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사무실 복귀에 안간힘 쓰는 IT공룡들…노동자들 반응은?

입력 2022.04.1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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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endemic). 요즘 흔히 쓰이고 있는 단어죠. 감염병의 풍토병화라는 뜻인데요.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2년 넘게 제약받아 온 우리의 일상이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면서, 기업들도 속속 재택근무 비율을 줄이는 ‘코로나 엔데믹 준비'에 나섰습니다.

■ 美 빅테크 기업, 직원 사무실 복귀 위한 '당근' 정책 준비 중

최근 미국 IT 기업들이 직원들을 위한 무료 식사와 선물 등 다양한 이벤트를 잇달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랜 재택을 끝내고 회사로 돌아오기를 꺼리는 직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입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 시각) IT 기업들이 직원들을 사무실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다양한 복지 혜택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구글은 이달(4월) 초부터 주 3일 출근을 재개했습니다. 앞서 구글은 2020년 3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본사 사무실 등을 폐쇄하고 재택근무를 시행해왔습니다.


구글은 이달 중으로 캘리포니아주 본사 근처에서 인기 가수 리조를 초청해 공연을 열 계획인데요.

구글은 또 직원들을 위해 식사와 선물을 제공하는 팝업 행사도 준비 중입니다.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은 생산적일 뿐 아니라 재미있기도 해야 한다며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권고한 구글은 직원들에게 연달아 이어지는 회의 일정은 잡지도 말라고 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월 말 워싱턴주의 사무실을 다시 열면서 지역 밴드를 초청해 공연을 열었습니다. 또 출근한 직원들에게 한국 음식과 바비큐, 치킨, 타코 등을 나눠주는 푸드트럭과 피자, 샌드위치, 커피 등도 제공했습니다.

모바일 통신용 칩 업체 퀄컴도 지난 8일 샌디에이고 사옥에서 사무실 복귀 첫 주를 기념하는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크리스티아노 어몬 최고경영자(CEO)와 수천 명의 직원에게는 공짜 음식과 음료, 티셔츠가 제공됐습니다. 퀄컴은 또 간식을 제공하거나 피트니스 수업을 진행하는 '휴식의 화요일', '건강의 수요일' 같은 요일별 행사도 마련했습니다.

■ 그럼에도…재택근무 선호하는 직장인들 '여전'

회사들의 이러한 '당근' 정책에도 일부 직원들은 여전히 사무실 출근을 꺼리고 있습니다.

매달 직장인 5천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는 미국 스탠퍼드대학 경제학과의 닉 블룸 교수는 "직원 대부분이 주 2∼3일만 출근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직원의 3분의 1은 사무실에 단 하루도 나가고 싶지 않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우리나라에서도 예외는 아닌데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경기도 거주 노동자들은 일상 회복 이후 재택근무 빈도로 '주 3회'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이들 가운데 87.5%는 재택근무에 만족한다고 밝혔습니다.

경기연구원은 지난 14일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은 '일하는 방식의 새로운 표준으로 정착 중인 재택근무'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노동자들이 재택근무에 만족하는 주된 이유는 출퇴근 부담이 줄어들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또 이들 가운데 재택근무가 가능한 회사를 선호하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선호'한다는 답변이 47.7%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기업 "재택근무 만족하지 않는 건 생산성 하락 우려 때문"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사업체 가운데 79.4%는 재택근무 시행에 만족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즉, 나머지 20% 정도는 재택근무에 대한 만족도가 낮다고 답변한 건데요.

회사들이 재택근무에 만족하지 않는 이유로는 생산성 하락이 61.5%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어 의사소통 곤란, 성과관리와 평가의 어려움, 기업정보 유출 우려 순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에 대해 최훈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동자들의 재택근무 만족도가 높고, 실제로 재택근무로 인해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노동자 75.0%, 기업 76.2%에 달했다"며 "재택근무로 인한 생산성 하락은 기우라고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세계 유수의 IT기업들이 현재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에 안간힘을 쓰는 것을 보면, '생산성 하락'은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의사소통 곤란', '성과관리와 평가의 어려움' 등 현실적인 문제점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하튼 노동자들의 재택근무 선호가 두드러지는 만큼, '코로나 엔데믹' 시기를 맞아 이제 회사들이 이 같은 우려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선제적으로 찾아야 하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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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원 사무실 복귀에 안간힘 쓰는 IT공룡들…노동자들 반응은?
    • 입력 2022-04-17 11:01:07
    취재K

엔데믹(endemic). 요즘 흔히 쓰이고 있는 단어죠. 감염병의 풍토병화라는 뜻인데요.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2년 넘게 제약받아 온 우리의 일상이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면서, 기업들도 속속 재택근무 비율을 줄이는 ‘코로나 엔데믹 준비'에 나섰습니다.

■ 美 빅테크 기업, 직원 사무실 복귀 위한 '당근' 정책 준비 중

최근 미국 IT 기업들이 직원들을 위한 무료 식사와 선물 등 다양한 이벤트를 잇달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랜 재택을 끝내고 회사로 돌아오기를 꺼리는 직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입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 시각) IT 기업들이 직원들을 사무실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다양한 복지 혜택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구글은 이달(4월) 초부터 주 3일 출근을 재개했습니다. 앞서 구글은 2020년 3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본사 사무실 등을 폐쇄하고 재택근무를 시행해왔습니다.


구글은 이달 중으로 캘리포니아주 본사 근처에서 인기 가수 리조를 초청해 공연을 열 계획인데요.

구글은 또 직원들을 위해 식사와 선물을 제공하는 팝업 행사도 준비 중입니다.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은 생산적일 뿐 아니라 재미있기도 해야 한다며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권고한 구글은 직원들에게 연달아 이어지는 회의 일정은 잡지도 말라고 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월 말 워싱턴주의 사무실을 다시 열면서 지역 밴드를 초청해 공연을 열었습니다. 또 출근한 직원들에게 한국 음식과 바비큐, 치킨, 타코 등을 나눠주는 푸드트럭과 피자, 샌드위치, 커피 등도 제공했습니다.

모바일 통신용 칩 업체 퀄컴도 지난 8일 샌디에이고 사옥에서 사무실 복귀 첫 주를 기념하는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크리스티아노 어몬 최고경영자(CEO)와 수천 명의 직원에게는 공짜 음식과 음료, 티셔츠가 제공됐습니다. 퀄컴은 또 간식을 제공하거나 피트니스 수업을 진행하는 '휴식의 화요일', '건강의 수요일' 같은 요일별 행사도 마련했습니다.

■ 그럼에도…재택근무 선호하는 직장인들 '여전'

회사들의 이러한 '당근' 정책에도 일부 직원들은 여전히 사무실 출근을 꺼리고 있습니다.

매달 직장인 5천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는 미국 스탠퍼드대학 경제학과의 닉 블룸 교수는 "직원 대부분이 주 2∼3일만 출근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직원의 3분의 1은 사무실에 단 하루도 나가고 싶지 않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우리나라에서도 예외는 아닌데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경기도 거주 노동자들은 일상 회복 이후 재택근무 빈도로 '주 3회'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이들 가운데 87.5%는 재택근무에 만족한다고 밝혔습니다.

경기연구원은 지난 14일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은 '일하는 방식의 새로운 표준으로 정착 중인 재택근무'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노동자들이 재택근무에 만족하는 주된 이유는 출퇴근 부담이 줄어들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또 이들 가운데 재택근무가 가능한 회사를 선호하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선호'한다는 답변이 47.7%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기업 "재택근무 만족하지 않는 건 생산성 하락 우려 때문"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사업체 가운데 79.4%는 재택근무 시행에 만족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즉, 나머지 20% 정도는 재택근무에 대한 만족도가 낮다고 답변한 건데요.

회사들이 재택근무에 만족하지 않는 이유로는 생산성 하락이 61.5%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어 의사소통 곤란, 성과관리와 평가의 어려움, 기업정보 유출 우려 순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에 대해 최훈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동자들의 재택근무 만족도가 높고, 실제로 재택근무로 인해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노동자 75.0%, 기업 76.2%에 달했다"며 "재택근무로 인한 생산성 하락은 기우라고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세계 유수의 IT기업들이 현재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에 안간힘을 쓰는 것을 보면, '생산성 하락'은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의사소통 곤란', '성과관리와 평가의 어려움' 등 현실적인 문제점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하튼 노동자들의 재택근무 선호가 두드러지는 만큼, '코로나 엔데믹' 시기를 맞아 이제 회사들이 이 같은 우려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선제적으로 찾아야 하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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