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마지막 한미 연합훈련…향후 전망은?

입력 2022.04.1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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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전쟁 게임을 중단할 것입니다. 엄청난 돈을 절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18년 6월 12일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장에 선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그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말을 자랑하듯 꺼내놓았다.

한미연합훈련의 중단. 오로지 재정만을 고려한 듯한 발언이었지만, 그 파장은 여러 곳으로 넓고 깊고 오래도록 번져갔다. 변화의 시작이었다.

■변화 거듭한 한미연합훈련

문재인 정부 초반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은 크게 3가지였다.

3월 키리졸브 연습, 4월 독수리 훈련,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이다.

키리졸브 연습과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은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 전력을 전개하는 방법 등에 대한 지휘소 연습, 즉 실내 연습이었다. 독수리 훈련은 적군의 후방침투에 대비한 실기동 훈련이었다.

이 훈련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인 2019년 3월 한미 국방부 장관 사이의 논의 끝에 종료됐다.

대신 지휘소연습으로 명칭이 변경돼 상반기와 하반기 나눠 실시됐다. 실기동훈련은 특정 기간에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훈련 유형별로 연중 지속 실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코로나19에 규모 축소

하지만 이 훈련들은 제대로 실행되지는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주 원인이었다. 2020년 상반기 훈련은 코로나19 탓에 무기한 연기됐다가 결국 취소됐고 하반기에는 참가 인원 가운데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대폭 축소됐다. 2021년 상반기 훈련도 역시 코로나 등을 이유로 상당 규모 축소돼 치러졌다.

북한의 반대도 계속됐다. 종전선언이 추진되던 지난해 더욱 심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같은 해 1월 8차 노동당 당대회에서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해야 한다는 경고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8월에는 김여정 부부장이 “한미훈련은 북남(남북)관계의 앞길을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연합훈련이 시작되자 남북 통신 연락선을 두 달 가까이 차단해 버렸다.

■우리는 무엇을 얻었나?

오늘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됐다.

합참은 "코로나19 상황, 연합방위태세 유지 등 제반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번에도 역시 실기동훈련은 진행하지 않는다. 5년 새 어지러울 정도로 변화의 폭이 컸던 한미, 북미, 남북 관계에 따라 훈련 명칭도, 규모도, 방식도 크게 달라진 상태로 마무리되게 됐다.

당장 차기 정부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상태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훈련하지 않는 군대는 존재 의미가 없다"며 한미연합훈련에서 실기동 훈련을 부활시킬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은 2018년 7월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방침에 따라 한 달 동안 1,400만 달러, 156억 원을 아꼈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그 뒤 미국 대통령은 바뀌었고, 이제 한국 대통령도 바뀐다. 미국이 돈을 아꼈다면 한국은 그동안 무엇을 얻었을까? 객관적이고 냉철한 평가를 통해 한미연합훈련이 나아갈 길을 정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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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정부 마지막 한미 연합훈련…향후 전망은?
    • 입력 2022-04-18 16:14:26
    취재K

"우리는 전쟁 게임을 중단할 것입니다. 엄청난 돈을 절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18년 6월 12일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장에 선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그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말을 자랑하듯 꺼내놓았다.

한미연합훈련의 중단. 오로지 재정만을 고려한 듯한 발언이었지만, 그 파장은 여러 곳으로 넓고 깊고 오래도록 번져갔다. 변화의 시작이었다.

■변화 거듭한 한미연합훈련

문재인 정부 초반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은 크게 3가지였다.

3월 키리졸브 연습, 4월 독수리 훈련,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이다.

키리졸브 연습과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은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 전력을 전개하는 방법 등에 대한 지휘소 연습, 즉 실내 연습이었다. 독수리 훈련은 적군의 후방침투에 대비한 실기동 훈련이었다.

이 훈련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인 2019년 3월 한미 국방부 장관 사이의 논의 끝에 종료됐다.

대신 지휘소연습으로 명칭이 변경돼 상반기와 하반기 나눠 실시됐다. 실기동훈련은 특정 기간에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훈련 유형별로 연중 지속 실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코로나19에 규모 축소

하지만 이 훈련들은 제대로 실행되지는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주 원인이었다. 2020년 상반기 훈련은 코로나19 탓에 무기한 연기됐다가 결국 취소됐고 하반기에는 참가 인원 가운데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대폭 축소됐다. 2021년 상반기 훈련도 역시 코로나 등을 이유로 상당 규모 축소돼 치러졌다.

북한의 반대도 계속됐다. 종전선언이 추진되던 지난해 더욱 심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같은 해 1월 8차 노동당 당대회에서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해야 한다는 경고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8월에는 김여정 부부장이 “한미훈련은 북남(남북)관계의 앞길을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연합훈련이 시작되자 남북 통신 연락선을 두 달 가까이 차단해 버렸다.

■우리는 무엇을 얻었나?

오늘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됐다.

합참은 "코로나19 상황, 연합방위태세 유지 등 제반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번에도 역시 실기동훈련은 진행하지 않는다. 5년 새 어지러울 정도로 변화의 폭이 컸던 한미, 북미, 남북 관계에 따라 훈련 명칭도, 규모도, 방식도 크게 달라진 상태로 마무리되게 됐다.

당장 차기 정부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상태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훈련하지 않는 군대는 존재 의미가 없다"며 한미연합훈련에서 실기동 훈련을 부활시킬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은 2018년 7월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방침에 따라 한 달 동안 1,400만 달러, 156억 원을 아꼈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그 뒤 미국 대통령은 바뀌었고, 이제 한국 대통령도 바뀐다. 미국이 돈을 아꼈다면 한국은 그동안 무엇을 얻었을까? 객관적이고 냉철한 평가를 통해 한미연합훈련이 나아갈 길을 정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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