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라이브] “매일이 4월 16일…尹당선인, 책임자 철저히 수사해달라”

입력 2022.04.1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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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장훈 前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단원고 2학년 8반 장준형군 父)
- "수학여행 전날 들떠있던 준형이 모습 떠올라"
- "매일이 4월 16일…별이 된 자식과 미래 위해 견딘다"
- "文정부 해군·국정원 등, 진상조사에 소극적"
- "'왜 구하지 않았나' 가장 알고 싶어"
- "尹, 박근혜정부와 같다고 생각 안해…철저 수사 해달라"

세월호 참사 8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진도항)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세월호 참사 8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진도항)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4월 15일(금) 14:30~16:00
■ 방송 채널 : KBS UHD 9-2 ·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신지혜> 방금 이시각 서울시청 장면 보셨는데요, 방역지침이 완화되면서 우리는 일상을 회복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건은 이후의 삶을 영구히 바꿔놓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8년 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그랬을 겁니다. 특히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그날의 아픔을 오늘도 견디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 인터뷰는 단원고 2학년 8반의 장준형 군의 아버지입니다. 4.16 가족협의회 위원장으로 활동하셨던 장훈 전 위원장님 전화로 연결 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장훈> 네. 안녕하세요.

신지혜> 오늘 연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훈> 아니요. 기억해 주시는 게 더 고맙죠, 저희한테는.

신지혜>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게 8년 전입니다. 2014년, 저도 기억하고 아마 이 방송을 보시는 모든 분들이 기억하실 텐데요. 8주기가 하루 앞인데 오늘 좀 어떤 마음이세요?

장훈> 그날의 참담했던 기억이 고스란히 떠오르고 아이들을 잃은 슬픔이 아직도 생생하죠. 그리고 또 우리 아이 준형이 생각이 제일 많이 날 수밖에 없네요. 그 전날 아이가 웃던 얼굴, 수학여행 간다고 들떠 있던 모습 이런 게 지금 떠오르죠.

신지혜> 8년이 긴 시간일 수도 있고 짧은 시간일 수도 있는데 아버님께는 좀 지난 8년이 어떤 모습으로 기억이 되어 있나요?

장훈> 아직도 아이를 잃었을 때의 허망함을 벗어날 수가 없어요, 우리 가족들이. 특히 우리 유가족들은 8년 간 변함없는 마음으로 뭐 이렇게 말씀드리면 좀 이상하겠지만 매년 4월 16일을 하루하루 살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신지혜> 매일을 4월 16일처럼 사셨다. 박혜진 님이 댓글로,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기억해야죠. 잊지 않겠습니다. 라고 하셨는데요. 진상규명 얘기를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상규명을 위해서 오랫동안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오셨어요, 2년 가까이. 그런데 지금 최근에는 그 직을 내려놓으셨더라고요. 어떤 특정한 계기나 이유가 있으십니까?

장훈>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으로 뭐 책임자 처벌을 주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걸로만 끝난다면 하늘에 별이 된 우리 아이들한테 너무 미안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뭐 아이들 이름으로 안전관련 법이라든지 규정이라든지 이런 거를 만들어 놓은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저희가 보니까. 그래서 좀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데 우리 아이들이 해준 역할들이 있는데 그 역할을 부모인 제가 좀 이어받아서 하면 좋지 않을까 해서 4.16 안전사회연구소라고 조그마한 소규모 연구단체를 하나 만들었어요. 일상의 안전, 일상의 안전을 좀 어떻게 하면 보장 받을 수 있을까, 지킬 수 있을까. 뭐 법이라든지 규약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좀 권고하고 연구하고 하는 소규모 연구소를 하나 만들었고요. 그래서 뭐 솔직히 말씀드려서 일상의 안전이 무너지는 참사가 세월호 참사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모든 참사들 그러니까 사회적 참사들을 보면 일상의 안전, 우선적인 안전 이런 것들이 다 안전우선주의가 돼야 되는데 돈이 먼저인 세상이어서 이런 것들을 어떻게 바꿔볼까? 하는 연구하는 조직을 좀 하나 만들어서 지금 연구하고 있습니다.

신지혜> 그렇군요. 언제 만드셨어요? 연구원은요.

장훈> (웃음) 저희가 작년에, 작년 가을쯤에 만들었고요. 지금 아직 성과는 지금 아직 미비한데 지금 아직 연구하고 있으니까요.

신지혜> 또 새롭게 뭔가를 아이들을 위해서 시작하신 게 반 년 정도 됐군요.

장훈> 네. 그렇습니다.

신지혜> 유족분들은 여전히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계세요. 어떤 사람들은 '다 된 거 아니에요?' 라고 물어보시는 분도 계시고 한데, 그 부분을 좀 여쭤보겠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진상규명을 약속하고 출범했고 이제 임기를 마무리하고 계신데요. 지난 5년 동안 해결된 것은 무엇인지, 아직 밝혀져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말씀 부탁드립니다.

장훈> 사참위가 아직 공식적인 보고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지 의문들은 답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좀 사참위의 조사를 지켜보니까. 하지만 문재인 정부 5년을 같이 얘기하다 보면 사참위의 조사 역량을 좀 높이기 위해서 행정부 그러니까 각 정부부처에서 조사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저희가 계속 요청을 했었거든요.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는데 문재인 정부 5년 동안에 정말 소극적인 대처, 소극적인 조사에 임해줘가지고 이게 좀 못마땅한 점이죠. 너무 소극적이었다.

신지혜> 각 부처가 그랬다는 말씀이신 거죠?

장훈> 네. 그렇죠. 뭐 해군이라든지 국정원이라든지. 국가 기밀이 아닌 이상 공개할 수 있는 정보조차도 공개하지 않고 의문점들을 그냥 계속 남겨 놓는 그런 자세를 취하고 있거든요. 이런 것들은 정말 못마땅한 자세죠. 그리고 대통령이 그러니까 무조건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대통령이 언질을 내려서 각 부처장들이 결단내릴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런 것들이 너무 소극적이어서 이런 부분들이 저는 진짜 못마땅한 일인 것 같아요.

신지혜> 아마 또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끼셨을 것 같아요.

장훈> 기대가.. 기대가 너무 높았나봐요.

신지혜> 문재인 정부에서도 각 정부부처가 조사에 협조적이지 않았다. 그러면 유족 입장에서 지금 가장 밝히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장훈>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왜 구하지 않았는지예요. 충분한 구할 시간이 있는데도 구하지 않은 마땅한 이유가 없어요. 지금 뭐 경황이 없어서 뭐 허둥대서 뭐 이런 식으로만 얘기가 나와서, 무능해서 막 이런 식으로만 얘기가 나와서, 이런 건 좀. 이게 완전히 시스템이 문제고 그 당시에 구조 역량이라든지 이런 거는 딸리지 않았거든요. 도와주지. 저기 국민들이 다 보고 있었잖아요. 아니 그 배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소극적인 구조만 하고 구조를, 구조 행위라고 볼 수도 없는 행위만 하고 300몇 분이 그냥 그렇게 덧없이 우리 아이들을 포함해서 하늘의 별이 되는 이런 순간들 생방송으로 지켜보는 심정들이 도대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었거든요. 또 뭐 왜 침몰했는지 또 왜 진상규명을 방해했는지. 뭐 이런 것도 알고 싶긴 한데 우선적으로 알아야 될 건 왜 구하지 않았는지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 가족들한테는.

신지혜> 무엇 때문에 구조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는지.

장훈> 네. 그렇죠.

신지혜>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거를 조사하는 사회적 참사 조사위원회가 있어요. 6월 10일에 임기 만료라고 하더라고요.

장훈> 네. 조사 기간 만료고 임기 만료죠.

신지혜> 그렇게 되면 조사를 할 수 있는 기관이 없다고 들었는데 이거 관련해서는 유족분들께서 임기 연장을 요청하셨다고 들었어요.

장훈> 조금 이야기를 좀 제가 풀어서 해드려야 되는데, 어떻게 되냐면. 위원들의 임기가 6월 10일이고요. 조사기관도 6월 10일에 끝나는데 종합보고서를 써야 되잖아요. 전체적인, 그러니까 세월호 참사라든지 가습기 참사에 대한 전체적인 맥락이라든지, 설명할 수 있는 종합보고서가 나와야 되는데. 종합보고서는 9월 10일날 의결하게 돼 있어요. 그런데 위원이 없이 의결을 하게 되는 거거든요.

신지혜> 그렇네요.

장훈> 그러면 이게 적법한지. 절차상에 문제는 없는지, 종합보고서가. 그다음에 국가기구의 보고선데 위원들이 의결을 하지 않으면 이 권위를 인정받을 수 없는 거잖아요. 이런 게 조금 계속 걸려서 국회하고 계속 얘기를 하고 있는데.

신지혜> 얘기가 잘 되고 있어요?

장훈> 잘 되면 제가... 저희가 뭐 이렇게 실망하고 계속 낙담하고 있을까요.

신지혜> 아이고. 그렇군요. 임기 연장이 지금 좀 얘기가 잘 안 되고 있다.

장훈> 아니요. 간단한 거거든요. 그거는 뭐 3개월 정도 위원들 임기만 보장해 주면 그 종합보고서 쓰고 이런 절차상의 문제가 사라지는데 이것조차도 지금 약간 비관적이네요.

신지혜> 거기에 담긴 메시지는 3개월이라도 더 조사를 해달라. 조금이라도 진상을 더 알고 싶다, 라는 거겠죠.

장훈> 네. 그렇죠.

장훈 전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왼쪽)은 맏아들 장준형 군이 세월호에서 돌아오지 못한 이유를 알기 위해 지난 8년간 분투했다. 장 전 위원장은 현재 일상의 안전을 위협하는 법과 제도를 보완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제공 : 장훈 전 위원장]장훈 전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왼쪽)은 맏아들 장준형 군이 세월호에서 돌아오지 못한 이유를 알기 위해 지난 8년간 분투했다. 장 전 위원장은 현재 일상의 안전을 위협하는 법과 제도를 보완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제공 : 장훈 전 위원장]

신지혜> 위원장님, 지금 다음 달에 새 정부가 출범합니다. 문재인 정부 이후에 윤석열 정부가 이제 출범을 하는데요. 유족으로서 뭘 가장 요구하고 싶으세요? 최우선적으로.

장훈> 뭐 이거는 정치적으로 들릴지는 모르겠는데요.

신지혜> 그래도.

장훈> 누구한테 뭐 콕 찍어서 하는 얘기는 아니지만 다른 건 필요없고요. 조국장관 수사하듯이 세월호 참사 수사를 좀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뭐 직접 대통령이 수사할 수는 없으니 지시라도 좀 해서 특히 수사 받는 정부 부처와 조사 받는 부처들이 적극적으로 강하게 능동적으로 협조에 좀 응하라고 이렇게 명령이라도 좀 내려줬으면 좋겠어요, 지시라도. 이런 게 없으니까 좀 아쉽고 또 윤석열 정부라고 해서 박근혜 정부하고 같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희도. 뭐 그렇다면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와 차별점을 좀 부각 시키는 그런 노력이라도 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렇다면 조금 더 적극적인 제스처나 의사표현을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윤석열 정부 측에서.

신지혜> 적극적으로 해달라?

장훈> 네. 그렇죠.

신지혜>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 걸쳐서 벌써 8년이 지났으니까 이번에는 좀 해소를 해달라, 이런 말씀이셨습니다.

장훈> 네.

신지혜> 위원장님. 4월 16일이 추모일입니다만 추모라는 게 사실 기억이잖아요.

장훈> 그렇죠.

신지혜> 저희가 방송 전에 사실 조심스럽게 장준형 군 사진을 좀 요청 드렸더니 보내주셨더라고요. 좀 함께 볼게요. 사진에 세 명이 있어요. 이 중에 누가 장준형 군인지 보면 알 것 같아요. 위원장님 닮은 청년이 한 명 있어요.

장훈> 네네. 우리 아들 보고 싶은 아들이죠. 정말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아들이에요. 제가 준형이 동생이 세 명이 더 있어요. 준형이가 제일 큰놈이고 해서 잘해주지도 못한 것 같고 못 해준 것만 생각나고요.

신지혜> 장남이었군요.

장훈> 네네.

신지혜> 그러셨구나.

장훈> 되게 의젓한 놈이었고 동생들하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그래도 이렇게 계속 큰형 노릇하려고 했었고 의지할 수 있는 그런 아들이었어요, 저한테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그런 놈을 잃었는데 아직 죽은 이유를 모르겠네요, 왜 죽었는지.

신지혜> 그거를 알게 해달라는 게 이제 위원장님 말씀이셨습니다.

장훈> 그렇죠.

신지혜> 내일 그러면 추모를 어떤 방식으로... 팽목항 가시는 어머니, 아버님도 계시고.

장훈> 저희는 사고 해역에는 미리 다녀오고요. 4월 16일날은 11시에 인천에서 인천인 추모식 있어요. 그래서 인천 일반인 추모식에 갔다가 저희가 오후 3시에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저희 기억식을 하게 돼 있습니다.

신지혜> 그렇군요. 지금 굉장히 저희한테 담담하게 한 10여 분 정도 말씀해 주셨는데요.

장훈> 눈물 참느라고 힘들어요.

신지혜> 그래도 이 정도까지도 말씀하시게 되기까지 참 시간이 많이 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장훈> 아휴. 어쩌겠어요, 부모인데. 견뎌나가야죠. 부모니까 하는 일이에요. 부모 아니면 솔직히 제 일이면 이렇게 못 하겠어요. 아들 일이고 자식 일이니까 이렇게 해야죠. 그리고 저희 자식을 위한 일만이 아니고 저기 미래세대를 위해서 어떻게 좀 움직이면 좋을까? 이런 게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요, 세월호 참사 이후에.

신지혜> 그렇군요. 그렇게까지 고민의 지평을 넓혀가면서 이날까지 버텨오고 계십니다. 위원장님 알겠습니다. 준형 군 하고 또 준형 군 친구들 그날 세월호에 탑승했던 희생자들 잊지 않겠다, 라는 댓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이 4월 잘 견뎌내시고요. 또 말씀 여쭙겠습니다.

장훈> 네. 고맙습니다. 수고하십시오.

신지혜>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전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장훈 전 위원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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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라이브] “매일이 4월 16일…尹당선인, 책임자 철저히 수사해달라”
    • 입력 2022-04-16 07: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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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장훈 前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단원고 2학년 8반 장준형군 父)<br /></strong>- "수학여행 전날 들떠있던 준형이 모습 떠올라"<br />- "매일이 4월 16일…별이 된 자식과 미래 위해 견딘다"<br />- "文정부 해군·국정원 등, 진상조사에 소극적"<br />- "'왜 구하지 않았나' 가장 알고 싶어"<br />- "尹, 박근혜정부와 같다고 생각 안해…철저 수사 해달라"
세월호 참사 8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진도항)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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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 방금 이시각 서울시청 장면 보셨는데요, 방역지침이 완화되면서 우리는 일상을 회복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건은 이후의 삶을 영구히 바꿔놓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8년 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그랬을 겁니다. 특히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그날의 아픔을 오늘도 견디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 인터뷰는 단원고 2학년 8반의 장준형 군의 아버지입니다. 4.16 가족협의회 위원장으로 활동하셨던 장훈 전 위원장님 전화로 연결 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장훈> 네. 안녕하세요.

신지혜> 오늘 연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훈> 아니요. 기억해 주시는 게 더 고맙죠, 저희한테는.

신지혜>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게 8년 전입니다. 2014년, 저도 기억하고 아마 이 방송을 보시는 모든 분들이 기억하실 텐데요. 8주기가 하루 앞인데 오늘 좀 어떤 마음이세요?

장훈> 그날의 참담했던 기억이 고스란히 떠오르고 아이들을 잃은 슬픔이 아직도 생생하죠. 그리고 또 우리 아이 준형이 생각이 제일 많이 날 수밖에 없네요. 그 전날 아이가 웃던 얼굴, 수학여행 간다고 들떠 있던 모습 이런 게 지금 떠오르죠.

신지혜> 8년이 긴 시간일 수도 있고 짧은 시간일 수도 있는데 아버님께는 좀 지난 8년이 어떤 모습으로 기억이 되어 있나요?

장훈> 아직도 아이를 잃었을 때의 허망함을 벗어날 수가 없어요, 우리 가족들이. 특히 우리 유가족들은 8년 간 변함없는 마음으로 뭐 이렇게 말씀드리면 좀 이상하겠지만 매년 4월 16일을 하루하루 살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신지혜> 매일을 4월 16일처럼 사셨다. 박혜진 님이 댓글로,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기억해야죠. 잊지 않겠습니다. 라고 하셨는데요. 진상규명 얘기를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상규명을 위해서 오랫동안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오셨어요, 2년 가까이. 그런데 지금 최근에는 그 직을 내려놓으셨더라고요. 어떤 특정한 계기나 이유가 있으십니까?

장훈>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으로 뭐 책임자 처벌을 주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걸로만 끝난다면 하늘에 별이 된 우리 아이들한테 너무 미안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뭐 아이들 이름으로 안전관련 법이라든지 규정이라든지 이런 거를 만들어 놓은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저희가 보니까. 그래서 좀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데 우리 아이들이 해준 역할들이 있는데 그 역할을 부모인 제가 좀 이어받아서 하면 좋지 않을까 해서 4.16 안전사회연구소라고 조그마한 소규모 연구단체를 하나 만들었어요. 일상의 안전, 일상의 안전을 좀 어떻게 하면 보장 받을 수 있을까, 지킬 수 있을까. 뭐 법이라든지 규약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좀 권고하고 연구하고 하는 소규모 연구소를 하나 만들었고요. 그래서 뭐 솔직히 말씀드려서 일상의 안전이 무너지는 참사가 세월호 참사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모든 참사들 그러니까 사회적 참사들을 보면 일상의 안전, 우선적인 안전 이런 것들이 다 안전우선주의가 돼야 되는데 돈이 먼저인 세상이어서 이런 것들을 어떻게 바꿔볼까? 하는 연구하는 조직을 좀 하나 만들어서 지금 연구하고 있습니다.

신지혜> 그렇군요. 언제 만드셨어요? 연구원은요.

장훈> (웃음) 저희가 작년에, 작년 가을쯤에 만들었고요. 지금 아직 성과는 지금 아직 미비한데 지금 아직 연구하고 있으니까요.

신지혜> 또 새롭게 뭔가를 아이들을 위해서 시작하신 게 반 년 정도 됐군요.

장훈> 네. 그렇습니다.

신지혜> 유족분들은 여전히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계세요. 어떤 사람들은 '다 된 거 아니에요?' 라고 물어보시는 분도 계시고 한데, 그 부분을 좀 여쭤보겠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진상규명을 약속하고 출범했고 이제 임기를 마무리하고 계신데요. 지난 5년 동안 해결된 것은 무엇인지, 아직 밝혀져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말씀 부탁드립니다.

장훈> 사참위가 아직 공식적인 보고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지 의문들은 답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좀 사참위의 조사를 지켜보니까. 하지만 문재인 정부 5년을 같이 얘기하다 보면 사참위의 조사 역량을 좀 높이기 위해서 행정부 그러니까 각 정부부처에서 조사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저희가 계속 요청을 했었거든요.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는데 문재인 정부 5년 동안에 정말 소극적인 대처, 소극적인 조사에 임해줘가지고 이게 좀 못마땅한 점이죠. 너무 소극적이었다.

신지혜> 각 부처가 그랬다는 말씀이신 거죠?

장훈> 네. 그렇죠. 뭐 해군이라든지 국정원이라든지. 국가 기밀이 아닌 이상 공개할 수 있는 정보조차도 공개하지 않고 의문점들을 그냥 계속 남겨 놓는 그런 자세를 취하고 있거든요. 이런 것들은 정말 못마땅한 자세죠. 그리고 대통령이 그러니까 무조건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대통령이 언질을 내려서 각 부처장들이 결단내릴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런 것들이 너무 소극적이어서 이런 부분들이 저는 진짜 못마땅한 일인 것 같아요.

신지혜> 아마 또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끼셨을 것 같아요.

장훈> 기대가.. 기대가 너무 높았나봐요.

신지혜> 문재인 정부에서도 각 정부부처가 조사에 협조적이지 않았다. 그러면 유족 입장에서 지금 가장 밝히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장훈>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왜 구하지 않았는지예요. 충분한 구할 시간이 있는데도 구하지 않은 마땅한 이유가 없어요. 지금 뭐 경황이 없어서 뭐 허둥대서 뭐 이런 식으로만 얘기가 나와서, 무능해서 막 이런 식으로만 얘기가 나와서, 이런 건 좀. 이게 완전히 시스템이 문제고 그 당시에 구조 역량이라든지 이런 거는 딸리지 않았거든요. 도와주지. 저기 국민들이 다 보고 있었잖아요. 아니 그 배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소극적인 구조만 하고 구조를, 구조 행위라고 볼 수도 없는 행위만 하고 300몇 분이 그냥 그렇게 덧없이 우리 아이들을 포함해서 하늘의 별이 되는 이런 순간들 생방송으로 지켜보는 심정들이 도대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었거든요. 또 뭐 왜 침몰했는지 또 왜 진상규명을 방해했는지. 뭐 이런 것도 알고 싶긴 한데 우선적으로 알아야 될 건 왜 구하지 않았는지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 가족들한테는.

신지혜> 무엇 때문에 구조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는지.

장훈> 네. 그렇죠.

신지혜>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거를 조사하는 사회적 참사 조사위원회가 있어요. 6월 10일에 임기 만료라고 하더라고요.

장훈> 네. 조사 기간 만료고 임기 만료죠.

신지혜> 그렇게 되면 조사를 할 수 있는 기관이 없다고 들었는데 이거 관련해서는 유족분들께서 임기 연장을 요청하셨다고 들었어요.

장훈> 조금 이야기를 좀 제가 풀어서 해드려야 되는데, 어떻게 되냐면. 위원들의 임기가 6월 10일이고요. 조사기관도 6월 10일에 끝나는데 종합보고서를 써야 되잖아요. 전체적인, 그러니까 세월호 참사라든지 가습기 참사에 대한 전체적인 맥락이라든지, 설명할 수 있는 종합보고서가 나와야 되는데. 종합보고서는 9월 10일날 의결하게 돼 있어요. 그런데 위원이 없이 의결을 하게 되는 거거든요.

신지혜> 그렇네요.

장훈> 그러면 이게 적법한지. 절차상에 문제는 없는지, 종합보고서가. 그다음에 국가기구의 보고선데 위원들이 의결을 하지 않으면 이 권위를 인정받을 수 없는 거잖아요. 이런 게 조금 계속 걸려서 국회하고 계속 얘기를 하고 있는데.

신지혜> 얘기가 잘 되고 있어요?

장훈> 잘 되면 제가... 저희가 뭐 이렇게 실망하고 계속 낙담하고 있을까요.

신지혜> 아이고. 그렇군요. 임기 연장이 지금 좀 얘기가 잘 안 되고 있다.

장훈> 아니요. 간단한 거거든요. 그거는 뭐 3개월 정도 위원들 임기만 보장해 주면 그 종합보고서 쓰고 이런 절차상의 문제가 사라지는데 이것조차도 지금 약간 비관적이네요.

신지혜> 거기에 담긴 메시지는 3개월이라도 더 조사를 해달라. 조금이라도 진상을 더 알고 싶다, 라는 거겠죠.

장훈> 네. 그렇죠.

장훈 전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왼쪽)은 맏아들 장준형 군이 세월호에서 돌아오지 못한 이유를 알기 위해 지난 8년간 분투했다. 장 전 위원장은 현재 일상의 안전을 위협하는 법과 제도를 보완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제공 : 장훈 전 위원장]
신지혜> 위원장님, 지금 다음 달에 새 정부가 출범합니다. 문재인 정부 이후에 윤석열 정부가 이제 출범을 하는데요. 유족으로서 뭘 가장 요구하고 싶으세요? 최우선적으로.

장훈> 뭐 이거는 정치적으로 들릴지는 모르겠는데요.

신지혜> 그래도.

장훈> 누구한테 뭐 콕 찍어서 하는 얘기는 아니지만 다른 건 필요없고요. 조국장관 수사하듯이 세월호 참사 수사를 좀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뭐 직접 대통령이 수사할 수는 없으니 지시라도 좀 해서 특히 수사 받는 정부 부처와 조사 받는 부처들이 적극적으로 강하게 능동적으로 협조에 좀 응하라고 이렇게 명령이라도 좀 내려줬으면 좋겠어요, 지시라도. 이런 게 없으니까 좀 아쉽고 또 윤석열 정부라고 해서 박근혜 정부하고 같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희도. 뭐 그렇다면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와 차별점을 좀 부각 시키는 그런 노력이라도 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렇다면 조금 더 적극적인 제스처나 의사표현을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윤석열 정부 측에서.

신지혜> 적극적으로 해달라?

장훈> 네. 그렇죠.

신지혜>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 걸쳐서 벌써 8년이 지났으니까 이번에는 좀 해소를 해달라, 이런 말씀이셨습니다.

장훈> 네.

신지혜> 위원장님. 4월 16일이 추모일입니다만 추모라는 게 사실 기억이잖아요.

장훈> 그렇죠.

신지혜> 저희가 방송 전에 사실 조심스럽게 장준형 군 사진을 좀 요청 드렸더니 보내주셨더라고요. 좀 함께 볼게요. 사진에 세 명이 있어요. 이 중에 누가 장준형 군인지 보면 알 것 같아요. 위원장님 닮은 청년이 한 명 있어요.

장훈> 네네. 우리 아들 보고 싶은 아들이죠. 정말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아들이에요. 제가 준형이 동생이 세 명이 더 있어요. 준형이가 제일 큰놈이고 해서 잘해주지도 못한 것 같고 못 해준 것만 생각나고요.

신지혜> 장남이었군요.

장훈> 네네.

신지혜> 그러셨구나.

장훈> 되게 의젓한 놈이었고 동생들하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그래도 이렇게 계속 큰형 노릇하려고 했었고 의지할 수 있는 그런 아들이었어요, 저한테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그런 놈을 잃었는데 아직 죽은 이유를 모르겠네요, 왜 죽었는지.

신지혜> 그거를 알게 해달라는 게 이제 위원장님 말씀이셨습니다.

장훈> 그렇죠.

신지혜> 내일 그러면 추모를 어떤 방식으로... 팽목항 가시는 어머니, 아버님도 계시고.

장훈> 저희는 사고 해역에는 미리 다녀오고요. 4월 16일날은 11시에 인천에서 인천인 추모식 있어요. 그래서 인천 일반인 추모식에 갔다가 저희가 오후 3시에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저희 기억식을 하게 돼 있습니다.

신지혜> 그렇군요. 지금 굉장히 저희한테 담담하게 한 10여 분 정도 말씀해 주셨는데요.

장훈> 눈물 참느라고 힘들어요.

신지혜> 그래도 이 정도까지도 말씀하시게 되기까지 참 시간이 많이 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장훈> 아휴. 어쩌겠어요, 부모인데. 견뎌나가야죠. 부모니까 하는 일이에요. 부모 아니면 솔직히 제 일이면 이렇게 못 하겠어요. 아들 일이고 자식 일이니까 이렇게 해야죠. 그리고 저희 자식을 위한 일만이 아니고 저기 미래세대를 위해서 어떻게 좀 움직이면 좋을까? 이런 게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요, 세월호 참사 이후에.

신지혜> 그렇군요. 그렇게까지 고민의 지평을 넓혀가면서 이날까지 버텨오고 계십니다. 위원장님 알겠습니다. 준형 군 하고 또 준형 군 친구들 그날 세월호에 탑승했던 희생자들 잊지 않겠다, 라는 댓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이 4월 잘 견뎌내시고요. 또 말씀 여쭙겠습니다.

장훈> 네. 고맙습니다. 수고하십시오.

신지혜>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전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장훈 전 위원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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