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사관 코 앞인데…“조선인 강제 징용은 거짓” 버젓이 광고

입력 2022.04.23 (06:25) 수정 2022.04.2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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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함도의 조선인 강제 징용은 거짓이다".

한국대사관 인근 도쿄 시내 한복판의 전광판을 통해 이런 광고가 매일 상영 중인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강제 징용의 역사를 제대로 알리라는 유네스코의 권고를 무시한 것도 부족해 이제는 억지 주장의 내용이 담긴 전광판 광고까지 등장한 겁니다.

도쿄 지종익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쿄의 대표적인 번화가 롯폰기.

교차로 횡단보도 바로 앞 전광판에 조선인 강제징용 현장인 군함도가 등장합니다.

["전쟁 중 나가사키 군함도에서..."]

과거 군함도의 주민이 나와 조선인과 일본인이 똑같은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강렬한 붉은 색 배너를 계속 노출시키며 '군함도의 진실'을 검색해보라고 권유합니다.

["군함도의 진실을 당신이 직접 확인해보세요."]

'조선인 강제 징용은 없었다'는 주장과 증언을 가득 모아놓은 웹사이트로 연결됩니다.

운영 주체로 추정되는 산업유산국민회의는, 군함도 등 메이지산업 혁명유산 정보 시설을 일본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극우 성향의 법인입니다.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의 역사를 제대로 기재하라는 유네스코의 권고도 무시해와 지난해에는 유네스코가 약속을 지키라는 결의문까지 발표했습니다.

이들에게 왜 이런 광고를 내는지 묻자, 자신들이 지원하고 있는 군함도의 옛 주민 단체가 게재한 광고로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군함도의 진실'이라는 이름의 SNS에는 15초 길이의 광고를 매 시각 9분대에, 1년 동안 상영할 것이라는 예고도 올라와 있습니다.

해당 전광판의 광고 단가를 확인해보니 최소 하루 1천백여 만 원, 1년이면 42억 원가량이 드는데 법인 측 주장대로라면 주민 단체가 이 돈을 감당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도쿄 롯폰기에는 각국 대사관이 밀집해 있고, 한국 대사관까지 거리는 여기서 불과 1.5킬로미터입니다.

이런 곳에서 광고를 상영한다는 건, 역사 왜곡에 더 노골적으로 나섰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겁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김석훈/자료조사: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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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대사관 코 앞인데…“조선인 강제 징용은 거짓” 버젓이 광고
    • 입력 2022-04-23 06:25:08
    • 수정2022-04-23 08:35:07
    뉴스광장 1부
[앵커]

"군함도의 조선인 강제 징용은 거짓이다".

한국대사관 인근 도쿄 시내 한복판의 전광판을 통해 이런 광고가 매일 상영 중인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강제 징용의 역사를 제대로 알리라는 유네스코의 권고를 무시한 것도 부족해 이제는 억지 주장의 내용이 담긴 전광판 광고까지 등장한 겁니다.

도쿄 지종익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쿄의 대표적인 번화가 롯폰기.

교차로 횡단보도 바로 앞 전광판에 조선인 강제징용 현장인 군함도가 등장합니다.

["전쟁 중 나가사키 군함도에서..."]

과거 군함도의 주민이 나와 조선인과 일본인이 똑같은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강렬한 붉은 색 배너를 계속 노출시키며 '군함도의 진실'을 검색해보라고 권유합니다.

["군함도의 진실을 당신이 직접 확인해보세요."]

'조선인 강제 징용은 없었다'는 주장과 증언을 가득 모아놓은 웹사이트로 연결됩니다.

운영 주체로 추정되는 산업유산국민회의는, 군함도 등 메이지산업 혁명유산 정보 시설을 일본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극우 성향의 법인입니다.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의 역사를 제대로 기재하라는 유네스코의 권고도 무시해와 지난해에는 유네스코가 약속을 지키라는 결의문까지 발표했습니다.

이들에게 왜 이런 광고를 내는지 묻자, 자신들이 지원하고 있는 군함도의 옛 주민 단체가 게재한 광고로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군함도의 진실'이라는 이름의 SNS에는 15초 길이의 광고를 매 시각 9분대에, 1년 동안 상영할 것이라는 예고도 올라와 있습니다.

해당 전광판의 광고 단가를 확인해보니 최소 하루 1천백여 만 원, 1년이면 42억 원가량이 드는데 법인 측 주장대로라면 주민 단체가 이 돈을 감당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도쿄 롯폰기에는 각국 대사관이 밀집해 있고, 한국 대사관까지 거리는 여기서 불과 1.5킬로미터입니다.

이런 곳에서 광고를 상영한다는 건, 역사 왜곡에 더 노골적으로 나섰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겁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김석훈/자료조사: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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