로 감소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전역에서 재배가 가능한 복숭아도 2090년에는 국토의 5.2%만이 재배 가능지로 남게 됩니다.

■ 강원도에서도 감귤 재배 가능해져

반대로 단감과 감귤의 재배지는 크게 늘어납니다.

현재 단감은 제주도와 남해일 일부 지역 등에서만 재배할 수 있는데, 온난화로 재배한계선이 상승하면서 70년 뒤엔 산간 지역을 제외한 중부내륙 전역에서도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표적인 국내 아열대 과수 작물인 감귤, 지금은 대부분 제주도에서 수확됩니다. 과거 30년간 감귤 재배면적은 12만 헥타르였습니다.

앞으로 남해안 일대와 강원도 해안가까지 재배한계선이 점차 올라가면서 2090년에는 재배면적이 265만 헥타르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후 변화에 맞춘 품종·아열대 작물 재배법 개발"

농촌진흥청은 그동안은 수량이나 품질 개선을 위한 품종 개량에 힘써왔다면, 앞으로는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 개발이 중요한 목표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더운 날씨가 지속돼도 빨갛게 잘 익는 사과 품종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또 아열대기후에서 잘 자라는 작물도 적극 도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농진청은 현재 아열대 기후권인 제주도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를 세우고 52종의 열대·아열대 작물에 대한 재배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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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년 후엔 국산 사과·배 못 먹을지도
    • 입력 2022-04-13 11:01:22
    취재K

앞으로 100년, 한반도의 기후는 어떻게 변할까요? 2020년 기상청은 화석연료 사용량과 도시 개발 수준에 따른 기후변화 시나리오(SSP)를 발표했습니다.

5가지 버전의 시나리오가 나왔습니다. 그중 화석연료 사용률이 높고 도시 위주의 개발이 이뤄졌을 때, 다시 말해 온난화가 가장 심각하게 진행됐을 때의 시나리오가 'SSP5-8.5'입니다.

'SSP5'에 따르면 2081년~2100년 사이,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7.0℃ 오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국토의 6.3% 정도인 '아열대 기후대(월평균 기온 10℃ 이상이 8개월 넘게 지속)'는 2030년 국토의 18.2%, 2050년이면 55.9%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농촌진흥청이 이 시나리오에 기반을 두고 우리나라의 작물 재배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해봤습니다. 지금 즐겨 먹는 국산 과일들, 우리 후손들도 먹을 수 있을까요?

■ 2090년, 국산 사과·배 사라지나 …복숭아 강원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 가능

사과와 배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랍니다. 7℃ 이하에서 1,200~1,500시간 이상 경과해야 정상적인 재배가 가능하고, 일교차가 클수록 열매가 잘 익습니다.

지난 30년간 국내 재배면적이 672만 헥타르에 이르렀던 사과는 빠르게 재배 적지와 재배 가능지가 모두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2050년 사과 재배가 가능한 국내 땅은 83만 헥타르로 현재의 8분의 1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됩니다.

70년 뒤인 2090년에는 고품질 사과 수확이 가능한 재배 적지는 '없음', 재배 가능지조차 4,000헥타르 정도에 그치게 됩니다. 사실상 국산 사과가 사라지는 셈입니다.


배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배의 재배 적지는 2050년부터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해 2090년대에는 7만 헥타르로 감소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전역에서 재배가 가능한 복숭아도 2090년에는 국토의 5.2%만이 재배 가능지로 남게 됩니다.

■ 강원도에서도 감귤 재배 가능해져

반대로 단감과 감귤의 재배지는 크게 늘어납니다.

현재 단감은 제주도와 남해일 일부 지역 등에서만 재배할 수 있는데, 온난화로 재배한계선이 상승하면서 70년 뒤엔 산간 지역을 제외한 중부내륙 전역에서도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표적인 국내 아열대 과수 작물인 감귤, 지금은 대부분 제주도에서 수확됩니다. 과거 30년간 감귤 재배면적은 12만 헥타르였습니다.

앞으로 남해안 일대와 강원도 해안가까지 재배한계선이 점차 올라가면서 2090년에는 재배면적이 265만 헥타르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후 변화에 맞춘 품종·아열대 작물 재배법 개발"

농촌진흥청은 그동안은 수량이나 품질 개선을 위한 품종 개량에 힘써왔다면, 앞으로는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 개발이 중요한 목표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더운 날씨가 지속돼도 빨갛게 잘 익는 사과 품종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또 아열대기후에서 잘 자라는 작물도 적극 도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농진청은 현재 아열대 기후권인 제주도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를 세우고 52종의 열대·아열대 작물에 대한 재배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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