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예감] 엔비디아도 실패한 ARM 인수, SK하이닉스가 할까? - 정인성 작가 (『반도체 제국의 미래』)

입력 2022.04.26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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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
■ 방송시간 : 4월 26일(화) 09:05-10:53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방희 소장 (생활경제연구소)
■ 출연 : 정인성 작가 (『반도체 제국의 미래』 저자)

- 반도체는 옛 공정인 200mm와 첨단 공정인 300mm로 나뉘어... 차량용 반도체 부족은 200mm 때문
- 코로나와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반도체 수급 불균형 상황으로 접어들어
- 제조 물량은 확보한 상황... 중간 공급망 문제가 시급한 터라 예측 어려워
- D램 랜드 한국 회사들이 1, 2위 차지... 다만, 예전과 달리 수익성은 10~20% 수준
- 과거와 달리 미세화보다는 밀도를 높이는 쪽으로 개발... 보호 회로를 넣고 있기에 효율은 떨어져
- 반도체 메모리와 비메모리 비중 3:7 정도... 세계적으로 비메모리 사용 늘어나고 있어
-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쉽게 1등하기 힘들 것... 기존 업체의 반도체 계속 사용하는 경향
- 파운드리에서 만드는 트렌지스터는 회사마다 다른 특성... 일종의 서비스업으로 고객 신뢰 필요
- 반도체 정부 지원 있을 듯... 일자리 창출과 제조 지역 선정 자체만으로도 외교적 파워 얻어
- 중국 파운드리 잘 되려면 설계 회사 들어와야 하는데, 대부분 설계 회사는 미국... 생태계 형성 어려워
- 영국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 ARM 매물로 나와... 엔디비아 인수 실패, SK 하이닉스 인수 고려



◇김방희> 오늘 반도체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예고해 드린 것처럼 이슈가 없는 듯 보이지만 많습니다. 하나는 지금 반도체 공급난도 인플레이션을 포함해서 공급 대란을 부추기는 요인이고요. 두 번째는 갑작스럽게 삼성전자의 미래와 관련한 우려나 불안감 이런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왜 그런지 또 마지막으로 지금 주요 M&A와 관련된 이슈들도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SK하이닉스 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나와서 반도체 현장뿐만 아니라 또 공부도 많이 하셔서 누구보다도 더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닐까 합니다. 애널리스트들 같은 경우는 대개 해당 산업과 업체에 빚을 지고 있는 분들이 많아서. 그 빚이라는 게 마음의 빚. 조금 원하는 얘기를 다 못할 수도 있는데 오늘 모신 정인성 작가만큼은 첫 번째가 그랬듯이 솔직한 얘기를 많이 해 주실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저희가 신뢰하는 패널인데요. 정인성 작가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정인성> 네, 안녕하세요. 정인성입니다.
 
◇김방희> 저희한테도 그 당시에 질문 많이 받았습니다마는 그 이후에 반도체 관련한 질문 더 많이 받지 않았어요?
 
◆정인성> 계속 들어옵니다. 질문은. 다만 아는 만큼만 얘기하는 쪽으로.
 
◇김방희> 그럴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현장 경험이라는 게 그 질문에 답하는 데 도움이 되죠.
 
◆정인성> 제가 회사에서 했던 경험이라는 게 좀 요즘 트렌드를 보면 소프트웨어를 많이 알아야 전체의 그림이 보여요. 반도체가. 다행히 두 군데를 다 보는 직업이었죠.
 
◇김방희> 아까 1부에서 SK하이닉스가 좋은 의자 주고 연봉도 많이 준다. 많이 올려놨다. 삼성전자하고 경쟁하느라. 이런 얘기 했는데 거기 나오신 거 후회는 안 됐어요. 지난번에도 여쭤봤지만.
 
◆정인성> 그때까진 괜찮았는데 이게 지금 서서히 좀 변하고 있어요. 그다음에 뭐를 또 줄까. 왜냐하면 저도 동료들이 얘기를 해주니까. 왜 나 있을 땐 안 줬느냐 이러면 여기서 답변이 나쁜 답변 나오고.
 
◇김방희> 알겠습니다. 확실히 최근에 그런 임금 인상뿐만 아니라 복리후생 좋아진다는 얘기 들으니까 마음은 흔들린다는 얘기하는데 인간적입니다. 현안들 바로바로 여쭤보겠습니다. 즉답을 해 주시는 편이니까. 반도체 수급 문제가 생각보다 훨씬 더 길어졌습니다. 그게 사실은 초기 인플레이션의 요인이 되기도 했고요. 자동차를 1년이나 대기해야 되는 거고 그러다 보니까 중고차 가격이 뛰면서 물가가 많이 뛰었는데 지금 상황, 반도체 공급 병목 현상은 좀 풀렸습니까?
 
◆정인성> 우리가 흔히 반도체 부족이라고 하면 두 가지가 있었는데 이제 좀 옛날 공정, 200mm로 만드는 반도체들이 있었고요. 웨이퍼 크기입니다. 200mm는. 좀 더 첨단 공정 쪽인 300mm 쪽이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가 느끼는 자동차 쪽 반도체 같은 경우에는 200mm 웨이퍼들을 사용하는데 이쪽이 이렇게 꽤 길어지더라고요. 이건 지금도 계속 힘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이런 쪽의 반도체를 좀 구하려고 세탁기를 사서 뜯어다가 거기서 반도체를 취하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김방희> 그런 회사가 그런 얘기까지 해요?
 
◆정인성> 제일 잘 아는 쪽 중 하나니까 아마 맞겠죠. 이런 내용이.
 
◇김방희> 그렇겠죠. 아직 자동차용 반도체는 공급난이 풀리지 않았다는 얘기고 또 하나 어디서 불균형이 있었습니까?
 
◆정인성> 또 하나는 300mm, 첨단칩 쪽인데.
 
◇김방희> 그쪽은 괜찮지 않아요? 상대적으로는.
 
◆정인성> 그쪽은 CPU나 GPU 이런 거 구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아요. IT 제품 쪽은 반도체 수급난 얘기가 안 풀리는데 오히려 아까 말씀해 주신 200mm. 그러니까 좀 첨단 반도체 기업들이 잘 안 하는 유독 차량용 반도체에서 왜 부족 사태가 발생했고 왜 계속되고 있는 겁니까? 차량용 반도체는 원래 우리가 어떤 제품을 만들면 자동차라는 물건이 있고 컴퓨터라는 물건이 있잖아요. 그런데 컴퓨터 같은 경우에는 반도체가 최종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런데 자동차는 예를 들면 제가 바퀴에다가 두 배 좋은 컨트롤러를 넣는다고 해서 주행 성능이 2배로 늘고 하지는 않겠죠. 이제 그러다 보니까 칩들이 얼마 이상 발전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눌러 앉아 있었던 거죠. 그런데 눌러앉아 있는다는 건 뭐냐 하면 첨단공장으로도 넘어가지 않는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제가 설계를 두고 첨단 공장으로 넘어가려고 해도 사람이랑 인력이 들어요. 다시 검증도 해야 되고. 그런데 제조해 줘야 되는 파운드리 쪽도 그쪽에 투자를 하지 않았겠죠. 항상 수요 공급이 딱 매칭이 되니까. 그런데 초반에 코로나 터지면서 자동차 회사들이 물량 컷을 왕창창하고 그다음에 미중 무역전쟁이 터지면서 중국 쪽에 200mm 만드는 회사 하나 있어요. 중심국제인가 하여튼 그쪽 반도체 회사가 있는데 그 물량까지 끊기면서 이제 두 개가 터졌다고 봐야 되겠죠.
 
◇김방희> 수급이 확 불균형 상태에 접어들게 된 거군요.
 
◆정인성> 처음에는 자동차 회사들이 다 같이 주문을 끊었던 감이 있고 그다음에는 아예 중국 쪽에서 200mm 공급이 확 줄어들었고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는 6개월 지나고 보면 TSMC 쪽에서 이런 얘기를 해요. 제조는 문제없는 것 같다. 이런 투의 얘기를 합니다. 그다음에는 중간에 공급망, 재고 관리하는 어떤 회사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쪽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김방희> 그러면 당장 삼성 TSMC 같은 데서 자동차용 반도체도 그동안 거들떠보지 않았던 분야라 하더라도 후딱 투자해서 만들면 되지 않아요? 그런 게 안 되는 모양이죠?
 
◆정인성> 그런 공장을 짓는 데 두 가지 고민이 있겠죠. 일단 TSMC는 28나노 증산을 하기로 하기는 했는데 이게 어떻게 보면 파운드리는 한 1, 2년 공장 짓고 몇 십 년을 돌려야 되잖아요. 그런데 이게 일종의 보복 소비의 개념이라서 일시적으로 한두 달 수요가 클 것 같다. 그러면 투자 결정을 할 수가 없죠, 이쪽에서. 그러니까 좀 보수적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김방희> 그렇겠군요. 언제까지 이어질 거고 이게 사실은 신차 대기라든가 중고차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인인데. 언제쯤 되면 이게 풀립니까?
 
◆정인성> 저는 이거 제조 쪽은 TSMC 얘기했듯이 이미 물량 자체는 잘 갖고 있기 때문에 이건 중간 공급망 쪽이 더 문제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건 예측하기는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김방희> 그렇죠. 그러니까 제조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 유통 쪽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정인성> 그러니까 많은 걸 배운 거죠, 이 과정에서.
 
◇김방희> 우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쪽은 이런 거 보면서 차량용 반도체 이런 데 뛰어들지는 않았습니까?
 
◆정인성> 원래 메모리 같은 건 만들고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이런 걸 만들기는 했는데. 지금 부족한 차량용 반도체는 그것보다 훨씬 작고 단순한 칩들이죠. 그쪽에는 아마 딱히 진출하지는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 이제 와서 들어가기도 좀 애매한 시장이고, 그쪽은.
 
◇김방희> 그런데 만약에 전기차 같은 미래형 차의 경우에는 반도체가 훨씬 더 많이 쓰인다.
 
◆정인성> 많이 쓸 수 있죠.
 
◇김방희> 그렇죠. 그런 얘기들이 나오던데 그러면 차량용 반도체를 우리 반도체 기업들도 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정인성> 그러면 차라리 ECU 같은 걸 하기보다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칩이라든지.
 
◇김방희> 더 첨단화 된 칩 뭐...
 
◆정인성> 아니면 카메라 센서류 이런 것들이 훨씬 낫죠.
 
◇김방희> 그러다 보니까 지금 뒤늦게 또 과거형 차량용 반도체에 뛰어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전반적으로 그러면 차량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했던 수급 대란 이게 완전히 풀리기는 어려울 수 있겠다. 이렇게 봐야 됩니까? 사실은 지난해 전문가들한테 물으니까 다 올해 상반기에 풀린다고 그랬거든요.
 
◆정인성> 그러니까 이게 저도 작년에는 잘 되겠거니 했는데. 지금도 아는 분 하나 차 받는 데 한 6개월, 9개월씩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중간에 좀 프로세스를 잘 아는 사람이 없어서 저도 그렇고 이게 생각만큼 잘 예측이 안 되는 것 같아요.
 
◇김방희> 그렇군요. 우리 반도체 업계에도 익숙한 분야는 아니고 하니까.
 
◆정인성> 우리 생각에는 제조해서 그냥 팔면 될 것 같은데 그런 게 아닌 것 같아요, 이건.
 
◇김방희> 유통망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런 말씀이시고요. 이 이슈 말고 또 최근에 뜨겁게 불거지고 있는 게 삼성 위기론인데. 위기론의 실체는 두 가지일 겁니다. 하나는 반도체가 아니고 휴대전화 GOS 논란에서 보듯이 과연 기술의 삼성이라는 말이 맞느냐 하는 것도 있을 테고. 그래도 역시 삼성전자의 주축은 반도체이기 때문에 반도체를 뭔가 따라잡겠다. 거창한 목표와 투자 계획은 분명히 밝혔는데. 뭐가 되고 있는지 투자자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도 잘 납득을 못하고 있는 건데. 메모리 반도체가 우리가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 분야이고 이 분야와 관련해서는 어쨌든 아직은 삼성전자 혹은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인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봐도 됩니까?
 
◆정인성> 지금 인텔 랜드까지 인수를 하면서 D램 랜드 모두 한국 쪽 회사들이 다 잡고 있다고 봐야 되겠죠. 다만 D램도 과거에는 1년 넘어가면 수익성이 한 30, 40%씩 개선되고 했는데 지금은 10%, 20% 수준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요, 수익성 개선이. 그러니까 계속 1등이기는 하겠지만 1등으로서 누리는 일종의 프리미엄이라고 해야 될까요. 이런 것은 조금씩 줄어드는 건 피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김방희> 사실 2000년대 이후에도 우리가 치킨 게임을 벌이면서 대만이나 일본 업체들하고 경쟁했던 게 사실상 시장을 독식하겠다. 이런 취지의 게임을 해왔는데. 그렇게 해서 독식하다시피 했는데 누릴 수 있는 프리미엄은 점점 줄고 있다 이유는 뭘까요?
 
◆정인성> 제조가 어려워져서 그렇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미세공정 한 번 가면 미세 공정의 핵심인데, 원가의. 전력 소모량도 많이 줄었고 사용하는 웨이퍼 양도 확 줄어들었어요, 같은 용량 대비. 그러니까 제가 1년만 경쟁자를 앞서가면 예를 들면 시장 수익률이 30%다 그런데 저는 원가 40% 개선하면 상대는 적자에 두고 저는 흑자를 볼 수 있는 그런 구조였죠. 그런데 그 정도까지 드라마틱하지는 않은 거예요. 그러니까 미세화 자체가 굉장히 힘들어지고 어떻게 보면 끝에 다가가기 시작했다고 봐야 되겠죠.
 
◇김방희> 그러게요. 반도체가 지나치게 집적화되면서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는 수준까지 간 거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는데. 그런 반도체 종말론은 실체가 있는 얘기입니까? 아니면 끊임없이 거듭 용량이나 능력이 이거는 발전하는 겁니까?
 
◆정인성> 이거는 보기마다 좀 다른 건데. 예를 들면 과거에는 진짜 노광기랑 마스크만 바꾸면 작아지던 시절도 있었어요, 반도체가. 그때도 어렵다고 얘기는 했겠죠. 그런데 지금은 그런 식으로 되지 않기 때문에 트랜지스터의 형상 자체도 많이 바꾸고 하면서 선택지를 주는 형태로 가요. 이런 트랜지스터도 쓰고 저런 것도 쓰고 파워레이를 감추기도 하고 하면서 굉장히 과거랑 비교했을 때 훨씬 복잡하게 미세화를 해가고 있죠. 그러니까 아마 옛날 수준에서 미세화가 끝났다고 그러면 이미 한 2000년대 쯤에 옛날식의 스케일링은 끝났다고 봐야죠. 그런데 대신 설계적인 어떤 테크닉이나 트랜지스터 자체를 삼성이 하는 GAA 같은 거 모양을 바꿔가면서 계속 밀도를 높여 보는 거죠.
 
◇김방희> 다만 밀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열이나 이런 저항의 문제가 궁극적으로 닥치게 될 벽이다. 마치 그 100m 선수 인간 능력이 9초 1이냐 2냐 이런 거 따지도 그런 게 있었는데, 예전에. 지금은 그런 얘기는 안 합니까?
 
◆정인성> 지금도 계속 있는 문제예요, 그건. 과거에 계속 얘기했던 문제 중에 예를 들면 다크 실리콘 문제 이런 게 있어요. 반도체 계속 작아지는데 양자적 특성 때문에 쉽게 말하면 반도체 모든 곳에 한 번에 전원을 공급할 수 없다는 거예요. 그런 일은 지금도 있고요. 그래서 이런 것을 어떻게 보면 설계가 좀 떠안는 형태예요. 그러니까 소자적 수준에서는 한계가 계속 있으니까 회로를 좀 더 똘똘하게 만들어서 동시에 모든 곳에 파워가 안 들어가게 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계속 보호회로를 집어넣는 거죠, 안에다가.
 
◇김방희>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겠군요.
 
◆정인성> 그렇죠. 이제 미세화가 잘 되더라도 그런 부가 회로 때문에도 효율이 좀 나빠졌잖아요, 새로운 안전장치를 넣은 셈이니까. 그런데 그거에 맞춰서 또 미세화도 힘들어지니까 이중고를 겪으며 가는 거죠. 설계 회사들이 계속 덩치 큰 회사들이 남는 이유도 그런 거예요. 우리가 잘하는 D램 메모리 반도체 쪽은 대량 생산 양산 체제고 위탁 생산해 주는 게 대만이 잘하는...
 
◇김방희> 그다음에 아까 계속 언급해 주신 설계 분야가 있는데. 사실 저희가 한 20년 동안 반도체 메모리 쪽에서 세계를 제패하는 동안 했던 얘기는 이 분야가 굉장히 유망하고 반도체 산업의 거의 전부라고 얘기했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오히려 전체 시장에서는 한 30% 정도로 비중이 줄고 파운드리의 비중이 커졌다, 위탁 생산의 비중이 커졌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데 그건 왜 그렇게 된 겁니까?
 
◆정인성> 이건 선택과 집중 문제죠. 우리가 메모리 비메모리 하면 3:7인데 어떻게 보면 방송국도 KBS, 비 KBS 이렇게 놓은 거랑 똑같은 거예요. 이거 그 메모리 자체는 로직만큼이나 거대한 시장이고 저는 그때 한국 업체들은 좋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해요, 사실. 다만 이쪽은 공고하고 상대적으로 변화가 적을 것 같으니까 좀 더 큰 데로 나가보자 이런 생각 자체는 되게 좋은 생각이죠.
 
◇김방희> 그 당시에 메모리 쪽으로 선택과 집중을 한 건 좋은 선택이었지만 지금 와서 보니까 어쨌든 비메모리 쪽이 커지는 거 아닌가 세계적으로 보면.
 
◆정인성> 이쪽이 더 커지고 있죠, 쉽게 말하면.
 
◇김방희> 그 얘기를 조금 더 해볼 텐데. 우선 삼성전자 주가 얘기도 좀 하죠. 실적 자체는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이번에도 1분기에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이 50% 증가했는데. 주가는 오히려 빠져서 1년 4개월 전 수준으로 떨어졌어요. 9만 4천 원대에 들어가신 분들은 그야말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이런 여러 가지 증시 환경이 작용해야 하겠지만 반도체라는 관점에서만 보면 어떻습니까?
 
◆정인성> 저는 이건 되게 매크로가 훨씬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 상황에서. 그러니까 거시 환경이죠. 왜냐하면 나스닥에서도 좀 충격적인 일들이 터지잖아요. 넷플릭스 같은 거. 삼성전자 1년 반 치 하락을 훨씬 넘죠, 이제. 삼성전자 18% 하락이니까. 거의 그 하락을 하루 만에 해냈잖아요. 30%대로 그렇게 보면 지금 상황에 주가 변하는 건 실적 자체의 문제 이런 것보다는 거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김방희> 반도체 부문에 큰 문제가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말씀이신가요, 삼성전자의 경우에.
 
◆정인성> 다만 최근에 파운드리 관련해서 안 좋은 소식들이 있으니까 그 영향은 있겠죠, 분명히.
 
◇김방희> 그러니까 파운드리와 관련해서도 삼성이 야심차게 1위 업체인 대만 TSMC를 추격하겠다 한 25년 정도면 1위로 올라설 수 있겠다. 이렇게 계획을 발표하고 했는데. 이게 뜻대로 진척이 안 되고 있는 건가요?
 
◆정인성> 25년, 아마 25년 목표는 아니었을 거예요. 지금 봐서는 25년에 1등 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이고요. 파운드리로. 30년도 잘 모르겠죠.
 
◇김방희> 삼성 쪽에서 들으면 놀랄 얘기인데 어쨌든 왜 그렇게 비관적으로 평가를 하십니까?
 
◆정인성> 그렇다기보다는 이쪽은 원래 하던 업체가 계속 좀 크게 가져갈 수밖에 없어요. 위탁제조라는 게 그냥 만들어줘 하면 OK하고 모든 모양을 만들어주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칩을 어떻게 설계하냐 하면 파운드리가 만들 수 있는 모양들을 알려줘요. 이런, 이런, 이런 모양들을 조합해서 네가 원하는 칩을 설계해라. 이런 식으로 돌아가거든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제가 모든 칩을 설계하지 않고요. 칩의 일부분은 또 사서 써요, 이미 만들어진 걸. 그래서 어떤 구조가 되냐 하면 파운드리 회사 안에서 IP를 주고받아요. 설계 회사들끼리. 쉽게 말하면 제가 건물 지을 때 전등까지 직접 만들지는 않는다는 거예요. 전등을 사다 써야 되잖아요. 그런데 그 설계가 파운드리의 특정 공정에 딱 묶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파운드리는 남들이 쓰는 데 들어가 있는 게 좋아요. 설계회사들 입장에서는. 일단 그것만으로도 공고하죠, TSMC가.
 
◇김방희> 그러네요. 그런데 삼성은 어쨌든 파운드리에서도 1위를 하겠다는 비전을 3년 전에 발표를 했는데 그러면 그 당시 삼성의 야심이나 계획은 뭐였는데 지금 그게 약간 흔들리는 걸까요?
 
◆정인성> 고객을 많이 확보하고 선단공정에서 TSMC보다 빨리 들어가는 그런 계획들이 있었겠죠. 다만 지금 퀄컴과 있었던 일들을 보면 계획대로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김방희> 고객을 잡는 데 있어서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이유들이 나오는데 그중에 하나는 삼성이 메모리도 하는데, 양산 상품도 내는데 위탁 생산까지 삼성이 하는 게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이런 인식이 있다. 그래서 분사 얘기도 나오고 많은 지적들이 있었는데 그것과 관련이 있습니까? 그것 말고도 다른 요인들이 있습니까?
 
◆정인성> 그건 과거부터 있었던 얘기인데 그럼에도 AP에서 경쟁자 중 하나였던 퀄컴은 계속 삼성전자를 써왔거든요. 그 위기가 이제 와서 갑자기 확 커졌다고 생각하기는 쉽지는 않아요. 그렇다기보다는 이번에 계속 언론에 조금씩 나오지만 수율 문제가 터졌다고 하는데 이 수율 문제는 단순히 원가 이런 문제가 아니고 퀄컴이 원하는 물량을 못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퀄컴이 올해 생각했던 시장 크기에 비해서 삼성이 공급하기로 한 물량이 안 들어왔으면 당연히 펩리스 입장에서는 자기 공장이 없고 그렇다고 이 설계를 삼성에서 했던 걸 TSMC로 돌린다. 이것도 몇 개월이 걸려요. 실제로 그러니까 설계를 돌리는 데만 설계를 해 TSMC에서 물건 받는 것도 한 1년 가까이 잡아야 하는데 크게 어긋나버리면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겠죠.
 
◇김방희> 퀄컴과의 문제는 바로 그런 대목인데 그러니까 파운드리에서 TSMC라는 대만 업체가 1위가 된 것은 적어도 고객들로부터 그런 신뢰를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 아닐까요? 그런데 삼성은 지난 애플 경우도 그렇고 이번 퀄컴과의 관계에서도 수율이라는 추상적인 표현은 불량률 문제인데 그것보다는 오히려 원하는 만큼 고객들에게 제때 생산을 해주지 못했던 게 아니냐.
 
◆정인성> 결과적으로는 삼성전자가 예상했던 월 몇 만 장 정도면 수율 얼마 나올 테니까 고객한테 줄 수 있겠다. 이게 아마 빗나가 있는 상황이겠죠, 그게.
 
◇김방희> 그렇군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지금 삼성전자가 특히 반도체 쪽이 흔들린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분야에서 1위 TSMC와의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는 한편으로 지금 인텔이 상당히 많이 쫓아오고 있는 편이잖아요. 그래서 이 경우는 어떻습니까? 또 중국 업체들도 여전히 미국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저가 공세를 펴고 있고 다른 경쟁업체들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정인성> 인텔은 파운드리 한다고 선언해놓고 투자부터 하는 쪽이기 때문에 지금 판단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다만 아마 지금 설계 회사들 입장에서는 다 인텔한테서 비밀 협약하고 인텔의 계획 같은 거 받아서 보고는 있을 거예요. 왜냐하면 이게 미국 회사이기도 하고 미국의 제조를 끌어들인다는 미국 정부 계획도 있으니까 보지 않을 수는 없을 거예요. 다만 인텔이라는 회사가 최근 몇 년 보면 계획이 좀 어그러진 적도 있고 파운드리를 하다가 심지어 접기까지 했죠. 3년 전에 접었나. 그런데 다시 시작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거를 지금 성공할 거다 실패하다고 보기는 힘든데 삼성이라는 회사랑 비교를 해보면 2등이니까 삼성이. 일단 파운드리로서 기존의 툴 업체들이랑 많이 해 훨씬 많이 협력해 본 건 삼성전자고요. 그리고 말씀드렸지만 여러 IP들이 들어와 있어야 되는데 지금 인텔은 파운드리 한 적 없으니까 들어와 있지 않을 거잖아요. 그러니까 아마 좀 이쪽도 험난할 거예요, 실제로는.
 
◇김방희> 아마 이런 얘기들 때문에 삼성이 더 최근에 기자들한테 이런 언론 플레이를 하는 느낌은 있습니다마는 평택 3공장 P3이라고 하죠. 거기에 여는 것 그다음 테일러시에 여는 것. 투자 상황들을 아주 상세히 공개하고 한 44조 원 규모다, 엄청난 도전을 하고 있다. 이런 얘기들을 계속 쏟아내고 있는데 이런 투자가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같은 기업들한테 호재인가요? 악재인가요? 돈은 많이 쓰는 거잖아요.
 
◆정인성> 그거는 지나봐야 알겠지만 일단 투자를 많이 하면 좀 수율이 낮아져도 어느 정도 물량을 커버는 할 수 있겠죠, 대신. 다만 그것만으로는 되지 않고 파운드리에 맞는 파운드리뿐만 아니라 메모리도 그렇고 한데 좀 더 직원들의 문화나 일하는 방식을 같이 바꿔가는 게 좋겠죠. 말씀드렸지만 일종의 서비스 산업이고 파운드리 시작하면 처음에 공장이 없어요. 주문을 받을 때 인텔 파운드리 이미 고객을 받았다, 어떻다 하잖아요. 그런데 양산은 2024년이에요. 그리고 이거 설계하는 건 책 인쇄소 바꾸는 거랑 많이 달라요. 책 써 놓고 인쇄소 바꾸면 큰 문제는 없을 건데 설계는 제가 말씀드렸듯 파운드리에서 만들 수 있는 트렌지스터를 받아오고 이게 회사마다 다 달라요, 특성이. 똑같은 3나노 해도 TSMC 3나노, 인텔 3나노 삼성 3나노가 다르죠. 그러면 오랫동안 설계를 했는데 지금처럼 물량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되겠어요. 이제 그런 것들을 지켜가는 것이 중요하니까 그러면 그 안에서 이게 예를 들면 우리가 지금 삼성 같은 경우 3나노 GAA 처음 적용한다. 이런 것들을 홍보하는데 그런 것보다는 지표 자체가 어떻게 고객 재방문을 시키느냐. 이런 식으로 정립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김방희> 그쪽이 서비스 산업이니까 고객들의 신뢰를 얻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정인성> 지표를 그렇게 잡고 그 안에서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그런 목표에 맞춰 움직일 거냐. 이쪽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김방희> 그러니까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했다기보다는 삼성전자의 반도체에. 조금 덜컹거린다는 느낌은 있는데 우리가 비메모리, 그러니까 파운드리까지를 포함해서 공고한 세계 1위가 되겠다는 삼성과 우리 정부의 목표가 있었는데 전략을 수정해야 하거나 혹은 목표를 수정해야 될 필요가 지금 단계에서 있습니까?
 
◆정인성> 저는 목표는 그냥 가져가도 좋다고 생각해요. 꿈은 크면 좋고 손해 볼 건 없잖아요, 사실. 다니는 직원이나 한국 경제 입장에서는 손해 볼 건 없죠. 다만 그 중간 단계에서 예를 들면 특정 새로운 기술 아까 말한 것처럼 GAA, 3나노 세계 최초, 이런 것보다는 좀 중간 스텝에서는 고객을 얼마나 몇 년 연속 받고 이런 식으로 조정하고 최종 목표는 유지하는 것이 좋지 않는가.
 
◇김방희> 그러니까 메모리 반도체에 익숙해서 세계 최초 이런 걸 좋아하니까 그런데 파운드리는 좀 달라서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에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냐.
 
◆정인성> 그걸로 어떤 식으로 홍보하고 설명할 수 있을지는 저도 좀 잘 모르는 내용이기는 한데 그런데 내부에서라도 그렇게 해 나간다면.
 
◇김방희> 다만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혹은 배려하려는 입장은 새 정부에서도 더 강해질 수밖에 없는 게 지금 반도체 전문가가 장관이 한 명 탄생했고 인수위 인수위원 중에 한 분도 오늘 아침에 인터뷰를 했던데 반도체에 대해서 새 정부가 많이 지원할 것이다 하는 얘기도 나오고 있고. 지금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21일 우리나라를 방문할 것이다. 이런 KBS 단독 보도가 나왔는데 이때도 반도체 공장 찾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오히려 더 정부의 지원은 기대해도 되는 상황입니까?
 
◆정인성> 지금 안 할 수 없겠죠. 왜냐하면 당장 세계 최강대국이 돈을 풀기 시작했고. 그래서 해외로 공장 일부가 나가기도 했잖아요. 그리고 인텔 같은 경우는 유럽에도 공장을 짓겠다고 했는데 보면 그것도 유럽에서 보조금을 좀 얼른 가져가겠다는 그런 느낌이 있어요. 돈 쓰는데 한국 정부 입장에서도 지원을 안 할 수는 없을 거예요. 예를 들면 반도체 회사들이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제조 공장 자체를 국내에 유지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에 도움이 되죠. 일자리도 고급 일자리도 많이 만들 거고요. 그리고 화웨이의 사건을 보면 알지만 제조 자체를 특정 지역에 놓는 것이 굉장히 외교적으로도 파워가 되기도 하죠. 그러니까 이건 정부가 산업을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이 산업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거죠.
 
◇김방희> 화웨이 얘기를 해 주셨으니까 미국의 견제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좀 지연된다. 이런 얘기를 그 당시에도 나눴었는데 저희하고. 중국은 어떨까요? 중국은 계속하고는 있잖아요. 투자를.
 
◆정인성> 네, 다만 중국 파운드리는 아마 계속 그 상태로 갈 것 같아요. 말씀드렸듯 그 200mm 팹들하고 일부 300mm 조금 나름 첨단 공정 한다고 가고 있는데 이제 거기서 IP 설계할 다른 설계 회사들이 많이 들어오지 않으니까 사실 대만, 미국을 보면 대만이 강력한 파운드리를 갖고 있고요. 그 파운드리, 공통된 파운드리 위해서 팹리스 회사들이 IP를 주고받기도 하고 AP 설계 경쟁도 하면서 좀 경쟁과 협력을 같이 하는 그런 모습이거든요. 그러니까 중국의 예를 들면 파운드리가 잘 되려면 설계 회사들이 왕창 들어와야 되는데 그 설계 회사들은 다 미국 회사들이죠. 사실 NVIDIA, AMD 들어본 회사들 다 미국계잖아요. 미국계 팹리스를 고객으로, 그것도 첨단 이제 첨단 칩을 받지 않으면 나가기 쉽지 않죠. 그건.
 
◇김방희> 일종의 파운드리 생태계 자체가 형성되기가 어려운... 중국으로서는 좀 어려워졌다. 이제 바로 반도체 설계회사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팹리스라고 하는데 반도체 설계하는 회사. 영국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죠. ARM 손정의 씨 이름을 걸어놔서 꽤 유명세를 탔던 기업인데 이게 지금 매물로 나왔고 우리도 이와 관련된 이해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설계 회사들이 잘 나갈 텐데 왜 매물로 나옵니까?
 
◆정인성> 일단 매물로 나온 건 소프트뱅크 사정인 거죠. 일단 인수를 해놨는데 현금이 필요하거나 원하는 로드맵에 맞지 않거나 해서 매물로 나왔겠죠. 일단 사겠다는 쪽에 어마어마한 돈을 제시하기도 했고 처음에.
 
◇김방희> 처음에 미국 측에서 인수하려던 시도는 왜 좌절이 된 겁니까?
 
◆정인성> NVIDIA죠. 이거 좀 나오는 것들을 보면 짐작이 되는데 ARM은 영국 회사죠. 그런데 이제 영국 쪽에서 나온 걸 보면 이게 국가 안보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평가를 내렸어요. 그리고 미국 쪽에서는 경쟁에 방해가 된다. 반경쟁적이다. 이런 결과가 나왔고요. 결국 규제 기관이 막아서 못 한 거죠. 과거에 NVIDIA의 비즈니스를 보면 그런 반경쟁적인 행동을 좀 하기도 했고 그리고 이 회사가 사실 안드로이드 AP, 스마트폰 CPU죠. 여기 설계를 대부분 제공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뒤에서는 NVIDIA가 인수한다고 그러면 퀄컴 같은 회사도 되게 싫어하고 브로드컴, 대만의 미디어텍 이런 데가 다 싫어했을 거예요. NVIDIA가 인수하면.
 
◇김방희> 다만 우리 SK가 물론 컨소시엄을 잃어서 인수하겠다는 건데 그러면 그런 문제들이 해소됩니까? SK는 크게 그렇게 견제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정인성> 사실 그게 중요하죠.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지는 그룹이 정하겠지만 일단 단순히 이 인수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하냐 그러면 SK가 훨씬 낫죠. 왜냐하면 예를 들면 퀄컴이 아무리 인수한다 그러면 역시 말했지만 퀄컴 빼고 남들이 다 싫어해요. 삼성전자가 인수한다 또 엄청 싫어하겠죠. 그렇다고 미디어텍, 돈도 없겠지만 인수한다 그러면 또 나머지가 싫어하거든요. 그래서 이건 좀 누구 하나가 가져줘야 될 것 같은데 지금 그 수익성이 나빠서 그렇다고 내 경쟁자가 차지하면 좀 골치가 아픈 그런 물건이죠.
 
◇김방희> SK하이닉스 얘기를 해보면 굉장히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어요. 우리 2위 반도체 업계 업체고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데 지금 인텔의 낸드플래시 쪽도 인수를 해서 확장했고 도시바 같은 일본 업체 인수에도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를 했고 이렇게 인수를 거듭하면서 확장을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큰 사이클 변화 때문에 타격을 입은 적이 없는데 만약에 잘못되면 또 이 최태원 회장이나 그룹 경영에 타격이 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정인성> 잘못되면 당연히 타격이야 있겠지만 그런데...
 
◇김방희> 왜 이렇게 공격적으로 나서는 거죠?
 
◆정인성> 지금 물건, 물건이라고 해야 될까요. 매물들이 나오는데 좀 독특하고 괜찮은 것들이기는 하잖아요. 일단 이 기업 예를 들면 그룹이 하던 사업을 계속 키우는 것도 좋은데 뭔가 새로운 걸 해보려면 새로운 역량을 가지고 있어보는 것도 좋죠. 꼭 잘 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저는 괜찮은 고려가 아닌가 이런 것도.
 
◇김방희> SK 인수 가능성은 얼마나 돼요?
 
◆정인성> 그거는 내부에서 논의를 해야 될 거예요. 아마. 저는 그런데 이 인수가 되려면 ARM에서 얼마나 수익성을 뺄 수 있느냐 이거를 검토해 보고 정할 것 같아요. 이게 말씀드렸지만 ARM이 지금 NVIDIA인수할 때 거의 40조가 넘었죠? 가격이. 그런데 이 회사 1년 매출이 2조 원 정도 돼요. 보면. 전 세계에 ARM AP, 조그만 ARM 다 파는데 매출이 2조 원인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 이제 퀄컴이나 이런 회사가 칩 하나 설계하는데 설계비용이 5천억, 6천억 든다는 거예요. 그러면 ARM이 1년에 설계할 수 있는 건 매출을 보아 한 3개 설계한다는 뜻이잖아요. 그러면 주주 몫이 없겠죠. 안 그래도 지금 설계의 난이도가 높아져서 문제도 생겼는데 아마 그래서 처음 고려할 것은 컨소시엄으로 인수하건 뭘 하건 ARM에서 얼마나 수익성을 취할 수 있는가 혹은 그런 게 없다면 어떤 식으로 시너지를 취할까 아마 이거 검토를 먼저 해야 될 거예요.
 
◇김방희> 삼성은 왜 M&A 얘기가 없습니까? 아주 적극적으로 고려중이다. 이런 공개적인 발언까지 나온 적이 있었는데.
 
◆정인성> 그런데 삼성전자가 ARM 인수하려고 하면 NVIDIA랑 비슷하게 공격받지 않을까 싶은데 저는.
 
◇김방희> 다른 회사 반도체 생태계 중에 일부를 인수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정인성> 굳이 해야 된다고 하면 자동차 이런 쪽인데 사실 지금 둘러보면 딱 삼성전자가 인수해 볼 만한 회사가 보이지는 않아요. 예를 들면 인텔 같은 곳은 되게 발표하는 걸 보면 어떻게 할지 분명하게 보여요 인텔 발표자료 중에 하나 보면 인텔도 이제 옛날 공정이 많이 있어요. 왜냐하면 CPU를 계속 했잖아요. 그러니까 지금이야 10나노, 7나노 하지만 14나노, 22나노, 28나노 쭉 있어요. 인텔 쪽도. 그러면 인텔 입장에서는 우리 이런 공장의 가동률도 높이겠다. 이렇게 선언을 해 놓고 그 조그마한 설계회사들을 인수한 거예요. 예를 들어 타워 세미컨덕터 이런 곳 그리고 그런 회사들이 이스라엘계가 많은데 원래 인텔은 이스라엘에 하이파 연구소가 있고요. 그래서 본인들이 잘 아는 영역에 본인들 미래 산업에 맞는 어떤 매물이 보이는 거겠죠.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대부분 한국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데 그렇다고 유럽에 있는 팹리스를 갑자기 딱 인수하자니 그것도 되게 고려 사항이 많겠죠.
 
◇김방희> 그렇겠죠. 이런 얘기의 결론은 늘 국내에서는 적어도 대기업 이해를 대변하는 기구나 언론들에 의해서 기승전 이재용 사면 이렇게 나오는데 이재용 씨가 적극적으로 법적 책임을 가지고 활동 못하는 것과 이런 M&A라든가 이런 투자를 적극적으로 전개하지 못하는 게 관련이 있다고 보십니까? 냉정하게.
 
◆정인성> 그거는 정확하게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다만 저의 의견을 얘기를 해보면 미국 같은 데도 인텔을 보면, 인텔이 어떻게 보면 주주들의 배당 압력 같은 것도 엄청 강하고 그랬어요. 버는 돈의 50%는 배당해야 되고 반면 마이크로는 배당 자체를 거의 안 하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팻 겔싱어 같은 사장이 들어오면서 처음으로 내가 번 돈보다 더 많이 썼다. 이런 식으로 발표를 하고 다녀요, 이 사람은. 그 정도 사람이 돼야 회사가 좀 장기적으로 어떻게 그러니까 1, 2년 뭐에 휘둘리지 않고 하거든요. 그런데 예를 들면 아까 말씀드린 인적 개편 이런 것의 경우는 저는 1년짜리 실적이 오고 가지 않는 사람이 하는 편이 책임감은 좀 더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방희> 인텔의 팻 겔싱어 리더십과 대조해서 우리도 좀...
 
◆정인성> 꼭 그렇게 할 수는 없는데. 제가 일반 고용된 사장으로 일을 한다고 하면 그 정도 인물을 구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거죠.
 
◇김방희> 그렇겠죠. 이제 현안을 다 들여다봤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우리 반도체 별 탈 없이 국민들 기대처럼 가고 있는 겁니까? 아니면 문제가 생긴 겁니까? 기술적으로 얘기하면.
 
◆정인성> 기술이라는 게 항상 트러블 덩어리였고 저 회사 처음 들어갈 때도 이러이런 걸 할 거라고 했는데 들어와 보니 네가 해야지 이런 느낌이었어요. 덜컹거리지 않은 적은 없습니다. 기술이.
 
◇김방희> 그런 점에서. 그러나 엄청나게 지금 우리가 갑작스러운 문제에 봉착하게 된 건 아니고 늘 기술의 속성상 어려운 문제와 만나고 있다.
 
◆정인성> 항상 그렇게 위기를 좀 해결하면서 미세화도 해 가고 새로운 물건도 얻고 한 겁니다. 사실은.
 
◇김방희> 반도체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우리 반도체 산업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거의 매년 치킨 게임을 했던 것 같아요. 죽자 살자.
 
◆정인성> 좀 끝났다 싶었더니 미세화 잘 안 되고 하니까 고객이랑 좀 많이 해야 되고 그런 식인 거죠.
 
◇김방희> 패러다임 자체는 약간 변하고 있어서 거기에 적응하는 과정으로 이해를 하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정인성 작가와 함께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 들여다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정인성>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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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공예감] 엔비디아도 실패한 ARM 인수, SK하이닉스가 할까? - 정인성 작가 (『반도체 제국의 미래』)
    • 입력 2022-04-26 18:54:34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
■ 방송시간 : 4월 26일(화) 09:05-10:53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방희 소장 (생활경제연구소)
■ 출연 : 정인성 작가 (『반도체 제국의 미래』 저자)

- 반도체는 옛 공정인 200mm와 첨단 공정인 300mm로 나뉘어... 차량용 반도체 부족은 200mm 때문
- 코로나와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반도체 수급 불균형 상황으로 접어들어
- 제조 물량은 확보한 상황... 중간 공급망 문제가 시급한 터라 예측 어려워
- D램 랜드 한국 회사들이 1, 2위 차지... 다만, 예전과 달리 수익성은 10~20% 수준
- 과거와 달리 미세화보다는 밀도를 높이는 쪽으로 개발... 보호 회로를 넣고 있기에 효율은 떨어져
- 반도체 메모리와 비메모리 비중 3:7 정도... 세계적으로 비메모리 사용 늘어나고 있어
-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쉽게 1등하기 힘들 것... 기존 업체의 반도체 계속 사용하는 경향
- 파운드리에서 만드는 트렌지스터는 회사마다 다른 특성... 일종의 서비스업으로 고객 신뢰 필요
- 반도체 정부 지원 있을 듯... 일자리 창출과 제조 지역 선정 자체만으로도 외교적 파워 얻어
- 중국 파운드리 잘 되려면 설계 회사 들어와야 하는데, 대부분 설계 회사는 미국... 생태계 형성 어려워
- 영국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 ARM 매물로 나와... 엔디비아 인수 실패, SK 하이닉스 인수 고려



◇김방희> 오늘 반도체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예고해 드린 것처럼 이슈가 없는 듯 보이지만 많습니다. 하나는 지금 반도체 공급난도 인플레이션을 포함해서 공급 대란을 부추기는 요인이고요. 두 번째는 갑작스럽게 삼성전자의 미래와 관련한 우려나 불안감 이런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왜 그런지 또 마지막으로 지금 주요 M&A와 관련된 이슈들도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SK하이닉스 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나와서 반도체 현장뿐만 아니라 또 공부도 많이 하셔서 누구보다도 더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닐까 합니다. 애널리스트들 같은 경우는 대개 해당 산업과 업체에 빚을 지고 있는 분들이 많아서. 그 빚이라는 게 마음의 빚. 조금 원하는 얘기를 다 못할 수도 있는데 오늘 모신 정인성 작가만큼은 첫 번째가 그랬듯이 솔직한 얘기를 많이 해 주실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저희가 신뢰하는 패널인데요. 정인성 작가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정인성> 네, 안녕하세요. 정인성입니다.
 
◇김방희> 저희한테도 그 당시에 질문 많이 받았습니다마는 그 이후에 반도체 관련한 질문 더 많이 받지 않았어요?
 
◆정인성> 계속 들어옵니다. 질문은. 다만 아는 만큼만 얘기하는 쪽으로.
 
◇김방희> 그럴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현장 경험이라는 게 그 질문에 답하는 데 도움이 되죠.
 
◆정인성> 제가 회사에서 했던 경험이라는 게 좀 요즘 트렌드를 보면 소프트웨어를 많이 알아야 전체의 그림이 보여요. 반도체가. 다행히 두 군데를 다 보는 직업이었죠.
 
◇김방희> 아까 1부에서 SK하이닉스가 좋은 의자 주고 연봉도 많이 준다. 많이 올려놨다. 삼성전자하고 경쟁하느라. 이런 얘기 했는데 거기 나오신 거 후회는 안 됐어요. 지난번에도 여쭤봤지만.
 
◆정인성> 그때까진 괜찮았는데 이게 지금 서서히 좀 변하고 있어요. 그다음에 뭐를 또 줄까. 왜냐하면 저도 동료들이 얘기를 해주니까. 왜 나 있을 땐 안 줬느냐 이러면 여기서 답변이 나쁜 답변 나오고.
 
◇김방희> 알겠습니다. 확실히 최근에 그런 임금 인상뿐만 아니라 복리후생 좋아진다는 얘기 들으니까 마음은 흔들린다는 얘기하는데 인간적입니다. 현안들 바로바로 여쭤보겠습니다. 즉답을 해 주시는 편이니까. 반도체 수급 문제가 생각보다 훨씬 더 길어졌습니다. 그게 사실은 초기 인플레이션의 요인이 되기도 했고요. 자동차를 1년이나 대기해야 되는 거고 그러다 보니까 중고차 가격이 뛰면서 물가가 많이 뛰었는데 지금 상황, 반도체 공급 병목 현상은 좀 풀렸습니까?
 
◆정인성> 우리가 흔히 반도체 부족이라고 하면 두 가지가 있었는데 이제 좀 옛날 공정, 200mm로 만드는 반도체들이 있었고요. 웨이퍼 크기입니다. 200mm는. 좀 더 첨단 공정 쪽인 300mm 쪽이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가 느끼는 자동차 쪽 반도체 같은 경우에는 200mm 웨이퍼들을 사용하는데 이쪽이 이렇게 꽤 길어지더라고요. 이건 지금도 계속 힘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이런 쪽의 반도체를 좀 구하려고 세탁기를 사서 뜯어다가 거기서 반도체를 취하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김방희> 그런 회사가 그런 얘기까지 해요?
 
◆정인성> 제일 잘 아는 쪽 중 하나니까 아마 맞겠죠. 이런 내용이.
 
◇김방희> 그렇겠죠. 아직 자동차용 반도체는 공급난이 풀리지 않았다는 얘기고 또 하나 어디서 불균형이 있었습니까?
 
◆정인성> 또 하나는 300mm, 첨단칩 쪽인데.
 
◇김방희> 그쪽은 괜찮지 않아요? 상대적으로는.
 
◆정인성> 그쪽은 CPU나 GPU 이런 거 구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아요. IT 제품 쪽은 반도체 수급난 얘기가 안 풀리는데 오히려 아까 말씀해 주신 200mm. 그러니까 좀 첨단 반도체 기업들이 잘 안 하는 유독 차량용 반도체에서 왜 부족 사태가 발생했고 왜 계속되고 있는 겁니까? 차량용 반도체는 원래 우리가 어떤 제품을 만들면 자동차라는 물건이 있고 컴퓨터라는 물건이 있잖아요. 그런데 컴퓨터 같은 경우에는 반도체가 최종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런데 자동차는 예를 들면 제가 바퀴에다가 두 배 좋은 컨트롤러를 넣는다고 해서 주행 성능이 2배로 늘고 하지는 않겠죠. 이제 그러다 보니까 칩들이 얼마 이상 발전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눌러 앉아 있었던 거죠. 그런데 눌러앉아 있는다는 건 뭐냐 하면 첨단공장으로도 넘어가지 않는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제가 설계를 두고 첨단 공장으로 넘어가려고 해도 사람이랑 인력이 들어요. 다시 검증도 해야 되고. 그런데 제조해 줘야 되는 파운드리 쪽도 그쪽에 투자를 하지 않았겠죠. 항상 수요 공급이 딱 매칭이 되니까. 그런데 초반에 코로나 터지면서 자동차 회사들이 물량 컷을 왕창창하고 그다음에 미중 무역전쟁이 터지면서 중국 쪽에 200mm 만드는 회사 하나 있어요. 중심국제인가 하여튼 그쪽 반도체 회사가 있는데 그 물량까지 끊기면서 이제 두 개가 터졌다고 봐야 되겠죠.
 
◇김방희> 수급이 확 불균형 상태에 접어들게 된 거군요.
 
◆정인성> 처음에는 자동차 회사들이 다 같이 주문을 끊었던 감이 있고 그다음에는 아예 중국 쪽에서 200mm 공급이 확 줄어들었고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는 6개월 지나고 보면 TSMC 쪽에서 이런 얘기를 해요. 제조는 문제없는 것 같다. 이런 투의 얘기를 합니다. 그다음에는 중간에 공급망, 재고 관리하는 어떤 회사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쪽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김방희> 그러면 당장 삼성 TSMC 같은 데서 자동차용 반도체도 그동안 거들떠보지 않았던 분야라 하더라도 후딱 투자해서 만들면 되지 않아요? 그런 게 안 되는 모양이죠?
 
◆정인성> 그런 공장을 짓는 데 두 가지 고민이 있겠죠. 일단 TSMC는 28나노 증산을 하기로 하기는 했는데 이게 어떻게 보면 파운드리는 한 1, 2년 공장 짓고 몇 십 년을 돌려야 되잖아요. 그런데 이게 일종의 보복 소비의 개념이라서 일시적으로 한두 달 수요가 클 것 같다. 그러면 투자 결정을 할 수가 없죠, 이쪽에서. 그러니까 좀 보수적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김방희> 그렇겠군요. 언제까지 이어질 거고 이게 사실은 신차 대기라든가 중고차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인인데. 언제쯤 되면 이게 풀립니까?
 
◆정인성> 저는 이거 제조 쪽은 TSMC 얘기했듯이 이미 물량 자체는 잘 갖고 있기 때문에 이건 중간 공급망 쪽이 더 문제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건 예측하기는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김방희> 그렇죠. 그러니까 제조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 유통 쪽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정인성> 그러니까 많은 걸 배운 거죠, 이 과정에서.
 
◇김방희> 우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쪽은 이런 거 보면서 차량용 반도체 이런 데 뛰어들지는 않았습니까?
 
◆정인성> 원래 메모리 같은 건 만들고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이런 걸 만들기는 했는데. 지금 부족한 차량용 반도체는 그것보다 훨씬 작고 단순한 칩들이죠. 그쪽에는 아마 딱히 진출하지는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 이제 와서 들어가기도 좀 애매한 시장이고, 그쪽은.
 
◇김방희> 그런데 만약에 전기차 같은 미래형 차의 경우에는 반도체가 훨씬 더 많이 쓰인다.
 
◆정인성> 많이 쓸 수 있죠.
 
◇김방희> 그렇죠. 그런 얘기들이 나오던데 그러면 차량용 반도체를 우리 반도체 기업들도 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정인성> 그러면 차라리 ECU 같은 걸 하기보다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칩이라든지.
 
◇김방희> 더 첨단화 된 칩 뭐...
 
◆정인성> 아니면 카메라 센서류 이런 것들이 훨씬 낫죠.
 
◇김방희> 그러다 보니까 지금 뒤늦게 또 과거형 차량용 반도체에 뛰어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전반적으로 그러면 차량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했던 수급 대란 이게 완전히 풀리기는 어려울 수 있겠다. 이렇게 봐야 됩니까? 사실은 지난해 전문가들한테 물으니까 다 올해 상반기에 풀린다고 그랬거든요.
 
◆정인성> 그러니까 이게 저도 작년에는 잘 되겠거니 했는데. 지금도 아는 분 하나 차 받는 데 한 6개월, 9개월씩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중간에 좀 프로세스를 잘 아는 사람이 없어서 저도 그렇고 이게 생각만큼 잘 예측이 안 되는 것 같아요.
 
◇김방희> 그렇군요. 우리 반도체 업계에도 익숙한 분야는 아니고 하니까.
 
◆정인성> 우리 생각에는 제조해서 그냥 팔면 될 것 같은데 그런 게 아닌 것 같아요, 이건.
 
◇김방희> 유통망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런 말씀이시고요. 이 이슈 말고 또 최근에 뜨겁게 불거지고 있는 게 삼성 위기론인데. 위기론의 실체는 두 가지일 겁니다. 하나는 반도체가 아니고 휴대전화 GOS 논란에서 보듯이 과연 기술의 삼성이라는 말이 맞느냐 하는 것도 있을 테고. 그래도 역시 삼성전자의 주축은 반도체이기 때문에 반도체를 뭔가 따라잡겠다. 거창한 목표와 투자 계획은 분명히 밝혔는데. 뭐가 되고 있는지 투자자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도 잘 납득을 못하고 있는 건데. 메모리 반도체가 우리가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 분야이고 이 분야와 관련해서는 어쨌든 아직은 삼성전자 혹은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인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봐도 됩니까?
 
◆정인성> 지금 인텔 랜드까지 인수를 하면서 D램 랜드 모두 한국 쪽 회사들이 다 잡고 있다고 봐야 되겠죠. 다만 D램도 과거에는 1년 넘어가면 수익성이 한 30, 40%씩 개선되고 했는데 지금은 10%, 20% 수준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요, 수익성 개선이. 그러니까 계속 1등이기는 하겠지만 1등으로서 누리는 일종의 프리미엄이라고 해야 될까요. 이런 것은 조금씩 줄어드는 건 피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김방희> 사실 2000년대 이후에도 우리가 치킨 게임을 벌이면서 대만이나 일본 업체들하고 경쟁했던 게 사실상 시장을 독식하겠다. 이런 취지의 게임을 해왔는데. 그렇게 해서 독식하다시피 했는데 누릴 수 있는 프리미엄은 점점 줄고 있다 이유는 뭘까요?
 
◆정인성> 제조가 어려워져서 그렇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미세공정 한 번 가면 미세 공정의 핵심인데, 원가의. 전력 소모량도 많이 줄었고 사용하는 웨이퍼 양도 확 줄어들었어요, 같은 용량 대비. 그러니까 제가 1년만 경쟁자를 앞서가면 예를 들면 시장 수익률이 30%다 그런데 저는 원가 40% 개선하면 상대는 적자에 두고 저는 흑자를 볼 수 있는 그런 구조였죠. 그런데 그 정도까지 드라마틱하지는 않은 거예요. 그러니까 미세화 자체가 굉장히 힘들어지고 어떻게 보면 끝에 다가가기 시작했다고 봐야 되겠죠.
 
◇김방희> 그러게요. 반도체가 지나치게 집적화되면서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는 수준까지 간 거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는데. 그런 반도체 종말론은 실체가 있는 얘기입니까? 아니면 끊임없이 거듭 용량이나 능력이 이거는 발전하는 겁니까?
 
◆정인성> 이거는 보기마다 좀 다른 건데. 예를 들면 과거에는 진짜 노광기랑 마스크만 바꾸면 작아지던 시절도 있었어요, 반도체가. 그때도 어렵다고 얘기는 했겠죠. 그런데 지금은 그런 식으로 되지 않기 때문에 트랜지스터의 형상 자체도 많이 바꾸고 하면서 선택지를 주는 형태로 가요. 이런 트랜지스터도 쓰고 저런 것도 쓰고 파워레이를 감추기도 하고 하면서 굉장히 과거랑 비교했을 때 훨씬 복잡하게 미세화를 해가고 있죠. 그러니까 아마 옛날 수준에서 미세화가 끝났다고 그러면 이미 한 2000년대 쯤에 옛날식의 스케일링은 끝났다고 봐야죠. 그런데 대신 설계적인 어떤 테크닉이나 트랜지스터 자체를 삼성이 하는 GAA 같은 거 모양을 바꿔가면서 계속 밀도를 높여 보는 거죠.
 
◇김방희> 다만 밀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열이나 이런 저항의 문제가 궁극적으로 닥치게 될 벽이다. 마치 그 100m 선수 인간 능력이 9초 1이냐 2냐 이런 거 따지도 그런 게 있었는데, 예전에. 지금은 그런 얘기는 안 합니까?
 
◆정인성> 지금도 계속 있는 문제예요, 그건. 과거에 계속 얘기했던 문제 중에 예를 들면 다크 실리콘 문제 이런 게 있어요. 반도체 계속 작아지는데 양자적 특성 때문에 쉽게 말하면 반도체 모든 곳에 한 번에 전원을 공급할 수 없다는 거예요. 그런 일은 지금도 있고요. 그래서 이런 것을 어떻게 보면 설계가 좀 떠안는 형태예요. 그러니까 소자적 수준에서는 한계가 계속 있으니까 회로를 좀 더 똘똘하게 만들어서 동시에 모든 곳에 파워가 안 들어가게 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계속 보호회로를 집어넣는 거죠, 안에다가.
 
◇김방희>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겠군요.
 
◆정인성> 그렇죠. 이제 미세화가 잘 되더라도 그런 부가 회로 때문에도 효율이 좀 나빠졌잖아요, 새로운 안전장치를 넣은 셈이니까. 그런데 그거에 맞춰서 또 미세화도 힘들어지니까 이중고를 겪으며 가는 거죠. 설계 회사들이 계속 덩치 큰 회사들이 남는 이유도 그런 거예요. 우리가 잘하는 D램 메모리 반도체 쪽은 대량 생산 양산 체제고 위탁 생산해 주는 게 대만이 잘하는...
 
◇김방희> 그다음에 아까 계속 언급해 주신 설계 분야가 있는데. 사실 저희가 한 20년 동안 반도체 메모리 쪽에서 세계를 제패하는 동안 했던 얘기는 이 분야가 굉장히 유망하고 반도체 산업의 거의 전부라고 얘기했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오히려 전체 시장에서는 한 30% 정도로 비중이 줄고 파운드리의 비중이 커졌다, 위탁 생산의 비중이 커졌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데 그건 왜 그렇게 된 겁니까?
 
◆정인성> 이건 선택과 집중 문제죠. 우리가 메모리 비메모리 하면 3:7인데 어떻게 보면 방송국도 KBS, 비 KBS 이렇게 놓은 거랑 똑같은 거예요. 이거 그 메모리 자체는 로직만큼이나 거대한 시장이고 저는 그때 한국 업체들은 좋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해요, 사실. 다만 이쪽은 공고하고 상대적으로 변화가 적을 것 같으니까 좀 더 큰 데로 나가보자 이런 생각 자체는 되게 좋은 생각이죠.
 
◇김방희> 그 당시에 메모리 쪽으로 선택과 집중을 한 건 좋은 선택이었지만 지금 와서 보니까 어쨌든 비메모리 쪽이 커지는 거 아닌가 세계적으로 보면.
 
◆정인성> 이쪽이 더 커지고 있죠, 쉽게 말하면.
 
◇김방희> 그 얘기를 조금 더 해볼 텐데. 우선 삼성전자 주가 얘기도 좀 하죠. 실적 자체는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이번에도 1분기에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이 50% 증가했는데. 주가는 오히려 빠져서 1년 4개월 전 수준으로 떨어졌어요. 9만 4천 원대에 들어가신 분들은 그야말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이런 여러 가지 증시 환경이 작용해야 하겠지만 반도체라는 관점에서만 보면 어떻습니까?
 
◆정인성> 저는 이건 되게 매크로가 훨씬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 상황에서. 그러니까 거시 환경이죠. 왜냐하면 나스닥에서도 좀 충격적인 일들이 터지잖아요. 넷플릭스 같은 거. 삼성전자 1년 반 치 하락을 훨씬 넘죠, 이제. 삼성전자 18% 하락이니까. 거의 그 하락을 하루 만에 해냈잖아요. 30%대로 그렇게 보면 지금 상황에 주가 변하는 건 실적 자체의 문제 이런 것보다는 거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김방희> 반도체 부문에 큰 문제가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말씀이신가요, 삼성전자의 경우에.
 
◆정인성> 다만 최근에 파운드리 관련해서 안 좋은 소식들이 있으니까 그 영향은 있겠죠, 분명히.
 
◇김방희> 그러니까 파운드리와 관련해서도 삼성이 야심차게 1위 업체인 대만 TSMC를 추격하겠다 한 25년 정도면 1위로 올라설 수 있겠다. 이렇게 계획을 발표하고 했는데. 이게 뜻대로 진척이 안 되고 있는 건가요?
 
◆정인성> 25년, 아마 25년 목표는 아니었을 거예요. 지금 봐서는 25년에 1등 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이고요. 파운드리로. 30년도 잘 모르겠죠.
 
◇김방희> 삼성 쪽에서 들으면 놀랄 얘기인데 어쨌든 왜 그렇게 비관적으로 평가를 하십니까?
 
◆정인성> 그렇다기보다는 이쪽은 원래 하던 업체가 계속 좀 크게 가져갈 수밖에 없어요. 위탁제조라는 게 그냥 만들어줘 하면 OK하고 모든 모양을 만들어주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칩을 어떻게 설계하냐 하면 파운드리가 만들 수 있는 모양들을 알려줘요. 이런, 이런, 이런 모양들을 조합해서 네가 원하는 칩을 설계해라. 이런 식으로 돌아가거든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제가 모든 칩을 설계하지 않고요. 칩의 일부분은 또 사서 써요, 이미 만들어진 걸. 그래서 어떤 구조가 되냐 하면 파운드리 회사 안에서 IP를 주고받아요. 설계 회사들끼리. 쉽게 말하면 제가 건물 지을 때 전등까지 직접 만들지는 않는다는 거예요. 전등을 사다 써야 되잖아요. 그런데 그 설계가 파운드리의 특정 공정에 딱 묶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파운드리는 남들이 쓰는 데 들어가 있는 게 좋아요. 설계회사들 입장에서는. 일단 그것만으로도 공고하죠, TSMC가.
 
◇김방희> 그러네요. 그런데 삼성은 어쨌든 파운드리에서도 1위를 하겠다는 비전을 3년 전에 발표를 했는데 그러면 그 당시 삼성의 야심이나 계획은 뭐였는데 지금 그게 약간 흔들리는 걸까요?
 
◆정인성> 고객을 많이 확보하고 선단공정에서 TSMC보다 빨리 들어가는 그런 계획들이 있었겠죠. 다만 지금 퀄컴과 있었던 일들을 보면 계획대로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김방희> 고객을 잡는 데 있어서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이유들이 나오는데 그중에 하나는 삼성이 메모리도 하는데, 양산 상품도 내는데 위탁 생산까지 삼성이 하는 게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이런 인식이 있다. 그래서 분사 얘기도 나오고 많은 지적들이 있었는데 그것과 관련이 있습니까? 그것 말고도 다른 요인들이 있습니까?
 
◆정인성> 그건 과거부터 있었던 얘기인데 그럼에도 AP에서 경쟁자 중 하나였던 퀄컴은 계속 삼성전자를 써왔거든요. 그 위기가 이제 와서 갑자기 확 커졌다고 생각하기는 쉽지는 않아요. 그렇다기보다는 이번에 계속 언론에 조금씩 나오지만 수율 문제가 터졌다고 하는데 이 수율 문제는 단순히 원가 이런 문제가 아니고 퀄컴이 원하는 물량을 못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퀄컴이 올해 생각했던 시장 크기에 비해서 삼성이 공급하기로 한 물량이 안 들어왔으면 당연히 펩리스 입장에서는 자기 공장이 없고 그렇다고 이 설계를 삼성에서 했던 걸 TSMC로 돌린다. 이것도 몇 개월이 걸려요. 실제로 그러니까 설계를 돌리는 데만 설계를 해 TSMC에서 물건 받는 것도 한 1년 가까이 잡아야 하는데 크게 어긋나버리면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겠죠.
 
◇김방희> 퀄컴과의 문제는 바로 그런 대목인데 그러니까 파운드리에서 TSMC라는 대만 업체가 1위가 된 것은 적어도 고객들로부터 그런 신뢰를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 아닐까요? 그런데 삼성은 지난 애플 경우도 그렇고 이번 퀄컴과의 관계에서도 수율이라는 추상적인 표현은 불량률 문제인데 그것보다는 오히려 원하는 만큼 고객들에게 제때 생산을 해주지 못했던 게 아니냐.
 
◆정인성> 결과적으로는 삼성전자가 예상했던 월 몇 만 장 정도면 수율 얼마 나올 테니까 고객한테 줄 수 있겠다. 이게 아마 빗나가 있는 상황이겠죠, 그게.
 
◇김방희> 그렇군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지금 삼성전자가 특히 반도체 쪽이 흔들린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분야에서 1위 TSMC와의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는 한편으로 지금 인텔이 상당히 많이 쫓아오고 있는 편이잖아요. 그래서 이 경우는 어떻습니까? 또 중국 업체들도 여전히 미국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저가 공세를 펴고 있고 다른 경쟁업체들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정인성> 인텔은 파운드리 한다고 선언해놓고 투자부터 하는 쪽이기 때문에 지금 판단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다만 아마 지금 설계 회사들 입장에서는 다 인텔한테서 비밀 협약하고 인텔의 계획 같은 거 받아서 보고는 있을 거예요. 왜냐하면 이게 미국 회사이기도 하고 미국의 제조를 끌어들인다는 미국 정부 계획도 있으니까 보지 않을 수는 없을 거예요. 다만 인텔이라는 회사가 최근 몇 년 보면 계획이 좀 어그러진 적도 있고 파운드리를 하다가 심지어 접기까지 했죠. 3년 전에 접었나. 그런데 다시 시작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거를 지금 성공할 거다 실패하다고 보기는 힘든데 삼성이라는 회사랑 비교를 해보면 2등이니까 삼성이. 일단 파운드리로서 기존의 툴 업체들이랑 많이 해 훨씬 많이 협력해 본 건 삼성전자고요. 그리고 말씀드렸지만 여러 IP들이 들어와 있어야 되는데 지금 인텔은 파운드리 한 적 없으니까 들어와 있지 않을 거잖아요. 그러니까 아마 좀 이쪽도 험난할 거예요, 실제로는.
 
◇김방희> 아마 이런 얘기들 때문에 삼성이 더 최근에 기자들한테 이런 언론 플레이를 하는 느낌은 있습니다마는 평택 3공장 P3이라고 하죠. 거기에 여는 것 그다음 테일러시에 여는 것. 투자 상황들을 아주 상세히 공개하고 한 44조 원 규모다, 엄청난 도전을 하고 있다. 이런 얘기들을 계속 쏟아내고 있는데 이런 투자가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같은 기업들한테 호재인가요? 악재인가요? 돈은 많이 쓰는 거잖아요.
 
◆정인성> 그거는 지나봐야 알겠지만 일단 투자를 많이 하면 좀 수율이 낮아져도 어느 정도 물량을 커버는 할 수 있겠죠, 대신. 다만 그것만으로는 되지 않고 파운드리에 맞는 파운드리뿐만 아니라 메모리도 그렇고 한데 좀 더 직원들의 문화나 일하는 방식을 같이 바꿔가는 게 좋겠죠. 말씀드렸지만 일종의 서비스 산업이고 파운드리 시작하면 처음에 공장이 없어요. 주문을 받을 때 인텔 파운드리 이미 고객을 받았다, 어떻다 하잖아요. 그런데 양산은 2024년이에요. 그리고 이거 설계하는 건 책 인쇄소 바꾸는 거랑 많이 달라요. 책 써 놓고 인쇄소 바꾸면 큰 문제는 없을 건데 설계는 제가 말씀드렸듯 파운드리에서 만들 수 있는 트렌지스터를 받아오고 이게 회사마다 다 달라요, 특성이. 똑같은 3나노 해도 TSMC 3나노, 인텔 3나노 삼성 3나노가 다르죠. 그러면 오랫동안 설계를 했는데 지금처럼 물량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되겠어요. 이제 그런 것들을 지켜가는 것이 중요하니까 그러면 그 안에서 이게 예를 들면 우리가 지금 삼성 같은 경우 3나노 GAA 처음 적용한다. 이런 것들을 홍보하는데 그런 것보다는 지표 자체가 어떻게 고객 재방문을 시키느냐. 이런 식으로 정립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김방희> 그쪽이 서비스 산업이니까 고객들의 신뢰를 얻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정인성> 지표를 그렇게 잡고 그 안에서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그런 목표에 맞춰 움직일 거냐. 이쪽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김방희> 그러니까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했다기보다는 삼성전자의 반도체에. 조금 덜컹거린다는 느낌은 있는데 우리가 비메모리, 그러니까 파운드리까지를 포함해서 공고한 세계 1위가 되겠다는 삼성과 우리 정부의 목표가 있었는데 전략을 수정해야 하거나 혹은 목표를 수정해야 될 필요가 지금 단계에서 있습니까?
 
◆정인성> 저는 목표는 그냥 가져가도 좋다고 생각해요. 꿈은 크면 좋고 손해 볼 건 없잖아요, 사실. 다니는 직원이나 한국 경제 입장에서는 손해 볼 건 없죠. 다만 그 중간 단계에서 예를 들면 특정 새로운 기술 아까 말한 것처럼 GAA, 3나노 세계 최초, 이런 것보다는 좀 중간 스텝에서는 고객을 얼마나 몇 년 연속 받고 이런 식으로 조정하고 최종 목표는 유지하는 것이 좋지 않는가.
 
◇김방희> 그러니까 메모리 반도체에 익숙해서 세계 최초 이런 걸 좋아하니까 그런데 파운드리는 좀 달라서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에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냐.
 
◆정인성> 그걸로 어떤 식으로 홍보하고 설명할 수 있을지는 저도 좀 잘 모르는 내용이기는 한데 그런데 내부에서라도 그렇게 해 나간다면.
 
◇김방희> 다만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혹은 배려하려는 입장은 새 정부에서도 더 강해질 수밖에 없는 게 지금 반도체 전문가가 장관이 한 명 탄생했고 인수위 인수위원 중에 한 분도 오늘 아침에 인터뷰를 했던데 반도체에 대해서 새 정부가 많이 지원할 것이다 하는 얘기도 나오고 있고. 지금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21일 우리나라를 방문할 것이다. 이런 KBS 단독 보도가 나왔는데 이때도 반도체 공장 찾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오히려 더 정부의 지원은 기대해도 되는 상황입니까?
 
◆정인성> 지금 안 할 수 없겠죠. 왜냐하면 당장 세계 최강대국이 돈을 풀기 시작했고. 그래서 해외로 공장 일부가 나가기도 했잖아요. 그리고 인텔 같은 경우는 유럽에도 공장을 짓겠다고 했는데 보면 그것도 유럽에서 보조금을 좀 얼른 가져가겠다는 그런 느낌이 있어요. 돈 쓰는데 한국 정부 입장에서도 지원을 안 할 수는 없을 거예요. 예를 들면 반도체 회사들이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제조 공장 자체를 국내에 유지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에 도움이 되죠. 일자리도 고급 일자리도 많이 만들 거고요. 그리고 화웨이의 사건을 보면 알지만 제조 자체를 특정 지역에 놓는 것이 굉장히 외교적으로도 파워가 되기도 하죠. 그러니까 이건 정부가 산업을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이 산업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거죠.
 
◇김방희> 화웨이 얘기를 해 주셨으니까 미국의 견제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좀 지연된다. 이런 얘기를 그 당시에도 나눴었는데 저희하고. 중국은 어떨까요? 중국은 계속하고는 있잖아요. 투자를.
 
◆정인성> 네, 다만 중국 파운드리는 아마 계속 그 상태로 갈 것 같아요. 말씀드렸듯 그 200mm 팹들하고 일부 300mm 조금 나름 첨단 공정 한다고 가고 있는데 이제 거기서 IP 설계할 다른 설계 회사들이 많이 들어오지 않으니까 사실 대만, 미국을 보면 대만이 강력한 파운드리를 갖고 있고요. 그 파운드리, 공통된 파운드리 위해서 팹리스 회사들이 IP를 주고받기도 하고 AP 설계 경쟁도 하면서 좀 경쟁과 협력을 같이 하는 그런 모습이거든요. 그러니까 중국의 예를 들면 파운드리가 잘 되려면 설계 회사들이 왕창 들어와야 되는데 그 설계 회사들은 다 미국 회사들이죠. 사실 NVIDIA, AMD 들어본 회사들 다 미국계잖아요. 미국계 팹리스를 고객으로, 그것도 첨단 이제 첨단 칩을 받지 않으면 나가기 쉽지 않죠. 그건.
 
◇김방희> 일종의 파운드리 생태계 자체가 형성되기가 어려운... 중국으로서는 좀 어려워졌다. 이제 바로 반도체 설계회사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팹리스라고 하는데 반도체 설계하는 회사. 영국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죠. ARM 손정의 씨 이름을 걸어놔서 꽤 유명세를 탔던 기업인데 이게 지금 매물로 나왔고 우리도 이와 관련된 이해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설계 회사들이 잘 나갈 텐데 왜 매물로 나옵니까?
 
◆정인성> 일단 매물로 나온 건 소프트뱅크 사정인 거죠. 일단 인수를 해놨는데 현금이 필요하거나 원하는 로드맵에 맞지 않거나 해서 매물로 나왔겠죠. 일단 사겠다는 쪽에 어마어마한 돈을 제시하기도 했고 처음에.
 
◇김방희> 처음에 미국 측에서 인수하려던 시도는 왜 좌절이 된 겁니까?
 
◆정인성> NVIDIA죠. 이거 좀 나오는 것들을 보면 짐작이 되는데 ARM은 영국 회사죠. 그런데 이제 영국 쪽에서 나온 걸 보면 이게 국가 안보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평가를 내렸어요. 그리고 미국 쪽에서는 경쟁에 방해가 된다. 반경쟁적이다. 이런 결과가 나왔고요. 결국 규제 기관이 막아서 못 한 거죠. 과거에 NVIDIA의 비즈니스를 보면 그런 반경쟁적인 행동을 좀 하기도 했고 그리고 이 회사가 사실 안드로이드 AP, 스마트폰 CPU죠. 여기 설계를 대부분 제공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뒤에서는 NVIDIA가 인수한다고 그러면 퀄컴 같은 회사도 되게 싫어하고 브로드컴, 대만의 미디어텍 이런 데가 다 싫어했을 거예요. NVIDIA가 인수하면.
 
◇김방희> 다만 우리 SK가 물론 컨소시엄을 잃어서 인수하겠다는 건데 그러면 그런 문제들이 해소됩니까? SK는 크게 그렇게 견제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정인성> 사실 그게 중요하죠.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지는 그룹이 정하겠지만 일단 단순히 이 인수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하냐 그러면 SK가 훨씬 낫죠. 왜냐하면 예를 들면 퀄컴이 아무리 인수한다 그러면 역시 말했지만 퀄컴 빼고 남들이 다 싫어해요. 삼성전자가 인수한다 또 엄청 싫어하겠죠. 그렇다고 미디어텍, 돈도 없겠지만 인수한다 그러면 또 나머지가 싫어하거든요. 그래서 이건 좀 누구 하나가 가져줘야 될 것 같은데 지금 그 수익성이 나빠서 그렇다고 내 경쟁자가 차지하면 좀 골치가 아픈 그런 물건이죠.
 
◇김방희> SK하이닉스 얘기를 해보면 굉장히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어요. 우리 2위 반도체 업계 업체고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데 지금 인텔의 낸드플래시 쪽도 인수를 해서 확장했고 도시바 같은 일본 업체 인수에도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를 했고 이렇게 인수를 거듭하면서 확장을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큰 사이클 변화 때문에 타격을 입은 적이 없는데 만약에 잘못되면 또 이 최태원 회장이나 그룹 경영에 타격이 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정인성> 잘못되면 당연히 타격이야 있겠지만 그런데...
 
◇김방희> 왜 이렇게 공격적으로 나서는 거죠?
 
◆정인성> 지금 물건, 물건이라고 해야 될까요. 매물들이 나오는데 좀 독특하고 괜찮은 것들이기는 하잖아요. 일단 이 기업 예를 들면 그룹이 하던 사업을 계속 키우는 것도 좋은데 뭔가 새로운 걸 해보려면 새로운 역량을 가지고 있어보는 것도 좋죠. 꼭 잘 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저는 괜찮은 고려가 아닌가 이런 것도.
 
◇김방희> SK 인수 가능성은 얼마나 돼요?
 
◆정인성> 그거는 내부에서 논의를 해야 될 거예요. 아마. 저는 그런데 이 인수가 되려면 ARM에서 얼마나 수익성을 뺄 수 있느냐 이거를 검토해 보고 정할 것 같아요. 이게 말씀드렸지만 ARM이 지금 NVIDIA인수할 때 거의 40조가 넘었죠? 가격이. 그런데 이 회사 1년 매출이 2조 원 정도 돼요. 보면. 전 세계에 ARM AP, 조그만 ARM 다 파는데 매출이 2조 원인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 이제 퀄컴이나 이런 회사가 칩 하나 설계하는데 설계비용이 5천억, 6천억 든다는 거예요. 그러면 ARM이 1년에 설계할 수 있는 건 매출을 보아 한 3개 설계한다는 뜻이잖아요. 그러면 주주 몫이 없겠죠. 안 그래도 지금 설계의 난이도가 높아져서 문제도 생겼는데 아마 그래서 처음 고려할 것은 컨소시엄으로 인수하건 뭘 하건 ARM에서 얼마나 수익성을 취할 수 있는가 혹은 그런 게 없다면 어떤 식으로 시너지를 취할까 아마 이거 검토를 먼저 해야 될 거예요.
 
◇김방희> 삼성은 왜 M&A 얘기가 없습니까? 아주 적극적으로 고려중이다. 이런 공개적인 발언까지 나온 적이 있었는데.
 
◆정인성> 그런데 삼성전자가 ARM 인수하려고 하면 NVIDIA랑 비슷하게 공격받지 않을까 싶은데 저는.
 
◇김방희> 다른 회사 반도체 생태계 중에 일부를 인수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정인성> 굳이 해야 된다고 하면 자동차 이런 쪽인데 사실 지금 둘러보면 딱 삼성전자가 인수해 볼 만한 회사가 보이지는 않아요. 예를 들면 인텔 같은 곳은 되게 발표하는 걸 보면 어떻게 할지 분명하게 보여요 인텔 발표자료 중에 하나 보면 인텔도 이제 옛날 공정이 많이 있어요. 왜냐하면 CPU를 계속 했잖아요. 그러니까 지금이야 10나노, 7나노 하지만 14나노, 22나노, 28나노 쭉 있어요. 인텔 쪽도. 그러면 인텔 입장에서는 우리 이런 공장의 가동률도 높이겠다. 이렇게 선언을 해 놓고 그 조그마한 설계회사들을 인수한 거예요. 예를 들어 타워 세미컨덕터 이런 곳 그리고 그런 회사들이 이스라엘계가 많은데 원래 인텔은 이스라엘에 하이파 연구소가 있고요. 그래서 본인들이 잘 아는 영역에 본인들 미래 산업에 맞는 어떤 매물이 보이는 거겠죠.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대부분 한국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데 그렇다고 유럽에 있는 팹리스를 갑자기 딱 인수하자니 그것도 되게 고려 사항이 많겠죠.
 
◇김방희> 그렇겠죠. 이런 얘기의 결론은 늘 국내에서는 적어도 대기업 이해를 대변하는 기구나 언론들에 의해서 기승전 이재용 사면 이렇게 나오는데 이재용 씨가 적극적으로 법적 책임을 가지고 활동 못하는 것과 이런 M&A라든가 이런 투자를 적극적으로 전개하지 못하는 게 관련이 있다고 보십니까? 냉정하게.
 
◆정인성> 그거는 정확하게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다만 저의 의견을 얘기를 해보면 미국 같은 데도 인텔을 보면, 인텔이 어떻게 보면 주주들의 배당 압력 같은 것도 엄청 강하고 그랬어요. 버는 돈의 50%는 배당해야 되고 반면 마이크로는 배당 자체를 거의 안 하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팻 겔싱어 같은 사장이 들어오면서 처음으로 내가 번 돈보다 더 많이 썼다. 이런 식으로 발표를 하고 다녀요, 이 사람은. 그 정도 사람이 돼야 회사가 좀 장기적으로 어떻게 그러니까 1, 2년 뭐에 휘둘리지 않고 하거든요. 그런데 예를 들면 아까 말씀드린 인적 개편 이런 것의 경우는 저는 1년짜리 실적이 오고 가지 않는 사람이 하는 편이 책임감은 좀 더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방희> 인텔의 팻 겔싱어 리더십과 대조해서 우리도 좀...
 
◆정인성> 꼭 그렇게 할 수는 없는데. 제가 일반 고용된 사장으로 일을 한다고 하면 그 정도 인물을 구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거죠.
 
◇김방희> 그렇겠죠. 이제 현안을 다 들여다봤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우리 반도체 별 탈 없이 국민들 기대처럼 가고 있는 겁니까? 아니면 문제가 생긴 겁니까? 기술적으로 얘기하면.
 
◆정인성> 기술이라는 게 항상 트러블 덩어리였고 저 회사 처음 들어갈 때도 이러이런 걸 할 거라고 했는데 들어와 보니 네가 해야지 이런 느낌이었어요. 덜컹거리지 않은 적은 없습니다. 기술이.
 
◇김방희> 그런 점에서. 그러나 엄청나게 지금 우리가 갑작스러운 문제에 봉착하게 된 건 아니고 늘 기술의 속성상 어려운 문제와 만나고 있다.
 
◆정인성> 항상 그렇게 위기를 좀 해결하면서 미세화도 해 가고 새로운 물건도 얻고 한 겁니다. 사실은.
 
◇김방희> 반도체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우리 반도체 산업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거의 매년 치킨 게임을 했던 것 같아요. 죽자 살자.
 
◆정인성> 좀 끝났다 싶었더니 미세화 잘 안 되고 하니까 고객이랑 좀 많이 해야 되고 그런 식인 거죠.
 
◇김방희> 패러다임 자체는 약간 변하고 있어서 거기에 적응하는 과정으로 이해를 하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정인성 작가와 함께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 들여다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정인성>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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