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메달 걸어준 서휘민 “우린 원팀이니까요”

입력 2022.04.1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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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국가대표팀 ‘막내’ 서휘민(고려대)은 캐나다 몬트리올 세계선수권대회 계주 시상식에서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시상대 위에서 대표팀 동료 심석희에게 금메달을 직접 목에 걸어주는 장면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대회 내내 불편하고 어색한 관계였던 심석희의 얼굴에 처음이자 유일하게 미소가 엿보인 순간이기도 했다.

귀국 기자회견에서 서휘민에게 당시 상황을 묻자, 명쾌한 답변이 돌아왔다.

서휘민은 “다 같이 성적을 축하하고 잘 끝냈다라는 의미로 목에 걸어주었습니다.”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바로 옆에서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는 에이스 최민정도 그 답변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의 뜻을 보이기도 했다.

심석희의 메달 시상식 뒷이야기에는 ‘맏언니’ 김아랑의 역할도 숨어 있었다. 당시 시상식에서 심석희를 가리키며 “걸어줘”라고 말한 거로 알려졌다.

널리 알려졌듯 심석희와 최민정, 김아랑은 불편한 관계다.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심석희가 대표팀 코치와 휴대폰 문자로 동료들을 몰래 비방한 사실이 국내 한 인터넷 언론에 의해 공개됐는데, 최민정과 김아랑이 당사자였다. 심석희는 이 건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2개월 대표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아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징계 시효가 끝나 심석희는 대표팀에 복귀해 세계선수권에 출전했고 계주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경기는 물론 시상식장에서도 불편한 관계는 이어졌다.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귀국 기자회견장에서도 이들의 앙금은 여전했다. 최민정과 김아랑은 심석희와 일부러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움직였고, 사진 촬영을 할 때도 거리 두기 표시가 역력했다. 심석희 역시 귀국 축하 행사에서 다른 선수들처럼 만면에 웃음을 띠고 즐길 수 없었다.

하지만 서휘민의 인터뷰에서 느껴지듯, 심석희의 대표팀 합류 초반보다 앙금과 거리는 조금씩 조금씩 좁혀지고 있는 분위기다.


심석희는 귀국 환영 행사를 마치고 아버지와 함께 조용히 개인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심석희의 아버지 심교광 씨는 “저희 딸이 지금 공황 장애를 앓고 있어서….”라며 정중히 거절했다. 그래도 몇몇 팬들은 공항을 직접 찾아 심석희에게 격려를 전했고, 이때서야 비로소 심석희는 얼굴에 작은 미소를 띨 수 있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최민정의 4년 만의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이라는 화려한 성적으로 올림픽 시즌을 마쳤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윤홍근 회장은 올림픽 당시 약속대로 이달 중으로 ‘치킨 연금’ 수여식도 열 계획이다. 하지만 빙상연맹이 마무리 지어야 할 과제 중에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어색한 대표팀 분위기’를 어떻게 매듭지어야 할 지도 포함되어 있다. 대표팀 선수들의 ‘어색한 동행’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이 편치 못하기 때문이다.

시즌은 끝났지만, 불과 한 달 뒤 국가대표 선발전이 또 열린다. 불편한 동거는 잠시 멈춘 것뿐이다. 연맹 차원의 수습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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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석희 메달 걸어준 서휘민 “우린 원팀이니까요”
    • 입력 2022-04-13 16:19:44
    스포츠K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막내’ 서휘민(고려대)은 캐나다 몬트리올 세계선수권대회 계주 시상식에서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시상대 위에서 대표팀 동료 심석희에게 금메달을 직접 목에 걸어주는 장면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대회 내내 불편하고 어색한 관계였던 심석희의 얼굴에 처음이자 유일하게 미소가 엿보인 순간이기도 했다.

귀국 기자회견에서 서휘민에게 당시 상황을 묻자, 명쾌한 답변이 돌아왔다.

서휘민은 “다 같이 성적을 축하하고 잘 끝냈다라는 의미로 목에 걸어주었습니다.”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바로 옆에서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는 에이스 최민정도 그 답변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의 뜻을 보이기도 했다.

심석희의 메달 시상식 뒷이야기에는 ‘맏언니’ 김아랑의 역할도 숨어 있었다. 당시 시상식에서 심석희를 가리키며 “걸어줘”라고 말한 거로 알려졌다.

널리 알려졌듯 심석희와 최민정, 김아랑은 불편한 관계다.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심석희가 대표팀 코치와 휴대폰 문자로 동료들을 몰래 비방한 사실이 국내 한 인터넷 언론에 의해 공개됐는데, 최민정과 김아랑이 당사자였다. 심석희는 이 건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2개월 대표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아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징계 시효가 끝나 심석희는 대표팀에 복귀해 세계선수권에 출전했고 계주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경기는 물론 시상식장에서도 불편한 관계는 이어졌다.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귀국 기자회견장에서도 이들의 앙금은 여전했다. 최민정과 김아랑은 심석희와 일부러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움직였고, 사진 촬영을 할 때도 거리 두기 표시가 역력했다. 심석희 역시 귀국 축하 행사에서 다른 선수들처럼 만면에 웃음을 띠고 즐길 수 없었다.

하지만 서휘민의 인터뷰에서 느껴지듯, 심석희의 대표팀 합류 초반보다 앙금과 거리는 조금씩 조금씩 좁혀지고 있는 분위기다.


심석희는 귀국 환영 행사를 마치고 아버지와 함께 조용히 개인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심석희의 아버지 심교광 씨는 “저희 딸이 지금 공황 장애를 앓고 있어서….”라며 정중히 거절했다. 그래도 몇몇 팬들은 공항을 직접 찾아 심석희에게 격려를 전했고, 이때서야 비로소 심석희는 얼굴에 작은 미소를 띨 수 있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최민정의 4년 만의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이라는 화려한 성적으로 올림픽 시즌을 마쳤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윤홍근 회장은 올림픽 당시 약속대로 이달 중으로 ‘치킨 연금’ 수여식도 열 계획이다. 하지만 빙상연맹이 마무리 지어야 할 과제 중에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어색한 대표팀 분위기’를 어떻게 매듭지어야 할 지도 포함되어 있다. 대표팀 선수들의 ‘어색한 동행’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이 편치 못하기 때문이다.

시즌은 끝났지만, 불과 한 달 뒤 국가대표 선발전이 또 열린다. 불편한 동거는 잠시 멈춘 것뿐이다. 연맹 차원의 수습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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