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실업자, 부정적 경험 늘고 ‘극단 선택 생각’…“정신 건강 심각”

입력 2022.04.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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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상황에서 실업 상태가 됐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는 이른바 ‘체감실업자’ 들의 정신 건강 상태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대학교 보건연구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은 오늘(18일) ‘코로나 19로 인한 실직의 경험과 건강 영향’ 조사에서, 체감실업자 717명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우선, 응답자의 62.6%는 코로나 19 발생 이후 ‘부정적 생애 사건’을 한 차례 이상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지난 2월, 경기도 일반인 1,000명에게 조사했을 때의 46.8%보다 16%p 가량 높은 것입니다.

경험했다고 응답한 부정적 생애 사건은 △경제적 위기(41.4%) △잘 지내던 사람과 관계 깨짐(28.3%) △가까운 사람의 질병, 상해, 폭력(17.6%) △가까운 사람과 관계 문제(15.9) △가까운 사람의 사망(14.3%) 순으로 많았습니다.

연령별로는 50대, 소득별로는 월 소득 300만 원 미만인 경우, 실직을 여러 번 경험한 경우 부정적 생애 사건을 경험한 빈도가 높았습니다.

삶의 만족도를 물은 질문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코로나 19 이전 23.1%에서 현재 63.3%로 40.2%p 증가했습니다.

체감실업자들의 18.6%는 ‘심한 울분’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는 경기도민의 10.9%에 비해 8%p가량 높은 것입니다.

우울증 수준의 ‘우울’ 상태로 구분된 응답 비율도 40.7%로 경기도 일반인보다 15.6%p 높았습니다.

응답자의 30.5%는 지난 1년간 심각하게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가운데 37.1%는 실제 계획을 했으며, 계획한 사람의 48.2%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흡연’은 늘었다는 응답이 줄었다는 응답보다 많았고, ‘음주’는 줄었다는 응답이 늘었다는 응답보다 많았습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는 “체감실업자들의 삶의 만족도나 건강 상태 인식이 코로나 19 이전보다 상당히 악화 됐고 주변에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지지 자원도 일반인보다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습니다.

유 교수는 특히 “체감실업자들의 정신건강 상태가 심각한 수준이고 극단적 선택에 대한 생각과 계획, 시도는 간과할 수준이 아니라며 이들의 고용 촉진과 더불어 정신 건강 회복을 도울 실질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사 기간은 2022년 3월 11일부터 3월 20일이었고 응답자는 국내 체감실업자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717명이었습니다. 응답 자료의 표집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5%p입니다.

연구팀은 기존의 실업자는 물론 시간제 근무를 하면서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경우, 경제 활동을 하지 않지만 취업 의지가 있는 경우를 포함하는 ‘체감실업’의 개념을 적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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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감실업자, 부정적 경험 늘고 ‘극단 선택 생각’…“정신 건강 심각”
    • 입력 2022-04-18 09:00:23
    사회
코로나 19 상황에서 실업 상태가 됐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는 이른바 ‘체감실업자’ 들의 정신 건강 상태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대학교 보건연구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은 오늘(18일) ‘코로나 19로 인한 실직의 경험과 건강 영향’ 조사에서, 체감실업자 717명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우선, 응답자의 62.6%는 코로나 19 발생 이후 ‘부정적 생애 사건’을 한 차례 이상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지난 2월, 경기도 일반인 1,000명에게 조사했을 때의 46.8%보다 16%p 가량 높은 것입니다.

경험했다고 응답한 부정적 생애 사건은 △경제적 위기(41.4%) △잘 지내던 사람과 관계 깨짐(28.3%) △가까운 사람의 질병, 상해, 폭력(17.6%) △가까운 사람과 관계 문제(15.9) △가까운 사람의 사망(14.3%) 순으로 많았습니다.

연령별로는 50대, 소득별로는 월 소득 300만 원 미만인 경우, 실직을 여러 번 경험한 경우 부정적 생애 사건을 경험한 빈도가 높았습니다.

삶의 만족도를 물은 질문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코로나 19 이전 23.1%에서 현재 63.3%로 40.2%p 증가했습니다.

체감실업자들의 18.6%는 ‘심한 울분’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는 경기도민의 10.9%에 비해 8%p가량 높은 것입니다.

우울증 수준의 ‘우울’ 상태로 구분된 응답 비율도 40.7%로 경기도 일반인보다 15.6%p 높았습니다.

응답자의 30.5%는 지난 1년간 심각하게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가운데 37.1%는 실제 계획을 했으며, 계획한 사람의 48.2%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흡연’은 늘었다는 응답이 줄었다는 응답보다 많았고, ‘음주’는 줄었다는 응답이 늘었다는 응답보다 많았습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는 “체감실업자들의 삶의 만족도나 건강 상태 인식이 코로나 19 이전보다 상당히 악화 됐고 주변에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지지 자원도 일반인보다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습니다.

유 교수는 특히 “체감실업자들의 정신건강 상태가 심각한 수준이고 극단적 선택에 대한 생각과 계획, 시도는 간과할 수준이 아니라며 이들의 고용 촉진과 더불어 정신 건강 회복을 도울 실질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사 기간은 2022년 3월 11일부터 3월 20일이었고 응답자는 국내 체감실업자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717명이었습니다. 응답 자료의 표집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5%p입니다.

연구팀은 기존의 실업자는 물론 시간제 근무를 하면서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경우, 경제 활동을 하지 않지만 취업 의지가 있는 경우를 포함하는 ‘체감실업’의 개념을 적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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