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라이브] 정세현 전 장관 “尹과 주변 참모들의 대북 강경 발언 때문에 北도 곱게 나오진 않을 듯”

입력 2022.04.1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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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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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절은 북한의 최대 명절, 올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지 10년 되는 해이기도
- 오늘 밤엔 미사일 안 쏠 듯, 4월 25일에 ICBM 발사, 핵 실험할 가능성 높아
- ‘장성택 처형’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역사적 의미 있어, 우상화로까지 이어질 수도
- 바이든 방한 시기 맞춰 도발할 가능성도
- 비핵화는 남북 간이 아니라 북미 간에 결정되는 문제, 비핵화를 선 조건으로 두면 이명박 정부 당시와 큰 차이 없을 것
- 한미동맹 ‘재건’이라는 말하기 위해선 먼저 동맹 ‘파괴’가 됐었어야 하는데 그런 적 없어… 문재인 정부가 이미 한-미 관계를 경제동맹으로까지 만들어 놨다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 인터뷰>
■ 방송시간 : 4월 15일 (금) 18:05~18:20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주진우: 모두를 위한 모두를 향한 모두의 궁금증 <훅 인터뷰>. 북한이 태양절로 부르는 김일성 생일을 맞았습니다. 경축 분위기로 아주 시끄럽던데요. 미국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면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동향은 어떤지,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은 어떻게 펼쳐질지 좀 세세히 읽어보겠습니다. 판문점의 협상가입니다. 한반도의 지략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정세현: 예, 반갑습니다.

◇주진우: 왜 태양절이라고 불립니까?

◆정세현: 민족의 태양이라는 뜻이에요, 김일성이.

◇주진우: 그래요? 그래서 이름도 아예 태양절입니까?

◆정세현: 생일을 그렇게 이름을 붙였죠.

◇주진우: 독재국가는 참.

◆정세현: 그렇죠. 개인 숭배가 심하니까.

◇주진우: 최대 명절입니까, 북한의?

◆정세현: 그렇죠.

◇주진우: 그래요.

◆정세현: 김일성, 김정일 생일은 광명성절.

◇주진우: 태양절, 광명성절. 자, 이번 태양절은 다른 해와 좀 다른 특이점이 있습니까?

◆정세현: 네, 좀 다른 것이 김정은 위원장이,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집권을 한 지 만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주진우: 그렇군요.

◆정세현: 우리가 2011년 12월 달에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고 그 해 말에 군 최고사령관이 되기는 했지만 12월 30일에 공산당 국가이기 때문에 조선노동당의 제1비서, 총비서가 누가 되느냐가 제일 중요한 거 아니에요. 4월 11일에 조선노동당 제1비서로 추대가 됐고, 13일 날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인지로 추대가 됐고 그래서 4월 11일, 13일이 김일성, 김정은의 권력과 관련해서는 의미가 큰 날이죠. 10년 된 해입니다, 지금. 그래서 할아버지 생일도 축하하지만 자기가 권력을 잡은 지 10년이 되는 날도 지금 축하하는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금년에는.

◇주진우: 그래서 지난번에 나오셨을 때 “4월을 주목해야 한다, 4월 도발할 수도 있고, 4월 외국에다가 실력 행사할 수도 있다.” 이런 얘기 하셨어요. 지금 어떻게 지금 대규모 불꽃놀이, 미사일은 안 쏘고 불꽃은 쏘는 것 같습니다.

◆정세현: 오늘 저녁에 7시에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군중집회를 하겠다는 것은 예고가 됐으니까 방송이 되겠죠. 그리고 축포도 쏘아 올린다, 불꽃입니다. 불꽃인데, 불꽃놀이인데, 그런데 오늘 밤에는 미사일 같은 건 안 쏘지 않겠는가. 왜냐하면 앞으로 또 의미 있는 날이 하나 더 남아 있어요.

◇주진우: 어떤 날입니까?

◆정세현: 4월 25일, 4월 25일은 1932년 김일성이 20살이 되던 해에 4월 25일 날 항일빨치산을 조직 했던 날입니다. 그게 북한의 창건 기념일로 돼 있어요. 그러니까 조선인민군 창건 90주년이 되는 금년 4월 25일 날 ICBM을 발사하든지 또는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는데, 핵실험은 현실적으로 핵실험장의 갱도 복구가 4월 25일 전에는 끝나기 어려울 거예요, 기술적으로. 그게 한 5월 상순 돼야 끝날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4월에 대규모 열병식을 하고 25일 날, 오늘 저녁에는 글쎄요, 훈련을 시작한 지가 열병식 훈련을 두 달 전부터 시작했으니까 그냥 지나가지는 않겠지만, 4월 15일 날 그걸 해버리는 것보다는 25일 날 그 열병식을 하는 것으로 날짜를 늦춰놓고 그날 아마 새로운 무기를 선보일 겁니다. 좀 위협적인 것, 발사하는 것도 발사하는 것이지만 새로운 이런 무기를 소위 다탄두 미사일을 우리가 개발했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도 남쪽과 미국에는 큰 위협이 되거든요. 그런 행동을 할 겁니다.

◇주진우: 김정은 위원장이 얼마 전에 어제 나왔던가요. 아파트를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아나운서한테 아파트 선물했다는,

◆정세현: 보통강변에 과거에 70년대 김일성의 저택에 있던 동네인데, 거기를 지금 고급 주택가로 개발을 해서 테라스 식으로 사진을 보니까 멋지게 만들었대요. 그 보통강변이 경치가 좋습니다. 대동강변보다 훨씬 경치가 좋아요. 거기에 지어가지고 그런 아파트를, 복층 아파트들을 지어가지고 그동안에 공로가 큰 사람들한테 지금 나눠주고 있죠. 그러니까 꼭 이번에 북한에 중요한 발표가 있을 때마다 아주 우렁찬 목소리를 말하는 리춘희 아나운서가 있어요. 북쪽에서는 그걸 방송원이라고 그러는데, 리춘희가 벌써 79세, 80세 다 됐는데,

◇주진우: 아, 그렇게 많이 먹었어요?

◆정세현: 아, 그럼요.

◇주진우: 그런데 김일성 때도 있었어요.

◆정세현: 그렇지요.

◇주진우: 그런데 그분이 지금까지 국민 아나운서 아닙니까.

◆정세현: 그렇지요. 인민 아나운서지요.

◇주진우: 인민 아나운서, 네, 알겠습니다.

◆정세현: 거기도 줬고, 다른 공로자들한테도 그런 아파트를 주면서 충성을 요구한 거죠.

◇주진우: 집권 10년 맞았는데요. 장성택 처형인데, 장성택 처형한 거를 핵심 업적이다, 내가 잘했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정세현: 북한 역사에 있어서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과거에 1956년에 한국 전쟁 끝나고 조금 있다가 이제 북한 내에서 권력투쟁이 일어났어요. 소위 친소파와 친중파 그다음에 또 김일성 직계 권력 투쟁이 일어났는데, 그때 친소, 친중파들을 전부 다 처리하면서 56년 8월 달에 그걸 종파 사건이라고 그러는데, 북한에서는 하여튼 종파주의자가 제일 나쁜 놈입니다. 왜냐하면 소련의 힘을 업고 중국의 힘을 업고 권력을 탈취하려고 그러는 사람들을 대개 종파분자라고 딱지를 붙여서 처형을 하는데, 장성택도 2013년 12월 달에 종파분자라는 딱지를 붙여서 처형을 했죠. 그러니까 종파분자로 처형한, 장성택을 종파분자로 처형한 그날을 그것을 중요한 업적으로 치는 것은 그러므로 해서 그걸 처분함으로 해서 김정은의 유일적 지도체제가 구축되기 시작했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 앞으로 개인 우상화까지 나갈 겁니다.

◇주진우: 핵실험을 하거나 ICBM을 다시 쏠 가능성도 있죠, 4월, 5월에?

◆정세현: 있지요. 핵실험을 재개하기 위해서 갱도 보수를 지금 3월 6일부터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그 갱도를 지난 2018년 5월에 파괴했던 것은,

◇주진우: 풍계리.

◆정세현: 그것을 다시 지금 복구하고 있는데, 3호 갱도를 새로 지금 건설하는데, 그게 기술적으로 한 두 달 걸린다는 거예요. 그러면 5월 6~7일경에 완성이 되는 거죠. 그렇게 되면 핵실험은 윤석열 정부 출범 전후해서 할 가능성이 있고, 또 ICBM은 그 전에도 쏠 수 있다고 봐요. 물론 그것도 동창리의 그 ICBM 발사장을 지금 확장 개건하고 있는 중이니까 그 확장 개건이 끝나서 할지, 아니면 지난번처럼 소위 이동발사대에서 또 한 번 할지, 어쨌건 금년 4월은 그리고 5월은 남한의 정부 정권교체에도 중요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그들이 이제 확실하게 핵보유국과 미사일 대국이 됐다는 것을 과시함으로 해서 그걸 김정은의 업적으로 부각하려고 그럴 겁니다.

◇주진우: 다음 달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오지 않습니까. 올 가능성이 높은데, 그 전후에 무슨 또 계기를 만들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정세현: 그렇죠. 왜냐하면 북한의 여러 가지 협상 전략이 단순하게 협상을 구걸하는 식이 아니라, 상대방이 더 이상 그대로 놔둬서는 이게 나중에 정말 큰 변을 당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급해서 상대방이 먼저 협상을 요구하도록 만드는 일종의 돌려차기 전술을 써요.

◇주진우: 그러니까 지금 미사일 계속 쏘는데, 지금 우크라이나도 있고, 다른 중국, 러시아 문제 때문에 북한이 지금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지 않습니까.

◆정세현: 밀려 있는데, 그러니까 계속 사고를 치면 미국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죠. 뭔가 손을 써야 한다. 그러니까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을 거쳐서 아마 한국으로 올 텐데, 5월 달에. 그때 바이든 미국, 그때를 오히려 택해가지고 도발할 가능성이 있죠.

◇주진우: 그렇죠. 그런데요, 윤석열 당선인과 윤석열 정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이런 협상 그리고 또 한·미 관계 이것 좀 잘 풀어나갈까요? 잘 해결할 수 있을까요? 외교부 장관도 지금 바뀌었는데.

◆정세현: 한·미 정책협력단인지 협의단이 이미 다녀왔고, 앞으로 잘해보자는 얘기도 나눈 뒤에 돌아와서 지금 외교부 장관으로 지명이 됐는데, 그렇게 준비를 많이 했으니까 일단 시작은 잘 되겠죠. 그런데 문제는 시작이 반이라고 하는 속담도 있지만 시작이 되고 난 뒤에는 한·미 관계가 안정적으로 잘 출범한 뒤에 그다음에 북한이 어떤 일을 벌이느냐에 따라서 북한의 그런 돌출적인 행동에 대응하는 문제를 놓고 한국과 미국 사이에 이견이 생길 수 있죠.

◇주진우: 네. 그런데 윤석열 당선인도 그렇고, 박진 의원도 그렇고 계속 강경 발언, 강경하고 한·미동맹을 중시하면서 북한은 좀 뒷전으로 밀릴 수 있어요. 그래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역할이 좀 막중한데, “북한한테 끊임없이 당근만 줄 수는 없다.” 이렇게 또 얘기하십니다.

◆정세현: 글쎄요, 그런데 당근만 줄 수 없다는 말도 주목할 부분이지만, 그 전 정부라고 해서 당근만 준 건 아닙니다. 그건 잘못 알고 있는 거고, 문제는 비핵화와 남북관계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하느냐 하는 거예요. 그런데 언론을 통해서 보니까 비핵화가 진전이 돼야만 남북관계도 발전할 수 있다, 말하자면 선 비핵화 후 남북관계 개선 순으로 순서를 잡은 것 같은데, 비핵화 문제는 남북 간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북미 간에 결정되는 문제입니다. 그러면 결국 미국이 북한과 협상을 시작을 해야만 비핵화가 시작이 되는 건데, 그때까지 기다린다? 사실 문재인 정부는 그대로 놔두면 미국은 움직이지 않을 테니까 한국이 적극적으로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서.

◇주진우: 운전자론.

◆정세현: 중재자론 또는 촉진자론 입장에서 남북 관계가 한 발 앞서가면서 북핵 문제 해결의 수순을 밟도록 끌어왔단 말이죠. 그런데 지금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비핵화가 돼야만 남북관계도 나갈 수 있다고 하는 거 보면 비핵화를 앞에서 나오는 거예요. 이러면 이명박 정부 시기에 비핵화·개방 3000과 큰 차이가 없이 됩니다.

◇주진우: 아이고, 그러면 남북 관계는 또 이렇게 멀어질 수밖에 없나요?

◆정세현: 멀어지는 것보다 정체가 되는 거죠. 답답하지만 어떻게 합니까.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겠다는데.

◇주진우: 그래도 권영세 의원하고 조금 얘기를 하셔서 통일 정책은 이렇게 해라, 이렇게 또 좀 가르쳐주시고요. 조언도 하시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요.

◆정세현: 글쎄, 내 말을 들어준다면 그렇게 얘기할 용의가 있지만 그렇다고 내가 그 집 대문 앞에 가서 기다려서 잠깐 얘기 좀 합시다 할 수는 없는 거 아니에요.

◇주진우: 그래도 계속 한반도의 현인이 얘기해 주셔야 되는데, 이명박 정부한테, 아, 죄송합니다. 이명박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윤석열 정부가 이명박 정부로 나왔네요. 윤석열 정부에게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통일 외교 정책을 하는 사람들한테 이거는 좀 들어라 이렇게 한마디 해주십시오.

◆정세현: 동맹을 굉장히 강조하대요. “한·미동맹 재건”이라는 표현까지 쓰던데 사실 한·미동맹 재건이라는 말을 하려면 그 전에 한·미동맹이 파괴가 됐었어야 해요. 한·미동맹은 파괴된 적이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 한·미동맹이 굉장히 강화됐죠. 작년 5월 21일 날 있었던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이 해달라는 대로 해주지 않았습니까. 인권대사를 먼저 임명하지 말고 대북정책 특별대표부터 임명을 해달라고 해서 성킴을 임명했고, 특히 미국 대통령이 우리 삼성, 현대, LG인가 세 군데 기업 총수들을 갑자기 불러일으켜서 미국에 투자해서 해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세 번이나 하지 않았어요, “Thank you, Thank you, Thank you”. 그만큼 이미 바이든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한·미 관계를 경제동맹으로까지 만들어 놨어요. 그런데 이제 그것도 더 강화한다고 하는 것은 나쁜 일은 아니지만 강화를 하더라도 대한민국 외교의 자국중심성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동맹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미국이 하자는 대로만 끌려갈 수도 있어요.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의 국가 이익은 챙길 수가 없다. 그러니까 한·미 관계 강화하는 건 좋으나 너무 끌려가다가 보면 대한민국의 국가이익을 별도로 챙길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못 잡고 말 수가 있다.

◇주진우: 이명박 정부 초기에 미국한테 잘 보이려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그 얘기를 하면서 또 미국한테 가까이 가면서 북한한테는 좀 멀어지기도 했었거든요.

◆정세현: 그렇죠. 그런데 이제 미국한테 가까워지는 방법은 또 여러 가지 있어요. 미국 무기를 많이 사주는 게 제일 그들로서는 반가운 일입니다. 소고기야 그까짓 것 뭐 얼마나 되나요.

◇주진우: 아니, 우리가 무기 이만큼 많이 샀잖아요, 지금까지.

◆정세현: 또 사라고 하지요.

◇주진우: 또요? 많이 샀잖아요, 문재인 정부에서도.

◆정세현: 문재인 정부에서도 많이 샀죠. 그래서 문재인 정부 때 대한민국이 그야말로 세계 6대 군사대국이 됐는데.

◇주진우: 방위비를 너무 많이 써가지고.

◆정세현: 그렇죠. 방위비 많이 쓰고, 미국 무기 많이 샀던 탓인데, 미국이 우리한테 무기 파는 것은 간단해요. 북한의 위협도를, 그러니까 북한이 굉장히 위험하고 이런 짓을 하고,

◇주진우: 긴장을 높여가지고.

◆정세현: 긴장을 높이고 북한이 위험한 일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정보를 흘려놓으면 자동적으로 우리 국회에서도 국방비를 증액하죠. 그러면 미국 무기를 많이 살 수 있지요. 그거를 동맹 강화라고 또 미화할 수 있어요.

◇주진우: 지금까지 이렇게 많이 사줬잖아요.

◆정세현: 근데 봉잡히는 것이 외교인 줄 안단 말이야. 답답하죠, 그러니까. 미국 무기 사면서도 우리 할 말하고.

◇주진우: 할 말, 아니, 우리가 사는데, 우리 돈 주고 사는데, 이렇게 계속 머리를 조아려야 됩니까?

◆정세현: 글쎄 그게 그렇게 됐어요. 미국이 그리고 이스라엘한테 파는 무기를 우리한테 쉽게 안 팝니다. 급이 있어요. 팔아주는 고객의 급이 있다고, 이스라엘이 제일 높고, 그다음에 일본, 한국은 한참 밑이야.

◇주진우: 그래요?

◆정세현: 그러니까 한국이 미국 무기를 많이 사주면 격은 좀 올라갈 수 있지만 그 격이 올라가는 것이 그렇게 좋은 건 아니에요.

◇주진우: 알겠어요. 에블리님께서 “성공한 정부라면 남북관계 좋아지지 않았을까요.” 이런 얘기도 했는데, 좀 안타깝습니다. 남북이 앞으로 막 나아가다가 정체됐는데, 정체기가 너무 길었어요.

◆정세현: 글쎄 꼭.

◇주진우: 마음대로 안 되네요.

◆정세현: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아니라 남북관계가 좋게 풀릴 가능성이 지금 별로 없는 것이 북쪽이 지금 미국을 상대로 해서도 강대강, 선대선이라는 원칙을 선언해놨단 말이에요. 미국이 세게 나오면 자기들도 세게 나가겠다. 미국이 착하게 나오면 자기들도 착하게 나가겠다고 그랬는데, 한국 정부가 지금 윤석열 당선자와 참모들이 이미 북쪽을 상대로 해서 조금 강한 말을 해놨기 때문에 북쪽도 곱게 나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남북에도 평화의 바람이 와야 할 텐데,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정세현: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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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진우 라이브] 정세현 전 장관 “尹과 주변 참모들의 대북 강경 발언 때문에 北도 곱게 나오진 않을 듯”
    • 입력 2022-04-15 20: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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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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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절은 북한의 최대 명절, 올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지 10년 되는 해이기도
- 오늘 밤엔 미사일 안 쏠 듯, 4월 25일에 ICBM 발사, 핵 실험할 가능성 높아
- ‘장성택 처형’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역사적 의미 있어, 우상화로까지 이어질 수도
- 바이든 방한 시기 맞춰 도발할 가능성도
- 비핵화는 남북 간이 아니라 북미 간에 결정되는 문제, 비핵화를 선 조건으로 두면 이명박 정부 당시와 큰 차이 없을 것
- 한미동맹 ‘재건’이라는 말하기 위해선 먼저 동맹 ‘파괴’가 됐었어야 하는데 그런 적 없어… 문재인 정부가 이미 한-미 관계를 경제동맹으로까지 만들어 놨다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 인터뷰>
■ 방송시간 : 4월 15일 (금) 18:05~18:20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주진우: 모두를 위한 모두를 향한 모두의 궁금증 <훅 인터뷰>. 북한이 태양절로 부르는 김일성 생일을 맞았습니다. 경축 분위기로 아주 시끄럽던데요. 미국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면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동향은 어떤지,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은 어떻게 펼쳐질지 좀 세세히 읽어보겠습니다. 판문점의 협상가입니다. 한반도의 지략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정세현: 예, 반갑습니다.

◇주진우: 왜 태양절이라고 불립니까?

◆정세현: 민족의 태양이라는 뜻이에요, 김일성이.

◇주진우: 그래요? 그래서 이름도 아예 태양절입니까?

◆정세현: 생일을 그렇게 이름을 붙였죠.

◇주진우: 독재국가는 참.

◆정세현: 그렇죠. 개인 숭배가 심하니까.

◇주진우: 최대 명절입니까, 북한의?

◆정세현: 그렇죠.

◇주진우: 그래요.

◆정세현: 김일성, 김정일 생일은 광명성절.

◇주진우: 태양절, 광명성절. 자, 이번 태양절은 다른 해와 좀 다른 특이점이 있습니까?

◆정세현: 네, 좀 다른 것이 김정은 위원장이,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집권을 한 지 만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주진우: 그렇군요.

◆정세현: 우리가 2011년 12월 달에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고 그 해 말에 군 최고사령관이 되기는 했지만 12월 30일에 공산당 국가이기 때문에 조선노동당의 제1비서, 총비서가 누가 되느냐가 제일 중요한 거 아니에요. 4월 11일에 조선노동당 제1비서로 추대가 됐고, 13일 날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인지로 추대가 됐고 그래서 4월 11일, 13일이 김일성, 김정은의 권력과 관련해서는 의미가 큰 날이죠. 10년 된 해입니다, 지금. 그래서 할아버지 생일도 축하하지만 자기가 권력을 잡은 지 10년이 되는 날도 지금 축하하는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금년에는.

◇주진우: 그래서 지난번에 나오셨을 때 “4월을 주목해야 한다, 4월 도발할 수도 있고, 4월 외국에다가 실력 행사할 수도 있다.” 이런 얘기 하셨어요. 지금 어떻게 지금 대규모 불꽃놀이, 미사일은 안 쏘고 불꽃은 쏘는 것 같습니다.

◆정세현: 오늘 저녁에 7시에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군중집회를 하겠다는 것은 예고가 됐으니까 방송이 되겠죠. 그리고 축포도 쏘아 올린다, 불꽃입니다. 불꽃인데, 불꽃놀이인데, 그런데 오늘 밤에는 미사일 같은 건 안 쏘지 않겠는가. 왜냐하면 앞으로 또 의미 있는 날이 하나 더 남아 있어요.

◇주진우: 어떤 날입니까?

◆정세현: 4월 25일, 4월 25일은 1932년 김일성이 20살이 되던 해에 4월 25일 날 항일빨치산을 조직 했던 날입니다. 그게 북한의 창건 기념일로 돼 있어요. 그러니까 조선인민군 창건 90주년이 되는 금년 4월 25일 날 ICBM을 발사하든지 또는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는데, 핵실험은 현실적으로 핵실험장의 갱도 복구가 4월 25일 전에는 끝나기 어려울 거예요, 기술적으로. 그게 한 5월 상순 돼야 끝날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4월에 대규모 열병식을 하고 25일 날, 오늘 저녁에는 글쎄요, 훈련을 시작한 지가 열병식 훈련을 두 달 전부터 시작했으니까 그냥 지나가지는 않겠지만, 4월 15일 날 그걸 해버리는 것보다는 25일 날 그 열병식을 하는 것으로 날짜를 늦춰놓고 그날 아마 새로운 무기를 선보일 겁니다. 좀 위협적인 것, 발사하는 것도 발사하는 것이지만 새로운 이런 무기를 소위 다탄두 미사일을 우리가 개발했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도 남쪽과 미국에는 큰 위협이 되거든요. 그런 행동을 할 겁니다.

◇주진우: 김정은 위원장이 얼마 전에 어제 나왔던가요. 아파트를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아나운서한테 아파트 선물했다는,

◆정세현: 보통강변에 과거에 70년대 김일성의 저택에 있던 동네인데, 거기를 지금 고급 주택가로 개발을 해서 테라스 식으로 사진을 보니까 멋지게 만들었대요. 그 보통강변이 경치가 좋습니다. 대동강변보다 훨씬 경치가 좋아요. 거기에 지어가지고 그런 아파트를, 복층 아파트들을 지어가지고 그동안에 공로가 큰 사람들한테 지금 나눠주고 있죠. 그러니까 꼭 이번에 북한에 중요한 발표가 있을 때마다 아주 우렁찬 목소리를 말하는 리춘희 아나운서가 있어요. 북쪽에서는 그걸 방송원이라고 그러는데, 리춘희가 벌써 79세, 80세 다 됐는데,

◇주진우: 아, 그렇게 많이 먹었어요?

◆정세현: 아, 그럼요.

◇주진우: 그런데 김일성 때도 있었어요.

◆정세현: 그렇지요.

◇주진우: 그런데 그분이 지금까지 국민 아나운서 아닙니까.

◆정세현: 그렇지요. 인민 아나운서지요.

◇주진우: 인민 아나운서, 네, 알겠습니다.

◆정세현: 거기도 줬고, 다른 공로자들한테도 그런 아파트를 주면서 충성을 요구한 거죠.

◇주진우: 집권 10년 맞았는데요. 장성택 처형인데, 장성택 처형한 거를 핵심 업적이다, 내가 잘했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정세현: 북한 역사에 있어서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과거에 1956년에 한국 전쟁 끝나고 조금 있다가 이제 북한 내에서 권력투쟁이 일어났어요. 소위 친소파와 친중파 그다음에 또 김일성 직계 권력 투쟁이 일어났는데, 그때 친소, 친중파들을 전부 다 처리하면서 56년 8월 달에 그걸 종파 사건이라고 그러는데, 북한에서는 하여튼 종파주의자가 제일 나쁜 놈입니다. 왜냐하면 소련의 힘을 업고 중국의 힘을 업고 권력을 탈취하려고 그러는 사람들을 대개 종파분자라고 딱지를 붙여서 처형을 하는데, 장성택도 2013년 12월 달에 종파분자라는 딱지를 붙여서 처형을 했죠. 그러니까 종파분자로 처형한, 장성택을 종파분자로 처형한 그날을 그것을 중요한 업적으로 치는 것은 그러므로 해서 그걸 처분함으로 해서 김정은의 유일적 지도체제가 구축되기 시작했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 앞으로 개인 우상화까지 나갈 겁니다.

◇주진우: 핵실험을 하거나 ICBM을 다시 쏠 가능성도 있죠, 4월, 5월에?

◆정세현: 있지요. 핵실험을 재개하기 위해서 갱도 보수를 지금 3월 6일부터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그 갱도를 지난 2018년 5월에 파괴했던 것은,

◇주진우: 풍계리.

◆정세현: 그것을 다시 지금 복구하고 있는데, 3호 갱도를 새로 지금 건설하는데, 그게 기술적으로 한 두 달 걸린다는 거예요. 그러면 5월 6~7일경에 완성이 되는 거죠. 그렇게 되면 핵실험은 윤석열 정부 출범 전후해서 할 가능성이 있고, 또 ICBM은 그 전에도 쏠 수 있다고 봐요. 물론 그것도 동창리의 그 ICBM 발사장을 지금 확장 개건하고 있는 중이니까 그 확장 개건이 끝나서 할지, 아니면 지난번처럼 소위 이동발사대에서 또 한 번 할지, 어쨌건 금년 4월은 그리고 5월은 남한의 정부 정권교체에도 중요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그들이 이제 확실하게 핵보유국과 미사일 대국이 됐다는 것을 과시함으로 해서 그걸 김정은의 업적으로 부각하려고 그럴 겁니다.

◇주진우: 다음 달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오지 않습니까. 올 가능성이 높은데, 그 전후에 무슨 또 계기를 만들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정세현: 그렇죠. 왜냐하면 북한의 여러 가지 협상 전략이 단순하게 협상을 구걸하는 식이 아니라, 상대방이 더 이상 그대로 놔둬서는 이게 나중에 정말 큰 변을 당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급해서 상대방이 먼저 협상을 요구하도록 만드는 일종의 돌려차기 전술을 써요.

◇주진우: 그러니까 지금 미사일 계속 쏘는데, 지금 우크라이나도 있고, 다른 중국, 러시아 문제 때문에 북한이 지금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지 않습니까.

◆정세현: 밀려 있는데, 그러니까 계속 사고를 치면 미국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죠. 뭔가 손을 써야 한다. 그러니까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을 거쳐서 아마 한국으로 올 텐데, 5월 달에. 그때 바이든 미국, 그때를 오히려 택해가지고 도발할 가능성이 있죠.

◇주진우: 그렇죠. 그런데요, 윤석열 당선인과 윤석열 정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이런 협상 그리고 또 한·미 관계 이것 좀 잘 풀어나갈까요? 잘 해결할 수 있을까요? 외교부 장관도 지금 바뀌었는데.

◆정세현: 한·미 정책협력단인지 협의단이 이미 다녀왔고, 앞으로 잘해보자는 얘기도 나눈 뒤에 돌아와서 지금 외교부 장관으로 지명이 됐는데, 그렇게 준비를 많이 했으니까 일단 시작은 잘 되겠죠. 그런데 문제는 시작이 반이라고 하는 속담도 있지만 시작이 되고 난 뒤에는 한·미 관계가 안정적으로 잘 출범한 뒤에 그다음에 북한이 어떤 일을 벌이느냐에 따라서 북한의 그런 돌출적인 행동에 대응하는 문제를 놓고 한국과 미국 사이에 이견이 생길 수 있죠.

◇주진우: 네. 그런데 윤석열 당선인도 그렇고, 박진 의원도 그렇고 계속 강경 발언, 강경하고 한·미동맹을 중시하면서 북한은 좀 뒷전으로 밀릴 수 있어요. 그래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역할이 좀 막중한데, “북한한테 끊임없이 당근만 줄 수는 없다.” 이렇게 또 얘기하십니다.

◆정세현: 글쎄요, 그런데 당근만 줄 수 없다는 말도 주목할 부분이지만, 그 전 정부라고 해서 당근만 준 건 아닙니다. 그건 잘못 알고 있는 거고, 문제는 비핵화와 남북관계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하느냐 하는 거예요. 그런데 언론을 통해서 보니까 비핵화가 진전이 돼야만 남북관계도 발전할 수 있다, 말하자면 선 비핵화 후 남북관계 개선 순으로 순서를 잡은 것 같은데, 비핵화 문제는 남북 간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북미 간에 결정되는 문제입니다. 그러면 결국 미국이 북한과 협상을 시작을 해야만 비핵화가 시작이 되는 건데, 그때까지 기다린다? 사실 문재인 정부는 그대로 놔두면 미국은 움직이지 않을 테니까 한국이 적극적으로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서.

◇주진우: 운전자론.

◆정세현: 중재자론 또는 촉진자론 입장에서 남북 관계가 한 발 앞서가면서 북핵 문제 해결의 수순을 밟도록 끌어왔단 말이죠. 그런데 지금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비핵화가 돼야만 남북관계도 나갈 수 있다고 하는 거 보면 비핵화를 앞에서 나오는 거예요. 이러면 이명박 정부 시기에 비핵화·개방 3000과 큰 차이가 없이 됩니다.

◇주진우: 아이고, 그러면 남북 관계는 또 이렇게 멀어질 수밖에 없나요?

◆정세현: 멀어지는 것보다 정체가 되는 거죠. 답답하지만 어떻게 합니까.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겠다는데.

◇주진우: 그래도 권영세 의원하고 조금 얘기를 하셔서 통일 정책은 이렇게 해라, 이렇게 또 좀 가르쳐주시고요. 조언도 하시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요.

◆정세현: 글쎄, 내 말을 들어준다면 그렇게 얘기할 용의가 있지만 그렇다고 내가 그 집 대문 앞에 가서 기다려서 잠깐 얘기 좀 합시다 할 수는 없는 거 아니에요.

◇주진우: 그래도 계속 한반도의 현인이 얘기해 주셔야 되는데, 이명박 정부한테, 아, 죄송합니다. 이명박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윤석열 정부가 이명박 정부로 나왔네요. 윤석열 정부에게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통일 외교 정책을 하는 사람들한테 이거는 좀 들어라 이렇게 한마디 해주십시오.

◆정세현: 동맹을 굉장히 강조하대요. “한·미동맹 재건”이라는 표현까지 쓰던데 사실 한·미동맹 재건이라는 말을 하려면 그 전에 한·미동맹이 파괴가 됐었어야 해요. 한·미동맹은 파괴된 적이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 한·미동맹이 굉장히 강화됐죠. 작년 5월 21일 날 있었던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이 해달라는 대로 해주지 않았습니까. 인권대사를 먼저 임명하지 말고 대북정책 특별대표부터 임명을 해달라고 해서 성킴을 임명했고, 특히 미국 대통령이 우리 삼성, 현대, LG인가 세 군데 기업 총수들을 갑자기 불러일으켜서 미국에 투자해서 해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세 번이나 하지 않았어요, “Thank you, Thank you, Thank you”. 그만큼 이미 바이든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한·미 관계를 경제동맹으로까지 만들어 놨어요. 그런데 이제 그것도 더 강화한다고 하는 것은 나쁜 일은 아니지만 강화를 하더라도 대한민국 외교의 자국중심성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동맹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미국이 하자는 대로만 끌려갈 수도 있어요.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의 국가 이익은 챙길 수가 없다. 그러니까 한·미 관계 강화하는 건 좋으나 너무 끌려가다가 보면 대한민국의 국가이익을 별도로 챙길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못 잡고 말 수가 있다.

◇주진우: 이명박 정부 초기에 미국한테 잘 보이려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그 얘기를 하면서 또 미국한테 가까이 가면서 북한한테는 좀 멀어지기도 했었거든요.

◆정세현: 그렇죠. 그런데 이제 미국한테 가까워지는 방법은 또 여러 가지 있어요. 미국 무기를 많이 사주는 게 제일 그들로서는 반가운 일입니다. 소고기야 그까짓 것 뭐 얼마나 되나요.

◇주진우: 아니, 우리가 무기 이만큼 많이 샀잖아요, 지금까지.

◆정세현: 또 사라고 하지요.

◇주진우: 또요? 많이 샀잖아요, 문재인 정부에서도.

◆정세현: 문재인 정부에서도 많이 샀죠. 그래서 문재인 정부 때 대한민국이 그야말로 세계 6대 군사대국이 됐는데.

◇주진우: 방위비를 너무 많이 써가지고.

◆정세현: 그렇죠. 방위비 많이 쓰고, 미국 무기 많이 샀던 탓인데, 미국이 우리한테 무기 파는 것은 간단해요. 북한의 위협도를, 그러니까 북한이 굉장히 위험하고 이런 짓을 하고,

◇주진우: 긴장을 높여가지고.

◆정세현: 긴장을 높이고 북한이 위험한 일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정보를 흘려놓으면 자동적으로 우리 국회에서도 국방비를 증액하죠. 그러면 미국 무기를 많이 살 수 있지요. 그거를 동맹 강화라고 또 미화할 수 있어요.

◇주진우: 지금까지 이렇게 많이 사줬잖아요.

◆정세현: 근데 봉잡히는 것이 외교인 줄 안단 말이야. 답답하죠, 그러니까. 미국 무기 사면서도 우리 할 말하고.

◇주진우: 할 말, 아니, 우리가 사는데, 우리 돈 주고 사는데, 이렇게 계속 머리를 조아려야 됩니까?

◆정세현: 글쎄 그게 그렇게 됐어요. 미국이 그리고 이스라엘한테 파는 무기를 우리한테 쉽게 안 팝니다. 급이 있어요. 팔아주는 고객의 급이 있다고, 이스라엘이 제일 높고, 그다음에 일본, 한국은 한참 밑이야.

◇주진우: 그래요?

◆정세현: 그러니까 한국이 미국 무기를 많이 사주면 격은 좀 올라갈 수 있지만 그 격이 올라가는 것이 그렇게 좋은 건 아니에요.

◇주진우: 알겠어요. 에블리님께서 “성공한 정부라면 남북관계 좋아지지 않았을까요.” 이런 얘기도 했는데, 좀 안타깝습니다. 남북이 앞으로 막 나아가다가 정체됐는데, 정체기가 너무 길었어요.

◆정세현: 글쎄 꼭.

◇주진우: 마음대로 안 되네요.

◆정세현: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아니라 남북관계가 좋게 풀릴 가능성이 지금 별로 없는 것이 북쪽이 지금 미국을 상대로 해서도 강대강, 선대선이라는 원칙을 선언해놨단 말이에요. 미국이 세게 나오면 자기들도 세게 나가겠다. 미국이 착하게 나오면 자기들도 착하게 나가겠다고 그랬는데, 한국 정부가 지금 윤석열 당선자와 참모들이 이미 북쪽을 상대로 해서 조금 강한 말을 해놨기 때문에 북쪽도 곱게 나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남북에도 평화의 바람이 와야 할 텐데,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정세현: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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