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의 실수, 김치를 ‘파오차이’로…김치의 중국어 표기는 ‘신치’

입력 2022.04.1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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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식약처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유튜브 홍보 채널에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표기한 영상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영상을 지우고 공식 사과했습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식약처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표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경덕 교수 SNS 캡처서경덕 교수 SNS 캡처

서 교수가 언급한 영상은 지난 2월 10일 식약처 유튜브에 올라온 '임신부 건강을 위한 나트륨 다이어트-덜 짜게 먹기 1편’입니다.

이 영상에 중국어 자막이 실렸는데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현한 것이 두 차례 등장한 겁니다.

파오차이는 중국 쓰촨성의 음식으로 무, 오이, 양배추, 배추 등 채소류를 절인 식품을 통칭합니다.


서 교수는 “정부 기관에서 이런 실수를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특히 식약처는 김치에 관련한 다양한 일을 진행하는 기관이기에, 이번 일로 인해 국민들은 더 큰 실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식약처는 해당 영상이 논란이 되자 문제가 된 영상을 14일 오전 삭제했습니다.

영상은 삭제됐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국가기관이면 더 신경 써야 하는 거 아닌가?", "중국의 김치 공정이 진행 중인데 속상하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 파오차이와 중국의 '김치 공정'

차가운 누리꾼들의 반응 뒤에는 중국의 ‘김치 공정’이라는 배경이 있습니다.

'김치 공정'은 중국이 한국 김치의 기원이 파오차이에 있다고 주장하는 모습을 '동북 공정'에 빗댄 말입니다.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가 "중국 김치 산업이 국제 표준이 됐다고" 보도한 것과 중국의 바이두 백과사전에 "한국 김치는 중국에서 유래됐다"고 명시된 것 등이 김치 공정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러한 김치 공정이 있을 때마다 한국 정부는 강하게 항의하고 국민은 분노했지만, 중국은 이를 오히려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초 중국 정법위원회는 "(한국은) 김치는 한국 것, 곶감도 한국 것, 단오도 한국 것이라 한다"며 "사사건건 따지는 이유는 스스로 불신해서 생긴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조롱했습니다.

파오차이를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자 작년 7월 우리 정부는 김치의 중국어 표기 용례를 ‘신치’로 변경했습니다. 식약처는 이러한 정부 공식 표기 용례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 식약처 "단순 실수"…중국어 표기 '신치' 알릴 기회로 삼자'는 주장도

식약처는 단순 실수라며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외부업체에 영상 제작을 의뢰했고, 그 외부업체가 통·번역 업체에 번역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자막이 중국어였기 때문에 용역을 받은 외부 업체도 알아차리지 못했고, 식약처의 내부 검토 과정에서도 걸러내지 못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례를 계기로 식약처 누리집, 홍보 자료 등에 올바른 외국어 표기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면밀히 살피고 오류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경덕 교수는 이번 논란을 '신치' 표기를 더 알리는 계기로 활용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번 식약처의 표기 실수에 대해 단순히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김치의 중국어 공식 표기 용례인 '신치'를 알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겁니다.

식품의 생산 유통 과정 등을 총괄하는 국가 기관인 식약처의 더 세심한 용어 표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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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약처의 실수, 김치를 ‘파오차이’로…김치의 중국어 표기는 ‘신치’
    • 입력 2022-04-14 18:07:41
    취재K
식약처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유튜브 홍보 채널에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표기한 영상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영상을 지우고 공식 사과했습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식약처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표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경덕 교수 SNS 캡처
서 교수가 언급한 영상은 지난 2월 10일 식약처 유튜브에 올라온 '임신부 건강을 위한 나트륨 다이어트-덜 짜게 먹기 1편’입니다.

이 영상에 중국어 자막이 실렸는데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현한 것이 두 차례 등장한 겁니다.

파오차이는 중국 쓰촨성의 음식으로 무, 오이, 양배추, 배추 등 채소류를 절인 식품을 통칭합니다.


서 교수는 “정부 기관에서 이런 실수를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특히 식약처는 김치에 관련한 다양한 일을 진행하는 기관이기에, 이번 일로 인해 국민들은 더 큰 실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식약처는 해당 영상이 논란이 되자 문제가 된 영상을 14일 오전 삭제했습니다.

영상은 삭제됐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국가기관이면 더 신경 써야 하는 거 아닌가?", "중국의 김치 공정이 진행 중인데 속상하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 파오차이와 중국의 '김치 공정'

차가운 누리꾼들의 반응 뒤에는 중국의 ‘김치 공정’이라는 배경이 있습니다.

'김치 공정'은 중국이 한국 김치의 기원이 파오차이에 있다고 주장하는 모습을 '동북 공정'에 빗댄 말입니다.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가 "중국 김치 산업이 국제 표준이 됐다고" 보도한 것과 중국의 바이두 백과사전에 "한국 김치는 중국에서 유래됐다"고 명시된 것 등이 김치 공정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러한 김치 공정이 있을 때마다 한국 정부는 강하게 항의하고 국민은 분노했지만, 중국은 이를 오히려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초 중국 정법위원회는 "(한국은) 김치는 한국 것, 곶감도 한국 것, 단오도 한국 것이라 한다"며 "사사건건 따지는 이유는 스스로 불신해서 생긴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조롱했습니다.

파오차이를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자 작년 7월 우리 정부는 김치의 중국어 표기 용례를 ‘신치’로 변경했습니다. 식약처는 이러한 정부 공식 표기 용례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 식약처 "단순 실수"…중국어 표기 '신치' 알릴 기회로 삼자'는 주장도

식약처는 단순 실수라며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외부업체에 영상 제작을 의뢰했고, 그 외부업체가 통·번역 업체에 번역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자막이 중국어였기 때문에 용역을 받은 외부 업체도 알아차리지 못했고, 식약처의 내부 검토 과정에서도 걸러내지 못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례를 계기로 식약처 누리집, 홍보 자료 등에 올바른 외국어 표기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면밀히 살피고 오류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경덕 교수는 이번 논란을 '신치' 표기를 더 알리는 계기로 활용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번 식약처의 표기 실수에 대해 단순히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김치의 중국어 공식 표기 용례인 '신치'를 알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겁니다.

식품의 생산 유통 과정 등을 총괄하는 국가 기관인 식약처의 더 세심한 용어 표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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