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의 투자, 한국 야구판이 쑥!

입력 2022.04.1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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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고가 신세계 이마트배 고교야구 대회 정상에 올랐다.(KBS 스포츠 뉴스 화면 2022.04.11.)

북일고가 신세계 이마트배 고교야구 대회 정상에 올랐다.(KBS 스포츠 뉴스 화면 2022.04.11.)

먼저 고교야구부터 달라졌다. 참가팀만 무려 88개 팀! 고교야구 사상 역대 최다 참가팀 기록이 새로 써졌다.

최근 젊은 층의 야구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야구계에선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4월 11일 막을 내린 신세계 이마트배 고교야구는 커진 몸집만큼 야구 인기 부활의 신호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봉황대기 때의 참가 수 84개 팀보다 4개 팀이 늘어난 사연도 독특하다.

판을 키운 건 신세계그룹이다.지난해 SSG 랜더스를 창단하면서 야구계로 뛰어든 신세계그룹은 고교야구 중흥을 위해 이번 대회를 만들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6월 전문체육 및 생활체육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전국야구대회 개최 제휴를 협약했다.그 일환으로 진행되는 첫 삽이 바로 이마트배 유치였고,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상당한 공을 들여 대회를 준비했다.

여기에 스포츠 클럽의 고교야구 대회 참가도 가능해지면서 참가 학교 수가 대폭 늘어났다.

학생 야구 최고 명장으로 꼽히는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이렇게 수준 높은 대회가 있어서 고등학생들이 기분 좋게 야구에 대한 꿈을 꿀 수 있다."고 전했다.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이 시구하고 있다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이 시구하고 있다

대망의 결승전도 목동 구장이 아닌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펼쳐졌다.

프로야구단의 모기업이 기획한 고교야구 대회는 KBO리그 41년 역사상 전례 없던 일일 뿐 아니라 고교야구 대회가 프로야구 경기장에서 치러진 일 또한 처음이었다.

이상군 감독이 이끄는 북일고는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장충고를 8대 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북일고가 전국 규모 야구대회에서 우승한 건 지난 2012년 황금사자기 이후 10년 만이다.

상금은 얼마였을까?

무려 1억 원이다. 북일고는 장학금 3,000만 원과 스피드건 등 2,000만 원 상당의 용품을 부상으로 받는 등 총상금 약 1억 원을 수령했다.

여기에 고교야구 대회 최초로 개인상 수상자들에게도 상금을 주는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고교야구 관계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었다.

SSG 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시구도 연일 화제를 모았다.

정 부회장은 "고교야구가 살아야 한국야구가 발전한다"며 많은 관심을 부탁했고 결승전에서는 직접 시구자로 나섰다.

물론 일본 고시엔 대회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의 통 큰 투자로 인해 고시엔과 같이 인기를 끌 수 있는 고교야구 대회의 희망을 볼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승전 당일 입장한 관중은 무려 2,500여 명이었다.

월요일에 열려 관중몰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예상 외로 많은 관중이 들어와 고교야구의 부활이란 표현까지 나왔다.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한국 고교야구 선수들도 랜더스 필드의 흙을 퍼가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 고시엔 대회에선 눈물을 흘리며 구장 바닥에 주저앉아 흙을 퍼 담는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SSG의 단독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한유섬SSG의 단독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한유섬

SSG는 올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SSG는 개막 후 이어오던 10연승 행진이 오심으로 인해 중단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다시 3연승으로 반등하면서 13승 1패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10승 4패인 2위 LG에 3경기 차로 앞서 있다.

팀 타율 0.267(1위), 팀 평균자책점 2.14(1위)등 완벽한 투타 균형을 보여주면서 독주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게 말해서 정용진 부회장의 통 큰 투자가 한몫했다. SSG는 올 시즌을 앞두고 김광현에 이어 비 FA 계약을 세 건이나 성사시켰다. 주인공은 박종훈, 문승원, 한유섬이다.

계약 내용을 들여다보면 SSG가 얼마나 큰 투자를 했는지 알 수 있다.

우선 김광현의 올 시즌 연봉은 81억 원이다. 연봉 81억 원은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기록으로 평가된다.

한유섬의 연봉은 24억 원, 박종훈은 18억 원, 문승원은 16억 원이다. 1년 더 연장 계약한 추신수의 연봉도 27억 원이다. 5명의 연봉 총액만 166억 원이다.

FA 계약을 한 최정, 이재원, 최주환 등의 연봉을 빼고도 이렇다.

시설에 대한 투자 역시 놀랍다. SSG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약 40억 원의 거액을 투자해 홈 클럽하우스를 메이저리그식으로 변모시켰다. 라커룸은 물론 목욕, 치료 시설과 수면실까지 갖춘 최첨단 시설이다.

한유섬은 "팀이 잘 나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구단주가 이렇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시고 있어서 팀 분위기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경기 내적인 것들뿐 아니라 경기 외적으로도 야구를 잘 할 수 있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구단이 SSG 랜더스의 '메이저리그급' 클럽하우스 리모델링 자료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졌다. 새 구장 건설을 계획 중인 니혼햄이 SSG의 클럽 하우스 리모델링을 보고 배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프로는 결국 성적으로 말해야 한다. 그리고 합리적인 투자는 성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SSG가 증명하고 있다. 야구에 진심인 구단, SSG의 투자로 인해 프로야구판에 새 바람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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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쓱’의 투자, 한국 야구판이 쑥!
    • 입력 2022-04-18 15:52:43
    스포츠K

북일고가 신세계 이마트배 고교야구 대회 정상에 올랐다.(KBS 스포츠 뉴스 화면 2022.04.11.)

먼저 고교야구부터 달라졌다. 참가팀만 무려 88개 팀! 고교야구 사상 역대 최다 참가팀 기록이 새로 써졌다.

최근 젊은 층의 야구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야구계에선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4월 11일 막을 내린 신세계 이마트배 고교야구는 커진 몸집만큼 야구 인기 부활의 신호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봉황대기 때의 참가 수 84개 팀보다 4개 팀이 늘어난 사연도 독특하다.

판을 키운 건 신세계그룹이다.지난해 SSG 랜더스를 창단하면서 야구계로 뛰어든 신세계그룹은 고교야구 중흥을 위해 이번 대회를 만들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6월 전문체육 및 생활체육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전국야구대회 개최 제휴를 협약했다.그 일환으로 진행되는 첫 삽이 바로 이마트배 유치였고,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상당한 공을 들여 대회를 준비했다.

여기에 스포츠 클럽의 고교야구 대회 참가도 가능해지면서 참가 학교 수가 대폭 늘어났다.

학생 야구 최고 명장으로 꼽히는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이렇게 수준 높은 대회가 있어서 고등학생들이 기분 좋게 야구에 대한 꿈을 꿀 수 있다."고 전했다.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이 시구하고 있다
대망의 결승전도 목동 구장이 아닌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펼쳐졌다.

프로야구단의 모기업이 기획한 고교야구 대회는 KBO리그 41년 역사상 전례 없던 일일 뿐 아니라 고교야구 대회가 프로야구 경기장에서 치러진 일 또한 처음이었다.

이상군 감독이 이끄는 북일고는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장충고를 8대 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북일고가 전국 규모 야구대회에서 우승한 건 지난 2012년 황금사자기 이후 10년 만이다.

상금은 얼마였을까?

무려 1억 원이다. 북일고는 장학금 3,000만 원과 스피드건 등 2,000만 원 상당의 용품을 부상으로 받는 등 총상금 약 1억 원을 수령했다.

여기에 고교야구 대회 최초로 개인상 수상자들에게도 상금을 주는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고교야구 관계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었다.

SSG 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시구도 연일 화제를 모았다.

정 부회장은 "고교야구가 살아야 한국야구가 발전한다"며 많은 관심을 부탁했고 결승전에서는 직접 시구자로 나섰다.

물론 일본 고시엔 대회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의 통 큰 투자로 인해 고시엔과 같이 인기를 끌 수 있는 고교야구 대회의 희망을 볼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승전 당일 입장한 관중은 무려 2,500여 명이었다.

월요일에 열려 관중몰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예상 외로 많은 관중이 들어와 고교야구의 부활이란 표현까지 나왔다.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한국 고교야구 선수들도 랜더스 필드의 흙을 퍼가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 고시엔 대회에선 눈물을 흘리며 구장 바닥에 주저앉아 흙을 퍼 담는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SSG의 단독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한유섬
SSG는 올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SSG는 개막 후 이어오던 10연승 행진이 오심으로 인해 중단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다시 3연승으로 반등하면서 13승 1패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10승 4패인 2위 LG에 3경기 차로 앞서 있다.

팀 타율 0.267(1위), 팀 평균자책점 2.14(1위)등 완벽한 투타 균형을 보여주면서 독주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게 말해서 정용진 부회장의 통 큰 투자가 한몫했다. SSG는 올 시즌을 앞두고 김광현에 이어 비 FA 계약을 세 건이나 성사시켰다. 주인공은 박종훈, 문승원, 한유섬이다.

계약 내용을 들여다보면 SSG가 얼마나 큰 투자를 했는지 알 수 있다.

우선 김광현의 올 시즌 연봉은 81억 원이다. 연봉 81억 원은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기록으로 평가된다.

한유섬의 연봉은 24억 원, 박종훈은 18억 원, 문승원은 16억 원이다. 1년 더 연장 계약한 추신수의 연봉도 27억 원이다. 5명의 연봉 총액만 166억 원이다.

FA 계약을 한 최정, 이재원, 최주환 등의 연봉을 빼고도 이렇다.

시설에 대한 투자 역시 놀랍다. SSG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약 40억 원의 거액을 투자해 홈 클럽하우스를 메이저리그식으로 변모시켰다. 라커룸은 물론 목욕, 치료 시설과 수면실까지 갖춘 최첨단 시설이다.

한유섬은 "팀이 잘 나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구단주가 이렇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시고 있어서 팀 분위기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경기 내적인 것들뿐 아니라 경기 외적으로도 야구를 잘 할 수 있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구단이 SSG 랜더스의 '메이저리그급' 클럽하우스 리모델링 자료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졌다. 새 구장 건설을 계획 중인 니혼햄이 SSG의 클럽 하우스 리모델링을 보고 배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프로는 결국 성적으로 말해야 한다. 그리고 합리적인 투자는 성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SSG가 증명하고 있다. 야구에 진심인 구단, SSG의 투자로 인해 프로야구판에 새 바람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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