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 속 꽃 피운 500년 노거수…재발 방지 고민해야

입력 2022.04.25 (22:00) 수정 2022.04.2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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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령이 500년이 넘어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로 알려진 사상구의 회화나무가 이식 과정에서 불에 탔는데요,

다행히 나무는 상처를 딛고 싹을 틔우고 있지만, 이번처럼 개발에 밀려 나무가 수난을 겪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여기저기 가지가 잘려나간 커다란 나무가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보존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 '노거수' 중에서도 부산의 최고령 나무로 알려진 사상구의 회화나무입니다.

하지만 지난 2월, 이식 작업 중 용접을 하다 불이 붙어 500년 수령 나무를 잃을 뻔했습니다.

[이용희/사상근린공원 숲지도사 : "사상을 대표하는 역사를 다 담고 있는 그런 나무가 불탄 것은, 우리 사상의 내력을 다 알고 있는 나무가 없어지는 것에 대해서 너무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다행히 두 달 만에 가지 끝에서 새싹이 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김동필/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 "생육 상태가 지금 굉장히 안 좋은 상태에 와있다고 할 수 있고요. 그런 상태에서 불까지 났기 때문에 새싹이 나오더라도 계속 힘을 발휘해서 잘 성장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무의 상태가 원래부터 이랬던 건 아닙니다.

나무는 오랫동안 한 마을의 터줏대감 역할을 해왔는데요.

하지만 50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고 있던 나무가 뽑혀나간 곳에는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개발 과정에서 오래된 나무가 뽑히고, 이식 과정에서 상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이유입니다.

[이성근/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 : "500년, 300년 된 이런 고목들한테 돈 몇 푼을 들여서 이식을 시키면 생존율도 불확실하고, 있는 자리에서 그 지위를 존중해주고 공존하는 것을 도모해야죠."]

부산의 노거수는 180여 그루.

이들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환경단체의 활동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허선귀/영상편집: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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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난 속 꽃 피운 500년 노거수…재발 방지 고민해야
    • 입력 2022-04-25 22:00:37
    • 수정2022-04-25 22:07:56
    뉴스9(부산)
[앵커]

수령이 500년이 넘어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로 알려진 사상구의 회화나무가 이식 과정에서 불에 탔는데요,

다행히 나무는 상처를 딛고 싹을 틔우고 있지만, 이번처럼 개발에 밀려 나무가 수난을 겪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여기저기 가지가 잘려나간 커다란 나무가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보존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 '노거수' 중에서도 부산의 최고령 나무로 알려진 사상구의 회화나무입니다.

하지만 지난 2월, 이식 작업 중 용접을 하다 불이 붙어 500년 수령 나무를 잃을 뻔했습니다.

[이용희/사상근린공원 숲지도사 : "사상을 대표하는 역사를 다 담고 있는 그런 나무가 불탄 것은, 우리 사상의 내력을 다 알고 있는 나무가 없어지는 것에 대해서 너무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다행히 두 달 만에 가지 끝에서 새싹이 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김동필/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 "생육 상태가 지금 굉장히 안 좋은 상태에 와있다고 할 수 있고요. 그런 상태에서 불까지 났기 때문에 새싹이 나오더라도 계속 힘을 발휘해서 잘 성장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무의 상태가 원래부터 이랬던 건 아닙니다.

나무는 오랫동안 한 마을의 터줏대감 역할을 해왔는데요.

하지만 50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고 있던 나무가 뽑혀나간 곳에는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개발 과정에서 오래된 나무가 뽑히고, 이식 과정에서 상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이유입니다.

[이성근/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 : "500년, 300년 된 이런 고목들한테 돈 몇 푼을 들여서 이식을 시키면 생존율도 불확실하고, 있는 자리에서 그 지위를 존중해주고 공존하는 것을 도모해야죠."]

부산의 노거수는 180여 그루.

이들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환경단체의 활동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허선귀/영상편집: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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