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1주일 만에 봉쇄”…외교부, 상하이 반면교사 삼을까

입력 2022.04.29 (06:00) 수정 2022.04.2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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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베이징시가 지난 25일부터 전체 주민의 90%에 달하는 2천만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시작했습니다. 또, 어제(28일)는 관할 내 고위험 지역을 5곳, 중위험 지역을 16곳으로 확대하고, 방역 수위를 강화했습니다. 이에 따라,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으면 봉쇄 조치가 이어질 거란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사 온 지 1주일 만에 동네 '봉쇄'…텅 빈 마트와 거리

학업을 위해 중국 베이징시로 온 A 씨는 차오양구로 이사한 지 1주일도 채 안 된 지난 24일, 자신이 사는 곳이 '봉쇄'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A 씨는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가 24일 저녁쯤 봉쇄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줬다"며 "아마 그날 확진자가 급증해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인 25일, 베이징시 차오양구는 구내 일부 감염 확산 위험 지역을 '임시 관리·통제지역'으로 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A 씨를 포함한 해당 지역 주민은 필수적인 사유가 아니면 거주 단지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됐습니다. 사실상의 봉쇄 조치가 시작된 겁니다.

베이징시 마트 진열대 (사진 제공 : A씨)베이징시 마트 진열대 (사진 제공 : A씨)

베이징시 당국의 발표 이후, A 씨도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을 들렀습니다. 판매될 물건들로 가득 채워져 있어야 할 마트 진열대는 텅 비어 있었습니다. A 씨는 "사람들이 물과 라면 등을 많이 사 갔고, 실제로 사재기도 많았다"며 집 근처 마트는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야 했다고 했습니다.

(좌) 봉쇄 이후 텅 빈 거리 모습, (우) 봉쇄 구역을 펜스로 막은 모습 (사진 제공 : A씨)(좌) 봉쇄 이후 텅 빈 거리 모습, (우) 봉쇄 구역을 펜스로 막은 모습 (사진 제공 : A씨)

동네가 통제 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거리 모습도 달라졌습니다. 도로에 사람들은 거의 없고, 오토바이만 돌아다녔습니다. A 씨는 "집에서 봤을 때, 보이는 상점들은 다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며 "아파트 외부로는 못 나가게 펜스로 막아두고, 배달과 택배 등 오토바이만 출입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답했습니다.

사실 이번 봉쇄 조치에 의아해하는 반응들도 있다고 A 씨는 전했습니다. 베이징시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23일 22명, 24일 19명으로, '임시 관리·통제 지역' 발표 전까지는 많은 숫자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또, 해당 지역 주민에게 별도의 공지 문자도 없어서, A 씨 역시 인터넷 기사를 보거나 친구들에게 소식을 듣고 봉쇄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는 베이징 주민들 (사진 제공 : A씨)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는 베이징 주민들 (사진 제공 : A씨)

만약 시 전체가 봉쇄된다면, A 씨는 식량이 부족해질까 봐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A 씨는 "지금은 부분 봉쇄라 배달과 택배가 모두 가능한 것 같지만, 전체 봉쇄로 이어진다면 물과 식량을 구할 방법이 없어서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 외교부, "상하이 때 참고해 대응 방안 마련할 것"

우리 정부는 혹시 모를 '베이징시 전체 봉쇄'에 대비해 현지 교민에 대한 다양한 지원 조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하이시 봉쇄 상황을 참고해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지난달 27일 상하이시 봉쇄 이후 총영사관 직원들이 모두 격리되면서, 현지 교민 등에 대한 지원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유사 시 대응 인력이 대사관에 상주하면서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함께, 외교부는 주중국 대사관 내에 코로나19 교민지원 점검 TF를 설치하고, 비상연락망 등을 점검하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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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 1주일 만에 봉쇄”…외교부, 상하이 반면교사 삼을까
    • 입력 2022-04-29 06:00:17
    • 수정2022-04-29 08:47:54
    취재K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베이징시가 지난 25일부터 전체 주민의 90%에 달하는 2천만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시작했습니다. 또, 어제(28일)는 관할 내 고위험 지역을 5곳, 중위험 지역을 16곳으로 확대하고, 방역 수위를 강화했습니다. 이에 따라,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으면 봉쇄 조치가 이어질 거란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사 온 지 1주일 만에 동네 '봉쇄'…텅 빈 마트와 거리

학업을 위해 중국 베이징시로 온 A 씨는 차오양구로 이사한 지 1주일도 채 안 된 지난 24일, 자신이 사는 곳이 '봉쇄'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A 씨는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가 24일 저녁쯤 봉쇄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줬다"며 "아마 그날 확진자가 급증해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인 25일, 베이징시 차오양구는 구내 일부 감염 확산 위험 지역을 '임시 관리·통제지역'으로 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A 씨를 포함한 해당 지역 주민은 필수적인 사유가 아니면 거주 단지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됐습니다. 사실상의 봉쇄 조치가 시작된 겁니다.

베이징시 마트 진열대 (사진 제공 : A씨)
베이징시 당국의 발표 이후, A 씨도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을 들렀습니다. 판매될 물건들로 가득 채워져 있어야 할 마트 진열대는 텅 비어 있었습니다. A 씨는 "사람들이 물과 라면 등을 많이 사 갔고, 실제로 사재기도 많았다"며 집 근처 마트는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야 했다고 했습니다.

(좌) 봉쇄 이후 텅 빈 거리 모습, (우) 봉쇄 구역을 펜스로 막은 모습 (사진 제공 : A씨)
동네가 통제 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거리 모습도 달라졌습니다. 도로에 사람들은 거의 없고, 오토바이만 돌아다녔습니다. A 씨는 "집에서 봤을 때, 보이는 상점들은 다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며 "아파트 외부로는 못 나가게 펜스로 막아두고, 배달과 택배 등 오토바이만 출입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답했습니다.

사실 이번 봉쇄 조치에 의아해하는 반응들도 있다고 A 씨는 전했습니다. 베이징시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23일 22명, 24일 19명으로, '임시 관리·통제 지역' 발표 전까지는 많은 숫자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또, 해당 지역 주민에게 별도의 공지 문자도 없어서, A 씨 역시 인터넷 기사를 보거나 친구들에게 소식을 듣고 봉쇄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는 베이징 주민들 (사진 제공 : A씨)
만약 시 전체가 봉쇄된다면, A 씨는 식량이 부족해질까 봐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A 씨는 "지금은 부분 봉쇄라 배달과 택배가 모두 가능한 것 같지만, 전체 봉쇄로 이어진다면 물과 식량을 구할 방법이 없어서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 외교부, "상하이 때 참고해 대응 방안 마련할 것"

우리 정부는 혹시 모를 '베이징시 전체 봉쇄'에 대비해 현지 교민에 대한 다양한 지원 조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하이시 봉쇄 상황을 참고해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지난달 27일 상하이시 봉쇄 이후 총영사관 직원들이 모두 격리되면서, 현지 교민 등에 대한 지원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유사 시 대응 인력이 대사관에 상주하면서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함께, 외교부는 주중국 대사관 내에 코로나19 교민지원 점검 TF를 설치하고, 비상연락망 등을 점검하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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