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톡] 일론 머스크는 왜 트위터를 사려는 걸까?

입력 2022.04.1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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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돈 많은 부자의 치기 어린 행동일까요. 아니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미래를 고려한 고민 끝의 산물일까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트위터 인수 계획을 전격 선언하며 시장이 떠들썩합니다. 머스크는 지난주 트위터를 430억 달러(약 53조 원)에 사들이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동안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잘 활용하면서도, 많은 불만을 표시해 왔습니다. 머스크의 트위터 팔로워는 18일 기준 8,328만 명 가량입니다. 우리나라 인구 수(5,162만 명)보다도 많습니다.

머스크가 트윗 한 줄을 올릴 때마다 전 세계 수천만 명에게 동시에 노출됩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자신과 회사 홍보에 효과적으로 사용해 왔고, 트위터를 통해 대중에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그렇다고 머스크가 트위터에 마냥 우호적인 건 아닙니다. 오히려 최근 들어 트위터의 운영 정책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 왔습니다. “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준수하지 않아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는 겁니다. 트위터는 폭력적이거나 혐오를 유발하는 표현은 제한하는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특히 지적하는 부분은 트위터의 알고리즘입니다. 알고리즘이 사용자들의 일부 표현을 제한하고, 그 자체로 편향성을 보이며 표현의 자유가 훼손된다는 겁니다.

트위터 같은 SNS에서 알고리즘은 운영 전반에 깊숙이 얽혀 있습니다. 예컨대 트위터 홈 화면에 노출되는 계정, 검색 결과에 나오는 트윗들 등 다양한 곳에서 알고리즘이 사용됩니다. 트위터 사용자 수억 명은 알게 모르게 알고리즘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알고리즘이 항상 보편타당한 결과물을 내놓지 않는다는 겁니다. 오히려 극도의 편향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지적과 논란이 이어져 왔습니다.

예컨대 2018년 트위터가 야심 차게 선보인 이미지 자동 자르기 기술이 있습니다. 사용자가 사진을 올리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일부 부분을 잘라 썸네일로 만들어주는 게 골자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 쓰인 알고리즘이 흑인보다 백인을 선호하는 등 편향성을 보였고, 트위터는 결국 지난해 이 기능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14일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계획을 전격 발표한 직후 “ 트위터 알고리즘을 오픈소스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건 이런 배경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입니다. 머스크는 “트위터는 공적인 광장”이라며 “사람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는 사실과 인식을 모두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트위터 알고리즘 코드를 모두 오픈소스 플랫폼인 깃허브에 올려 대중이 직접 확인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트위터가 사용자의 트윗을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하는지를 모두에게 공개하라는 겁니다.

머스크는 지난달 말 트위터 알고리즘을 오픈소스화해야 하는지를 두고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공개적으로 의견을 묻기도 했습니다.


머스크의 발언들로 유추하면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뒤 오픈소스화하고 게시글에 대한 검열이나 개입은 극도로 최소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적인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겁니다.

다만, 머스크가 주장하는 '오픈소스'가 SNS를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편향성과 공정 등의 문제를 해결할 해법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SNS 스스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오픈소스화해 대중에게 책임을 넘기는 듯 보일 수 있습니다.

또 머스크는 절대적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데, 각종 가짜 뉴스나 범죄 게시물까지도 '표현의 자유'란 이름 아래 내버려둬도 되는 것인지, '편향과 공정의 문제를 어떤 방향으로 해결할 것인가' 라는 더 근본적인 문제도 제기될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머스크가 밝힌 트위터의 '지배구조'도 논란입니다. 앞서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뒤 상장폐지시켜 개인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트위터가 정말 머스크의 표현처럼 ‘공적인 광장’이라면, 이를 한 개인의 소유회사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반론이 나옵니다.

한편 현재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에 격렬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포이즌 필(기존 주주에게 저가로 신주인수권을 부여)까지 발동하며 머스크의 인수를 막으려는 모습입니다.

포브스 선정 올해 세계 최고 부자로 꼽힌 머스크의 도전이 어떻게 귀결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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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크톡] 일론 머스크는 왜 트위터를 사려는 걸까?
    • 입력 2022-04-19 08:01:14
    취재K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은 부자의 치기 어린 행동일까요. 아니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미래를 고려한 고민 끝의 산물일까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트위터 인수 계획을 전격 선언하며 시장이 떠들썩합니다. 머스크는 지난주 트위터를 430억 달러(약 53조 원)에 사들이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동안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잘 활용하면서도, 많은 불만을 표시해 왔습니다. 머스크의 트위터 팔로워는 18일 기준 8,328만 명 가량입니다. 우리나라 인구 수(5,162만 명)보다도 많습니다.

머스크가 트윗 한 줄을 올릴 때마다 전 세계 수천만 명에게 동시에 노출됩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자신과 회사 홍보에 효과적으로 사용해 왔고, 트위터를 통해 대중에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그렇다고 머스크가 트위터에 마냥 우호적인 건 아닙니다. 오히려 최근 들어 트위터의 운영 정책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 왔습니다. “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준수하지 않아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는 겁니다. 트위터는 폭력적이거나 혐오를 유발하는 표현은 제한하는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특히 지적하는 부분은 트위터의 알고리즘입니다. 알고리즘이 사용자들의 일부 표현을 제한하고, 그 자체로 편향성을 보이며 표현의 자유가 훼손된다는 겁니다.

트위터 같은 SNS에서 알고리즘은 운영 전반에 깊숙이 얽혀 있습니다. 예컨대 트위터 홈 화면에 노출되는 계정, 검색 결과에 나오는 트윗들 등 다양한 곳에서 알고리즘이 사용됩니다. 트위터 사용자 수억 명은 알게 모르게 알고리즘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알고리즘이 항상 보편타당한 결과물을 내놓지 않는다는 겁니다. 오히려 극도의 편향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지적과 논란이 이어져 왔습니다.

예컨대 2018년 트위터가 야심 차게 선보인 이미지 자동 자르기 기술이 있습니다. 사용자가 사진을 올리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일부 부분을 잘라 썸네일로 만들어주는 게 골자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 쓰인 알고리즘이 흑인보다 백인을 선호하는 등 편향성을 보였고, 트위터는 결국 지난해 이 기능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14일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계획을 전격 발표한 직후 “ 트위터 알고리즘을 오픈소스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건 이런 배경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입니다. 머스크는 “트위터는 공적인 광장”이라며 “사람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는 사실과 인식을 모두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트위터 알고리즘 코드를 모두 오픈소스 플랫폼인 깃허브에 올려 대중이 직접 확인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트위터가 사용자의 트윗을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하는지를 모두에게 공개하라는 겁니다.

머스크는 지난달 말 트위터 알고리즘을 오픈소스화해야 하는지를 두고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공개적으로 의견을 묻기도 했습니다.


머스크의 발언들로 유추하면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뒤 오픈소스화하고 게시글에 대한 검열이나 개입은 극도로 최소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적인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겁니다.

다만, 머스크가 주장하는 '오픈소스'가 SNS를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편향성과 공정 등의 문제를 해결할 해법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SNS 스스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오픈소스화해 대중에게 책임을 넘기는 듯 보일 수 있습니다.

또 머스크는 절대적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데, 각종 가짜 뉴스나 범죄 게시물까지도 '표현의 자유'란 이름 아래 내버려둬도 되는 것인지, '편향과 공정의 문제를 어떤 방향으로 해결할 것인가' 라는 더 근본적인 문제도 제기될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머스크가 밝힌 트위터의 '지배구조'도 논란입니다. 앞서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뒤 상장폐지시켜 개인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트위터가 정말 머스크의 표현처럼 ‘공적인 광장’이라면, 이를 한 개인의 소유회사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반론이 나옵니다.

한편 현재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에 격렬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포이즌 필(기존 주주에게 저가로 신주인수권을 부여)까지 발동하며 머스크의 인수를 막으려는 모습입니다.

포브스 선정 올해 세계 최고 부자로 꼽힌 머스크의 도전이 어떻게 귀결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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