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친구야?”…‘불통총장’이 교육부 장관 후보자?

입력 2022.04.15 (18:18) 수정 2022.05.12 (18:1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내가 니 친구야?”…학생들에게 언성 높인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내가 니 친구야, 뭐라고 했어? 김인철은?”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학생들에게 한 남성이 소리칩니다. 이 남성은 바로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당시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입니다.

지난해 2월 촬영된 영상인데요. 당시 한국외대는 사범대학 구조조정을 위해 독일어·프랑스어·중국어교육과를 ‘외국어 교육학부’로 통합하는 결정을 내렸고, 이에 학생들이 반발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피켓에 적힌 문구대로 “김인철은 다섯 학과 체제 유지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자 김 후보자는 크게 화를 냈고, 옆에 있는 학교 관계자에게 “학생의 이름을 적으라”고도 요구했습니다.


■ “이북에서는 저 정도 건성건성 박수치면 어떻게 됩니까”

또 다른 장면. 2014년 한국외대 신입생 환영회 때입니다. 총장 당선인 신분이던 김 후보자는 학생들 앞에서 6분간 연설을 합니다.

새로 부임하게 된 교수들을 학생들에게 소개하다 학생들의 호응이 크게 없자, 이런 말을 합니다. “이북에서는 저 정도 되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행사장에서 앉아있고 건성건성 박수치고 적당한 목소리로 고함을 치면 어떻게 됩니까? 몰라요? 그건 언론을 통해 알아보세요”

김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학생을 상품으로 비유하는 발언도 했습니다. “질 좋은 교육을 시켜서 4학년 졸업할 때는 이 사회가 요구하는 우수한 상품으로, 우수한 졸업생으로 배출해나가겠다”


■ “불통총장”… “학생이 상품”이라는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2014년부터 8년간 한국외대 총장으로 재직했습니다.

당시 학생들이 기억하는 김인철 후보자는 ‘불통총장’이었습니다. 학생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주요한 정책 결정을 학생들과 전혀 상의 없이 통보하고 학생들의 설명 요구에는 호통만 돌아왔다는 겁니다.

한국외대 전 총학생회장 A씨는 취재진에게 “김인철 전 총장의 재임 기간 내내 학생들과의 의견수렴 절차 등을 무시한 독단행정에 대한 불만이 계속됐다”고 말했습니다.

A 전 총학생회장은 김 후보자의 교육 철학에 관해서도 우려를 표현했습니다. 김 후보자가 총장 시절 2014년 신입생 환영회 때의 발언처럼 학생을 상품이라고 표현하거나, 대학 자체를 기업으로 생각하며 교육을 시장주의적으로 접근하는 발언을 자주 했다는 겁니다.

A 전 총학생회장은 “교육부 장관은 대학 뿐 아니라 초·중·고 교육을 모두 아울러야 하는데 시장주의적인 편향적인 교육관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총장 재임 시절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해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된 지금이라도 제대로 답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과거 구체적인 소명이 없었던 만큼 이제라도 제대로 답변해달라는 겁니다.

■ “총장 재임 당시 의혹들도 이제는 답변해야”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총장 재임 시절 여러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2019년 교육부는 감사를 통해 김 당시 총장이 법인카드를 이용해 골프장 이용료나 식대 등 1억 4천여만 원을 교비에서 사용하고 업무 관련성에 대한 증빙이 없었던 것을 적발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검찰은 2020년 2월 김 전 총장을 기소 유예 처분했습니다.

당시 학생들은 이 사안에 대해 명확한 소명을 요구하며 반발을 이어갔지만 김 후보자는 구체적인 해명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2012년 외대에 입학한 프로골프 선수 김인경 씨가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도 높은 학점을 받고 장학금까지 받았다는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는 행정학과 교수인 김 전 총장이 직접 김 선수에게 A+학점을 줬다는 의심도 제기됐었습니다. 김 전 총장은 당시 학생들에게 사과한다면서도 체육 특기생에게 학점을 주는 것은 당시 관행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외에도 김 후보자는 총장 재직 당시 교비 횡령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으로 받고 소송 중이던 박철 전 총장을 명예교수로 임명하면서 학생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일들에 대해 묻자 김 후보자 측, 뭐라고 답했을까요?

“개별 사안에 대해 일일이 답변하기 어렵다” “청문회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전해왔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내가 친구야?”…‘불통총장’이 교육부 장관 후보자?
    • 입력 2022-04-15 18:18:42
    • 수정2022-05-12 18:12:23
    탐사K

■ “내가 니 친구야?”…학생들에게 언성 높인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내가 니 친구야, 뭐라고 했어? 김인철은?”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학생들에게 한 남성이 소리칩니다. 이 남성은 바로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당시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입니다.

지난해 2월 촬영된 영상인데요. 당시 한국외대는 사범대학 구조조정을 위해 독일어·프랑스어·중국어교육과를 ‘외국어 교육학부’로 통합하는 결정을 내렸고, 이에 학생들이 반발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피켓에 적힌 문구대로 “김인철은 다섯 학과 체제 유지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자 김 후보자는 크게 화를 냈고, 옆에 있는 학교 관계자에게 “학생의 이름을 적으라”고도 요구했습니다.


■ “이북에서는 저 정도 건성건성 박수치면 어떻게 됩니까”

또 다른 장면. 2014년 한국외대 신입생 환영회 때입니다. 총장 당선인 신분이던 김 후보자는 학생들 앞에서 6분간 연설을 합니다.

새로 부임하게 된 교수들을 학생들에게 소개하다 학생들의 호응이 크게 없자, 이런 말을 합니다. “이북에서는 저 정도 되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행사장에서 앉아있고 건성건성 박수치고 적당한 목소리로 고함을 치면 어떻게 됩니까? 몰라요? 그건 언론을 통해 알아보세요”

김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학생을 상품으로 비유하는 발언도 했습니다. “질 좋은 교육을 시켜서 4학년 졸업할 때는 이 사회가 요구하는 우수한 상품으로, 우수한 졸업생으로 배출해나가겠다”


■ “불통총장”… “학생이 상품”이라는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2014년부터 8년간 한국외대 총장으로 재직했습니다.

당시 학생들이 기억하는 김인철 후보자는 ‘불통총장’이었습니다. 학생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주요한 정책 결정을 학생들과 전혀 상의 없이 통보하고 학생들의 설명 요구에는 호통만 돌아왔다는 겁니다.

한국외대 전 총학생회장 A씨는 취재진에게 “김인철 전 총장의 재임 기간 내내 학생들과의 의견수렴 절차 등을 무시한 독단행정에 대한 불만이 계속됐다”고 말했습니다.

A 전 총학생회장은 김 후보자의 교육 철학에 관해서도 우려를 표현했습니다. 김 후보자가 총장 시절 2014년 신입생 환영회 때의 발언처럼 학생을 상품이라고 표현하거나, 대학 자체를 기업으로 생각하며 교육을 시장주의적으로 접근하는 발언을 자주 했다는 겁니다.

A 전 총학생회장은 “교육부 장관은 대학 뿐 아니라 초·중·고 교육을 모두 아울러야 하는데 시장주의적인 편향적인 교육관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총장 재임 시절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해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된 지금이라도 제대로 답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과거 구체적인 소명이 없었던 만큼 이제라도 제대로 답변해달라는 겁니다.

■ “총장 재임 당시 의혹들도 이제는 답변해야”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총장 재임 시절 여러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2019년 교육부는 감사를 통해 김 당시 총장이 법인카드를 이용해 골프장 이용료나 식대 등 1억 4천여만 원을 교비에서 사용하고 업무 관련성에 대한 증빙이 없었던 것을 적발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검찰은 2020년 2월 김 전 총장을 기소 유예 처분했습니다.

당시 학생들은 이 사안에 대해 명확한 소명을 요구하며 반발을 이어갔지만 김 후보자는 구체적인 해명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2012년 외대에 입학한 프로골프 선수 김인경 씨가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도 높은 학점을 받고 장학금까지 받았다는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는 행정학과 교수인 김 전 총장이 직접 김 선수에게 A+학점을 줬다는 의심도 제기됐었습니다. 김 전 총장은 당시 학생들에게 사과한다면서도 체육 특기생에게 학점을 주는 것은 당시 관행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외에도 김 후보자는 총장 재직 당시 교비 횡령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으로 받고 소송 중이던 박철 전 총장을 명예교수로 임명하면서 학생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일들에 대해 묻자 김 후보자 측, 뭐라고 답했을까요?

“개별 사안에 대해 일일이 답변하기 어렵다” “청문회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전해왔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