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연성가스 폭발”…평택 소방관 순직 원인 결론

입력 2022.04.18 (07:48) 수정 2022.04.18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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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월 평택 물류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 진압을 하던 소방관 3명이 순직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원인 조사에 나선 소방당국은 '가연성 가스'가 갑자기 폭발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소방관들이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박영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당시 화재는 7시간 넘는 진화작업 끝에 새벽녘에 불길을 잡았습니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해제하고 인명 수색을 위해 대원들을 건물 안으로 들여보냈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쯤 지나, 갑자기 2층 창문들에서 일제히 막대한 양의 검은 연기가 거세게 뿜어져 나옵니다.

급격히 확산된 불길과 연기로 2층에 있던 대원 3명은 결국 탈출 방향을 잃었습니다.

[고병만/송탄소방서 재난예방과장/지난 1월 : "인명 검색을 (위해) 진입하였는데 화점이 발견돼서 동시에 화재 진압을 하고 있던 상황입니다."]

민관합동조사를 진행한 소방당국은 이 사고가 이른바 '히든 킬러'라 불리는 '연기 폭발' 때문이라고 결론내렸습니다.

공사 현장에 설치된 우레탄 폼 등이 장시간 타면서 건물 내부에 가연성 가스가 쌓였고, 일정 농도를 넘어서면서 갑자기 폭발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비슷한 상황을 재현한 실험에서도, 연기 폭발 현상이 관찰됐습니다.

[김황진/국립소방연구원 연구관 : "모든 가연성 가스는 밀폐 공간에서 산소와 만나서 일정 농도범위의 폭발 범위를 형성하게 되면 폭발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조사단은 다만, 연기 폭발이 드문 사례인 만큼,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당시 지휘부는 잔불 정리와 인명수색이 가능한 상황으로 판단했지만, 연기폭발로 인한 고립 위험은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소방당국은 이처럼 예측이 어려운 화재현장이 더 늘 것으로 보고, 지휘관 자격인증제 도입 등 현장 대응 역량을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안재우/화면제공:소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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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연성가스 폭발”…평택 소방관 순직 원인 결론
    • 입력 2022-04-18 07:48:23
    • 수정2022-04-18 07: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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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월 평택 물류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 진압을 하던 소방관 3명이 순직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원인 조사에 나선 소방당국은 '가연성 가스'가 갑자기 폭발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소방관들이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박영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당시 화재는 7시간 넘는 진화작업 끝에 새벽녘에 불길을 잡았습니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해제하고 인명 수색을 위해 대원들을 건물 안으로 들여보냈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쯤 지나, 갑자기 2층 창문들에서 일제히 막대한 양의 검은 연기가 거세게 뿜어져 나옵니다.

급격히 확산된 불길과 연기로 2층에 있던 대원 3명은 결국 탈출 방향을 잃었습니다.

[고병만/송탄소방서 재난예방과장/지난 1월 : "인명 검색을 (위해) 진입하였는데 화점이 발견돼서 동시에 화재 진압을 하고 있던 상황입니다."]

민관합동조사를 진행한 소방당국은 이 사고가 이른바 '히든 킬러'라 불리는 '연기 폭발' 때문이라고 결론내렸습니다.

공사 현장에 설치된 우레탄 폼 등이 장시간 타면서 건물 내부에 가연성 가스가 쌓였고, 일정 농도를 넘어서면서 갑자기 폭발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비슷한 상황을 재현한 실험에서도, 연기 폭발 현상이 관찰됐습니다.

[김황진/국립소방연구원 연구관 : "모든 가연성 가스는 밀폐 공간에서 산소와 만나서 일정 농도범위의 폭발 범위를 형성하게 되면 폭발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조사단은 다만, 연기 폭발이 드문 사례인 만큼,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당시 지휘부는 잔불 정리와 인명수색이 가능한 상황으로 판단했지만, 연기폭발로 인한 고립 위험은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소방당국은 이처럼 예측이 어려운 화재현장이 더 늘 것으로 보고, 지휘관 자격인증제 도입 등 현장 대응 역량을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안재우/화면제공:소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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