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은퇴설’ 일축…‘광저우 3관왕’ 이대명은 항저우 정조준

입력 2022.04.2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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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격의 전설 진종오와 광저우 3관왕 이대명이 만났다. 두 선수는 무척 다정했다. (좌 진종오/우 이대명)한국 사격의 전설 진종오와 광저우 3관왕 이대명이 만났다. 두 선수는 무척 다정했다. (좌 진종오/우 이대명)

■ 진종오, '도쿄 노메달' 아쉬움 털고 다시 방아쇠 당긴다

"2024년 파리 올림픽이요? 제가 선수로 갈지 지도자로 갈지 모르지만 향후 2년 뒤 파리는 꼭 가고 싶어요."

대한민국 선수 가운데 올림픽 최다 메달(6개) 공동 1위에 올라있는 진종오의 마음은 벌써 파리를 향해 있다. 물론 선수가 될지 지도자가 될지는 모른다.

진종오는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다. 올림픽 금메달만 4개다. 은메달 2개도 목에 걸어 총 6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대회에서 3회 연속 남자 50m 권총 정상에 올랐다. 런던에서는 10m 공기권총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그야말로 올림픽 금메달 제조기다.

양궁 김수녕이 금 4개, 은 1개, 동 1개를 따냈고 스피드 스케이팅 이승훈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 등 메달 6개를 따냈다. 3명 모두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공동 메달자다.

진종오는 "파리 올림픽은 아직 먼 이야기다. 파리보다 올해 열릴 전국체전을 바라보고 있다. 파리가 되든 전국체전이 되든 그때까지는 일단 진정오로서의 모습 그대로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만약 제 인생의 마지막 무대가 파리올림픽이 된다면 그 무대를 과연 어떻게 장식을 할지는 KBS를 통해서 지켜보시면 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처럼 명사수들이 집결해 있는 대구시장배 전국 사격 대회에서 만난 진종오의 얼굴은 봄 날씨만큼이나 무척 밝았다 도쿄 올림픽 노메달의 아쉬움도 털어놨다.

"2020년이 아니라 1년 뒤인 2021년에 경기가 열렸던 것이 아쉽고 2020 도쿄 올림픽이었으면 아마 메달도 땄을 텐데,라는 핑계를 한 번 살짝 해보게 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물론 세계 최고의 명사수였던 만큼 변명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일단 준비 과정을 잘 보냈다고 생각했지만, 경기 당일 제 관리 부족이었던 것 같고 매우 아쉬운 올림픽이었다. 만약에 다시 한번 올림픽을 나가게 된다면 정말 그때는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게 될 거 같다."고 덧붙였다.

어느덧 40대 중반을 향하고 있는 진종오는 지난날도 되돌아봤다.

"사격 선수로 거의 26년을 경험했습니다. 태극마크 단지는 20년이 지났다. 이제 사격은 세대교체를 해야 할 시기에 와 있습니다. 제 인생의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는 파리 올림픽 또는 제 인생의 마지막 사격 대회, 여러분과 함께 멋진 모습으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진종오는 인터뷰 말미에 갑자기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말을 던져 깜짝 놀라게 했다. 이어 "은퇴 같은가요? 아! 그런 분위기인가? 선수든 지도자든 파리는 가고 싶은데…"라며 말했다.

올림픽 최다 메달 선수 진종오와 광저우 3관왕 이대명올림픽 최다 메달 선수 진종오와 광저우 3관왕 이대명

■ 광저우 3관왕 이대명, '항저우 3관왕' 정조준

진종오의 옆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현 대한민국 최고 명사수 이대명이 함께했다. 명실상부 진종오가 인정한 현존하는 한국 최고 스나이퍼가 바로 이대명이다.

이대명은 아시안게임과 인연이 깊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출신인 이대명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또 한 번 3관왕에 도전한다. 이대명은 한국체대 재학 시절인 12년 전 광저우에서 남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과 단체전, 그리고 50m 권총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이대명이 대학생 신분의 기대주였다면 지금은 진종오의 대를 이을 한국 사격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다.

"종오 형이요? 저는 종오 형을 처음 본 게 사격장이 아니라 TV로 처음 봤다. 아테네 올림픽으로 기억한다. 종오 형이 실수도 하고 잘 쏘기도 했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큰 무대에 나가서 한 번 좋은 경기 해보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10년 넘게 흘렀다. 사격의 역사가 된 종오 형을 옆에서 가까운 데서 지켜본 사람이 진짜 나밖에 없다."

아시안게임 이야기가 나오자 이대명의 눈빛이 달라진다.

"종오 형이 이야기했지만, 세대교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고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그 세대교체를 제가 좀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광저우에선 제 이름 석 자를 메달리스트로 알린 대회여서 잊지 못할 대회였다. 이번 항저우에서도 지금까지 컨디션이 굉장히 좋다. 준비만 잘하면 광저우 같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 "2018년(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엔 혼성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이번 아시안게임 때는 혼성에서 금메달을 따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예능인이 다 된 진종오만큼은 아니더라도 이대명 역시 운동 선수치곤 달변가였다. 진종오와의 호흡도 척척 맞는다.

"축구로 비유하면 종오 형과 저는 호날두나 메시가 같은 팀에 있는 것 같은 든든함이 있습니다. 국제대회를 나가면 종오 형이랑 같은 팀에서 쏘기 때문에 마음이 굉장히 편했습니다. 앞으로는 이제 또 후배들도 많이 성장하고 그래서 제가 그 종오 형이 했던 역할을 나눌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메시와 호날두에 비유할 정도로 말주변과 표현력이 탁월한 데엔 아내의 내조도 숨어 있었다. 2019년 사격 금메달리스트의 프러포즈를 받은 아내는 매일경제 TV 아나운서 출신 송다함 씨다.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진종오는 "지금 한국 사격은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거고 이제 리더로서 대명이가 지금까지 했던 사격과는 더 많은 부담감이 있을 텐데 부담은 누구나 다 느끼는 거고 그 부담을 생각하지 말고 자랑스럽게 여겨서 자신감이 상승되는 그런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대명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다.

사격 황제 진종오에 이어 이대명 역시 "앞으로 열심히 준비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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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종오 ‘은퇴설’ 일축…‘광저우 3관왕’ 이대명은 항저우 정조준
    • 입력 2022-04-28 14: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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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격의 전설 진종오와 광저우 3관왕 이대명이 만났다. 두 선수는 무척 다정했다. (좌 진종오/우 이대명)
■ 진종오, '도쿄 노메달' 아쉬움 털고 다시 방아쇠 당긴다

"2024년 파리 올림픽이요? 제가 선수로 갈지 지도자로 갈지 모르지만 향후 2년 뒤 파리는 꼭 가고 싶어요."

대한민국 선수 가운데 올림픽 최다 메달(6개) 공동 1위에 올라있는 진종오의 마음은 벌써 파리를 향해 있다. 물론 선수가 될지 지도자가 될지는 모른다.

진종오는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다. 올림픽 금메달만 4개다. 은메달 2개도 목에 걸어 총 6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대회에서 3회 연속 남자 50m 권총 정상에 올랐다. 런던에서는 10m 공기권총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그야말로 올림픽 금메달 제조기다.

양궁 김수녕이 금 4개, 은 1개, 동 1개를 따냈고 스피드 스케이팅 이승훈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 등 메달 6개를 따냈다. 3명 모두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공동 메달자다.

진종오는 "파리 올림픽은 아직 먼 이야기다. 파리보다 올해 열릴 전국체전을 바라보고 있다. 파리가 되든 전국체전이 되든 그때까지는 일단 진정오로서의 모습 그대로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만약 제 인생의 마지막 무대가 파리올림픽이 된다면 그 무대를 과연 어떻게 장식을 할지는 KBS를 통해서 지켜보시면 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처럼 명사수들이 집결해 있는 대구시장배 전국 사격 대회에서 만난 진종오의 얼굴은 봄 날씨만큼이나 무척 밝았다 도쿄 올림픽 노메달의 아쉬움도 털어놨다.

"2020년이 아니라 1년 뒤인 2021년에 경기가 열렸던 것이 아쉽고 2020 도쿄 올림픽이었으면 아마 메달도 땄을 텐데,라는 핑계를 한 번 살짝 해보게 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물론 세계 최고의 명사수였던 만큼 변명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일단 준비 과정을 잘 보냈다고 생각했지만, 경기 당일 제 관리 부족이었던 것 같고 매우 아쉬운 올림픽이었다. 만약에 다시 한번 올림픽을 나가게 된다면 정말 그때는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게 될 거 같다."고 덧붙였다.

어느덧 40대 중반을 향하고 있는 진종오는 지난날도 되돌아봤다.

"사격 선수로 거의 26년을 경험했습니다. 태극마크 단지는 20년이 지났다. 이제 사격은 세대교체를 해야 할 시기에 와 있습니다. 제 인생의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는 파리 올림픽 또는 제 인생의 마지막 사격 대회, 여러분과 함께 멋진 모습으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진종오는 인터뷰 말미에 갑자기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말을 던져 깜짝 놀라게 했다. 이어 "은퇴 같은가요? 아! 그런 분위기인가? 선수든 지도자든 파리는 가고 싶은데…"라며 말했다.

올림픽 최다 메달 선수 진종오와 광저우 3관왕 이대명
■ 광저우 3관왕 이대명, '항저우 3관왕' 정조준

진종오의 옆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현 대한민국 최고 명사수 이대명이 함께했다. 명실상부 진종오가 인정한 현존하는 한국 최고 스나이퍼가 바로 이대명이다.

이대명은 아시안게임과 인연이 깊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출신인 이대명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또 한 번 3관왕에 도전한다. 이대명은 한국체대 재학 시절인 12년 전 광저우에서 남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과 단체전, 그리고 50m 권총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이대명이 대학생 신분의 기대주였다면 지금은 진종오의 대를 이을 한국 사격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다.

"종오 형이요? 저는 종오 형을 처음 본 게 사격장이 아니라 TV로 처음 봤다. 아테네 올림픽으로 기억한다. 종오 형이 실수도 하고 잘 쏘기도 했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큰 무대에 나가서 한 번 좋은 경기 해보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10년 넘게 흘렀다. 사격의 역사가 된 종오 형을 옆에서 가까운 데서 지켜본 사람이 진짜 나밖에 없다."

아시안게임 이야기가 나오자 이대명의 눈빛이 달라진다.

"종오 형이 이야기했지만, 세대교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고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그 세대교체를 제가 좀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광저우에선 제 이름 석 자를 메달리스트로 알린 대회여서 잊지 못할 대회였다. 이번 항저우에서도 지금까지 컨디션이 굉장히 좋다. 준비만 잘하면 광저우 같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 "2018년(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엔 혼성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이번 아시안게임 때는 혼성에서 금메달을 따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예능인이 다 된 진종오만큼은 아니더라도 이대명 역시 운동 선수치곤 달변가였다. 진종오와의 호흡도 척척 맞는다.

"축구로 비유하면 종오 형과 저는 호날두나 메시가 같은 팀에 있는 것 같은 든든함이 있습니다. 국제대회를 나가면 종오 형이랑 같은 팀에서 쏘기 때문에 마음이 굉장히 편했습니다. 앞으로는 이제 또 후배들도 많이 성장하고 그래서 제가 그 종오 형이 했던 역할을 나눌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메시와 호날두에 비유할 정도로 말주변과 표현력이 탁월한 데엔 아내의 내조도 숨어 있었다. 2019년 사격 금메달리스트의 프러포즈를 받은 아내는 매일경제 TV 아나운서 출신 송다함 씨다.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진종오는 "지금 한국 사격은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거고 이제 리더로서 대명이가 지금까지 했던 사격과는 더 많은 부담감이 있을 텐데 부담은 누구나 다 느끼는 거고 그 부담을 생각하지 말고 자랑스럽게 여겨서 자신감이 상승되는 그런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대명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다.

사격 황제 진종오에 이어 이대명 역시 "앞으로 열심히 준비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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