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소방관 순직 원인은 ‘가연성가스 폭발’

입력 2022.04.17 (12:01) 수정 2022.04.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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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경기도 평택 물류창고 신축공사장 화재 진압 중 소방관 3명이 순직한 사고 원인은 가연성가스가 급격히 폭발하는 ‘연기폭발’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소방청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민·관합동중앙조사단 조사 결과를 오늘(17일) 발표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사고 이후 두 달 동안 5개 분야에 대해 외부기관의 전문조사관, 변호사, 소방노조 관계자도 참여한 합동조사를 진행해왔습니다.

조사단은 우선 공사 현장에 설치된 내장재인 우레탄폼 등이 타면서 많은 양의 가연성가스가 축적됐고, 이후 순간적인 ‘연기폭발’이 발생하면서 소방대원들이 고립된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소방관 3명이 순직한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현장소방관 3명이 순직한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현장

■ 히든킬러 ‘연기폭발’로 고립…“지휘부 예측 못 해”

연기폭발은 일산화탄소나 시안화수소 등의 가연성가스가 분포돼 있는 연기가 급격히 폭발하는 현상으로 이른바 ‘히든킬러(Hidden Killer)’라고 부릅니다.

조사단은 연기폭발로 급격히 불길이 확산하면서 소방대원들이 탈출 방향을 잃고 고립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사고 당시 소방대원들은 큰 불길을 잡은 뒤 인명 수색과 잔불 정리를 위해 현장에 진입했지만, 불이 되살아나면서 소방관 5명 가운데 3명은 탈출하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조사단은 당시 현장에서 함께 작업하다 탈출해 목숨을 구한 소방대원 2명이 진술한 상황도 연기폭발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평택 송탄소방서 지휘부는 현장이 잔불 정리에 들어갈 수 있는 단계로 판단했고, 갑작스러운 연기폭발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사단은 이같은 상황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국립소방연구원과 함께 대형 물류창고 화재 재현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 결과, 일부 구역에서 연소되지 않은 가스가 축적돼 산소농도가 낮아지면서 불꽃이 없이 연기만 발생하는 ‘훈소상태’가 됐고, 이후 순간적으로 폭발하면서 불길이 커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우레탄폼 내장재를 사용하는 물류창고의 경우 연소 속도가 빠르고, 300℃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는 가연성 분해가스가 다량 방출된다”면서 “일정 조건이 맞으면 폭발하듯이 순간적인 연소가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사단은 다만, 이번 실험이 국내외 연구 사례가 드물기 때문에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1월 6일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1월 6일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

■ ‘지휘관자격인증제’ 도입…특수방호장비 연구개발

소방청은 앞으로도 예측 할 수 없는 유형의 화재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지휘관자격인증과정을 신설해, 인증을 받은 소방대원을 우선적으로 지휘대장과 소방서장으로 임명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전국에 3곳뿐인 지휘역량강화센터를 9곳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또, 위험현장에는 가연성가스 탐지로봇이나 장갑차형 소방차 등 특수방호형 장비를 우선 투입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완공된 건물보다 안전도가 낮은 건설현장에 대해서는 별도의 화재안전기준을 마련해, 사고를 예방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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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택 소방관 순직 원인은 ‘가연성가스 폭발’
    • 입력 2022-04-17 12:01:17
    • 수정2022-04-17 15:09:36
    취재K
지난 1월 경기도 평택 물류창고 신축공사장 화재 진압 중 소방관 3명이 순직한 사고 원인은 가연성가스가 급격히 폭발하는 ‘연기폭발’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소방청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민·관합동중앙조사단 조사 결과를 오늘(17일) 발표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사고 이후 두 달 동안 5개 분야에 대해 외부기관의 전문조사관, 변호사, 소방노조 관계자도 참여한 합동조사를 진행해왔습니다.

조사단은 우선 공사 현장에 설치된 내장재인 우레탄폼 등이 타면서 많은 양의 가연성가스가 축적됐고, 이후 순간적인 ‘연기폭발’이 발생하면서 소방대원들이 고립된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소방관 3명이 순직한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현장
■ 히든킬러 ‘연기폭발’로 고립…“지휘부 예측 못 해”

연기폭발은 일산화탄소나 시안화수소 등의 가연성가스가 분포돼 있는 연기가 급격히 폭발하는 현상으로 이른바 ‘히든킬러(Hidden Killer)’라고 부릅니다.

조사단은 연기폭발로 급격히 불길이 확산하면서 소방대원들이 탈출 방향을 잃고 고립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사고 당시 소방대원들은 큰 불길을 잡은 뒤 인명 수색과 잔불 정리를 위해 현장에 진입했지만, 불이 되살아나면서 소방관 5명 가운데 3명은 탈출하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조사단은 당시 현장에서 함께 작업하다 탈출해 목숨을 구한 소방대원 2명이 진술한 상황도 연기폭발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평택 송탄소방서 지휘부는 현장이 잔불 정리에 들어갈 수 있는 단계로 판단했고, 갑작스러운 연기폭발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사단은 이같은 상황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국립소방연구원과 함께 대형 물류창고 화재 재현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 결과, 일부 구역에서 연소되지 않은 가스가 축적돼 산소농도가 낮아지면서 불꽃이 없이 연기만 발생하는 ‘훈소상태’가 됐고, 이후 순간적으로 폭발하면서 불길이 커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우레탄폼 내장재를 사용하는 물류창고의 경우 연소 속도가 빠르고, 300℃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는 가연성 분해가스가 다량 방출된다”면서 “일정 조건이 맞으면 폭발하듯이 순간적인 연소가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사단은 다만, 이번 실험이 국내외 연구 사례가 드물기 때문에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1월 6일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
■ ‘지휘관자격인증제’ 도입…특수방호장비 연구개발

소방청은 앞으로도 예측 할 수 없는 유형의 화재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지휘관자격인증과정을 신설해, 인증을 받은 소방대원을 우선적으로 지휘대장과 소방서장으로 임명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전국에 3곳뿐인 지휘역량강화센터를 9곳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또, 위험현장에는 가연성가스 탐지로봇이나 장갑차형 소방차 등 특수방호형 장비를 우선 투입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완공된 건물보다 안전도가 낮은 건설현장에 대해서는 별도의 화재안전기준을 마련해, 사고를 예방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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