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공원 생태계 복원한다더니…‘시설 공사’ 일색

입력 2022.04.26 (21:47) 수정 2022.04.26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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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라북도가 도립공원 정비·복원에 해마다 수십억 원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시설공사에 치중할 뿐, 복원사업이 거의 없습니다.

이지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1억 년 전 솟아오른 역암이 말 귀를 닮아 이름 붙여진 마이산도립공원.

국가지질공원으로도 지정된 소중한 자연 유산인 이 산 초입에는 지난해 인공폭포가 만들어졌습니다.

바로 옆에는 작은 분수와 의미를 알 수 없는 조형물도 설치됐는데, 등산객들은 마이산과 연관도 없고 어울리지도 않는 인공시설에 눈살을 찌푸립니다.

[등산객/음성변조 : "뜬금없이 떡 나타나 있더라고, 그래서 이걸(인공폭포) 여기에 왜 했지? 이 나무만으로도 너무 행복한데, 와서 이게 시커먼 게 왜 있어."]

주변 갯벌과 함께 국가지질공원으로 등록된 선운산도립공원.

출입구가 통제돼 오가는 사람 하나 없는 이른 새벽 시간이지만, 바닥 조명이 밝게 켜져있습니다.

[선운산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저녁 6시 반에서 10시에 한 번 켜지고요. 새벽 4시에서 6시까지 한 번 켜져요."]

지난해 설치한 경관조명인데, 오히려 공원 내 야생동식물에 피해를 준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이런 시설물은 모두 전라북도가 도립공원 정비·복원 사업으로 지은 것들입니다.

올해 4개 도립공원 정비와 생태계 복원에 쓰이는 예산은 37억 원.

전체 사업은 21개에 달하는데, 데크와 난간, 화장실, 쉼터 같은 편의시설 공사가 대부분이고, 정작 생태계 복원사업은 단 2건에 불과합니다.

지난 5년 동안 추진한 사업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도립공원 역시 국립공원 수준의 환경 보호 정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정현/전북환경운동연합 상임 활동가 : "우리지역의 도립공원은 국립공원에 비해 생물다양성이 손색이 없거든요. 인위적인 시설 중심의 공원 관리보다는 생태계 복원과 생물다양성 증진에 중점을 두는 공원관리계획으로 변경이 돼야…."]

또 생태계 복원과 정비·시설 사업을 사업 동기와 성격에 따라 분명히 구분해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도 조언합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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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립공원 생태계 복원한다더니…‘시설 공사’ 일색
    • 입력 2022-04-26 21:47:21
    • 수정2022-04-26 22:21:10
    뉴스9(전주)
[앵커]

전라북도가 도립공원 정비·복원에 해마다 수십억 원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시설공사에 치중할 뿐, 복원사업이 거의 없습니다.

이지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1억 년 전 솟아오른 역암이 말 귀를 닮아 이름 붙여진 마이산도립공원.

국가지질공원으로도 지정된 소중한 자연 유산인 이 산 초입에는 지난해 인공폭포가 만들어졌습니다.

바로 옆에는 작은 분수와 의미를 알 수 없는 조형물도 설치됐는데, 등산객들은 마이산과 연관도 없고 어울리지도 않는 인공시설에 눈살을 찌푸립니다.

[등산객/음성변조 : "뜬금없이 떡 나타나 있더라고, 그래서 이걸(인공폭포) 여기에 왜 했지? 이 나무만으로도 너무 행복한데, 와서 이게 시커먼 게 왜 있어."]

주변 갯벌과 함께 국가지질공원으로 등록된 선운산도립공원.

출입구가 통제돼 오가는 사람 하나 없는 이른 새벽 시간이지만, 바닥 조명이 밝게 켜져있습니다.

[선운산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저녁 6시 반에서 10시에 한 번 켜지고요. 새벽 4시에서 6시까지 한 번 켜져요."]

지난해 설치한 경관조명인데, 오히려 공원 내 야생동식물에 피해를 준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이런 시설물은 모두 전라북도가 도립공원 정비·복원 사업으로 지은 것들입니다.

올해 4개 도립공원 정비와 생태계 복원에 쓰이는 예산은 37억 원.

전체 사업은 21개에 달하는데, 데크와 난간, 화장실, 쉼터 같은 편의시설 공사가 대부분이고, 정작 생태계 복원사업은 단 2건에 불과합니다.

지난 5년 동안 추진한 사업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도립공원 역시 국립공원 수준의 환경 보호 정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정현/전북환경운동연합 상임 활동가 : "우리지역의 도립공원은 국립공원에 비해 생물다양성이 손색이 없거든요. 인위적인 시설 중심의 공원 관리보다는 생태계 복원과 생물다양성 증진에 중점을 두는 공원관리계획으로 변경이 돼야…."]

또 생태계 복원과 정비·시설 사업을 사업 동기와 성격에 따라 분명히 구분해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도 조언합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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