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남성, 30년 동안 노동 착취”…업주 고발

입력 2022.04.28 (21:58) 수정 2022.04.2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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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증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남성이 30년 동안 노동 착취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익산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소 축사 옆 컨테이너에서 먹고 자며 일했지만 이 남성의 통장에는 9만 2천 원이 남아있었다고 합니다.

조선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소 70여 마리를 키우는 축사 한쪽에 컨테이너가 놓여 있습니다.

이곳은 40대 지적장애인 A 씨가 30년 가까이 일하며 살았던 곳.

A 씨 가족이 제공한 사진을 보면, 발 디딜 틈 없이 집기들이 쌓여 있고 이부자리도 너저분합니다.

냉·난방 시설도 없는 데다 유통기한이 3년을 넘은 음식도 발견됩니다.

[A 씨 가족 : "정리도 아무것도 안 돼 있고 먹을 것도 없고 한 3년, 4년 된, 냉장고 안에 보면 즉석식품도 있고..."]

A 씨는 10대였던 1992년, 어려웠던 가정 환경 탓에 진학을 포기하고 이곳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30년이 지난 현재 통장에는 9만 2천 원만 남았습니다.

가까운 곳에 가족도, 친구도 없어 오로지 일만 했는데 농장주로부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A 씨/음성변조 : "통장으로는 받은 것 같은데 다른 거는(돈은) 거의 못 받았어요. (농장 주인이) 그냥 알아서 하겠다 그 말만 하고..."]

또 생계비와 장애수당 등 다달이 80만 원 넘는 지원금을 받았지만, 이 역시 제대로 써보지 못했습니다.

뒤늦게 A 씨의 상황을 알게 된 가족은 통장 입출금 내역에서 수차례 출금이 있었던 것을 확인해 농장 주인에게 따져 물었는데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A 씨 가족 : "이 30만 원, 50만 원, 70만 원 이 돈(출금)은 뭐냐 그랬더니 자기가 다 써서, 쓰고 명절 때 두 번씩 자기가 70만 원이든 50만 원이든 줬다."]

A 씨가 지난 10년 동안 받지 못한 임금은 최저시급을 기준으로 1억 6천여만 원 상당.

A 씨와 가족들은 농장주를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임금 체불 진정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했습니다.

취재진은 이와 관련해 농장주의 반론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조선우입니다.

촬영기자:서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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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적장애 남성, 30년 동안 노동 착취”…업주 고발
    • 입력 2022-04-28 21:58:05
    • 수정2022-04-28 22:13:20
    뉴스9(전주)
[앵커]

중증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남성이 30년 동안 노동 착취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익산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소 축사 옆 컨테이너에서 먹고 자며 일했지만 이 남성의 통장에는 9만 2천 원이 남아있었다고 합니다.

조선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소 70여 마리를 키우는 축사 한쪽에 컨테이너가 놓여 있습니다.

이곳은 40대 지적장애인 A 씨가 30년 가까이 일하며 살았던 곳.

A 씨 가족이 제공한 사진을 보면, 발 디딜 틈 없이 집기들이 쌓여 있고 이부자리도 너저분합니다.

냉·난방 시설도 없는 데다 유통기한이 3년을 넘은 음식도 발견됩니다.

[A 씨 가족 : "정리도 아무것도 안 돼 있고 먹을 것도 없고 한 3년, 4년 된, 냉장고 안에 보면 즉석식품도 있고..."]

A 씨는 10대였던 1992년, 어려웠던 가정 환경 탓에 진학을 포기하고 이곳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30년이 지난 현재 통장에는 9만 2천 원만 남았습니다.

가까운 곳에 가족도, 친구도 없어 오로지 일만 했는데 농장주로부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A 씨/음성변조 : "통장으로는 받은 것 같은데 다른 거는(돈은) 거의 못 받았어요. (농장 주인이) 그냥 알아서 하겠다 그 말만 하고..."]

또 생계비와 장애수당 등 다달이 80만 원 넘는 지원금을 받았지만, 이 역시 제대로 써보지 못했습니다.

뒤늦게 A 씨의 상황을 알게 된 가족은 통장 입출금 내역에서 수차례 출금이 있었던 것을 확인해 농장 주인에게 따져 물었는데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A 씨 가족 : "이 30만 원, 50만 원, 70만 원 이 돈(출금)은 뭐냐 그랬더니 자기가 다 써서, 쓰고 명절 때 두 번씩 자기가 70만 원이든 50만 원이든 줬다."]

A 씨가 지난 10년 동안 받지 못한 임금은 최저시급을 기준으로 1억 6천여만 원 상당.

A 씨와 가족들은 농장주를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임금 체불 진정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했습니다.

취재진은 이와 관련해 농장주의 반론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조선우입니다.

촬영기자:서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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