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 번호에 속지마세요”…070도 숨기는 보이스피싱

입력 2022.04.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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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서 발견된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 (경찰청 제공)자동차에서 발견된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 (경찰청 제공)

■ '스팸이다' 안 받는 070 번호, 010이라면?

휴대전화 발신 번호 '070'으로 시작하는 전화가 온다면, 으레 '스팸이구나'하고 받지 않습니다. 그런데 010으로 뜬다면 어떠십니까? '지인인데 전화번호 저장을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이런 점을 노린 보이스피싱, 수법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범들이 범죄에 사용하는 것은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입니다. 070 인터넷 전화를 010 휴대전화 전화번호로 바꾸는 기기입니다. 해외에 등록된 번호도 일반 휴대전화로 발신한 것처럼 꾸밀 수 있습니다. 특정 주소지에서 이용했다가는 경찰 단속을 받을 수 있어, 아예 자동차 트렁크에 넣고 이동하며 전화를 거는 수법도 등장했다고 합니다. 모텔, 공사장, 야산 등에 설치하고 운영 중인 경우도 적발됐습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에 '속지 않는 것' 이전에 전화 자체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전화를 받는 경우, 범죄자들의 통화에 끌려 들어가고 이후에는 빠져나오지 못한 채 범행에 당하게 된다"는 겁니다. 이를 아는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일단 전화를 받도록 유도하기 위해 '010' 번호로 위장하는 것이지요. 보이스피싱 범죄 자체뿐 아니라, 이 같은 기기를 아르바이트 명목 등으로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습니다.

■ "코로나 민생경제 지원 왜 안 받으세요?"

이른바 '미끼 문자'도 여전히 많은 사람을 속이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아래와 같은 내용입니다.

[Web발신]
오미크론 지속적인 감염 확산으로 인한 방역 조치 강화로 신용보증재단에서 추진하는 민생경제 지원대책 방안에 따른
금융지원대출을 위해 새롭게 개편된 신청 대상자이지만, 아직까지 미신청 대상으로 분류되어 재안내드립니다.
아래의 지원 내용을 확인하신 후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경찰은 "이 미끼 문자는 경제적으로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이 응답할 가능성이 커 범죄에 당하기 아주 쉽다"며 "금융기관은 절대 전화나 문자로 대출을 권유하지 않는다"고 경고했습니다. 코로나 지원대출을 포함한 모든 대출은 은행 창구를 방문해야만 가능합니다.

경찰은 "문자메시지로 안내된 상담 전화번호로 바로 연결하지 말고, 금융기관에 전화할 때는 반드시 공식번호를 인터넷으로 찾은 뒤 그 번호로 연락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서 은행 번호 진위확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 "경찰도 은행도 SNS로 연락하지 않습니다"

SNS를 이용한 수법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SNS로 경찰이나 은행, 기업 직원이라고 속인 뒤 악성 앱을 깔도록 유도하는 것에 속는 경우 '꼼짝'할 수 없다고 합니다. 경찰은 "전화 가로채기 앱 설치 가능성이 있다"면서 "전달한 파일을 설치하지 말고, 백신 프로그램으로 정기적 검색을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하는 SNS 대화 내용 (경찰청 제공)악성 앱 설치를 유도하는 SNS 대화 내용 (경찰청 제공)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화금융사기 피해 건수와 액수가 모두 2월보다 늘었습니다. 3월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2,067건으로 전달보다 18% 늘었고, 피해액은 499억 원으로 24% 늘었습니다. 경찰청은 "새로운 수법이 나타나면 언제든지 피해가 대폭 증가할 수 있어, 절대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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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10 번호에 속지마세요”…070도 숨기는 보이스피싱
    • 입력 2022-04-25 12:00:46
    취재K
자동차에서 발견된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 (경찰청 제공)
■ '스팸이다' 안 받는 070 번호, 010이라면?

휴대전화 발신 번호 '070'으로 시작하는 전화가 온다면, 으레 '스팸이구나'하고 받지 않습니다. 그런데 010으로 뜬다면 어떠십니까? '지인인데 전화번호 저장을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이런 점을 노린 보이스피싱, 수법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범들이 범죄에 사용하는 것은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입니다. 070 인터넷 전화를 010 휴대전화 전화번호로 바꾸는 기기입니다. 해외에 등록된 번호도 일반 휴대전화로 발신한 것처럼 꾸밀 수 있습니다. 특정 주소지에서 이용했다가는 경찰 단속을 받을 수 있어, 아예 자동차 트렁크에 넣고 이동하며 전화를 거는 수법도 등장했다고 합니다. 모텔, 공사장, 야산 등에 설치하고 운영 중인 경우도 적발됐습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에 '속지 않는 것' 이전에 전화 자체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전화를 받는 경우, 범죄자들의 통화에 끌려 들어가고 이후에는 빠져나오지 못한 채 범행에 당하게 된다"는 겁니다. 이를 아는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일단 전화를 받도록 유도하기 위해 '010' 번호로 위장하는 것이지요. 보이스피싱 범죄 자체뿐 아니라, 이 같은 기기를 아르바이트 명목 등으로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습니다.

■ "코로나 민생경제 지원 왜 안 받으세요?"

이른바 '미끼 문자'도 여전히 많은 사람을 속이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아래와 같은 내용입니다.

[Web발신]
오미크론 지속적인 감염 확산으로 인한 방역 조치 강화로 신용보증재단에서 추진하는 민생경제 지원대책 방안에 따른
금융지원대출을 위해 새롭게 개편된 신청 대상자이지만, 아직까지 미신청 대상으로 분류되어 재안내드립니다.
아래의 지원 내용을 확인하신 후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경찰은 "이 미끼 문자는 경제적으로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이 응답할 가능성이 커 범죄에 당하기 아주 쉽다"며 "금융기관은 절대 전화나 문자로 대출을 권유하지 않는다"고 경고했습니다. 코로나 지원대출을 포함한 모든 대출은 은행 창구를 방문해야만 가능합니다.

경찰은 "문자메시지로 안내된 상담 전화번호로 바로 연결하지 말고, 금융기관에 전화할 때는 반드시 공식번호를 인터넷으로 찾은 뒤 그 번호로 연락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서 은행 번호 진위확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 "경찰도 은행도 SNS로 연락하지 않습니다"

SNS를 이용한 수법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SNS로 경찰이나 은행, 기업 직원이라고 속인 뒤 악성 앱을 깔도록 유도하는 것에 속는 경우 '꼼짝'할 수 없다고 합니다. 경찰은 "전화 가로채기 앱 설치 가능성이 있다"면서 "전달한 파일을 설치하지 말고, 백신 프로그램으로 정기적 검색을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하는 SNS 대화 내용 (경찰청 제공)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화금융사기 피해 건수와 액수가 모두 2월보다 늘었습니다. 3월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2,067건으로 전달보다 18% 늘었고, 피해액은 499억 원으로 24% 늘었습니다. 경찰청은 "새로운 수법이 나타나면 언제든지 피해가 대폭 증가할 수 있어, 절대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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