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구 절벽에 지방 도미노 파산 우려

입력 2022.04.25 (06:39) 수정 2022.04.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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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구 대국 중국이 결혼 기피와 저출산으로 올해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인구 절벽에 가장 먼저 노출된 지방 도시들은 집 값이 폭락하고 빚이 늘면서 잇따라 파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중국 선양에서 오세균 특파원 보도입니다.

[리포트]

중국 동북지역 최대 도시인 선양의 한 호수공원.

공원 곳곳에 이른바 '구혼 이력서'가 빼곡이 내걸렸습니다.

바닥에도 즐비합니다.

아들의 신상 정보를 가득 적은 종이를 가슴에 붙이고 나선 이 아버지는 애가 탑니다.

[구혼자 아버지 : "나이가 많은데 당연히 배우자를 찾고 싶어하죠. 그런데 마음에 들지 않아서 사귀려고 하지 않아요."]

이처럼 부모들까지 나선 이유는 결혼 적령기의 자녀들이 결혼을 기피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중국 결혼 건수는 36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출생률도 49년 건국 이후 최저칩니다.

지난 10년간 인구가 10%가량 줄어든 랴오닝성 푸신시.

한때 아시아 최대 노천 광산, 석탄의 도시로 불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시내 중심가 상점들은 곳곳이 문을 닫았고 행인도 뜸할 정도로 한산합니다.

짓다만 아파트는 늘어가고, 부동산 거래마저 사실상 끊긴 상태.

이 아파트는 거의 모든 창문에 매매를 알리는 전단이 붙었습니다.

[미자 아파트 주인 : "작년에 집 두채를 샀는데 사고나서 경기가 좋지 않아서 거기서 장사하고 싶지 않아요."]

이런 부동산 침체는 세수 감소로 이어지면서 심각한 재정난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곳 허강 시는 지난해 말 당초 예정된 공무원 채용을 갑작스럽게 취소했습니다.

시 재정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지난 1949년 신중국 수립이후 도시 규모의 지방정부에서 처음있는 일입니다.

대도시 인력 공급처 역할을 하던 농촌도 출산을 기피하면서 지방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선양에서 KBS 뉴스 오세균입니다.

촬영:전영걸/영상편집:이태희/자료조사: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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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인구 절벽에 지방 도미노 파산 우려
    • 입력 2022-04-25 06:39:48
    • 수정2022-04-25 08: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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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구 대국 중국이 결혼 기피와 저출산으로 올해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인구 절벽에 가장 먼저 노출된 지방 도시들은 집 값이 폭락하고 빚이 늘면서 잇따라 파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중국 선양에서 오세균 특파원 보도입니다.

[리포트]

중국 동북지역 최대 도시인 선양의 한 호수공원.

공원 곳곳에 이른바 '구혼 이력서'가 빼곡이 내걸렸습니다.

바닥에도 즐비합니다.

아들의 신상 정보를 가득 적은 종이를 가슴에 붙이고 나선 이 아버지는 애가 탑니다.

[구혼자 아버지 : "나이가 많은데 당연히 배우자를 찾고 싶어하죠. 그런데 마음에 들지 않아서 사귀려고 하지 않아요."]

이처럼 부모들까지 나선 이유는 결혼 적령기의 자녀들이 결혼을 기피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중국 결혼 건수는 36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출생률도 49년 건국 이후 최저칩니다.

지난 10년간 인구가 10%가량 줄어든 랴오닝성 푸신시.

한때 아시아 최대 노천 광산, 석탄의 도시로 불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시내 중심가 상점들은 곳곳이 문을 닫았고 행인도 뜸할 정도로 한산합니다.

짓다만 아파트는 늘어가고, 부동산 거래마저 사실상 끊긴 상태.

이 아파트는 거의 모든 창문에 매매를 알리는 전단이 붙었습니다.

[미자 아파트 주인 : "작년에 집 두채를 샀는데 사고나서 경기가 좋지 않아서 거기서 장사하고 싶지 않아요."]

이런 부동산 침체는 세수 감소로 이어지면서 심각한 재정난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곳 허강 시는 지난해 말 당초 예정된 공무원 채용을 갑작스럽게 취소했습니다.

시 재정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지난 1949년 신중국 수립이후 도시 규모의 지방정부에서 처음있는 일입니다.

대도시 인력 공급처 역할을 하던 농촌도 출산을 기피하면서 지방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선양에서 KBS 뉴스 오세균입니다.

촬영:전영걸/영상편집:이태희/자료조사: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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